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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목고개~박달산~동골재~솔치재~
~제금터~탁사등봉~소조령
신선지맥의 두 번째 구간의 들머리인 양산목 고개는 괴산군 감물면 소재지에서 시오릿길이다.
오전 9시도 채 안 된 시각,매전리 도전 마을 동구를 지나는 왕복2차선의 도로를 따르는 것으로
산행은 발행이 된다(8시45분). 왕복2차선의 도로를 40여 명이 넘는 인원이 마구잡이로 무질서
하게 걷는 행위는 참으로 위험스럽기도 하고 보기에도 좋아보이는 풍경은 아니다.버스의 도움
이 안 된다고 하니 별 수는 없지만 아쉬운 점은 떨쳐버리지 못하겠다.'증자동'이라고 써 있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 도로 변 좌측의 임도로부터 숲길은 꼬리를 잇는다.좌측의 산기슭에 동녘
의 햇살을 고스란히 받아 챙기고 있는 두 채의 농가가 보인다.누런 이파리의 낙엽송과 다갈색의
잎사귀를 아직도 거느리고 있는 꺽다리 참나무들의 숲이 산객을 기다린다.
산길은 발목까지 뒤덮을 기세의 가랑잎이 수북하다.밀양박가의 묘지를 지나고 하늘을 찌를
기세의 낙엽송과 더불어 키가 큰 참나무들의 숲을 지나면 산길은 수렛길 행색이다.수북한
가랑잎의 오르막 비탈을 한차례 올려치고 철망으로 울타리를 두른 묘지의 곁을 차례로 지나
면 곧바로 지맥을 가로지르는 임도로 지맥은 꼬리를 드리운다.그런데 임도 건너 쪽으로 이어
져야 할 지맥의 산길은 보이지를 않는다.나중의 일이지만 이때에는 좌측으로 임도를 따르면
비교적 빠르고 수월하게 지맥의 산길을 잇게 되는데,미련스럽게도 '길없는 길'을 올려치느라
초장부터 팥죽땀을 쏟게 되는 멍청한(?) 짓을 벌이게 된다.그렇지만 10여 분에 불과한 곤욕이
니 대수로운 일은 아니다.
양산목 고갯마루의 입간판
두 아름은 됨직한 범강장달 같은 노송이 지키고 있는 멧부리를 지나면 산길은 울멍줄멍한
바위들이 솔가리와 가랑잎을 잔뜩 뒤집어 쓴 채 산짐승처럼 웅크리고 있다.반쯤은 허물어진
봉분의 묵묘를 지나고 푸릇푸릇한 이끼가 덕지덕지 말라붙은 바위들과 걸때가 엄장한 노송
들이 한데 어울려 있는 산길이 꼬리를 잇는다.여태껏 푸르른 녹음으로 울창함을 자랑하던
숲은 시나브로 모든 이파리를 떨구고 벌거벗은 채 숲을 처량맞게 지키고 있다.그로인하여
숲은 꽤 헐거워졌고 헐렁해졌다.꺼뭇꺼뭇한 행색에 푸릇푸릇한 이끼로 얼룩이 진 바위들과
벌거숭이 참나무들이 헐겁게 차지하고 있는 둥긋한 멧부리를 넘어선다.
저만치 삿갓 모양의 멧부리가 산객을 기다린다.산길은 여전하게 가랑잎이 수북하며 그러한
행색의 산길에는 울멍줄멍 크고 작은 바위들이 산길을 막아서기도 한다.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봉우리에는 널찍한 헬기장이 닦여 있다.해발743.7m봉이다.743.7m봉에서는 좌측 북서
방향인 지릅재(1.9km)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기도 하다.지릅재를 거쳐 주월산으로의 산행
을 이어갈 수 있는 산길이다.헬기장봉에 지릅재 갈림봉이기도 한 해발743.7m봉을 뒤로하면
맞은 쪽 건너 편으로 삼각꼴의 멧부리가 눈에 들어오는데 해발825m의 박달산(朴達山)이다.
