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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4권
6. 향등부(香燈部)
〔여기에는 네 가지 연(緣)이 있음〕
6.1. 술의연(述意緣)
대체로 일로 인하여 이치를 깨닫나니 반드시 모습에 의지하여 진실된 곳으로 인도하고, 성인의 모습을 우러러보고 꽃과 향에 힘입어 신에게 제사를 올린다.
이런 까닭에 보배의 꽃 날리고 나부껴서 아름다운 채색을 머금으니 붉은 연꽃의 형상이요, 명향(名香)이 향기로워 가벼운 구름 같고 푸른 안개와 같다.
다만 해가 떠오르면 밤이 사라지고 달이 나오면 어둠이 없어지나니, 등불이 어둠을 밝히는 것은 마치 지혜가 장애를 녹여 없애는 것과 같다.
그런 까닭에 건궁등왕(虔躬燈王)이 능히 미타(彌陀)의 존귀함을 성취하고 전력을 다해 밝음을 지속시켜 마침내 정광(定光)이라는 이름을 받있다.
모조(茅照) 같은 보살것없는 인연으로 가깝게는 몸 빛이 밝음을 획득하였으며, 초를 보시한 미미한 인연으로 멀리는 천안(天眼)의 과보를 받았거늘, 더구나 이 큰 지혜를 떨쳐 저 뛰어난 광명을 열어준 것이겠는가?
그런 까닭에 육왕(育王)이 임종하던 날에 통틀어 팔만 사천 개의 등을 만들어 가지고 팔만 사천 개의 탑을 환하게 밝혔으며, 겸하여 또 신비한 번기를 높이 달아 대천 세계에 날리며 소원했고 구슬이 서로 비추어 백억 중생들에게 밝음을 토해내기를 기원했다.
혜풍(慧風)이 때마침 불어 청승(淸升)의 업에 징조가 있었고, 또 적적한 시기에 이 혜풍이 미미하게 불어오자 윤왕(輪王)의 과보가 다함이 없었다.
6.2. 화향연(華香緣)
『불설화취다라니경(佛說華聚陀羅尼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또 어떤 사람이 여래께서 멸도(滅道)하신 뒤에 허허벌판의 길을 걷다가
여래의 탑을 보고 한송이 꽃을 바치고 한 개의 등불을 켜거나
혹은 한 덩이 진흙으로 불상 앞을 발라 공양하거나
나아가 단돈 한 푼이라도 불상을 보수하기 위하여 보시하거나
혹은 한 웅큼의 물로 불탑을 씻어 더러운 것을 제거하고 꽃과 향을 공양하며,
한걸음 걸어서 탑으로 나아가거나 하나 한 번이라도 ‘나무불(南無佛)’ 하고 부르면,
이 사람을 세 갈래 악한 세계에 떨어뜨리려고 백천만 겁을 지나더라도 끝내 그렇게 할 수 없느니라.’”
또 『정법념경(正法念經)』에서 말하였다.
“만약 어떤 중생이 계향(戒香)을 가지고 불탑(佛塔)에 바르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향락천(香樂天)에 태어나서 여러 천녀들과 항상 서로 즐기다가 천상의 수명이 다하여 사람의 몸을 받고 나면 큰 부잣집에 태어나느니라.”
또 『채화수결경(採華授決經)』에서 말하였다.
“어느 때 나열국(羅閱國)왕이 열 명의 사람을 시켜 항상 좋은 꽃을 꺾어다가 왕가(王家)에 바치게 하였다.
하루는 후궁인 귀인(貴人)들이 성을 나가 꽃을 꺾다가 부처님을 만나 발심하고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는 마음으로 혼자서 생각하며 중얼거렸다.
‘차라리 몸과 목숨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이 꽃을 부처님께 바치고 거룩한 대중들에게 뿌리리라. 그러하여 비록 해침을 당하더라도 고통에는 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는 곧 그 꽃을 꺾어다가 부처님과 거룩한 대중들에게 뿌리고 스스로 귀명(歸命)하여 일심으로 정중하게 부처님께 예배하였다.
부처님께서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매우 불쌍하게 여겨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자, 꽃을 꺾던 모든 사람들이 다 도에 대한 마음을 내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기별(記莂)을 주셨다.
