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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중허마하제경 제7권
[첫 설법]
그때에 세존께서는 즉시 생각하시기를,
‘이제 어떠한 사람에게 먼저 법을 듣게 할까. 이에 기억하건대, 옛날 아라나가라마(阿拏囉迦羅摩) 등의 신선이 먼저 법을 들을 수 있겠구나. 왜냐하면 내가 옛날에 그의 살던 곳을 지나다가 그의 맛있는 공양을 받았을 뿐더러 그의 부탁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먼저 그 사람을 위하여 법을 말하리라’ 하고,
이런 생각을 할 때에 어떤 하늘사람이 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아라나가라마 등은 모두가 이미 죽었사오며 오늘이 이레 만이옵니다.”
세존께서는 말하지 않았어도 아셨거니와 또 하늘이 말함을 듣고서 한탄을 하며 말씀하셨다.
“무상이란 큰 일이거늘, 세상에서는 놀라지도 않느냐.”
또 생각하시기를,
‘아라나가라마 등아, 복이 그렇게도 엷어서 빠른 법을 듣지 못했단 말이냐’라고 하셨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생각하시기를,
‘어떤 사람에게 먼저 법을 듣게 해야 할까. 저 로나라가라마자(嚕捺囉迦囉摩子) 역시 일찍이 나에게 공양하였고 일찍이 나에게 부탁까지도 하였었다’ 하고 이런 생각을 하는데,
거기에 라타(囉吒)라는 하늘사람에 있다가 또 부처님께 말하였다.
“저 로나라가라마자 역시 죽었나이다.”
세존께서는 말하지 않았어도 아셨거니와 다시 하늘의 알림까지 듣고서, 세존께서는 또 탄식하셨다.
“바른 법이야말로 듣기가 어렵거늘 복이 그렇게도 엷단 말이냐.”
이에 세존께서는 생각하시기를,
‘다섯 사람은 내가 왕궁을 나와 산에 들어가서 고행을 하자 이들은 찾아 와서 나를 시봉하였으니, 나는 마땅히 먼저 그 사람들에게 법을 말하여야겠구나’ 하고,
이에 깨끗한 하늘눈으로써 어디에 있는가를 자세히 살펴보시자, 그 다섯 사람은 바라나국(波羅奈國)의 녹야원(鹿野園) 안에 있는 것이 보였다.
이에 세존께서는 보리수에서부터 바라나국의 녹야원로 나아가셨다.
[오파아 신선]
이때에 중도에서 오파아(烏波誐)라는 한 신선이 반대쪽에서 오다가, 그 신선은 갑자기 길을 가던 차에 세존을 만나 뵙고 또 키가 한 길 여섯 자에 금빛이 번쩍번쩍 빛나며 상호가 단정하고 엄숙하며 특수하시어 세상에서는 뛰어나셨음을 보고서 놀라며 찬탄하기를 한참이나 하다가 비로소 이런 말을 하였다.
“구담이시여, 구담이시여, 당신의 상호야말로 묵중하고 깨끗하게 보이십니다. 다시 금빛과 같은 것은 세상에서는 같을 바가 아닙니다.
무슨 일로 출가하셨고 어떠한 법에 귀의하셨으며 누가 당신의 스승이십니까? 지금은 또 어디를 가십니까?”
그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신선에게 대답하셨다.
나는 이제 스승으로 삼는 이도 없었고
세상을 살아가며 홀로 벗이 없었지만
바르고 평등한 보리를 깨쳤기에
으뜸가는 천산ㆍ인간의 스승이 되었도다.
세간의 모든 법을 알고 있으므로
물들지도 아니하고 끊지도 아니하며
온갖 지혜와 힘을 갖추었기에
장차 악마의 군사들은 항복하리.
오파아 신선은 말하였다.
“교답마시여, 진실로 당신의 말씀과 같아서 바로 부처님이심이 의심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렇게 환히 알고 번뇌가 다하였으며 죄업을 항복 받았기 때문에 명호를 부처님이라 하느니라.”
