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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관불삼매해경 제10권
11. 염시방불품(念十方佛品)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수행자가 시방 부처님을 관찰하는 것인가?
시방 부처님을 관찰하는 것이란, 동방을 그 처음으로 하여, 동방에 보안온(寶安穩)이라는 이름의 세계가 있으니, 이곳은 억천의 색깔을 지닌 한량없는 억(億)의 보배로 이루어져 있다.
부처님 이름은 선덕(善德)이시니, 또한 한량없는 광명을 놓아서 널리 백천의 나라를 비추시고, 또한 무수억의 분신(分身)이신 여러 화불과 함께 수행자의 앞에 머무시는데, 몸의 빛은 금산과 같고 매우 단엄하여 견줄 만한 것이 없었다.
부처님은 큰 금강굴에 앉으시고, 무수한 갖가지 보배와 광채로 장엄하여 전당과 누각을 이루었다.
낱낱 전당과 누각의 앞에는 한량없이 작은 티끌 수의 백억 만큼의 여러 보배 나무가 있으며, 낱낱 보배 나무 밑에는 8만 4천의 사자자리가 있다. 낱낱 사자자리에는 한 분신(分身)인 부처님께서 가부좌하고, 삼매에 드시어 보배 나무 밑에 앉아 계신다.
선덕 세존께서는 신장이 2백 50억 나유타 유순이며, 낱낱 몸의 털구멍마다 무수억 작은 티끌 수만큼의 일체 빼어난 상호(相好)가 있으며, 낱낱 상호 가운데엔 무수한 화불께서 계신다. 낱낱 화불은 높고 현저한데, 그 높은 것이 마치 수미산과 같으며, 큰 광명을 놓으시면서 보배 연꽃에 앉아서 허공중에 머무신다.
분신이신 여러 부처님께서 각각 미묘한 광명을 나타내시며, 무수한 백천의 화불을 밝게 나타내신다.
낱낱 화불은 보배 연꽃에 앉으셨는데, 낱낱 연꽃에는 1천 당기(幢旗)와 번기(幡旗)가 펄럭이고, 낱낱 당기와 번기에서는 백억의 미묘한 음성이 나오니, 이 여러 소리 가운데에는 시방의 무수한 부처님 몸을 관찰하기를 가르친다.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는 시방 세계가 마치 금강과 같고, 백억의 보배 빛은 멸하지도 않으며, 무너지지도 않음을 본다.
이 모양을 보고는 여러 부처님의 앞에서 법왕자(法王子)의 지위를 받으니, 이와 같은 경계를 성지(性地) 보살이라고 하느니라.
남방의 전단덕(栴檀德)부처님께서는 몸 모양이 높고 현저하며, 그 부처님의 국토는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고,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수많은 보배 빛이 있다.
부처님의 광명 가운데에는 또한 무수한 백천의 전당과 누각이 있고, 보배 나무가 줄지어 있으며, 사자의 자리를 깔아 놓았는데, 그 자리 위에는 여러 부처님께서 가부좌하셨다.
보배 당기와 번기 그리고 일산과 설법하는 음성은 불해삼매(佛海三昧)에서 말함과 같으니라.
서방의 무량명(無量明)부처님의 국토는 청정하여 황금으로 땅이 되었고, 5백억의 보배 빛은 부처님 몸의 광명이시다.
중각(重閣)과 강당에는 보배 나무가 줄지어 있고, 보배로운 사자자리에는 분신이신 여러 부처님께서 결가부좌하시고 보배 나무 밑에 앉으셨으며, 보배 당기와 번기의 가운데에도 또한 염불(念佛)의 바다를 말씀하시느니라.
북방은 상덕(相德)부처님으로, 그 땅은 파리(頗梨) 빛인데 5백억의 보배 광명이 있고, 보배 나무가 줄지어 있다.
보배 사자자리와 중각(重閣)과 강당과 당기와 번기 그리고 광명은 위와 다름이 없다.