‘훗날 틀림없이 부처가 되어 그 이름을 묘화(妙華)라고 하리라.’
그 때 꽃을 꺾던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 그들 양친(兩親)에게 하직인사를 하였다.
‘저는 이제 목숨이 다하여 왕에게 발각되면 죽임을 당할 것입니다.’
부모가 깜짝 놀리면서 무슨 죄를 지었느냐고 물었다.
그들이 그 이유를 대답하였다.
‘왕에게 바칠 꽃이 없습니다. 발각되면 틀림없이 목숨이 위태로울 것이니, 그러므로 하직을 고하는 것입니다.’
양친이 그 말을 듣고 더욱 걱정하고 슬퍼하면서 꽃비구니를 열어 보았더니, 그 안에는 좋은 꽃이 가득 들어 있었고 향기가 사방으로 짙게 퍼졌다.
부모가 말하였다.
‘이것을 왕에게 바치면 되지 않겠느냐?’
그 때 왕은 크게 성내어 말하였다.
‘어째서 알현하러 오지 않느냐?’
그리고는 사람을 시켜 결박해오게 하였다. 그 죄는 마땅히 저자거리에서 참형을 당하여 버려지는데 해당되었다.
꽃을 꺾던 사람들이 왕의 얼굴을 쳐다보았으나 그 안색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왕이 괴이하게 여겨 그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의 죄는 마땅히 죽임을 당해야 하거늘 어째서 무서워하지 않느냐?’
그들이 곧 왕에게 아뢰었다.
‘사람은 태어나면 죽음이 있고 물건이란 이루어지면 반드시 부서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늘 죄법(罪法) 때문에 신명(身命)을 아끼거나 하지 않습니다.
아침에 꽃을 꺾으러 갔다가 부처님을 만나 그 꽃을 다 공양하였습니다.
그것은 명령을 어긴 죄가 되니, 그 죄는 죽음에 해당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차라리 덕 있게 죽을지언정 덕 없이 살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서 꽃바구니를 열어 보았더니 그 안에 꽃이 여전히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것은 모두 여래께서 은혜와 인자함으로 우리를 보호한 것입니다.’
왕은 매우 괴상하게 여기면서 마음으로 그 말을 믿지 않았으므로 일부러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부처님께 그 뜻을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실 그렇습니다. 이 사람은 지극한 마음으로 시방의 중생들을 구제하고 싶어서 신명을 아끼지 않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그 꽃을 나에게 뿌렸던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 속에 보답을 받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수기를 받고 장래에 성불하면 그 이름을 묘화(妙華)라고 할 것입니다.’
왕은 크게 기뻐하면서 결박했던 것을 풀어주고 잘못을 뉘우치면서 생각이 어리석어 보살에 마치지 못했음을 자책하면서
‘바라옵건대 이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하십니다. 능히 스스로 허물을 고칠 수만 있다면 그것은 죄가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또 『백연경(白緣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들을 데리고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걸식을 하시기 위해 막 어떤 거리에 이르렀는데, 한 부인이 어린아이를 안고 그 거리의 땅바닥에 앉아 있었다.
그 때 그 어린아이는 세존(世尊)을 만나 뵙자 기쁜 마음이 생겨 그 어머니에게 꽃을 달라고 했다. 어머니는 곧 꽃을 사다가 주었다.
어린아이는 꽃을 얻어 가지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위에 그 꽃을 뿌렸다.
그 꽃은 허공에서 꽃일산으로 변하여 부처님께서 가시거나 머물러 계시거나 간에 꼭 따라다 녔다.
어린아이는 그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여 큰 서원을 세웠다.
‘이렇게 공양한 선근(善根)의 공덕으로 하여금 제가 미래 세상에 정각(正覺)을 이루어 부처님과 다름없이 중생들을 제도하게 하여지이다.’
그 때 세존께서는 이 어린아이가 그렇게 발원하는 것을 보시고 나서 곧 미소를 지으셨다. 그러자 부처님의 면문(面門:口)으로부터 다섯 가지 색깔의 광명이 나와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다시 부처님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그 때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께서는 존귀하고 중하신 분이므로 헛되게 웃지 않으시는데, 무슨 인연으로 지금 미소를 지으셨습니까? 부디 세존께서는 자세히 풀어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이 어린아이를 보아라. 이 아이는 나에게 꽃을 뿌림으로써 미래 세상에는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天上)이나 인간 세계에 태어나서 항상 쾌락을 누리며 십삼 아승기 겁을 지난 뒤에는 벽지불(辟支佛)이 될 터이니, 그 명호를 화성(華盛)이라 하리라.