크고 작은 바위들과 수북한 가랑잎의 가파른 치받잇길을 헐떡거리며 올려치면 해발825m의
박달산 정상은 저만치에서 좀 더 발품을 보태라고 다그친다.한차례 더 가파른 비탈을 내려
서고 헐떡헐떡 가풀막진 치받잇길을 다시 올려치면 비로서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825m
의 박달산 정상이다.박달산 정수리 한복판에는 충청북도 괴산군에서 세워놓은 사각의 아담한
검은 빗돌이 이곳이 박달산 정상임을 알리고 있다.그리고 그 옆으로는 1982년에 복구된 삼각
점이 의젓하게 자리하고 있고, 또 그 곁에는 '大韓民國國旗揭揚臺(대한민국국기게양대)'라고
새겨진 표석이 자리를 잡고 있기도 하다.
산불감시카메라를 장착한 철탑까지 한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박달산 정상을 뒤로하는 산길
은 급경사의 내리막이다.수북한 가랑잎의 가파른 비탈을 구르듯이 내려서면 말안장 같은 사거
리 안부가 기다린다.동골재다.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동골재의 좌측은 추점리(70분) 쪽이고,
우측은 무심사와 증자동(35분) 방면의 등하행 산길이다.동골재를 뒤로하는 오르막 치받잇길
도 가파르게 꼬리를 잇는다.가파른 오르막이나 내리막이나 수북한 가랑잎만이라도 없었으면
힘이 덜 들텐데 막무가내로 가랑잎은 산길마다 수북하기만 하다.그러한 행색의 가풀막진
비탈을 헐떡거리며 올려치면 모든 잎사귀를 떨궈버린 상수리 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이 차지
하고 있는 해발778.9m봉이다.
동골재
778.9m봉을 내려서는 산길도 가파르긴 마찬가지다.수북한 가랑잎으로 내딛는 발걸음은 여간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자칫 삐끗하면 엉덩방아를 찧게 되고 곤두박질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숨을 고를 만한 여유의 산길이 한동안 이어진다.산길은 벌거벗은 수목들의 헐거운
숲이고 산길은 가랑잎만이 수북하다.건조한 가랑잎 밟는 소리가 적막하기만한 숲속으로 요란
스럽게 퍼져 나간다.20여 분 숨을 고르고 땀을 들인 뒤에 오르게 되는 붕긋한 멧부리,해발686
m봉이다.널찍한 공터의 여유가 있는 686m봉에서 지맥은 좌측의 9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
686m봉을 넘어서면 아름드리 노송들이 끌밋한 몸매를 자랑하는 숲길이다.지맥은 시계방향
으로 비스듬한 궤적을 그리며 이어지는데,산길은 좌측 편으로 더 잘 나 있다.gpx의 '경로이탈
알람'이 연신 경고사인을 보낸다.선답자들의 대부분도 나와 같은 발걸음을 했다가 제대로의
지맥으로 다시 붙었는지 산길은 경로이탈 쪽이 오히려 잘 나 있다.아름드리 노송들이 갈마들
며 꼬리를 잇는 지맥의 산길로 30여 분 발걸음을 하면 역시 아름드리 노송들이 온통 차지하고
있는 해발457.5m봉우리에 오르게 된다.저 아래 쪽으로 지맥을 가로지르는 구불거리는 도로가
실배암처럼 고개를 넘고 있다.
인동장가의 묘역을 지나면 곧바로 왕복2차선 도로로 지맥은 꼬리를 드리운다.괴산군 장연면
오가리 쪽과 칠성면 태성리 방면 사이를 잇는 517번 지방도로가 넘나드는 고개인 해발330m의
솔치재다.지맥은 솔치재 고갯마루 건너 편으로 꼬리를 잇는다.그런데 그쪽으로는 개인 농장이
차지하고 있어서 이동이 불편한 모양이다.그러한 까닭으로 그곳으로의 이동을 하지 못하고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삼사백 미터쯤 이동을 하면 도로 좌측으로 솔치마을 입구가 나오는데,
솔치마을을 거쳐서 지맥으로 붙는 방식으로 산행은 이어진다.신선지맥의 산줄기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솔치마을 한복판을 지나는 양회임도를 곧장 따르면 맨 마지막 농가 앞을 지나
게 된다.
