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층 엘시티(해운대관광리조트)가 착공식을 가짐으로써 부산이 명실공히 '마천루의 도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마린시티 초고층 아파트들을 포함해 국내 초고층 건물이 즐비한 상황에서 101층 건물까지 들어서면 부산은 확실하게 마천루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100층을 넘는 건물이 없다. 2011년 완공한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에 있는 두산위브더제니스가 80층(301m)으로 가장 높다. 이전에는 서울 여의도 63빌딩(지상 60층, 249m)이 한국을 대표하는 초고층이었다.
현재 시공 중인 건물 가운데는 서울 송파구 잠실의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가 123층(553m)으로 가장 높다. 현재 공정률은 50%에 육박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100층 건물 건립에 도전이 많았다. 상암DMC 랜드마크와 서울 용산 드림타워 사업은 공중분해됐다. 부산에서도 솔로몬그룹이 해운대 센텀시티에 108층(450m) WBC 솔로몬타워를 건립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중구 중앙동 107층(510m) 롯데타워는 지난해 터파기 공사를 시작했지만 지상층 공사는 지지부진하다. 롯데가 이 건물에 수익성 보장을 이유로 주거기능을 추가하려 하지만 부산해양항만청이 공유수면 사용을 불허해 답보상태이기 때문이다.
100층 이상 초고층 건물 건립 계획 중 유일하게 남은 엘시티가 지난주 험난한 항해를 위한 뱃고동을 힘차게 울렸다. 매출액 기준 세계 최대 건설사인 중국의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와 손을 잡고 3조 원대의 메가프로젝트를 향해 돛을 펼쳤다. 엘시티는 오는 2018년 완공된다. 이렇게 되면 2016년 완공되는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국내 두 번째 높은 건물이 된다.
부산이 100층 이상 건물 착공은 서울에 선두를 빼앗겼다. 하지만 50층 이상 또는 높이가 200m 이상인 초고층 건물 수에서 부산은 서울을 제치고 전국에서 1위에 올랐다. 부산시 조사 결과 전국에는 모두 69개 동의 초고층 건축물이 있고, 이 중 부산에 전체의 36%에 해당하는 25개 동이 있다. 지역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의 초고층 건축물이 16개 동인 것을 감안하면 부산은 이미 '마천루의 도시'인 셈"이라면서 "엘시티가 완공되면 부산은 국내 마천루 중심도시로서 도시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늘 가까이' 전세계 높이 각축전…국내 마천루 경쟁 부산이 주도
국내외 초고층 건축물 비교
- 국제신문
- 최현진 기자 namu@kookje.co.kr
- 2013-11-01 23:37:17
- / 본지 3면
# 해외
- 160층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 828m 높이 타의추종 불허
- 100층 전후 건물 잇단 건립
# 국내
- 80층 두산위브더제니스 1위
- 부산국제금융센터 내년 준공
- 123층 롯데월드타워 건축중
- 랜드마크 넘어 관광지 각광
토목과 건축 공법이 발전하고 도심 내 개발용지가 부족해지면서 세계 각 도시들은 높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흔히 마천루라고 불리는 랜드마크 건축물 신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상 50층 이상을 초고층 건물이라고 부른다. 주로 오피스와 호텔, 주거용 등 복합 용도 건물로 개발된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공사비 때문에 완공하는 사례는 드물다. 초고층 건물에 도전한 기업은 대부분 쓰러졌다.
■세계의 초고층 경쟁
현존하는 건물 중 하늘과 가장 가까운 것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있다. 160층 828m에 달하는 부르즈 할리파이다. 부르즈는 탑이라는 뜻이고, 할리파는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의 이름을 딴 것이다. 개장하기 전 명칭은 버즈 두바이였다. 2004년 9월 착공해 38개월 만인 2008년 4월 지상 630m에 도달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됐다. 나머지 부분은 첨탑이다. 2009년 10월 완공해 이듬해 1월 개장했다.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참여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3일에 1층씩 올리는 첨단 공법으로 이목을 끌었다. 공사비는 15억 달러. 연면적은 33만4000㎡에 달한다. 상업·주거·오락기능이 섞인 대형 복합시설이다.