그는 중생들을 널리 제도하여 한량이 없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미소를 지었을 뿐이다.’
그 때 모두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실천하였다.”
또 『백연경』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그 성 안에 호족(豪族)과 부귀한 장자(長者)들은 모두 샘물가에 모여 악기를 연주하고 스스로 즐기면서 바라내국(波羅奈國)을 위하여 꽃 만드는 대회를 열었다.
그 때 그 모임 속에 한 사람을 보내 숲속에 가서 바라내꽃을 꺾어 화만(華鬘)을 만들게 하였다.
그 때 꽃을 꺾는 사람이 그 모임에서 꽃을 꺾으러 떠났다가 길에서 부처님을 만났다. 그 부처님 상호에서 나오는 광명이 널리 비추어 마치 백천 개의 해와 같있다.
그는 매우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발에 예배를 올리고 그가 꺾은 꽃을 모두 부처님 위에 뿌리고 떠나갔다.
그리고는 되돌아오면서 다시 꽃을 꺾으려고 나무에 올라갔다가 나뭇가지가 부러져서 땅에 떨어져 죽었다.
그는 목숨을 마치고는 도리천(忉利天)에 태어났는데, 모습이 단정하면서도 빼어나고 절묘하여 바라내(波羅奈)꽃을 가지고 궁전을 지었다.
제석천왕이 그에게 물었다.
‘너는 어디에서 복업(福業)을 짓고 여기에 와서 태어났느냐?’
그는 본래 지은 인연을 갖추어 제석천왕에게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자 제석천왕은 게송으로 찬탄하며 말하였다.
네 몸은 마치 순금색 같아
두루 비추어 매우 선명(鮮明)하구나.
그 얼굴 단정하기 그지없어
여러 하늘들 중에 가장 뛰어나구나.
그 때 천자(天子)도 곧 게송으로 제석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부처님의 은덕을 입고
바라내꽃을 부처님 위에 뿌렸나니
이와 같이 좋은 인연으로 말미암아
지금의 이런 과보 증득했다네.
그 때 천자는 곧 제석과 함께 부처님의 처소에 나아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는 마음이 활짝 열리고 뜻이 풀려 이십억이나 되는 삿된 소견의 업장(業障)을 깨뜨리고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증득하였다.
그리고는 마음 속으로 기뻐하면서 곧 부처님 앞에서 부처님을 찬탄하는 게송을 설하였다.
우뚝하신 큰 세존은
최상(最上)이어서 견줄 데 없나니,
부모님ㆍ스승ㆍ장로의
공덕으로 미칠 수 없다네.
네 개의 큰 바다 말리고
백골(白骨)의 산을 모두 뛰어넘으며
세 개의 악한 세계 막아버리고
세 개의 좋은 문을 능히 여셨네.”
또 『잡보장경(雜寶藏經)』에서 말하였다.
“그때 천녀(天女)가 게송을 말하였다.
나는 옛날 그 화만(華鬘)을
가섭부처님의 탑에 공양하고
지금 천상에 태어나서
이 훌륭한 공덕을 얻고
이 천상에 태어나 있으면서
금색 몸의 과보 얻었네.”
또 『살바다론(薩婆多論)』에서 말하였다.
“만약 사방의 승지(僧地)에 탑을 세울 수 없으면 부처님 법을 위하여 스스로 그 종자를 심어라.
만약 승가가 화합하면 세울 수 있지만 화합하지 못하면 만들 수 없다.
만일 승지에 갖가지 꽃이 있으면 마땅히 정인(淨人)이 그것을 취하여 차례로 승려에게 주어 마음대로 공양할 수 있지만, 그것을 사사롭게 취하여 스스로 삼보(三寶)에게 공양해서는 안 된다.
만약 꽃이 너무 많아서 승가에서 아무리 가져도 다함이 없을 때, 만약 승가가 화합하면 그것을 마음대로 가지도록 허락하라.
