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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 제주도하면 나는 경쾌한 음악 성시경의 "제주도의 푸른밤"이 떠오른다.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을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이제는 더 이상 얽매이긴 우리 싫어요.
신문에 티비에 월급봉투에
아파트 담벼락보다는
바달 볼 수 있는 창문이 좋아요.
낑깡밭 일구고 감귤도
우리 둘이 가꿔 봐요.
정말로 그대가 외롭다고 느껴진다면
떠나요! 제주도 푸른 밤 하늘 아래로
떠나요! 둘이서 힘들게 별로 없어요.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그동안 우리는 오랫동안 지쳤잖아요
술집에 카페에 많은 사람에
도시의 침묵보다는
바다의 속삭임이 좋아요
신혼 부부 밀려와
똑같은 사진 찍기 구경하며
정말로 그대가 재미없다 느껴진다면
떠나요 제주도 푸르매가 살고 있는 곳!
# 목동아파트 출발전
♣ 오늘은 경인년 새해 둘째주 토요일이다.
엇그제 제야의 종 타종식을 봤는데 벌써 9일이나 흘러버린 것이다.
이제는 정말 세월의 흘러감이 눈에 보이는 것 같다.
♣ 전날 퇴근후에 제주도 한라산 등산및 여행시 필요한 등산용품이랑 비품등을 준비해서 베낭에 넣어두고 아침6시에
모닝콜을 맞추어 놓고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아침 7시반에 옆지기랑 같이 목동아파트로 갔다.
♣ 목동아파트 14단지앞에는 벌써 세빈고속관광버스가 도착하여 있었다.
나는 옆지기 차에서 내려서 베낭을 들고 세빈고속관광버스를 타고 중간쯤에 자리를 잡았다.
잠시후 목일산악회 회장님이 오시길래 인사를 드리고 이재홍씨랑도 인사를 하였다.
♣ 오늘 동백관광의 정요섭기사는 왜 안왔냐?고 물으니 목일산악회에서 버스1대와 목동산악회와 양목산악회에서
버스1대등 모두 2대의 버스가 목포항까지 간단다.
♣ 버스에 타고 자리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옆지기가 헐래벌떡 뛰어와서 버스에 탔다.
어!
옆지기가 제주도에 지금 같이 간다고하면 버스는 그럭저럭 타고 간다고해도 배표와 비행기표를 예약을 안해서
못갈텐데...
하면서 옆지기에게 다가가니 아침일찍이라 상가주차장에 주차할곳이 없어서 투싼을 목동14단지아파트에 주차를 해놓았는데
(목동상가와 아파트소유의 차량은 서로서로 주차공간이 있을때 교환주차할수있도록 교환스티커를 받아놓음)상가주차장에
주차할자리가 생겼는데 41년만에 최대폭설이 내려서 상가주차장은 아직도 눈이 많이 있어서 미끄러워서 투싼주차를
잘 못하니 나보고 대신 하란다.
♣ 우리부부는 선착순이나 무슨일을 할때면 손발이 잘 맞는다.
나는 목동아파트로 뛰어가면서 옆지기에게 상가주차장 자리를 맡아 놓으라고 하였다.
내가 차를 가지고 왔는데 상가주차장에 누가 차를 주차해버리면 얼마나 큰 낭패인가!
♣ 나는 상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주고 세빈고속관광버스에 승차를 하였다.
♣ 그런데 목일산악회 운영위원님들도 또한 예전에 같이 등산을 하던 목일산악회 회원들도 눈에 띠지않고 더구나 언제나
산행때면 일찍 나오셔서 회원들을 일일이 챙겨주시는 회원님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 꼭 같이 갈것만같은 목일산악회 회원들이 안보이니까 혹시 정요섭기사의 동백관광버스를 타고 있는가?
아니 그것도 아니다.
목동아파트에서 출발하는 차를 놔두고 일부러 목동산악회 회원들있는 그곳까지 가서 굳이 그 버스를 타고 갈리는 없었다.
