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지럼 태우기(김애옥, ‘행복한 동행’ 중에서)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보았다. ‘뽀뚜루’라는 입술 막대장식을 한 조에족의 삶은 우리와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들은 자연에서 먹을 것을 구하되, 애완동물로 키운 동물은 절대 먹지 않는다. 꼭 필요한 만큼의 식량을 사냥하고, 사냥을 잘하면 배우자도 여러 명 거느릴 수 있을뿐더러 여자 역시 두 남편과 같이 살아가는데 어색함이나 불안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또 다른 종족인 와우리족은 인간과 밀림동물들 간의 묘한 먹이사슬 관계를 보여 주기도 하고, 함께 사랑을 나누어 주지 않고 사냥만하는 남성들을 혼뜨검 내는 여자들의 반란은 현대 여성의 남성상 인식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자바리 밸리의 한 종족은 게으른 어린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엄청난 고통이 수반되는 회초리질을 하는 축제가 열린다. 그 자리에서 그들은 아이들이 밀림에서 살아갈 때 필요한 최소한의 자세를 가르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처럼 다큐멘터리의 인상적인 장면을 통해 소박한 교훈을 많이 얻었다.
특히 조에족은 사냥 후 사냥감을 부족들과 같이 나누는데, 이때 일부에서 불만을 표하는 사람이 생겨난다. 그러면 불만해소의 방법으로 ‘간지럼 태우기’를 사용한다. 불만에 찬 이들이 누워 있는 해먹으로 가서 웃을 때까지 간지럼을 태우고, 웃음으로 모든 것을 깨끗하게 해소하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불만도 이렇게 단순하게 풀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들은 온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결혼 방식도 일반화된 방식과 많이 다르다. 하지만, 남자와 네 번을 자게 되면 결혼을 해야 된다는 점도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같다. 자연과 더불어 가장 단순한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이지만, 대대로 내려오는 조상들의 지혜를 존중하고, 욕심 부리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사냥해 그것을 같이 나누며 살 줄 아는 이들을 보며 새삼 행복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문명과 야만의 척도가 행복에만 있다면 과연 현재 우리의 세계가 충분히 문명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행복이란 무엇일까’라는 물음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다큐의 메시지는 진정한 내려놓음의 미학이 아닐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