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1월 16일 수요일, 맑음 소나기 또 맑음.
아침 일직 일어났다. 숙소에 창문이 없어 답답했다. 통풍이 않되 습도가 높다. 모기에 물리지는 않았다. 문제는 카메라가 고장 났다. 오작동을 한다. 하나밖에 없는 카메란데 이를 어쩌나 할 수 없이 핸드폰을 사용하기로 했다. 아직도 여행 일정이 많이 남았는데, 이제 시작에 불과한데 카메라가 이상해서 걱정이 된다.
숙소에서 제공해 주는 아침 식사를 한다. 아침 7시다. 손님이 하나도 없나보다. 성의 없이 차려주는 식사다. 빵과 잼과 버터 그리고 약간의 과일이다. 식당은 넓다. 이 호텔이 평점이 좋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서둘러서 호텔을 벗어났다. 아내가 돈이 다 떨어졌단다. 터미널 옆에 있는 은행으로 가서 환전을 했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담불라 석굴 사원(Dambulla Rock Cave Temple)이다.
20억 년 전에 생성된 거대한 바위에 동굴을 만든 뒤 사원으로 이용하는 곳이다. 2,000년 전부터 지금껏 쭉 불교사원으로 쓰였으며, 그래서 스리랑카 불교미술의 변화를 살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한다. 흥미롭게도 오래된 벽화들이 보존이 더 잘 되고 있고, 불과 100여 년 전에 그린 벽화들은 금방 훼손되고 있다고 한다. 수많은 동굴 중 관광객에게는 4~5개 정도만 공개한다.
스리랑카의 세계문화유산인 담불라 석굴 사원은 스리랑카 최대 문화유산인 시기리야 고대도시 여행의 거점이 되는 지역으로 석굴사원으로 유명하다"바위"라는 뜻의 "담바(Damba)"와 "샘"이라는 뜻의 "율라(Ulla)"가 합쳐서 지어진 `담불라`는 높이 180미터로 우뚝 서있는 거대한 바위에 조성된 스리랑카 최대사원으로 스리랑카의 불심을 엿 볼 수 있는 도시이다.
BC 1세기 싱할라 왕국의 바라감바후 왕이 처음 1, 2굴을 조성했는데 이후 각 왕조들이 지속적으로 건립 공사를 해서 현재의 5개 석굴 사원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기원전 103년 타밀족의 침입을 받아 절대 절명의 위기에 놓인 바라감바후 1세가 사원 승려들의 도움을 받아 담불라 바위산으로 도망쳐 목숨을 부지 할 수 있었다고 한다. 15년이 지난 후 타밀을 쫓아낸 왕은 보은의 의미로 그가 몸을 숨겼던 장소 두 개의 석굴에 사원을 조성했다.
그 이후 왕조가 지나는 동안 사원이 계속 조성되었는데 이는 나라의 어려움이 있을 때 불심으로 극복하려는 의지였다. 5개의 사원은 회랑과 회랑이 연결돼 있어 관람하기 수월하다. 그러나 사원은 맨발로 입장해야하기 때문에 햇빛에 달구어진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은 결코 쉽지 만은 않다.
담불라 석굴은 인도의 아잔타 석굴처럼 동굴을 파내고 만든 것이 아니라, 원래 바위산의 자연 동굴에 스님들이 머무르면서 고쳐 나간 것으로 추정되는데 암벽에 홈을 파서 빗물이 동굴 안으로 흘러들지 못하게 하고 동굴 내의 바닥은 고르게 정비하여 벽을 하얗게 칠해 그 위에 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림을 그렸고 시간이 지나 벽화의 색이 변하면 그 위에 계속 덧칠을 했다.
원래 있던 그림의 무늬를 그대로 활용한 경우도 있고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린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담불라 석굴 안에는 157개의 불상이 있고 벽과 천장은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특히 `신들의 왕의 사원`으로 불리는 제1석굴엔 석굴의 여러 와불 중 가장 큰 14 미터의 열반불이 있는데 한 장의 사진으로 담을 수 없을 만큼 규모가 크다. 석굴의 중심은 `위대한 왕의 사원'이라 불리는 제2석굴이다.