아뭏튼 궁금하였으나 그런 궁금중을 뒤로 하고 버스에서 내려서 밖에 서있으니 파주에 사시는 분과 이원화회원그리고
미스터후가 오시길래 같이 버스를 타고 내 옆자리에는 미스터후가 타시고 그 옆에는 파주에 사시는 분과 이원화회원이
자리를 잡았다.
♣ 버스를 둘러보니 영등포구청에 다니시는 과장님부부와 새벽길부부등 몇분만 안면이 있고 모두들 낯선 얼굴들이었다.
저 분들이 모두 한라산 등산을 할것인가?하는 의문이 생겼으나 옷차림을 보니 등산복장을 갖추고 계셨다.
♣ 이윽고 아침8시가 조금지나자 버스는 목동아파트를 출발하였다.
♣ 목일산악회 회장님은 이번 2박3일 제주도 한라산 등산은 여행사가 주도하나 여행사에서는 정해진 식사와 관광만을
제공하므로 별도로 목일산악회에서 준비한 생수를 2개씩,요쿠루트1개,귤2개,떡1개,쵸코파이1개,계란2개등을 이재홍씨와
같이 회원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 이어서 목일산악회 회장님은 인사말씀에서 요즈음 서울은 41년만에 많은 눈도 내리고 기온도 영하14~15도를
넘나들면서 아주 추웠는데 목일산악회는 귀족산악회라 우리가 제주도 한라산에 가는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2박3일동안은
날씨가 풀리고 화요일부터는 다시 추워진다고 하셨다.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목일산악회에서 등산을 갈려면 비가 오다가도 그치는것을 몇년동안 목일산악회를 따라다니면서
느꼈다.
또한 이번 한라산 산행에서는 희망자가 많아서 회원분들이 한분이라도 더 많이 참가할수록 하기위하여 목일산악회 운영진등
많은 분이 양보했다는 말씀도 하셨다.
# 목동아파트 출발
♣ 우리관광버스는 목포로 갈려면 서부간선도로를 거쳐서 서해안고속도로로 가야할텐데,경인로를 타고 동양공전앞으로 갔다.
우리 관광버스 기사님이 초행길이라 길을 잘 몰라서 그런가?
잠시후 버스는 경인로를 거처서 오류동 동부제강근처에서 멈추었다.
♣ 나중에 알고보니 동백관광과 같이 가면서 무슨 물품을 실으려고 이쪽으로 온것 같았다.
동부제강근처에서 동백관광에 탔던 회원들이 몇분이 우리차로 오셨다.
♣ 그러나 우리차도 좌석이 이미 모두차서 그분들은 버스통로에 일회용 좌석에 앉아서 가면서 이렇게 목포항까지 어떻게
가느냐고 불편들을 호소하자 오늘의 임시 여총무님께서 잠시만 기다리면 물품들을 쌓아둔 빈자석을 비워드릴테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양해를 구하셨다.
# 휴게소 경유
♣ 우리버스는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화성휴게소에서 잠시휴식을 취하였다.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휴게소에서 생음악으로 노래를 부르는 이가 있어 노래를 잘부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버스에 타고
출발하면서 자세히 봤더니 "수와진"이라는 가수였다.
"수와진"은 1962년생 쌍둥이로서 "새벽아침"이 데뷰곡이며 "파초"가 대표작이다.
한때는 KBS신인상을 타면서 유명한분들이 저렇게 휴게소에서 심장병어린이돕기와 불우한 이웃을 도우려고 자선콘서트란
프랑카드를 붙여놓고 오가는 이들이 눈여겨 보지않는 초라한 공연을 한다는게 쉽지않은 일이리라!
버스를 타기전에 좀 더 가까이 가서보고 알았드라면 CD를 사주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 우리차는 군산휴게소와 고인돌휴게소를 거쳐 목포에 도착하였다.
오면서보니까 우리나라 전체에 어찌나 많은 눈이 내렸는지 온 세상이 온통 하얀색 물감으로 칠해 놓은듯했다.