다음으로 높은 빌딩은 지난해 완공한 사우디아라비아 소재 알베이트 타워로 95층 588m이다. 첨탑을 포함하면 601m이다. 7개 건물로 구성된 이 타워는 주로 호텔 용도로 사용한다. 해마다 메카를 방문하는 이슬람 순례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목적이다. 연면적 31만 ㎡. 2004년에 착공해 8년 만에 완성했다.
3위는 2003년 11월에 완공된 타이베이금융센터로 101층 508m(첨탑 포함)이다. 101층이어서 일명 타이베이101로 불린다. 첨탑 높이는 60m에 달한다. 타이완의 주요 은행과 보험사, 증권거래소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1999년 공사를 시작했다. 총 2조500억 원의 공사비가 들었다. 엘시티와 층수는 같지만 첨탑 때문에 높이는 97m가 높다. 높이는 부르즈 할리파보다 낮지만 연면적은 41만2000㎡로 더 넓다. 이 건물에 사용된 철근은 10만6000t에 이른다. 쇼핑센터, 일반 사무실, 전망대 등으로 구성된다. 삼성물산이 시공했다.
4위는 중국의 건물이 차지했다. 상하이에 있는 세계금융센터로 101층 492m이고 첨탑은 없다. 1997년 공사를 시작해 2008년 완공했다. 특이한 외관 때문에 '병따개'라는 별명이 붙었다. 엘시티 시공을 맡은 중국건축공정총공사가 시공을 담당했다. 안에는 상하이 증권사를 비롯해 각국의 금융기관이 입점해 있다.
5위 건물은 홍콩에 있는 국제상업센터로 118층 484m이다. 리츠칼튼호텔이 가장 높은 15개 층에 입주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텔이다. 2002년에 공사를 시작해 2010년에 완공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타워(88층, 452m)를 5위권 밖으로 밀어냈다.
■국내 초고층 부산이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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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제2롯데월드인 '롯데월드타워'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오는 2016년 완공예정인 123층, 높이 553m의 롯데월드타워 공정률은 50%이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국내에서는 지상 73층 높이 264m의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Ⅲ(2002년 완공)가 가장 높았으나 2011년 부산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80층 301m) 주상복합아파트에 자리를 내줬다. 3위는 지상 69층 256m의 서울 목동 하이페리온이다.
업무용 건물로는 서울 여의도 63빌딩(60층 249m)이 가장 높다. 하지만 이것도 조만간 부산의 문현혁신도시 내 부산국제금융센터보다 낮아진다. 내년 6월 완공 예정인 국제금융센터는 63층 높이 289m이다. 서울 63빌딩보다 40m나 더 높다. 단숨에 전국 3위로 뛰어오른다. 최근 옥상공사를 마친 상태로 최고 높이에 다다랐다.
2016년이 되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가 국내 대표 마천루의 자리를 차지한다. 123층 553m다. 하지만 최근 안전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삐걱거리고 있다. 오피스텔과 호텔, 전망대로 구성된다.
2018년 엘시티(101층, 411m)가 계획대로 완공된다면 국내에서는 두 번째 높이에 해당한다.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제대로 건립된다는 가정하에서다.