또한 승방(僧坊) 안에 탑을 세우거나 불상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사람의 냄새나고 더러움을 가까이 함으로써 그것이 청정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층으로 된 집에 있어서 만약 경전이나 불상이 아랫층에 있으면 그 위에 삼지 않아야 한다.
또 탑이 있는 땅의 꽃은 법과 승가에는 공양하지 말고 꼭 부처님에게만 공양해야 한다.
또한 이 꽃을 팔아서 번 돈으로 탑에 공양하는데 쓰는 것은 가능하다. 또 탑에 소속되어 있는 물[水]은 탑에 공양하는데 쓰고 남은 물이 있을 때, 만약 이 탑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그 남은 물을 팔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돈은 탑에 소속된 것이기 때문에 다른 데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 만일 다른 데에 쓰면 계전범죄(計錢犯罪)에 속한다.
만일 탑 안에 아무도 없으면 물의 공력(功力)을 시설하여 한결같이 한 스님을 시켜 남아 있는 물의 많고 적음을 살피게 하고 그 분량을 잘 헤아려서 써야 하느니라.”
또 『문수문경(文殊問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문수사리(文殊舍利)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공양하다가 남은 꽃으로 온갖 병을 치료하는데 쓰게 한다면 그 법은 어떻습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그 꽃에 각각 따로 일백여덟 번 주문(呪文)을 외워야 한다.’
부처님을 찬송하는 꽃의 주문은 이러하다.
나무 불다사야 사바하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 꽃의 주문은 이러하다.
나마 가로미 반야바라밀다예 사바하
부처님 발꽃[佛足華]의 주문은 이러하다.
나막 파타제점탐염 사바하
보리수(菩提樹) 꽃의 주문은 이러하다.
나무 보리과륵감람 사바하
법륜(法輪)을 굴리는 곳의 꽃 주문은 이러하다.
나무 달마자가라야 사바하
탑(塔)꽃의 주문은 이러하다.
나막 슈바야 사바하
보살(菩薩)꽃의 주문은 이러하다.
나무 보리살타야 사바하
많은 승가[衆僧]꽃의 주문은 이러하다.
나막 승가야 사바하
불상(佛像) 꽃의 주문은 이러하다.
나막 파라지야 사바하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서 말씀하셨다.
‘이 꽃을 쓸 때에는 또한 사부 대중이 믿고 수행하되, 반드시 일찍 일어나 깨끗하게 목욕하고 양치질하고 부처님의 공덕을 생각해야 한다.
이 꽃을 공경하여 발로 밟거나 꽃 위를 타고 넘지 말고 법대로 가져다가 깨끗한 그릇에 안치하라.
만약 누가 추위나 더위로 머리를 앓거든 모두 찬물로 이 꽃을 비벼서 그 물을 몸에 바르고, 토하거나 이질에 걸려 피똥을 싸거나 혹 뱃병을 앓거나 속에서 번열이 나고 아프거든 장(漿) 물에 이 꽃을 비벼 그 장물을 마셔라.
또 입에 부스럼이 났으면 따뜻한 물로 이 꽃을 비벼서 그 꽃즙을 머금어라.
만약 하늘에서 비가 내려 그치지 않거든 공한처(空閑處)에서 이 꽃을 불에 태워버리면 비가 곧 그친다.
또 몹시 가물 때에는 공한처에서 이 꽃을 물에 담그고 다시 주문을 외우면서 찬물을 꽃 위에 뿌리면 하늘에서 곧 비가 내렬 것이다.
또 소나 말 따위가 성질이 온순하지 못할 때에는 이 꽃을 먹이면 곧 조복(調伏)될 것이다.
또 과일 나무의 꽃과 열매가 무성하지 못할 때에는 냉수와 쇠똥으로 이 꽃을 비벼 그 꽃즙을 가져다가 그 나무의 뿌리에 주되 소홀히 하거나 너무 과하지 않으면 꽃과 열매가 많이 생길 것이다.
또 밭에 물이 너무 많아서 곡식이 손감(損減)될 때에는 이 꽃을 가져다가 가루로 만들어서 밭에 뿌리면 곧 곡식이 잘 자랄 것이다.
또 나라에 질병이 유행할 때에는 냉수로 꽃을 비벼서 나팔이나 북 따위에 발라 불거나 쳐서 소리를 내면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은 곧 병이 나을 것이다.