다른 해 같으면 서울에서는 많은 눈을 보기가 힘들어서 제주도 한라산에서의 많은 눈이 기대될텐데 올해만은 서울에서도
흰눈을 지겹도록 실컷 봤기때문에 남한에서 가장높다는 한라산에 눈구경보다는 정상에 올라갈 걱정만 들었다.
# 목포에 도착
♣ 목포는 남쪽지방이라서 눈이 별로 안내렸는지 길가에 눈이 쌓여있지 않았다.
목포에 도착하자 여행사 가이드가 나와서 우리를 식당으로 안내했다.
♣ 식당은 1층과 2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밖에다가 베낭을 두고 점심식사를 하였다.
상차림은 이미 되어있어서 꽃게탕이 끓고 있었다.
그러나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여행사들이 제공하는 식사는 별로다.
요금표를 보니까 백반이 6,000원이라고 씌어 있었으나 값을 절반정도 깍아야할 정도의 초라한 상차림이였다.
♣ 나는 미스터후와 같이 앉았는데 미스터후는 반주로 소주를 찾았으나 식당에서는 제공되지 않는다고하자 우리일행인
목동산악회인지, 양목산악회인지 어느 여성회원이 소주를 한병 꺼내서 미스터후에게 따라주었는데 거리가 멀어서 내가
소주잔을 대신받았다.
소주잔을 받아서 미스터후에게 드리고 나는 밥을 먹을려니 그여성분은 내게도 잔을 내밀며 갑자기 "소주한잔 받아보지"
하는소리에 깜짝 놀라서 다시 내가 쳐다보니 나에게도 소주를 한잔 따라주면서 "마셔보지"하는게 아닌가!ㅋ
여행이란?
알지 못하든 사람들을 만나고 낯선곳에서 여기저기 숨겨놨던 즐거움이 갑자기 샘솟는 기분!
이제야 집을 떠나 낯선곳으로의 여행을 왔다는 실감이 났다.ㅋ
# 퀸메리호에 승선
♣ 우리는 목포항에서 쾌속선을 타고 제주도로 가는것을 기대했었는데,그게 아니었다.
우리는 오후2시반에 퀸메리호를 타고 저녁8시에 제주항에 도착한다는 것이었다.
♣ 하긴 목포에서 제주항까지는 먼 거리다.
옛날에는 나쁜 죄를 지은 죄인들을 귀양보내든 곳이다.
그래도 오늘 밤안으로 제주항에 도착한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하면서 배에 올라 탔다.
♣ 배에 올라타니 우리의 좌석은 3등석이었다.
1등석은 아마 2명정도 타는것 같았지만 보지는 못했고.2등석은 열명쯤 타는 방처럼 되어있었다.
배의 이리저리를 돌아보니 먼저 승선한 2등석의 손님들은 술파티가 이미 벌어지고 있었다.
♣ 우리는 처음 1층 3등석에 자리를 잡았는데 다 큰 어른들이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창문이 있는곳에 자리를 잡으려고 이리저리
뛰었다.
사진찍느라고 늦게 배에 탄 나는 창문자리를 차지못하고 배통로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데 잠시후 우리자리가 잘못
되었다면서 모두들 2층 3등석으로 올라가라고 하였다.
♣ 아직 등산화를 벋지못한 나는 다른사람에 비해 빨리 2층으로 올라가서 이번에는 창문옆에 자리를 잡았다.
모두들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늦게 올라오신 영등포구청 과장님 사모님이 내옆자리에 오시자 나는 자리를 양보하고 밖으로 나가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었다.
♣ 배안에서 보다 배밖에선 훨씬 더 배밖의 풍경이 잘 보이는데 좀 춥기는 했다.
♣ 이윽고 배가 서서히 출발하기 시작했다.
몇년전에 옆지기랑 홍도에 갔었는데 그 배는 엄청나게 빨랐었는데 이 배는 천천히 가는 것을 보니까 오늘중으로 제주항에
갈수있을지도 의문이었다.
♣ 배속에 갇혀있으니 딱히 할수있는 일도 없었다.
