왕산면(王山面)
안반데기 / 왕산골 8경 / 삽당령(揷唐嶺) 표지석
강릉시 왕산면(王山面)은 강릉의 서남부에 있는 면으로, 중앙부분에는 화란봉(花蘭峰 1,069m)을 비롯해 능경봉(陵京峰 1,123m)이 있고 북쪽으로는 고루포기산(1,238m) 제왕산(帝王山 839m), 남쪽은 노추산(魯鄒山, 1,322m), 덕우산(德牛山, 1,007m), 동쪽으로는 칠성산(七星山, 981m), 매봉산(820m)이 구정면과 경계를 이룬다. 왕산면은 첩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보니 고개(嶺)도 많고 빼어난 절경(絶景)도 많다.
행정구역(行政區域)은 왕산리(王山里), 도마리(都麻里), 목계리(木桂里), 고단리(高丹里), 대기리(大基里), 송현리(松峴里) 등 6개 리(里)이고 인구는 1,600명 정도이다.
왕산(王山)이라는 지명은 고려 말 우왕(禑王)이 이곳으로 유배(流配)를 와서 잠시 살았던 곳이라 왕이 살던 산(山)이라 하여 왕산(王山)이라 하였는데 일제 강점기 총독부(總督府)에서 일왕(日王)을 의미하는 왕산(旺山)으로 지명을 바꾸었다고 한다. 2007년, 마을 이장들이 중심이 되어 전체 주민들이 옛 지명 되찾기 서명운동에 참여하여 행정구역 명칭정비(名稱整備)를 강릉시에 요구하였는데 고증(考證)과 심의를 거쳐 2014년에 비로소 정식 명칭인 왕산(王山)으로 본래의 지명을 되찾는데 성공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에는 지명을 알리는 표지판에 아직도 왕산(旺山)이라 표기된 곳이 이따금 눈에 띈다.
주요 도로를 보면 강릉에서 출발하여 서쪽으로 가서 성산면(城山面)을 지나면 왕산(王山)쪽으로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오른쪽 길로 들어서서 오봉(五峰)저수지(강릉댐)를 끼고 왕산천(王山川)을 따라 들어가면 왕산 커피(Coffee)박물관이 보인다. 조금 더 가면 자그마한 고개가 나타나는데 이름도 재미있는 닭목령이다.
고개를 넘으면 송천(松川)으로 이름이 바뀌어 냇물이 흐르는데 곧이어 노추산 힐링(Healing)캠프가 보이고 곧 이어 정선군 여량(餘糧)으로 이어지며 구절리역(九切里驛)이 나온다.
한편 성산에서 왼쪽 길로 들어서 도마천(都麻川)을 따라 들어가면 왕산면사무소가 있고 이어 방터골을 지나면 목계(木界)마을이 나타난다. 이 목계마을을 지나면 곧바로 삽당령(揷唐嶺)이 나타나는데 넘으면 곧바로 정선군(旌善郡) 임계(臨溪)가 된다. 엄청나게 오지(奧地)였던 이곳도 백두대간(白頭大幹) 등산로가 개척되고 도로도 포장되면서 등산객도 많아지고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왕산면 오봉리에 있는 오봉서원(五峰書院:강원도 유형문화재 제45호)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원으로,
조선 명종 11년(1561년) 강릉부사였던 칠봉(七峰) 함헌(咸軒)이 중국에 사신으로 갔다가 공자(孔子)의 진영(眞影)을 모셔와 봉안하였으며, 주자(朱子)와 조선 후기의 대학자였던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의 영정(影幀)도 봉안했던 곳으로 함헌의 위패도 모셔져 있다. 그런데 고종 5년(1868년), 흥선대원군이 서원 철폐령을 내려 공자의 영정은 강릉향교로 옮겨졌다고 한다.
오봉저수지(강릉댐) / 오봉서원(五峯書院) / 칠봉사(七峰祠) / 기적비(紀蹟碑)
건물들을 보면 집성사(集成祠), 칠봉사(七峯祠), 오봉강당(五峰講堂), 묘정비(廟庭碑) 2기(基) 및 비각(碑閣) 안에 모신 기적비(紀蹟碑)가 있는데 기적비는 오봉서원의 내력과 연혁이 기록되어 있는 비석이다.
오봉서원에서는 매년 9월, 강릉 시장이나 부시장이 제관(祭官)이 되고 함헌의 후손인 강릉함씨 후손들이 참례하여 제향(祭享)을 올린다고 한다.
노추산 모정탑(母情塔) / 돼지바위 / 구남벽(九男壁) / 잿물소(沼) / 제3경 비룡폭포(飛龍瀑布)
대기리(大基里) 노추산(魯鄒山)에 있는 모정탑(母情塔)에는 가슴 아린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곳에 살던 4남매를 둔 한 어머니가 아들이 죽고 남편이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등 우환이 겹쳐 고통이 심했는데 어느 날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계곡에 돌탑 3,000개를 쌓으면 우환이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어머니는 알맞은 곳을 물색하다가 노추산 자락의 계곡으로 정하고 1986년부터 36년 동안 3천개의 돌탑을 완성하고 2011년 6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한다. 이곳은 수능(修能)철이나 입시(入試)철이 되면 합격을 기원하는 어머니들의 영험한 기도처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왕산면에서는 풍광이 수려한 곳 8곳을 모아 ‘왕산골 8경(八景’)이라고 하였는데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예쁜 계곡이며, 폭포와 소(沼) 등이 수도 없이 많이 있다.
제1경은 구남벽(九男壁)인데 큰골에 있는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곳 왕산의 한 종갓집에 며느리가 시집을 왔는데 3년이 지나도록 태기가 없었다. 그래서 이 절벽에 와서 치성(致誠)을 드렸더니 9형제를 낳았다.
제2경 잿물소(沼)는 깊이가 20m나 된다는 깊은 소(沼)로 옛날 마을 어르신들이 길쌈을 할 때 삼베에 잿물을 들이는데 그 잿물을 이곳에 와서 헹구어 씻었다고 한다. 제3경 비룡폭포(飛龍瀑布)는 높이는 낮으나 구불구불 마치 용(龍)이 하늘을 날아오르는 형상의 폭포, 제4경 천성폭포(天聲瀑布)는 아름다운 폭포소리, 제5경 참참이소(沼)는 몇 발자국 내려올 때마다 형성되어 있는 작은 소(沼), 제6경 찍소폭포는 구불구불 물길이 세차게 소용돌이치며 흐르는 폭포, 제7경 임내폭포는 임내골 입구에 있는 폭포, 제8경 돼지바위계곡(豚岩溪)은 계곡 입구에 흡사 돼지가 물을 마시는 형국의 바위이다.
옛날 돼지가 산신령에게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산신령 왈, 1,000일 동안 음식도 물도 입에 대지 말고 치성을 드리면 사람이 될 수 있다. 돼지는 사람이 되고 싶어 천 날 동안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고 치성을 드렸는데 계산을 잘못하여 999일째 되는 날에 물을 마셨다고 한다. 그랬더니 돌로 변하여....
대기리(大基里) 안반데기는 해발 1,100m 고지에 있는 평평한 구릉으로, 마치 떡을 치는 안반(案盤)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주로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