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게으름이다. 그동안 많이 바쁘다는 핑계로 호주 여행 일기를 올리는 것이 너무 늦어버렸다.
동유럽 여행을 출발하기 전에 빨리 마무리해야겠다~!
여행 계획을 바꿔 시드니에서 하루밤 더 묵으며 시드니를 조금 더 보고 싶었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생각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방을 연장하려고 하니 빈 방이 없다고 한다......반 강제 체크 아웃이다~!!!
호텔 직원에게 체크 아웃을 하고 차를 주차장에 놓고 관광을 하고 오후 4시 지나서 차를 빼도 되겠냐고 하니 그렇게 하란다.
오팔카드 요금도 남은 상태인데....잘 되었다.
당초 시드니 여행에서 제외했던 타롱가 동물원과 피쉬마켓을 가기로 했다.
타롱가 동물원에 가는 방법은 버스 타는 방법과 페리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의 선택은 페리~!
(지금 생각하니 버스를 타는 것도 괜찮았을 것 같다......하버 브리지를 멀리서만 봤지 가까이서 보지 못했기에.....)
서큐리퀘이에서 페리를 타기로 하고 아이들 오팔카드를 충전하는 동안 4번 선착장 입구에 가 있으라고 했다.
그런데, 록스를 걸을 때 분명 마지막 선착장에서 동물원 가는 페리가 있었는데......내가 잘못봤나.....
충전을 완료하고 선착장에서 일기를 쓰다 줄을 섰는데.......
와이프 손에 처음 보는 브러셔가 들려있다.
이게 뭐야?
아까 충전하러 갈 때 받은 것이야.
헉~! 이게 더 싼 것 같다.
갑자기 맥박수가 빨라진다........페리가 도착하기 전에 결정해야 한다.......
기다리라고 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그 상품은 오팔카드로 지불이 안되는 개인회사의 상품이라고 한다.
어디서 구입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마지막 선착장으로 가보라고 한다......
이제야 내가 봤던 것과 4번 선착장과의 괴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다시 오팔카드를 찍으니 요금이 환불된다......이거 좋네.......
달려가서 AU59 상품을 가리키며 동물원 입장권과 페리 이용을 하고 싶다고 하니 AU50 상품을 사라고 한다. 1인당 AU11 정도 절약이 된다......
거기다 4살 이하는 무료라고 한다......양심상 조금 꺼림직하지만........딸은 잠깐 4살인 것으로......증명서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래서 바로 구입하고 다시 달려가 와이프와 아이들을 4번 선착장에서 데리고 나왔다.
몰론 요금도 환불~!
피쉬마켓에 갔다 차를 가지러 갈 요금도 확보했다.
이래 저래 일거양득이다~!
헐떡거리며 이리 저리 뛰었더니 무척 힘들다......
배에 타서 와이프랑 이야기 하니 AU59 상품을 사는 것이 더 나았다.....
직원에게 페리 안에서 상품을 바꿀 수 있냐고 물어보니 불가능하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케이블카 탑승권이 필요한데.....그냥 안 타고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도심 속 동물원이니 한 2시간이면 충분하겠지........이번에도 내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
매우 넓고 생각보다 볼 것이 많은 동물원이다.
연무가 조금 끼긴 했지만 동물원에서 봐라보는 시드니 시내의 모습도 상당히 멋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어느 정도 경사가 있는 부지에 조성된 동물원이다 보니 아이들이 걷기에는 조금 부담된다......
2시간 예상했는데 3시간이상을 둘러봤는데도 상당 부분은 보지도 못했다.......
이곳에 와서 다른 동물원에는 없는 레드판다, sun bear 등을 처음 봤다.
고릴라, 침팬지, 긴팔원숭이, 산양 등 대부분의 동물들이 그들의 습성이 반영된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여기도 많은 학생들의 체험 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는데 동물원에서 제공한 학습활동지를 작성하면서 배움과 체험이 함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말하는데......내 느낌과 생각으로는.......
교육의 상당 부분을 개인의 몫으로만.......개인의 부담으로 돌리는 것 같다......