그래서 사진을 찍다가 잠을 자다가를 반복 하였다.
♣ 주위를 돌아보니 다른산악회에서는 술안주거리를 장만해서 여기저기서 술파티를 벌이고 있었으며 특히 노란모자를 쓴
남자회원은 신발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휴지를 얼굴에 감고 고추장으로 피가 나는 것처럼 하는등 인기 만점이었다.
♣ 자다가 일어나니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이미 밖은 어두워 졌고 멀리서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마도 제주항인듯 싶었다.
# 제주항에 도착
♣ 제주항에 도착해서 하선을 하니 제주도 가이드가 나와서 숙소로 안내할 버스를 타라고하였다.
제주도에서 우리를 안내할 버스는 모두 3대인데 1대는 제주도 한라산 정상을 등반하는 팀,또 1대는 한라산 1,700m고지만
등반하는팀 그리고 또하나는 마라도 여행을 하는 팀으로 나누니 손을 들라고 하였다.
♣ 버스에서 낯선사람중에 매월 목일산악회 산행에서 만나는 미스터후와 파주에 사시는 분그리고 이원화회원등과 자연스레
같이 움직이는 한조가 되었다.
파주에 사시는분은 한라산에 전에도 와본 분으로 백록담 정상에서 관음사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알고 왔는데
여행사에서 편리한 성판악코스(성판악-한라산 백록담-성판악)의 원점산행코스를 택했다고 불만이셨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들만의 등산을 하기로 결정하고 관음사로 하산하여 성판악으로 택시를 타고 오기로 했다.
♣ 이윽고 우리를 이틀동안 재워줄 뉴 월드 호텔에 도착했다.
먼저 저녁식사를 한식부페식으로 하고 늦게 식사를 마친 우리가 맨나중에 방배정을 받았다.
♣ 같이 온 부부들은 한방을 주고 남자또는 여자는 6명씩 짝을지어서 재운다는데 우리는 맨나중이라 3명이 방배정을 받았다.
# 제주도에서 첫날밤
♣ 제주도에는 신혼여행때 와본 기억이 난다.
1980년 12월24일날 우리는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왔다.
그 이후로도 나는 업무상으로 비행기도 여러번 탔으나 옆지기에게 여행을 자주 못시켜주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올 연말연휴에는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으로 여행을 계획중이다.
♣ 우리방은 1912호였는데 나는 19층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9층이었다.
나는 미스터후와 사진작가분과 셋이서 방 배정을 받았다.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나니 미스터후는 술한잔하러가자며 파주에서 오신분과 이원화회원에게 전화를 하셨다.
파주에서 오시는 분과 미스터후는 집안끼리 왕래도 하고, 남편과도 20년지기 친구분이라고 하였다.
♣ 낯선 제주도에서 술한잔도 좋겠지만 사실 내일 올라갈 한라산의 높이가 1,950m로 만만치 않아서 사실 겁이 나기도 하였다.
그래서 세분이 다녀오시지요!하고 발을 빼자 무슨소리냐?며 미스터후가 화를 내셨다.
할수없이 옷을 입고 바로 아래층에 있는 이원화회원방으로 가서 문을 두드리니 조금있다가 내려갈테니 1층으로 먼저
가 있으라고 했다.
미스터후와 나는 1층에서 하릴없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여자분들을 기다렸으나 아무리 기다려도 내려오지않았다.
화가 난 나머지 미스터후가 우리끼리만 가자고 하였다.
그래서 우리 둘이만 호텔을 나섰다.
♣ 호텔을 나서니 제주도는 관광지라 그런지 우리호텔주변에는 호텔과 모텔이 즐비하게 있었고 그사이사이에 음식점과
편의점등이 있었다.
♣ 우리는 회집으로 가서 수족관을 보니 횟감들이 별로 없었다.
그러자 제주도에 왔으니 토종흑돼지 오겹살을 먹어보자고 하여서 따라갔다.
사실 저녁식사를 방금 먹고 왔기때문에 술안주감을 선택하는 것이다.