'솔치재농원'이라고 써 있는 입간판의 농가 바깥에 묶여 있는 네 마리의 똥개들이 악다구니
처럼 짖어댄다.집주인은 출타중인지 얼굴도 비죽대지 않는다.요란한 똥개들의 악다구니를
그러거나 말거나 뒤로하고 솔치마을에서 지맥을 가로질러 고개너머 당아재 마을을 넘나들 수
있는 잘록한 안부 고갯마루에서 지맥은 우측의 가파른 오르막이다.꺽다리 소나무들이 그들
먹하고 가랑잎과 솔가리가 수북한 치받잇길은 가풀막지다.쉴 틈 없는 급경사의 치받잇길을
20여 분 올려치면 아름드리 노송들이 지키고 있는 둥긋하고 다소 기름한 멧부리에 오르게
된다.솔가리가 수북하다.
솔치재 고갯길
솔가리가 수북한 아름드리 노송의 멧부리에서 지맥은 좌측의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낙엽 밟는 소리만이 공허하게 울려퍼지는 산길이고,수북하게 쌓여있는 가랑잎
밑에는 울퉁불퉁한 크고 작은 돌과 바위들이 숨을 죽인 채 산객들의 헛점을 기다리고 있다.
500여 미터쯤 발걸음을 하면 오르게 되는,아름드리 굴참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식솔들이 헐겁게
자리하고 있는,베개처럼 다소 기름한 봉우리가 해발742.7m봉이다.742.7m봉을 뒤로하고 행색
이 어상반한,아름드리 노송 두어 그루와 걸때가 엇비슷한 참나무들이 성기고 헐거운 멧부리를
넘어서고 굵직한 몸통의 수목들이 기다랗게 토막이 난 채로 널부러져 있는 붕긋한 봉우리를
거푸 넘어선다.
바람 결에 묻어있는 차량들의 엔진 굉음이 귓전을 두드리기 시작한다.물푸레 나무의 숲을
지나고 두 아름은 돼 보이는 굴참나무의 곁을 지나기도 한다.웅웅거리는 차량들의 엔진소리
도 볼륨이 좀 높아졌다.바로 지금 내가 서 있는 땅밑으로 지나가는 중부내륙고속도로상의
장연터널을 들락날락거리는 차량들의 숨가뿐 소리인 것이다.허우대가 엇비슷한 신갈나무
와 노송 두어 그루가 차지하고 있는 봉우리를 오르고 그 봉우리에서 한차례 더 발품을 보태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744.7m봉이다.정수리 한복판은 1979년에 재설된 삼각점이 차지
하고 있는 삼각점봉이다.
가풀막진 오르막은 수북한 가랑잎으로 더욱 오르기가 힘겹고 급경사의 내리막 산길도 수북
하게 내려앉아 있는 가랑잎으로 매우 조심스럽기만 하다.오르막이나 내리막이나 힘겹기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으니 체력은 시간이 갈수록 뚝뚝 떨어져만 간다.게다가 타들어가는
갈증을 잠 재우려면 물이 필요한데, 한정된 테두리 안의 물이 마냥 그대로 남아 있을 리가
없다.준비한 물통의 식수가 간당간당거린다.철쭉과 진달래 등의 관목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둥긋한 멧부리를 넘어서면 큰 삿갓 모양의 멧부리가 시야 가득 들어온다.한차례 또
팥죽땀과 헐떡거림이 필요할 것 같은 멧부리가 아닌가.
미끌미끌거리는 가풀막진 오르막 비탈을 애면글면 올라서면 보기보다 정수리 일대는 베개처럼
기름한 행색이다.정수리를 차지하고 있는 수목들은 대부분이 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이고
꺽다리 소나무 두어 그루가 함께 하고 있는 해발678.2m봉이다.678.2m봉을 뒤로하고 오르는
봉우리도 거개가 행색은 어상반한 멧부리들이다.숲은 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의 숲인
만큼 산길은 가랑잎만이 수북하다. 수십 년의 수령은 됨직한 해묵은 노거수 서너 그루가 마치
수문장처럼 길목을 지키고 있는 말안장 같은 안부를 만나게 된다.서낭당처럼 생긴 안부를
뒤로하고 비탈을 기신기신 올려치면 꺽다리 소나무와 신갈나무 등이 한데 어울려 있는 둥긋
하고 다소 기름한 멧부리에 닿게 된다.해발585.7m봉이다.
