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자 한국NGO신문 8면(민족NGO섹션)에 실린 내용입니다.
보완하여 교육부체 청원할 수 있게 많은 조언 바랍니다!
<원고>
[국사교과서, 올해 이것만은 꼭 바꿔라!] 〈8〉
겨레 얼을 담고 있는 우리 창세신화를 게재하라!
박정학/사단법인 한배달 이사장

민족창세신화 관련 책들

선사시대와 창세신화의 관계 이해
아담과 이브가 나오는 창세기를 모르는 국민은 거의 없다. 그러면서 그것이 유대민족의 창세신화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창세신화는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후 지금까지 인류역사 전체 기간의 99.9%에 해당하는 긴 기간 동안 환경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정신활동’ 경험이 축약된 것으로서 민족 문화 형성과 역사 전개의 원동력이 되는 민족별 고유 사유체계, 즉 겨레 얼을 담고 있다. 이 압축파일 속에 들어 있는 겨레 얼(민족정신이라 할 수도 있음)은 그 민족을 그 민족답게 하는 정체성의 핵심이자 이후 전개되는 민족사 해석의 키워드가 된다.
그런데 정체성 확립을 목표로 하는 우리 국사 교과서에는 역사로 봐야 할 단군의 건국 이야기를 ‘단군신화’라고 소개할 뿐 정체성의 핵심인 겨레 얼이 담긴 우리 민족의 창세신화는 한 곳에도 없다. 우리 민족의 얼을 없애고 무능하고 미개한 민족으로 만들려고 했던 조선총독부의 잔재가 아니라면, 올해 새로 만들어질 국정 국사교과서에는 우리의 창세신화가 맨 앞에 자세하게 서술하여야 한다.
창세신화는 민족 신화요 민족 정체성의 뿌리다
사람은 약 500만 년 전에 지구에 태어나 수많은 빙하기에서 살아남는 과정에서 두뇌이 용량이 900CC 정도밖에 안 되던 유인원으로부터 곧선사람, 슬기사람을 거쳐 약 5만 년 전에 현재와 같은 지혜를 갖춘 슬기슬기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약 5,000년 전에 문자를 발명하여 기록을 하는 국가사회를 형성함으로써 역사시대라고 칭하게 되었다. 긴 기간 이동생활을 했다고는 하지만 지역별로 생활환경이 다르므로 생활 체험도 다를 수밖에 없고, 그래서 민족별로 다른 신화를 갖게 되었다.
국문학자 김헌선이 그의 저서에서 “우리 민족의 원초적 사유방식은 살아 있는 창세신화를 통해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의 창세신화는 민족 문화의 특징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므로 매우 소중하다.”고 말했듯이 ‘창세신화는 민족 신화’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 원시시대, 즉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후 역사기록을 남길 때까지는 전체 인류역사의 99.9% 기간이 된다. 역사기록이 없는 그 시대의 역사는 말로 전해져오거나 유물ㆍ유적으로 남아 있을 뿐인데, 신화는 글이 없던 시대에 오랫동안 말로 전해지다가 어느 시기에 문자로 기록된 생활지혜의 보고(寶庫)다.
중문학 교수인 서유원은 “한 민족의 역사ㆍ종교ㆍ철학ㆍ문화ㆍ과학 등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인류문화사의 보고인 신화에 내재하는 민족의 혼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대인의 원시 사유를 가장 강렬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창세신화다.…고대인의 삶이 살아 숨쉬는 창세신화는 신화의 핵심”이라고 하여 창세신화 속에 민족의 혼이 담겨져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부의 지침이 창세신화를 못 싣게 하고 있다!
교육부의 지침인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해온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 역사” “역사를 배우는 목적은 ‘우리는 누구인가’의 정체성을 알고, 과거에 대한 탐구를 통해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삶의 방향성을 찾는 데 있다”라고 하여 국사교육의 목적은 민족정체성의 정립이고, 그 ‘정체성 형성과정’이 우리 역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과정에서는 “선사 시대 문화발전 과정은 도구의 변천을 중심으로 파악하고, 유물과 유적을 바탕으로 선사 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유추”하라고 지침을 내리고 있다.
따라서 모든 국사 교과서에서는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민족 정체성의 핵심인 민족정신의 정수를 알 수 있는 창세신화는 게재하지 않게 되고, 그러다 보니 1990년대 초 한배달의 설문조사에서 우리 겨레의 창세신화가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이 80%를 넘을 정도로 우리 국민들은 우리의 창세신화가 아닌 그리스 로마 신화나 성경의 창세기 등을 통해 다른 민족의 정신만 알게 되는 것이다.
우리 민족에게도 차원 높은 창세신화가 있다
우리나라 신화학자들은 제주 창세가, 함흥 창세가 등 주로 지역별 무당들의 노래(巫歌) 속 창세가를 중심으로 우리 민족 창세신화를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부도지』에는 마고 신화, 『규원사화』 조판기에는 환인~환웅 신화, 『환단고기』에는 나반과 아만 신화를 포함한 몇 개의 창세신화 등 무가보다도 신화소가 더 풍부한 창세신화의 내용이 실려 있으나 사학자들이 위서시비 때문에 이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이런 창세신화에 들어있는 우리 겨레의 원초적 사유방식은 성경 창세기에 나타난 유대민족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 세상 최초의 상태를 유대민족은 흑암으로 본 반면 우리는 광명으로 보았으며, 성경에서의 창조자는 여호와 한 사람이지만 우리 창세신화에서는 삼신ㆍ마고ㆍ환인ㆍ미륵 등 여러 주재자가 나오고 모두 자기 혼자서가 아니라 여러 신들이나 딸들과 함께 협력하여 만들어 나간다. ‘세 신이 하나처럼 행동한다’고 할 정도다. 성경에서는 말씀으로 창조하지만(창조론), 우리 창세신화에서는 창조를 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소리와 기화ㆍ수ㆍ토, 물ㆍ빛ㆍ공기 등 여러 물질의 ‘조화를 통해’ 만들어지거나(조화론), 새와 벌레가 변하여 사람으로 ‘진화’하는(진화론) 내용도 나타난다. 그리고 성경의 신은 절대자이지만 우리의 신은 빛을 통해 인간 및 만물과 연결되고 사람이 수련을 통해 신성을 회복할 수 있다(復本)고 보는 등 천지인 합일사상이다.
통일조국과 미래 인류사회의 지도자가 될 젊은이들에게 꿈을
이처럼 우리 창세신화에는 서구의 자유ㆍ평등사상을 초월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사유체계인 우주적 평등ㆍ자유ㆍ하나됨의 사상이 들어 있다. 이는 경쟁과 투쟁 원리로 극단적 양극화를 빚고 있는 현 인류사회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한류로 발전될 가능성이 많다. 머지않은 통일조국과 인류사회의 지도자가 되어야 할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이런 원대한 꿈과 사명감을 가질 수 있도록 국정국사교과서의 맨 앞에 우리의 창세신화를 자세하게 게재해야 한다. 특히, 『부도지』ㆍ『규원사화』ㆍ『환단고기』 등에 포함된 창세신화도 최소한 무당들의 노래 정도의 가치는 있으므로 내팽개치지 말고 만주지역의 창세신화와 함께 잘 다듬어 게재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보도 지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