♣ 우리가 간 식당의 넓은 홀에는 우리팀과 또 한 남여팀이 있었는데 두사람씩이어서 거의 텅빈 홀이 였다.
시중을 드는 사람이 4명이니 거의 손님과 주인의 숫자가 같은 꼴이 되었다.
♣ 요즈음은 막걸리가 대세이므로 제주도 막걸리 두병과 제주도 오겹살을 먹고 호텔방으로 돌아왔다.
♣ 한분은 침대에서 그리고 미스터후와 나는 방바닥에 자리를 펴고 잠을 청했다.
♣ 술에 취하신 미스터후는 1시까지는 TV를 봐야한다고 하길래 내가 내일 한라산등반도 있으니 일찍 자자고 했다.
그런데 그 말이 화근인줄을 그때는 몰랐었다.
♣ 나도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잘 못잔다.
그래서 술을 먹은 것인데,술을 먹었어도 내일 올라갈 한라산의 높이가 겁이 나서인지 통 잠이 안왔다.
♣ 잠시후 미스터후에게서 연락이 왔다.
잠이 들었다는 표현으로 코를 골기 시작한 것이다.
♣ 그런데 이건 장난이 아니었다.
마치 기차 화통소리처럼 정말 코고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인간것 그 이상의 소리였다.
♣ 보통 코는 숨을 들어쉴때만 골아서 나는데 이분은 숨을 들어쉴때는 물론이고 내쉴때도 코를 골았다.
바르게 누워도 코를 골고,옆으로 누워도 코를 고는 입체식 서라운드 코골이 였다.
♣ 그러다가 가끔씩은 숨을 들여 마시고는 내뿜치를 않기도 했다.
5초.10초.15정도를 초조히 기다리다가 내가 흔들어 깨울려는 순간!
푸~~하고 내쉬는 소리는 마치 제주도 해녀들이 전복을 따고 수면위로 나오면서 쉬는 숨소리 같았다.
♣ 나는 방바닥도 뜨겁고 코고는 소리때문에 잠을 못자고 시끄러워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쓰고 있는데,내옆 침대에서
자는 그분은 나보다 한층 더 예민하셨다.
이리저리 뒤척이더니 휴지를 띁어서 귀를 막는 소리가 났다.
♣ 차라리 이렇게 코골아서 잠을 못잘거면 아까 TV를 1시까지 본다고 할때 TV나 보라고나 할껄!
정말 후회 막심하였다.
지금이라도 깨워서 TV를 보라고 할까?
그러다가 밤새 TV를 본다고 하면 어쩌지?하고 걱정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간은 자꾸만 흘러갔다.
♣ 어느듯 새벽까지 코고는 소리는 이어졌고,침대분은 참다 못해서인지 방문밖으로 이불을 가지고 나가 추운 방밖 신발장앞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너무 추운지 나중에는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 그 순간 화장실이 가고싶은 미스터후가 갑자기 일어났다.
배가 아파서 화장실을 가야하는데 샤워하고있으니까 화장실에 못가는 미스터후가 화가나서 "저 인간은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목욕을 하고 무슨 염병을 떠는 지 모르겠다며~"혼자 투덜거렸다.
♣ 나는 코고는소리에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쓰고 있었으나 미스터후의 투덜거리는 소리를 듣자 웃음이 나와서 죽을뻔 봤다.
♣ 정말로 급했는지 미스터후는 샤워하는중에 화장실에 들어가서 볼일을 보고 나왔다.
♣ 뜬 눈으로 지새는 길고 긴 밤이 지나고 어느듯 시간은 아침6시가 다 되었다.
♣ 미스터후는 몇년째 아침은 안먹는 습관탓에 침대에서 주무셨던분과 나는 식당으로 내려갔는데 우리가 맨 처음 손님이었다.
침대에서 주무셨든 분은 내게 오늘밤에는 다른방으로 같이 가서 자자고 제의를 하셨다.
그러나 나는 미스터후와 절친한 사이인데 나는 잠을 못자도 그냥 현재의 방에서 그냥 자겠다고 하였다.