동남방은 무우덕(無憂德)부처님으로, 그 땅은 7보 빛인데 낱낱 색깔 위에는 7백억의 잡색이 있고, 보배 나무가 줄지어 있으며, 중각(重閣)과 광명의 백억만 종의 낱낱 광명과 부처님 공덕의 바다를 말하자면, 불해(佛海)에서 말함과 같다.
서남방은 보시(寶施)부처님으로, 그 땅은 다섯 보배의 빛인데, 낱낱 보배 위에는 5백억 광명이 있고, 낱낱 광명은 변화하여 5백억 연꽃 구름이 되고, 낱낱 연꽃 구름 위에는 백억의 중각(重閣)이 있으며, 낱낱 중각은 백천만억의 범왕 궁전과 같다.
낱낱 범왕 궁전 가운데에는 무수한 평상과 파리가 있는데, 광명과 연꽃이 합하여 이루어졌다.
이 자리 위에는 여러 분신의 부처님께서 결가부좌하시고 여러 부처님의 큰 자비법(慈悲法)을 연설하시며, 광명과 당기와 번기에서도 또한 부처님의 바다를 말씀하시느니라.
서북방의 부처님은 화덕(華德)부처님으로, 그 부처님의 국토는 유리와 파리 빛인데, 낱낱 색깔 위에는 무수한 백천의 광명이 있고, 낱낱 광명은 변화하여 5백억 보배 굴이 되며, 낱낱 굴 가운데에는 무수한 보배 일산이요, 낱낱 일산 가운데에는 백억 장명이 있다.
낱낱 광명 가운데에는 무수한 분신 부처님께서 결가부좌하시어 큰 광명을 놓고, 그 광명 가운데에서 염불삼매를 말한다. 염불삼매로 인하여 그 가운데에 다시 더 무수한 여러 부처님을 얻어 보느니라.
동북방은 삼승행(三乘行)부처님으로, 그 부처님의 국토는 순백은(純白銀) 빛인데, 백억만의 광명이며, 광명은 일천 빛깔로 국계(國界)를 장엄하여 아주 청정하게 하였으며, 분신의 화불과 보배 나무와 당기와 번기가 줄지어 장엄하였는데, 그 수효는 가히 알 수 없다.
상방은 광중덕(廣衆德)부처님으로, 그 땅은 5백억의 보배 빛으로 되어 있는데, 낱낱 보배 빛은 무수한 광명이며, 낱낱 광명이 변화하여 무수한 백억 화불이 되었고, 낱낱 부처님의 광명 가운데에는 한량없는 보배 나무가 줄지어 장엄하였으며, 낱낱 나무 아래에는 백억의 보배로운 사자자리가 있다.
여러 부처님께서 그 위에 결가부좌하시고, 무수한 보살은 그 시자(侍者)가 되었으며, 일체 대중은 모두 다 부처님의 광명 구름 가운데에 머물렀느니라.
하방은 명덕(明德)부처님으로, 그 땅은 금빛이요, 금빛 광명과 금빛 구름으로 이루어져 있다.
광명과 구름 가운데에는 무수한 금당(金堂)과 7보 누각과, 온갖 보배로 줄지은 나무들이, 나열하되고 장엄되었으며, 보배 당기와 번기와 일산은 수효가 억천만이다.
낱낱 나무 밑에는 백억 보배 자리와 전당과 누각이 있으며, 무수한 좌구(坐具)는 모양이 마치 보배 꽃과 같은데 무수한 분신의 일체 부처님께서 보배 나무 밑 유리 자리 위에 않으시고, 뭇 꽃의 색깔 사이엔 무수한 부처님께서 모이시는데, 이 여러 세존께서는 모두 다 보살의 행법(行法)을 강설하신다.
이와 같이 시방의 무수한 화불께서 계시며, 낱낱 화불은 광명을 나타내신다.
이때에 시방 부처님께서 각각 모두 금강굴 속에 앉으시는데, 몸의 크기와 광명은 선덕 부처님이나 여러 화불과 같다.
위신(威神)과 국토를 수행자로 하여금 보게 하길 마치 밝은 거울에 자기 얼굴을 보는 것과 같이 하여, 분명하게 시방의 부처님을 보게 하시니, 수행자는 마음이 환희하므로 모든 법에 물들지 않고, 초심(初心)에 머무른다.
