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조림
강현미
둥근 몸통 안에 둥근 세상
동그란 황도, 동그란 파인애플, 동그란 고등어
흔들리는 물까지 둥글다
통조림의 특징은 규격화, 획일화, 간편성
대형마트 같은 세상에서
당신은 통조림처럼 전시되고 소비된다
누군가 둥글다고 말할 때
나는 네모라고 말할 수 없다면 각지지 말아야 한다
과감히 잘라 내거나 억지로 몸을 맞춰야한다
유통기한이 지나기 전
폐기되지 않으면 다행인 인생
버려져도 대기하고 있는 통조림은 줄을 선다
탁, 쏟은 참치 캔
둥글다
구름을 재는 저울
구름을 조금씩 떼어 올려놓았다
무엇이든 무게를 알려주는 확실한 약속
그 믿음으로 쌓아 올렸다
떨림도 없는 저울
수치는 0.0이다
기쁨 슬픔 사랑 욕심 시기
감정을 재는 저울이 있다면
내 욕심의 무게는 얼마일까
해체되어 빗방울이 되면 계량할 수 있을까
마음의 저울은 한 쪽으로 기운다
오늘의 날씨는 흐림
욕심을 비워
구름을 털어내면 쾌청한 내일이 시작된다
2018년 미래시학 가을호 수록
카페 게시글
시현실 등단자 코너
통조림 / 구름을 재는 저울 ~ 강현미
강현미
추천 1
조회 41
18.10.16 16:27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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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좋은 날 되세요 ~
좋은 시 잘 읽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선생님 잘지내시죠? 항상 건강하세요 ~~
둥글둥글, 쾌청쾌청... 구름을 통조림에 담아 판다면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입니까?
김샘 역시 기발하시네요 그 생각은 못했는데 ~~^^
구름을 재다니 잼있는 생각이네요~^^
내 생각은 시도 좀 재미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
@강현미 네 언니 ~~^^
재미 없는 시는 시가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재미 없는 건 일상적 소통으로써의 언어로도 충분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