또 적국(敵國)이나 원수 또는 도적들이 침략하거나 손해를 끼칠 때에는 물로 이 꽃을 비벼서 그곳에 가서 그 물을 뿌리면 곧 물러나 흩어질 것이다.
또 높은 산 반석(盤石)에서 많은 비구들이 그 돌 위에 꽃을 비비고 나서 서로 예배하면 오랜 뒤에 그 반석 위에서 저절로 진귀한 보배가 생길 것이다.’
[우선 중요한 것만 뽑아 대략 기술한다. 나머지 자세한 내용은 이 경전에 의거해 보라.]
부처님께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이 주문을 하나 하나 일백여덟 번 외우고 너는 곳곳마다 이 주문 장구(章句)를 부처님께서 꽃에 대한 법을 설하듯이 꼭 말하라. 나머지 다른 꽃에 대해서도 다 그렇게 하라.’
또 『화엄경(華嚴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어떤 사람이 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이름은 대상장(大象藏)이었다.
그 향은 용들의 싸움으로 인하여 생긴 것이었다.
만약 그 향 하나를 사르면 큰 광명이 일어나고 그물 같은 구름이 그 위를 덮으며 맛은 감로(甘露)와 같고 이레 밤 이레 낮 동안 향수의 비가 내린다.
만약 몸에 바르면 몸이 금빛이 되고 의복이나 궁전 누각에 바르면 그 또한 다 금빚이 되며,
만약 어떤 중생이 이 향기 냄새를 맏으면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기쁘고 즐거우며, 모든 병이 없어지고 횡액이나 억울한 일들도 없어진다.
두려움과 해칠 마음을 멀리 여의고서 오로지 큰 사랑으로 향하고 중생들을 널리 생각한다.
나는 그런 줄 알고 나서 그것을 위해 설법하여 한량없이 많은 중생들로 하여금 물러나 변하지 않는[不退轉]지위를 얻게 하였다.
또 우두전단향(牛頭栴檀香)은 이구산(離垢山)에서 나는 것으로서 만약 그것을 몸에 바르면 불로 그를 태우지 못하느니라.”
또 『백연경(百緣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실 때에 가비라위성(迦毘羅衛城) 안에 한 장자가 살고 있었다. 그 집은 큰 부자로서 재물과 보물이 한량없이 많아서 이루 다 칭량하여 헤아릴 수 없었다.
거기에 사내아이 하나가 태어났는데 그 얼굴이 세상에 드물 만큼 단정했다. 몸의 모든 털구멍에서는 전단향 냄새가 나고 그의 입에서는 우발화(優鉢華) 향내가 났다.
부모는 그것을 보고 나서 한량없이 기뻐하였고 이로 인하여 그의 이름을 전단향이라고 하였다.
아이는 점점 자라나서 부처님께 출가하기를 구하여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증득하였다.
비구들은 이것을 보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전단향은 전생에 무슨 복을 지였기에 호족(豪族)의 집안에 태어나서 몸과 입에서는 향내가 나며, 또 부처님을 만나 출가하여 도를 증득하였습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지난 과거 구십일 겁 전에 비바시(毘婆尸)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그때 반두말제(槃頭末帝)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가 그 사리를 거두어 네 가지 보배로 높이가 일 유순(由旬)이나 되는 탑을 만들고서 이 탑에 공양하였다.
그 때 어떤 장자가 그 불탑(佛塔)에 들어갔다가 땅이 갈라진 것을 보고 진흙을 발라 수리하고 전단향을 그 위에 뿌리고 발원한 뒤에 그곳을 떠나갔다.
그는 이 공덕의 인연세계에 이 때부터 구십일 겁 동안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았고 천상이나 인간세계에 태어나면 그의 몸과 입에서는 항상 향내가 나고 복을 받아 즐거워했다. 나아가 지금에 이르러서는 나를 만나 출가하여 도를 증득하였다
또 『대장엄론(大莊嚴論)』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옛날에 들으니 가섭(迦葉)부처님 때에 어떤 법사(法師)가 대중들음 위해 설법하였는데, 그 대중들 기운데 어떤 사람이 가섭부처님을 찬탄하였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그는 목숨을 마치고 나서 천상에 태어났고, 그 뒤로도 그는 인간 세계와 천상에서 늘 쾌락을 누렸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반열반(般涅槃)에 드신 뒤로 백 년이 지나서 아수가왕(阿輸迦王) 때에 큰 법사가 되어 아라한이 되었고 그의 입에서는 항상 묘한 향기를 풍겼다.