이렇게 말하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학원비, 과외비, 어학연수, 개인 체험 활동 비용 등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비용이 너무 크다.........
몇 년 전에 어느 기관에서 조사하니 대학 졸업할 때까지 1인당 1억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 필요하다고 했는데.......우리 사회의 사교육 시장을 고려했을 때 너무 적은 금액이 산정된 것 같다....
그렇게 많은 부담을 하고도 지금 사회적, 경제적 환경에서는 교육 투자에 대한 리턴률이 높지 않으니.....
또한 교육을 하는 입장에서도......교사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너무 크다......
백문이불여일견이요 백견이불여일행이라고 해서........아이들을 데리고 체험 활동이라도 할려면 첫째 문제 되는 것이 안전이다.......교사 혼자서 26명(현재 우리 반이 26명이다)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러다 안전사고라도 일어난다면.......교감선생님이....교장선생님이......방어해 줄거라 생각하는 라이브한 생각을 하는 교사는 없을 것이다......
어떤 안전사고도 모두 담임 선생님 책임이라고 하는 교육적 상황에서.....
(조금 심하게 말하면.....이렇게 해도 담임 책임이고.......저렇게 해도 담임 책임인 상황.......)
요즘 체험 활동을 하다 학생이 조금이라도 다치기라도 한다면........
냉정히 말해서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교육 활동 중 발생한 것이니 학부모께서 이해해주실거라 생각하는 교사도 없을뿐더러.....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가만히 놔둘 교육청도 없을 것이다......
어떻게 교사가 된 것인데......어떻게 교감, 교장, 장학사가 된 것인데......학생들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닐 것이다......교사의 사명감이 없어서가 아닐 것이다.....교사가 무능해서가 아닐 것이다......무엇인가 학생을 위해 완벽하게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핑계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교사 한 명이서 완벽할 수 없다......
10번 잘하다 1번 못하면 그것으로 끝인 사회적 분위기이고 그런 모습을 보게 된다면.....
어떤 누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자신의 뜻과 의지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겠는가......
내가 뭐라고 했냐고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고......이것 저것 챙기고, 미리 미리 확인하라고 하지 않았냐고......이 말은 난 책임 없으니......안타깝지만......니가 하고 싶어 한 것이니 니가 다 책임져라......이 말을 그리 어렵게 한다.......
우리 모두가 가슴에 손을 얻고 생각해보고 말해야 할 것 같다......
교육이 죽은 것인지....아니면......교육을 죽인 것인지......
이렇게 생각하는 내 자신도 싫지만.....현실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뒤늦게 시작한 교육자의 길이니......나를 위해서가 아니라.....학생들을 위한 교육을 하자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지만.......넘어야할 산이 너무 많더라는 것이다.......
물론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교사의 열정과 의지를 고마워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그런 모든 것은 나에게......내 자식에게 피해가 없고 혜택과 이득이 있을 때 이다.......그 어떤 분야보다 더 이기적이고 계산적으로 변해버린 교육환경을 보게 된다......
그런데 호주 학생들은 가는 곳마다 체험 활동이고, 학교마다 다양한 스포츠 활동이다....이들이라고 이런 문제가 없을 수 없을 것인데.......어떻게 해결하고 있는 것인지....일단 하나는 알겠다......다양한 체험 학습이 가능한 모든 곳에서 학습 활동을 지원하고 있었다......학습활동지, 전문인력, 장소 등 그 기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지원을 해주고 있었다......
타롱가 동물원에서도 체험 학습을 온 학생들에게 관람하며 듣고 배우며 느낀 점들을 기록할 수 있는 학습활동지를 지원하고, 학생들을 따라 다니며 하나 하나 설명해주는 전문가가 있고, 각종 우리 앞에는 시니어 자원 봉사자들이 배치되어 작은 것 하나까지 신경 써주고 있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한 동네가 다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하지 않던가.......
내 아이의 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해 뒤늦게 직업을 바꿨는데......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에........호주 학생들의 체험 학습 현장을 보니......내 아이에게......내 반 학생들에게......생각하고 있는 것을 더 해주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에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진짜 씁쓸하다........