이때에 오파아 신선은 또 다시 여쭈었다.
“구담이시여, 지금 어디로 가십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바라나국에 가서 큰 법의 북을 치고 큰 법의 바퀴를 굴려서 장차 세간에서 일찍이 듣지 못했던 말을 연설할 것이며, 또한 과거 부처님의 칙명을 펴 보여서 장차 세간에서 법을 알고 욕심을 여의게 하여야겠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을 하시자, 그 오파아 신선은 엎드려 세존에게 예배하고 길을 따라서 떠나갔다.
[다섯 시종]
그때에 세존께서는 바로 바라나국 녹야원에 가셨는데, 이때에 그 다섯 사람인 아야교진여ㆍ아습비ㆍ마하마남ㆍ바테ㆍ바부 등은 방금 새로 목욕하고 향기름을 몸에 바르고서 음식을 널리 늘어놓고 벌여 앉아 먹던 참이었는데, 그 다섯 사람들은 멀리서 세존을 보고 다른 사람이 아닌 줄을 알아차렸으므로 모두가 크게 놀라고 괴이하게 여기면서 서로가 의논하였다.
“이제 이 태자가 산에서 살며 고행을 하여 부처님의 도를 이루려 하다가 이제는 뜻이 물러나서 도로 우리들을 찾는구나. 우리들은 편안히 앉아서 영접하거나 모시지를 말자.”
세존께서는 멀리서 아셨으면서도 잠자코 나아가셨는데, 부처님의 몸은 으리으리하여 마치 금산(金山)과 같으며 높고 귀하고 상서롭고 상호가 완전히 갖추어졌으며 크고 거룩한 덕이 있어서 짝할 수 있는 이가 없었는지라,
이때에 다섯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가까이 할수록 거룩한 덕이 더욱 죄어듦을 당하여 편안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으므로, 모두가 일어나 맞이하며 모시면서 이에 다섯 사람은 함께 말하기를,
“잘 오셨나이다” 하면서,
청하여 앉게 하였다.
이때 다섯 사람은 부처님을 위하여 자리를 까는 이도 있고, 혹은 물을 길어다 발을 씻는 이도 있고, 혹은 이름 있는 옷을 받들어 올리는 이도 있고 혹은 손을 잡으며 붙들어 모시는 이도 있고 하여 부처님 섬기기를 옛날과 같이 하였다.
이때 세존께서는 편안히 앉으셔서 조용한 말씀으로 다섯 사람에게 이르셨다.
“너희들 다섯 사람은 처음 나를 보았을 때에 함께 약속하고 의논을 하며 나를 업신여기려 하더니, 너희들은 매우 어리석구나. 너희들은 모두 이는 나의 겨레이므로 마땅히 내가 경계를 해야겠다.”
이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다섯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여래에게 업신여기거나 젠 체함을 일으키지 말라. 왜냐하면 너희들이 만약 여래에게 업신여기거나 젠 체함을 일으키면 이익이 없을 것이요, 뒷날의 오랜 동안에 큰 괴로움을 얻게 되기 때문이니라.”
다섯 사람은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옛날에는 지니신 위의가 가장 으뜸이었고 세상 법에서는 아주 아름다운 일이었으며 뒷날 고행을 행하여 거룩하고 깨끗하며 위없는 지혜를 얻으셔서 미묘한 법을 통달하셨사온데, 본래 느꼈던 바의 행이 지금은 어디 있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 아야교진여ㆍ아습비ㆍ마하마남ㆍ바테ㆍ바부들아,
만약 중생들이 넓고 크게 공양하고 넓고 크게 보시한지라 훌륭한 음식과 소유(酥油) 등의 맛있는 것을 먹은 위에 목욕하고 향기름을 몸에 바르며 모든 감관을 깨끗이 하고 잘 꾸며서 아주 곱게 하였다면 앞과 뒤를 돌아보면서 얼굴빛이 좋고 기뻐하겠지만,
너희들이 이렇게 나를 보게 되었다면 잘못 나를 본 것이리라.”