제금터
해발585.7m봉 한복판에는 1973년에 재설된 삼각점이 자리하고 있는 삼각점봉이다.585.7m의
삼각점봉을 뒤로하는 가파른 내리받잇길을 내려서다가 한차례 미끄러져 나뒹구는 사태를
만나게 된다.다행히 넘어지는 주변에 돌이나 바위가 없는 게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했다.넘어진 참에 주저앉아 타들어가는 갈증을 다스려야 한다.물통을 꺼내
보니 어지간하게 남아 있을 줄 알았던 식수가 한모금도 채 되질 않는다.그거라도 핥을 듯이
마른 입에 털어 붓는다.저 앞으로 병풍처럼 펼쳐있는 탁사등봉이 거만한 자세로 이러한 꼴의
산객을 지그시 굽어보고 있다.
나중의 갈증이야 어찌됐든 우선 타들어가는 목은 어쩌겠는가.목을 대강 축이고 발걸음을
하면 탁사등봉을 오르기 전의 넉넉한 안부가 기다린다.gpx의 트랙상에는 이곳을 제금터라고
표시하고 있는 안부다.제금터가 무언가? 이름에 얽힌 유래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산돼지만한
금덩이가 붙어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돌진한다는 의미로 저돌적일 때는 저(猪)
로,돼지고기(제육)볶음을 의미할 때는 제(猪)로 발음하듯이 제금터(猪金峙)로 작명이 된 듯
하다고.제금터를 뒤로하는 수북한 가랑잎의 가풀막진 오르막은 팥죽땀을 곱으로 요구하고
헐떡거림을 휘모리 장단보다 더 거칠도록 다그치고 또 다그친다.
시원한 물 한모금이라도 타들어가는 목줄기를 잠시잠깐 축여 준다면 금새라도 다람쥐처럼
올라설 것 같은데, 심장의 힘찬 고동과 무릎의 탄력은 그 기대에 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그렇다고 딱히 어느 누가 내 손을 이끌어주거나 등을 밀어 주겠는가.연신
팥죽땀을 훔쳐가며 기신기신 애면글면 가풀막진 치받잇길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707m의 탁사등봉이다.탁사등봉 정수리 한복판에는 가근방의 오삼 산악회에서 세워놓은
사각의 검은 빗돌이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정수리 한켠에는 크고 작은 돌들로 내벽을 두른 둥근 구덩이가 하나 있는 데 무슨
용도로 쓰였던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이 탁사등봉에서 지맥은 좌측의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는다.앞으로 가야 할 지맥의 줄기가 이제는 내려다 보인다. 업다운이 크지
않고 다소 밋밋한 내리받잇길이라고 할 수 있겠다.탁사등봉을 뒤로하고 100여 미터쯤 발걸음
을 하면 둥긋한 멧부리에 오르게 되는데 이 곳에도 탁사등봉에서 보았던 구덩이가 또 자리하고
있다.옛적의 군사시설인 석성의 진지는 아닌지 모른다.시나브로 고도는 낮아지고 봉우리도
언덕처럼 부드럽다.꺽다리 노송들의 언덕 같은 봉우리를 넘어서고 누렇게 물 든 이파리의
낙엽송의 숲길도 갈마들며 이어진다.그런 뒤에 득달하게 되는 고개가 오늘의 날머리 소조령
이다(15시50분).
지금은 땅밑으로 소조령 터널이 뚫려있어 한가로운 옛길의 처지로 변했지만 터널이 건설되기
이전의 한창 때에는 충청도와 경상도를 잇는 주요한 길목이었던 화려한 시절도 있었던 고개다.
-오늘 구간은 도상거리가 16.3km에 불과하지만 실제의 산행거리는 대충 19km남짓이다.산행
시간도 선두팀이 7시간 남짓이 걸렸으며 후미팀은 그보다 한두 시간이 많은 8시간 이상이
걸렸다.당일 산행으로는 버거운 거리였으며, 한두 달 전이라면 언감생심이 아닐 수 없는 구간
이었다.맨 뒤의 후미팀이 산행을 마무리 할 무렵은 해가 서산으로 넘어간 저물녘이다.남쪽 하늘
저멀리 가운데쯤에 나볏한 반달이 덩실하다. (2018,11/15)
(아래)신선지맥 지도2 솔치재-합수점(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아래)신선지맥 지도1 마역봉-솔치재(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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