우리는 대문만 얼쩡거리다가 돌아섰다. 이제는 캔디로 간다. 버스터미널 앞, 큰 길에 있는 캔디 방향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금방 버스는 도착했다. 고맙게도 자리가 비어있다. 그것도 앞자리다. 창문에 스님들이 앉는 자리라고 스티커가 붙어있다. 스님이라, 스님이 타면 비켜줄 마음으로 아내와 함께 앉았다. 고맙게도 스님은 타지 않았다. 약 1시간 30분을 달려 캔디에 도착했다.
버스터미널 앞에서 내려준다. 캔디는 좁은 산속에 있는 것 같고 엄청 복잡하다. 얼마나 사람들과 차들이 많은 지 걷기도 힘들 정도다. 지도를 펴고 숙소를 찾아간다. 우리 숙소는 Dumbara Peak Residence 호텔이다. 훌륭한 서비스와 뛰어난 가격 대비 가치로 만족스런 호텔이다. Yatinuwara Street에 있다. 역과 시내에서 가깝지만 호수와 불치와는 좀 멀었다.
우리는 이 숙소에서 프리얀트 쿠마라라는 젊은이를 만났다. 한국에서 5년동안 일했다고 한다. 원주와 속초에서 일했는데 한국말을 아주 잘 했다. 아주 밝고 친절한 젊은이였다. 숙소는 새로 만들어져서 에어컨도 있고 깨끗했다. 거기에 하얀 모기장이 아주 너무 좋았다. 거의 12시가 다 되었다. 일단 점심을 먹기로 했다. 라면을 끓여서 간단히 해결했다.
캔디는 1592년부터 1815년까지 스리랑카의 마지막 왕조인 싱할라 왕조의 마지막 수도였다. 해발고도 488m에 자리한다. 15세기에 건설된 고도다. 영국에게 패배하면서 왕조의 운명도 수도 캔디도 수도가 아니게 되었다. 도시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올라있다. 관광도시이며 불교도시다. 수도인 콜롬에서 100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고원에 자리하고 있는데 인구는 10만 명을 조금 넘는 작은 도시다.
도시는 14세기에 건설되었지만 이미 기원전부터 문명이 꽃 피운 곳이다. 캔디는 스리랑카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꼭 가는 곳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캔디에 뭐가 많은 거 같지도 않다. 불치사 말고는 정원 정도가 유명하고 딱히 특별한 건 없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참 좋다. 고장 난 카메라를 고쳐 보려고 수리 점을 찾아갔다.
쿠마라가 알려준 곳을 찾아갔는데 매장 문이 닫혀있다. 고칠 수 있을 런지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지만 내일 연다니 아쉬웠다. 기차역을 찾아간다. 내일 하푸탈레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하려는데 이미 매진이란다. 입석은 내일 5번 창구에서 표를 끊어서 그냥 타면 된단다. 아침 오전 8시 45분, 11시에 있단다. 버스를 알아보기로 했다. 버스터미널이 엄청 복잡하다. 터미널에 버스가 가득해서 알아보기가 복잡하다.
아무나 붙들고 하푸탈레를 물었다. 한 번, 두 번 물으니 하푸탈레를 가는 버스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버스는 내일 오전 5시 30분부터 1시간 간격으로 있단다. 요금은 두당 300루피란다. 그런데 직접 가는 것은 없고 Badulla에서 갈아타야 한단다. 고민스러웠다. 내일 아침에 결정하기로 했다.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엄청 쏟아진다. 금방 물이 고여 신발을 다 버릴 정도다.
샌달을 신고 나오길 잘했다. 상가 처마 밑에 들어가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비가 오는데도 사람들은 잘 다닌다. 우리도 우산을 꺼내 들었다. 너무 거세게 내려 우산을 써도 발이 다 젖는다. 우리는 불치사를 향해 걸어갔다. 걸어가는 길이 약간 올라간다. 걷기에 불편한 도로다. 꼬불꼬불 차를 피해가며 걸어간다. 30분 정도 비가 내리더니 그쳤다. 금방 하늘이 맑아진다. 호수를 먼저 만났다. 호수가 참 아름답다.