아야교진여 등은 말하였다.
“그러하고 그리하였나이다.”
이때에 그 다섯 사람은 언제나 걸식을 행하였는데, 세존께서 이르신 뒤에는 혹 세 사람이 걸식을 하고 두 사람이 받들며 섬기기도 하였고, 혹은 두 사람이 걸식을 하고 세 사람이 받들며 섬기기도 하면서 서로가 시봉하기에 힘쓰며 게으름이 없었다.
[중도]
부처님께서는 곧 그들을 바로잡으며 말씀하셨다.
“두 가지의 일이 있는데, 수행하는 사람은 행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무엇이 두 가지 일인가?
여색과 욕심에 탐을 내는 것이니, 이것은 윤회의 근본이요, 상인(上人)이 하는 법이 아니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스스로 그 마음을 발우고 고행을 닦을 수 있다면 이 5온(蘊)과 3독(毒)의 이러한 모든 법에 헷갈림이 없고 집착도 없을 것이니,
지혜 눈으로 자세히 살펴서 저 윤회를 끊고 괴로움과 즐거움을 여의면 중도(中道)에 나아가리라.
다시 바른 소견[正見]ㆍ바른 생각[五思惟]ㆍ바른 말[正語]ㆍ바른 행위[正業]ㆍ바른 생활[正命]ㆍ바른 노력[正勤]과 바른 기억[正念]과 바른 선정[正定]의 이 여덟 가지 바른 것을 널리 닦고 익히면 신통을 얻을 뿐만 아니라, 열반을 증득하므로
중도라는 이름을 얻고 장차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바른 깨달음에 나아가느니라.
나는 이런 일을 모두 갖추어서 남아 있는 것이 없느니라.”
[4성제]
그때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 뒤에 또 다시 다섯 사람이 법을 받아 낼 만함을 살펴 아시고, 다시 말씀하셨다.
“이것이 바로 괴로움이니, 너희들은 알아야 하니라.”
그러자 이에 다섯 사람은 생각을 하며 지혜 눈으로써 이 법을 자세히 살폈더니, 과거의 세상에 일찍이 들었던 바라 보리가 발생하면서 환히 알 수가 있었다.
또 다시 말씀하셨다.
“이것이 바로 쌓임이니, 너희들은 끊어야 할지니라.”
그러자 이에 다섯 사람은 다시 이 법을 생각하며 지혜 눈으로써 살폈더니, 과거의 세상에 일찍이 들었던 바라 보리가 발생하면서 환히 알 수가 있었다.
또다시 말씀하셨다.
“이것이 바로 사라짐[滅]이니, 너희들은 증득해야 할지니라.”
그러자 이에 다섯 사람은 또 다시 생각을 하며 지혜 눈으로써 이 법을 자세히 살폈더니, 과거에 일찍이 들었는지라 보리가 발생하면서 곧 환히 알 수가 있었다.
또 다시 말씀하셨다.
“이것이 바로 도(道)이니, 너희들은 닦아야 할지니라.”