결국 그분은 다음날 저녁에는 다른방으로 잠자러 갔다.ㅋ
♣ 아침을 먹고 아침8시에 우리 목일산악회 한라산 정상정복 예정인 회원들은 호텔앞에 대기하는 버스에 승차하였다.
# 한라산 백록담으로 등산출발
♣ 우리를 실은 버스는 한라산 성판악 휴게소에 도착하였다.
♣ 평상시 같았으면 목일산악회 장옥선산악대장님이 남한에서 제일 높은 1,950m의 한라산이라며 우리를 안전하게 인솔하고
올라갔었을텐데 오늘은 여행사에서 주관하는 한라산 등산이라 버스에서 회원들이 내리는 순간 삼삼오오 모여서
끼리끼리 산행을 하기 시작하였다.
♣ 우리는 우리일행 4명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 한라산 진달래 대피소 가는 길
♣ 성판악은 해발 700m로 성판악 휴게소부터는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 성판악 휴게소부터 진달래 대피소까지 거리는 약7.3km정도 였다.
♣ 남한에서 제일높은 산이라고 해서 걱정을 했으나 한라산 등산이 생각과는 다르게 가파르지가 않았다.
♣ 날씨도 춥지않고 눈위라서 그런지 오히려 더워서 외투를 벗고서 등산을 할 정도였다.
♣ 한참을 올라가니 목일산악회 회원들이 눈위에 앉아서 쉬고 계셔서 사진을 찍어드렸다.
♣ 우리는 백록담에서 관음사쪽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성판악 휴게소로 와야하는 부담때문에 될수있으면 빨리 올라갈려고
걸음을 재촉하였고,또한 한라산 등산은 오전12시까지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하여야 백록담에 올라갈수있도록 시간통제를
하기에 체력이 있은 한 빨리 진달래대피소를 통과 할려고 열심히 발걸은을 재촉하였다.
♣ 다만 아쉬운점이 있다면 시간에 쫓기다보니 많은 사진과 멋진 장면을 못다 찍은 아쉬움이 있었고 목일산악회 회원들의
한라산에서 산행사진을 못 찍어드려서 아쉬웠다.
그러나 시간에 지각하여 백록담을 못 올라갔다면 어쩌랴!
그래서 못다본 풍경은 마음속에만 아쉬운 한점으로 남겨두리라!
♣ 해발 900m지점에 도착하니 하늘로 쭉쭉 뻣은 나무가 너무 멋있었다.
♣ 사실 나는 등산을 잘못하여 언제나 뒤에서 꼴찌로 따라가므로 자연스레 내 주위에 있는 분들만 모델로 삼아서 사진을 찍어
다른 회원들에게는 항상 미안한 생각이 든다.
등산의 속도는 개개인의 체력이나 능력에 따라 다르기때문에 전 회원을 다 찍을 수 없는 게 아쉽고 항상 미안하고
늘 죄송할 뿐이다.
♣ 한라산의 눈!
정말 이런게 설국이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라산에 올라갈수록 환상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사진을 보는 것보다는 실제로 본 설경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아무리 문명이 발달하여 고급스런 사진기술이 발달했다 하드래도 사실적으로 그대로를 다 전할수는 없었다.
다만 내 작은 가슴속에 그 설레임을 담을 뿐이었다.
♣ 한참을 더올라가니 연리지나무가 있어서 만져도 보고 사진에 담았다.
♣ 해발1,200m!
올라갈수록 눈은 더 많이 쌓여 있었다.
이 나무 저 나무에도 온통 흰눈이 쌓여 있었다.
눈이 쌓인 나무들은 힘에 겨운듯 나무가지가 아래로 축 쳐져 있었다.
마치 세상 업보를 다 짊어진것 처럼.........
♣ 해발1,400m!
이제는 너무 힘이 들었다.
우리 일행은 잠시 휴식을 취했다.
나는 너무 힘이 든 나머지 베낭밑에 있을 곶감이랑 자유시간을 꺼낼 힘도없어서 옆 회원들이 주는 영양갱이며,핫브레이크.