서큐리퀘이로 다시 돌아왔다.
이런....피쉬마켓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가 없다....
하이드공원에서 내려 300미터쯤 걸어가서 환승을 해야 한다.....그런데 아이들 둘 모두 많이 걸어서 피곤한지 페리를 타자마자 잠들어 버렸다......난감하다.....
일단 서큐리퀘이 바로 앞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그 사이에 아이들이 깰줄 알았는데.......하기사 깬들......환승해서 피쉬마켓에 도착해봐야 4시가 넘는다......
피쉬마켓 폐장 시간은 4시.......뭐 이리 빨리 끝나는지.....
그동안 육고기만 먹었으니 시드니 떠나기 전에 생선을 먹이고자 하니......가긴 가야 한다......누구의 명인데 어길 수 있겠는가.......
커브를 돌아오는 택시를 세웠다......피쉬마켓까지 AU25 정도 나온다고 한다......
AU15에 가능하겠냐고 하니.....바로 출발해서 가 버린다.
밑져야 본전이지라는 생각에......다음 택시를 세웠다.....
AU15 오케이~?
빨리 타라 빨리 빨리~!!!
허겁지겁 탔다.......버스 정류장에서 손님을 태우다 경찰에 걸리면 AU300의 벌금이 부과되고, 커브길이라서 추돌사고 위험이 크기에 손님을 태우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어찌 되었든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편하게 이동하게 할 수 있어 좋고, 와이프 요구 사항을 맞출 수 있어 좋고, 버스 요금과 별 차이 없이 이동할 수 있어서 좋다.
(실은 요금은 더 저렴했다......시드니에서는 환승을 한다고 요금을 안 내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하루에 최대 Au15이상이 청구되지 않을 뿐이다.....AU15가 지불된 이후는 공짜이다)
우리의 수산시장과는 완전 다르다.......바다 자원이 풍부하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생선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을거란 기대는 깡그리 무너지고 말았다.
그런 생각을 한 내가 바보라는 듯........호주인들이 좋아하는 바다새우(이름을 정확히 모르겠다.....붉은 색이고 우리의 새우보다는 크고, 킹크랩보다는 작은 것이다.)을 1Kg 사서 먹었다. 뭐랄까.......맛을 표현하기가......맛이 있지도 없지도 않았다. 왜 호주인들 사이에서 인기이지라는 느낌이었다.......
폐장 시간이 다 되었다.....우리처럼 땡처리로 괜찮은 것이 있나해서......헉.....호주인들은 미련 없이 그냥 패킹을 해버린다......
딸이 좋아하는 문어도 못 샀는데......
그럼 생선구이라도 사줘야겠다.....중국인 가게에 가서.......1팩에 Au10씩이라고 해서.....마지막 떨이니.....2팩에 AU15로 협상을 다 해 놓고도 실제 포장할 때는 생선구이 2개가 들어 있으니 1팩을 AU15에 사야한다고 말하고 있다......장난하나.....기분이 매우 상했다.....와이프가 통생선구이 하나라도 사라고 한다.....이동하면서 아이들 조금이라도 먹여야 한다고.....그래서 통생선구이 1마리를 AU10에 구입했다.
세계에서 가장 친자본주의적 성향이 강한 민족이 중국인이라고 하는데......이럴 때 그 말이 틀린 것 같다.....그져 어설픈 상술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는 느낌이다......
피쉬마켓........명성보다 못한 곳 같다.
한번은 와도 두 번은 오고 싶지 않은 곳이 되어 있었다......중국상인과 일본상인이 많고, 중국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 되어 버렸다......이곳에도 한국상인은 없다.....
한인타운을 벗어나면 한국인 가게를 찾기 어려우니.......한국인들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가는지 정말 궁금해진다.......한국인들이 전부다 전문직종을 갖고 있지는 않을것인데 말이다......
아쉽지만 시드니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해야 한다.....
이제 호주의 수도 캔버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