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난방 에러복구 과정 - 경북 영주, 2017년 10월 25일
어떤 난방설비, 즉 보일러 건 시간이 지나면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원래대로 복구하는 것.
지열시스템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단지 조금 더 복잡할 뿐이고 원리는 여타 보일러와 같다.
이런 속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는 차이는 현대문화적 괴리에 있다.
무슨 이야기냐면 지금의 문화는 사람들을 매우 단편적이고 말초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근본을 꽤뚫어보는 본능적 혜안이 오만때만 말초적이고 지엽적인 것들에 의해 가려지거나 방해를 받는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여 본질을 둘러싼 지엽적 조건들에게서 매번 헤메인다.
그러니 어떤 사안이 가진 핵심적 내용을 보지 못 하거나 잊어버린다.
예를들어 지방의 어느 도시를 방문하는 경우 예전에는 방향과 대략적인 거리만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탈 것은 무엇, 어디를 경유하고, 경유지에 어디를 드르고, 어디에서 식사를 하고 등...
자질구래한 지엽적인 것들이 방문여정의 최상단에 위치하여 결국 도시방문의 절대목적은 이런저런 이유로 방해를 받는다. 과거에는 없었거나 매우 드문 현상이다. 그래서 어쩌면 사람들은 좀비적 행태에 조금씩 다가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든다.
며칠 간 전화로 지열시스템(지열보일러)의 동작이상에 대하여 내용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시간을 내어 방문서비스를 하기로 했다.
내가 전화상으로 낸 문제의 결론은 지열히트펌프의 문제는 아니고 설비의 문제였다.
즉, 보일러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니고 보일러를 둘러싼 설비에 어딘가 이상이 있다는 것이다.
오전 9시 반 쯤에 도착했다.
아담한 25평 쯤의 목조주택이었다. 영주는 내가 사는 양평보다는 따뜻한 곳이다.
어림잡아 겨울철 난방비가 15만원 내외여야 한다. 그런지 모른다.
장비는 '온시원'에서 제작한 히트펌프다.
어느 히트펌프가 좋고 나쁘고는 없다. 왜냐면 히트펌프는 똑 같기 때문이다.
증상은 아주 극명했다.
압축기가 가동하면 부하쪽의 온도가 급상승하고 고압쪽의 압력이 가파르게 올라갔다.
결론은 부하쪽의 순환이 안된다는 것이다.
어딘가가 막혔을 수도 있고 최악에는 압축기 내부가 막혔을 수 있다. 둘 다 심각한 문제다.
꼼수는 이런 때 필요하다.
부하 쪽을 시스템에서 분리하고 부하쪽에 수돗물을 끓어와서 직접 공급하고 배출하였다.
완전 정상은 아니지만 데이타가 매우 획기적으로 안정되었고 고압쪽의 압력도 제법 정상적으로 보였다.
결론을 내자.
"부하쪽 배관에 문제가 있다."
부하쪽을 풀어보니 내부의 물이 매우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다.
물의 정체가 있다는 말이다.
배관을 살펴보기 시작.... 보온재를 풀어내고 ....
25미리 체크밸브가 보인다. 풀어보자.
하지만 체크밸브는 형태만 있고 내부 막이는 없다. 왜 그럴까?
아마도 최초 설비시 체크밸브를 설치하였는데 가동이 안되자 내부막이를 제거한 듯....
결국 이 시스템은 초기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다시 가동을 해보니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다른 쪽 배관의 보온재를 풀어본다. 역시 체크밸브가 있다.
배관에서 체크밸브는 매우 신중하게 적용해야 한다.
물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체크밸브의 난발은 결국 시스템 전체를 엉망으로 만든다.
체크밸브를 아예 제거하고 배관을 정리하였다.
그 동안 물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부식의 속도가 빨라진 순환모터도 교체하였다.
장비의 운전을 맡은 컨트롤러는 아주 좋다.
더구나 각 부위의 온도를 직접표시해주니 이럴 때는 제작자에게 감사해야....
오후 3시경...
장비는 정상으로 운전을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집안을 순환하는 상태를 점검하니 매우 양호하다.
작업을 마쳤다.
문제는 결국 필요하지 않은 체크밸브를, 더구나 이중으로 사용하여 물의 흐름을 늦추고 방해하였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도드라진 것이다.
물론 히트펌프는 고압으로 인하여 얼마정도 수명이 단축될 것이다.
지열시스템은 만능이 아니다.
물론 일반 보일러도 만능이 아니다.
모두 적절하게 사람이 개입하여 유지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유명한 무섶다리는 아직 없다.
평화로운 영주의 오후가 아름답다.
첫댓글 고생하셨습니다.
"적절한 유지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씀...
어디에나 적용되는 진리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