이때에 시방의 부처님들은 널리 수행자를 위하여 각각 서로 비슷한 6바라밀다를 말씀하시는데, 이 법을 듣고는 초지(初地)의 아래 10심(心)의 경계에 의심하는 생각이 없다.
이 일을 본 자는 반드시 여러 부처님께서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을 설하심을 들을 것이요, 제일의공(第一義空)을 들어도 마음에 놀라거나 의심하지 않고 모든 법 가운데에서 공(空)삼매를 얻어 들어가리니, 이를 상사공상(相似空相)삼매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여러 제자들로서 시방의 부처님을 관찰하고자 하는 자는, 염불삼매 가운데에서 다만 거친 모양[麤相]을 알더라도 마땅히 저절로 한량없는 미묘한 모양을 알 것이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이 관찰을 얻은 자는 부처님을 보는 것이 무수하여 가히 한량이 없으리라.
이 정(定)에 든 자는 모든 부처님의 색신을 본 것이라 이름하니, 또한 차츰 삼공문(三空門: 三解脫門)에 들어감을 얻을 것이다.
이 공(空)에 노니는 자는 여러 부처님의 힘으로 마음이 공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 세상에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고 불퇴전(不退轉)을 얻으리니, 이를 보리의 마음을 잊지 않고 부처님 도를 바로 수순함이라 이름하느니라.”
시방의 부처님을 관찰하는 것을 말씀하실 때, 시방의 부처님께서 금강산의 온갖 보배 굴속에 앉아, 각각 오른손을 펴시고 아난의 정수리를 만지시며 일러 말씀하셨다.
‘법자(法子)여, 너는 부처님의 말씀을 지녀서 미래 세상의 모든 중생을 위하여 마땅히 널리 펴되 부디 잘못 전하지 말고, 마땅히 삼보리 마음을 굳게 발하고, 염불정정수(念佛定正受)를 행하는 자를 위하여 말해주어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이 염불삼매를 성취하려면 다섯 가지 인연이 있어야 한다.
무엇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계행을 지켜서 범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사견(邪見)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교만을 내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성내지 않고 질투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용맹정진하길 머리에 붙은 불을 끄는 것과 같이 함이다.
이 다섯 가지 일을 행하고 바로 여러 부처님의 미묘한 색신을 생각하며, 마음에 물러남이 없이 또한 마땅히 대승 경전을 독송해야 할 것이니, 이 공덕과 염불의 힘으로 속히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을 얻어 보리라.
여러 부처님을 보는 자는 홀로 한 마음이 깨끗하여 다른 이와 함께하지 아니하고, 응당 시방의 여러 부처님께 공양할 것이다.
어떻게 공양해야 하는가?
이 사람은 선정[定]에서 나와 탑에 들어가서 불상을 보며, 경전을 염송(念誦)할 때에 만일 한 부처님께 예배하여도 마땅히 생각하기를
‘정변지(正遍知)이신 여러 부처님의 마음과 지혜는 한계와 걸림이 없으시니, 나의 지금 한 부처님께 예배함은 곧 일체 부처님께 예배함이요, 만일 한 부처님을 사유하면 곧 일체 부처님을 보는 것이다’라고 하고,
낱낱 부처님의 앞에 수행자가 발에 대고 예배하는 것은 모두 자기의 몸임을 보게 된다.
만일 한 송이 꽃을 부처님께 공양할 때에도 마땅히 생각하기를,
‘여러 부처님 법신(法身)의 공덕은 한량이 없고 머무르지 않으며, 무너지지 않고 담연(湛然)하여 항상 편안하시니, 나는 지금 꽃을 여러 부처님께 받들어 드리옵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 받으시옵소서’라고 한다.
이 생각을 짓고서 다시 응당 생각을 일으키기를,
‘내가 가진 꽃은 풀과 나무로부터 나온 것이나, 이를 가지고 공양하며 이에 의거하여 생각을 낼 수 있도다’ 하고,
곧 생각하기를,
‘몸의 여러 털구멍에서 한 털구멍으로 하여금 무수한 꽃구름을 내게 하고, 이 꽃구름으로써 생각을 하고 뜻을 내어 일체 부처님께 공양하되, 낱낱 부처님의 위에선 변화하여 꽃대를 이루고, 여러 부처님께서 그것을 받아서 시방 세계에서 불사(佛事)를 베풀어 지으신다’고 한다.