불치사가 건너편에 보인다. 걸어서 불치사 앞으로 간다. 들어가려면 반바지는 안 된단다. 바람막이 겉옷으로 치마를 만들어 입었다. 불치사[Dalada Maligawa]는 널리 알려진 불교의 성지이다. 부처의 치아와 진신사리를 모신 사원이다. 스리랑카를 대표 하는 아름다운 불교 사원으로 유명하며 8각형의 전각이 아름답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할리 전통 건축 양식의 진수를 볼 수 있다.
캔디 호수를 따라 걷다보면, 오른쪽 끝에 불치사(Temple of the Tooth)라는 절이 나온다. 우리는 일단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입구에서는 복장단속도 하고 소지품 검사도 했다. 사찰을 하도 많이 봐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입장권을 사야한단다. 제법 비싸다. 두당 1500루피(10,500원)이다. 밖에서 그냥 보기만 하고 돌아섰다. 주변에 있는 성 바울 교회를 비롯한 건물들이 더 인상적이었다.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듯한 건물들이 잔뜩 있다. 아니 중심부의 경우 대부분인 것 같다. 심지어 오래 전 지어진 큰 건물들은 호텔 등으로 사용된다. 산지에 자리 잡고 있어서 건물이 빼곡한 곳을 조금만 벗어나도 푸르다. 호수를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제법 넓지만 산책과 운동 삼아 걸어보기로 했다. 1807년에 만들어진 인공호수. 이 호수를 중심으로 시내와 불치사, 그리고 호텔과 식당들이 모여 있다.
인도는 좁지만 고목들이 나무 그늘이 그늘을 만들어주어서 걷기에 좋았다. 새들이 많다. 종류도 다양하다. 부리가 칠면조를 닮은 오리도 있다. 가마우지는 물론 비슷한 새들이 모여 있다. 호수 가운데 있는 섬을 잘 가꾸어져 있다. 성인 등치만한 왕 도마뱀이 호수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는데 2마리나 보았다. 여자들이 기겁을 하고 도망간다. 혹시나 해서 사진기를 찍어보았다.
카메라가 가끔 작동이 되어 사진이 찍힌다. 그러다가 도 오작동을 한다. 조심스럽게 한 장 한 장을 담았다. 호수 주변에는 꽃들도 많이 심어져 있다. 온통 초록이 가득하다. Royal Bath라는 호숫가에 세워진 하얀 건물이 멋지다. 하얀 기둥에 붉은색 지붕이 깔끔해 보인다. 불치사 건너편에 오니 언덕위의 하얀 부처상이 눈에 들어온다. 걷기에는 좋은데 함께 오가는 버스와 툭툭이, 그리고 오토바이들이 엄청 매연을 뿜어댄다.
내리막길로 걸어서 다시 버스 터미널 앞 시장으로 왔다. 전에 교도소였던 곳이 시장으로 개조되었단다. 과일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엄청 풍성하고 종류도 다양하다. 망고와 바나나는 물론 파파야, 포도, 사과, 석류, 수박, 구아바 등 아주 다양하다. 모아두니 색상도 화려하다. 야채 가게도 풍성하다. 향신료 가게도 있다. 파파야와 망고를 사가지고 숙소로 향했다. 날이 저물어간다.
숙소에 와서 빨래를 하고 내일 가려고 하는 하푸탈레의 숙소를 예약했다. 저녁식사로 누룽지를 끓여서 밑반찬인 멸치와 아몬드로 식사를 했다. 파파야와 망고를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아주 흐뭇했다.
1월 16일 경비- 캔디행 버스비 230, 사모사 3개 900, 망고 4개 870, 파파야 180,
숙박비 34$(40.000원)
계 2,180*7=15,260원(45,260원).
누계 1,7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