초고층 건물은 해당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관광객이 꼭 들르는 필수 관광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80년 전에 건립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전망대 운영만으로 한 해 700억 원대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수욕장을 빼면 내세울 게 없는 부산 관광 인프라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초고층 사업은 지역 부동산 시장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부동산투자이민제를 통해 거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부산의 랜드마크를 외국 기업이 시공한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초고층 건축물 순위 |
1위 |
두산위브 더제니스 |
해운대구 마린시티 |
80층 |
301m |
2위 |
아이파크 |
해운대구 마린시티 |
72층 |
298m |
3위 |
포스코 더샵 센텀스타 |
해운대구 센텀시티 |
60층 |
225m |
4위 |
더샵 센트럴스타 |
부산진구 부전동 |
58층 |
215m |
5위 |
벽산 아스타 |
동래구 온천동 |
엘시티 건축 특징은- 태풍·강진 견딜 수 있게 특수 설계…편의시설도 매머드급
30층마다 피난 안전구역 설치, '벨트 철골'로 재해 저항력 높여
- 국제신문
- 최현진 기자
- 2013-11-01 23:34:33
- / 본지 3면
- 건물 곳곳에 온천수 공급하고 - 전망대에는 스카이워크 설치 지난달 28일 착공식을 가진 101층 엘시티(해운대관광리조트)는 세계 첨단 토목과 건축기술을 구현한 초고층 건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운대해수욕장은 강풍이 잦고, 일본과 가까워 지진에 노출돼 있다. 이를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설계가 반영됐다. 한마디로 엘시티는 방재시설도 매머드급으로 갖출 전망이다. 높이가 411m에 달하는 랜드마크 타워는 물론 주거 타워 2동도 333∼339m로 초고층이어서 화재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외부 지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엘시티 설계에 참여한 삼우설계에 따르면 30층마다 피난 안전구역을 설치하고 비상계단을 2개 갖추는 데 이는 초고층 건물 설계의 기본이다. 가장 안정적인 삼각형 구조를 적용하고 30개 층마다 강도가 센 철골로 만들어진 벨트(아웃리거벨트월)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태풍과 지진에 대한 저항력을 높였다. 역도선수가 허리벨트를 착용해 힘을 강화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국내 관측 기록이 없는 진도 7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된다. 지진계, 풍향계, 풍속계까지 갖춘 종합방재센터 3개가 비상사태 시 서로 원격 조정이 가능하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또 불이 났을 때 해당 층에서는 연기를 강제로 배출하고 위·아래층은 압력을 대폭 높여 연기가 확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샌드위치 가압방식'이 도입된다. 이와 함께 스프링클러 등에 물을 공급하는 배관을 이중으로 깔고 법적으로 20분 이상 쓸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소화용수도 최장 3시간까지 확보하기로 했다. 게다가 불이 외벽을 타고 상층부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화재 발생 때 창에 수막을 형성하는 '윈도 스프링클러'를 설치한다. 엘리베이터는 소음을 줄이면서 전망대 도달 시간을 빨리하는 3단 조닝 시스템을 도입한다. 저속 중속 고속 엘리베이터를 따로 두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고속으로 이동해도 소음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엘시티 측의 설명이다. 랜드마크 건물에 43개, 주거동에 32개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 외벽은 두꺼운 커튼 월로 시공해 바람의 영향을 줄이고, 냉난방이 잘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건물 곳곳에 온천수를 공급하는 것도 엘시티만의 자랑거리다. 전망대에는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아찔한 스카이워크를 도입한다. 85층의 아파트에는 최첨단 음성인식시스템을 구축한다. 삼성전자의 세라(SERA) 시스템을 도입하는 스마트홈시스템은 실내 가전 등 각종 시스템을 음성으로 제어한다. 심지어 호텔 리무진도 호출할 수 있다. 주차장 내에는 전기차 충전소도 배치한다. 엘시티 기술본부장인 이광재 부사장은 "세계에서 초고층 시공 경험이 가장 많은 건설사가 시공하는 만큼 공기를 단축하면서도 튼튼한 건물을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시티는 101층(411m) 랜드마크 건물과 85층(333m) 주거동 2개 등 총 3개 동으로 구성된다. 엘시티는 6만5934㎡의 대지에 건축면적은 3만5457㎡에 달한다. 연면적은 무려 66만 ㎡로 세계에서 가장 넓은 초고층이 된다. 2018년까지 총 3조4000억 원을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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