어느 때 그 법사는 왕과 멀지 않은 곳에서 대중들을 위하여 설법하고 있었는데, 그 입에서 나오는 향기가 왕의 처소에까지 이르렀다.
왕은 그 향기를 맡고 마음 속에 의혹이 생겨 이런 생각을 하였다.
〈저 비구는 묘한 향기로 조합하여 만든 것을 입에 머금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이런 향내가 나는 것인가?〉
이렇게 생각하고는 그 비구에게 말했다.
‘입을 열고 양치질을 해 보시오.’
그래도 여전히 그의 입에서는 향내가 났다.
비구가 왕에게 아뢰었다.
‘무슨 까닭에 나에게 입을 열고 양치질을 하라고 했습니까?’
그러자 왕이 대답하였다.
‘내가 그 향내를 맡고 마음에 의심이 생겼기 때문에 입을 열게 하고 양치질도 하게 했던 것입니다.
그래도 향내는 더욱 짙게 났는데, 이 향내는 오직 비구의 입에만 있을 뿐 다른 비구에겐 그 향내가 없었습니다.’
왕이 또 비구에게 말했다.
‘그 이유를 나에게 말해주시기 바랍니다.’
비구는 미소를 지으면서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천지에서 자재(自在]한 사람
지금 마땅히 그대를 위해 설명하겠습니다.
이것은 침수향(沈水香)이 아니요
또한 꽃잎이나 줄기로 된 것도 아넙니다.
전단향 등 모든 향기가
화합하여 이런 향내를 내는 것입니다.
나는 희유(希有)한 마음을 내어
지금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옛날에 가섭부처님을 찬탄했기 때문에
곧 이런 향기를 얻은 것입니다.
저 부처님 때에 이미 모은 것
새 향기와 다름이 없나니
밤낮으로 항상 향기가 았어
일찍이 끊어졌던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또 『일운경(日雲經)』에서 말하였다.
“향의 연기가 다함이 없다고 하여 땅에 버리면 월기죄(越棄罪)를 받아 오백 년이 지난 뒤에는 분시지옥(糞屎地獄)에 떨어진다. 왜냐 하면 마음이 방자하기 때문이다.”
또 『야문경(夜問經)』에서 말하였다.
“장엄한 공양거리를 입으로 재를 불 듯이 불어버리면 우발라지옥(優鉢羅地獄)에 떨어지며, 또 가까운 과보로는 풍신왕(風神王)이 된다.”
또 『요용최경(要用最經)』에서 말하였다.
“코로 향내를 맡은 사람은 향기를 감(減)하기 때문에 그 복덕이 없고, 정보(正報)로는 파두마지옥(波頭摩地獄)에 떨어지며 미래 세상에는 코에 향기를 맡지 못할 것이다.”
또 『일공양경(日供養經)』에서 말하였다.
“향을 공양할 때에 그 향합을 닫지 않으면 흑분시지옥(黑糞屎地獄)에 떨어져서 반 겁 동한 죄를 받을 것이고 그 뒤에는 믿음과 지혜의 과보가 없을 것이다. 왜냐 하면 최하의 기운을 내어 향을 모으기 때문이다.”
[이상 세 경전은 비록 목록에는 없는 것이지만 모두 신(神)을 감동시키는 것으로서 현성(賢聖)이 주었기 때문에 따로 표기(標記)해 둔다.]
또 『삼천위의경(三千威儀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 앞에 향을 사르는데에 세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오래된 향을 바꾸는 것이요,
둘째는 반드시 스스로 향을 내어 쓰며,
셋째는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향을 보시하는 것이다.
또 향로를 쓸 때에 세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먼저 향로를 엎어 묵은 재를 꼭 버리고 그 가운데 있는 향을 한쪽에 모으는 것이요,
둘째는 마땅히 깨끗하게 잘 닦은 다음에 불을 담고 다시 향을 주워 그 안에 두어야 하며,
셋째는 불을 담을 때에 불이 너무 성하더라도 입으로 불어서 끄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