그러자 이에 다섯 사람은 또 다시 생각을 하며 지혜 눈으로써 이 법을 자세히 살폈더니, 역시 과거에 세상에서 일찍이 들었던 바라, 보리가 발생하면서 곧 환히 알 수가 있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또 다섯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괴로움의 법을 나는 이미 알았고, 쌓임의 법을 나는 이미 끊었고, 사라짐의 법을 나는 이미 증득하였고, 도의 법을 나는 이미 닦았으므로, 나는 이 법으로써 비로소 부처의 도를 이루었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또 다섯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배워야 할지니라. 나는 괴로움을 알고, 쌓임을 끊고, 사라짐을 증득하고, 그 도를 닦았느니라. 너희들이 만약 이 4제(諦)의 진실한 도를 환히 깨달을 수 있으면, 자연히 저 쌓임도 없고 앎도 없고 밝음도 없고 지혜도 없고 보리도 없고 나지 않음도 없음을 알 것이며,
이에 범천 세계와 악마 세계의 여러 하늘이며 세상 사람의 사문이 바라문에 이르기까지 역시 머무르는 바가 없고 뒤바뀐 형상을 떠나서 마음과 뜻이 상쾌하여지며 미래의 세상에는 결정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바른 깨달음을 증득하리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세 번 열두 가지로 수행하는 법 바퀴를 굴리시자, 이때에 존자 구니(鉤抳) 등은 티끌과 때가 없어지고 법 눈이 깨끗함을 얻었으며, 저 8만의 하늘사람들도 법의 눈이 깨끗함을 얻었다.
이에 다섯 사람이 이미 도를 깨친 뒤에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부처님의 법에 출가하고 싶사오니, 허락하여 주옵소서.”
그때 여래께서는 다섯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들아.”
이에 다섯 사람의 수염과 머리칼은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지며 사문의 형상으로 되었다.
[5음의 무상함]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구니 등에게 말씀하셨다.
“빛깔[色]은 바로 항상한 것이냐, 바로 무상한 것이냐, 바로 괴로운 것이냐, 바로 괴롭지 않은 것이냐, 바로 공(空)한 것이냐, 바로 공하지 않은 것이냐, 바로 내[我]가 있는 것이냐, 바로 내가 없는 것이냐?
느낌[受]ㆍ생각[想]ㆍ지어감[行]ㆍ의식[識]은 바로 항상한 것이냐, 바로 무상한 것이냐, 바로 괴로운 것이냐, 바로 괴롭지 않은 것이냐, 바로 공한 것이냐, 바로 공하지 않은 것이냐, 바로 내가 있는 것이냐, 바로 내가 없는 것이냐?”
구니는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제가 빛깔ㆍ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을 자세히 살피건대, 모두가 이는 무상이요, 괴로움이요, 공이요, 내[我]가 없는 법이옵니다.”
그때 다섯의 비구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이 5온의 법을 듣고서야 비로소 번뇌가 다하고 배울 것이 없음[無學]을 증득하였다.
이때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할 일을 다 마쳤고 맑은 행도 이미 이룩되었도다. 나[我]와 몸이 이미 스러져서 영원히 윤희를 끊었으니, 나와 너희들 여섯 사람은 응당 세간에서의 첫째가는 복의 밭이 되었으며, 삼보(三寶)의 이름은 이제 이미 완전히 갖추어졌느니라.”
[보마 야차]
그때 세존께서 이 법을 말씀할 때에 보마(菩摩)라는 하나의 야차가 높은 소리로 부르짖었다.
“오늘 세존께서 바라나국 녹야원의 신선이 살핀 곳에서 세 번 4성제의 열두 가지로 수행하는 법 바퀴를 굴리시어 세간과 출세간의 범천ㆍ악마ㆍ하늘사람ㆍ사문과 바라문 등을 가엾이 여기고 이익되게 하셨다네.”
이때에 그 보마 야차가 이렇게 부르짖자, 저 4대천왕과 33천이며 거기의 모든 하늘들이 서로가 부르짖었으므로 잠깐 동안에 범천 세계의 여러 범천들까지, 모두 다 세존께서 저 바라나국 녹야원의 신선이 살던 곳에 계시면서 세 번 법의 바퀴를 굴렸고 삼보가 출현하였으며 인간과 천상의 모든 유정들을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하였음을 듣고 알았다.
이때에 땅이 곧 크게 움직였고 하늘 역시 크게 밝아졌으며, 이에 범왕과 제석이며 여러 하늘들은 저마다 보배의 당기와 번기며 일산을 가지고 부처님의 처소에 나면서 노래하고 읊고 찬탄하며 가지가지로 공양을 하며 기뻐하고 뛰놀면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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