향을 공양할 때에도 또한 다시 이와 같이 하여
‘향의 연기와 향의 구름으로 시방 세계에서 불사(佛事)를 베풀어 지으며, 불사를 베풀어 짓고서는 도로 금대(金臺)를 이루어서 수행자의 앞에 머무르신다’라고 할 것이니라.
만일 범부로서 공양하고자 하는 자는 손에 향로를 받들며 꽃을 가지고 공양하되, 또한 마땅히 뜻을 일으켜서 꽃과 향의 생각을 짓고, 마땅히 이러한 원을 발할 것이다.
‘이 꽃과 향이 시방 세계에 가득하여 모든 부처님과 화불과 아울러 보살과 무수한 성문 대중에게 공양하오니, 이 향과 꽃의 구름을 받으시어 광명대(光明臺)를 만드시고, 널리 가없는 세계에서 한량없이 불사를 지으소서.’
부처님께 예배하거나 좌선할 적에도 이 공양하는 마음을 일으켜서 항상 마땅히 이러한 원을 발하며, 비단과 일산과 당기와 번기와 음악과 게송에도 마땅히 이러한 원을 지어야 할 것이다.
‘저는 지금 이 적은 공양구를 공양하오니 이 공양구로써 두루 시방의 일체 부처님께 공양하고, 여러 부처님께서 이를 받으시어 당기와 번기 가운데에서 광명의 구름으로 변화하고, 풍류와 게송의 가운데에서는 미묘한 법음(法音)을 연설하게 하여 주옵소서.’
이러한 원을 짓고, 앉을 때엔 응당 생각하기를, 몸의 털구멍으로 하여금 낱낱 구멍 가운데엔 한량없는 당기(幢旗)와 번기(幡旗)를 생각하고, 낱낱 당기와 번기 가운데엔 한량없는 게송의 구름이라는 생각할 것이다.
이 생각을 할 때엔 마음은 향로와 같아서 금빛 향의 연기와 향의 구름을 유출(流出)하며, 몸의 털구멍 가운데엔 좋은 꽃나무와 같아서 아승기 한량없는 온갖 꽃구름을 용출(踊出)하니, 이 모든 꽃구름은 시방 세계 여러 부처님의 위에서 변화하여 일체의 공양구가 되느니라.
그때에는 몸과 마음의 것에 대해서도 일체 공양구인 생각을 일으킬 것이니,
만일 음식을 얻거나 만일 사람에게 1전(錢)을 보시하여도, 마땅히 공하여 나라는 것이 없다[空無我]는 생각과 단바라밀다(檀波羅蜜多)의 생각을 일으킬 것이며,
이와 같이 한량없는 공양에도 모두 마땅히 마음을 일으키되, 마음을 짓는 생각으로부터 벗어나서,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해야 할 것이니,
이를 일러 ‘앉을 때에 한량없는 공덕이 마음 생각의 바다로부터 나오는 것이라[坐時無量功德從心想海生]’ 이름한다.
이와 같이 앉을 때엔 깊은 선정(禪定)의 한량없는 경계인 모든 삼매의 바다에 들어가서, 다만 마음속에 숨을 내쉬며 들이쉬는 때에도 찰나에 생각 생각이 서로 계속하여 끊어지지 않고, 한마음 가운데에 그 마음과 뜻을 운용하여 무수한 공양구의 구름을 지어서 위로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고, 아래로는 일체에게 베푸니,
이 생각을 하는 자는 ‘널리 보시함을 배웠다[學普施]’고 이름할 것이니라.
이 생각이 이루어질 때에는 차츰차츰 모든 번뇌의 매듭을 감하여 소멸하고, 법의 모양 없음[無相]을 관찰할 것이니, 모양 없는 힘으로 마땅히 매우 깊은 6바라밀다를 얻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