사과등을 얻어 먹었다.
기운이 없을때는 먹고 쉬는것이 기운을 보충해주는것 같았다.
♣ 그런데 올라가면 갈수록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아니 저사람들은 백록담까지 올라가다가 힘이 들어서 그냥 내려올까 아니면 벌써 백록담을 보고 내려올까 너무 궁굼했다.
나는 궁금하면 못참는 성격이다.
그래서 착해 보이는 사람을 보고 백록담을 보고 오시냐고 물어보니 그렇단다.
언제 올라갔길래 벌써 내려오시냐고 재차물으니 한라산은 입산금지 통제시간은 있으나 직원들이 출근하기전에는
아침 일찍 슬쩍 올라가도 큰 문제는 없단다.
아마 몇몇분이 개인승용차를 타고 성판악휴게소로 오면 가능한 일 같았다.
# 진달래 대피소 도착
♣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먼저 해후소를 다녀와서 주변을 돌아보니 특히 한라산에는 웬 까마귀가 그렇게 많은지!
여기저기에서 까악!까악!하는 소리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 세상 모든일이 그렇듯이 산너머 산이고,하나를 해결하면 또하나의 걱정이 나타나는 것이였다.
진달래대피소에는 통제시간인 12시이전까지 도착하였으나 여기서 백록담까지는 최소1시간30분정도 소요되는 급경사로
2.3km가 남아 있었고 더우기 점점더 한라산정상으로 올라갈수록 구름이 백록담을 덮었다 벗겼다 하므로 만일 올라가서
구름이 끼어 있으면 벗겨질 동안 사진을 찍기위해서 기다려야 하므로 여기서 지체할 시간이 없으니 빨리가자고
재촉을 하였다.
또 한라산 백록담정상에서는 오후1시반이되면 등산객모두를 강제로 하산시킨단다.
# 백록담 가는길
♣ 진달래 대피소에서 잠시 쉰다음 다시 백록담을 향해서 길을 나섰다.
♣ 점점더 백록담을 향해 올라갈수록 힘은 더 들었다.
구름또한 마치 백록담을 감추려는 듯이 더욱더 오락가락하였다.
♣ 사무실직원은 4번을 왔으나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의 맑은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서 내가 한번에 백록담을 보는일이
없을꺼라면서 단번에 백록담의 맑은 모습을 볼려면 조상4대가 정성을 쌓아야 볼수있다고 하였다.
♣ 그래서 제주도로 출발하면서부터 과연 내가 백록담의 맑은 모습을 볼수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하늘을 보니 금방
맑았다가 금방 또 구름에 가려졌다.
정말 한라산 정상의 날씨가 변덕을 죽끓듯이 하였다.
♣ 또한 한라산의 정상인 백록담에서 오후1시반에는 모두 하산통제를 한다니까 정상에서 구름이 끼었다고 마냥
기다릴수도 없는 노릇이다보니 어서 빨리 정상에 올라가서 기다려야한다는 생각에 조금 무리하여 걷다보니 그만 다리에 쥐가
나는 느낌이 들었다.
양쪽 사타구니에 가랫돗이 서있는 느낌도 들어서 조금 속도를 조절하면서 4인중에서 맨 꼴등으로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 해발 1,500m!
눈이 더 많이 쌓였다.
♣ 여기저기서 신음소리가 가득하였다.
가만히 들어보니 눈이 내리고 또내리고 또 내려서 눈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나무들이 힘들다고 비명을 지르는
신음소리였다.
♣ 나무들의 신음소리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등산객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이나무,저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정말 난리부르스였다.
♣ 미친사람들속에서는 맨정신으로 있는 사람이 미친사람인 것처럼 우리도 그들과 같이 미쳐서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으며
점점더 한라산 흰눈 속에서 미쳐갔다.
♣ 다시 등산은 시작되고 나는 다리가 아프니 점점더 4인중에서도 거리를 두고 꼴등으로 가고 있는데,우리 일행이 앞에서
멈추어 서 있었다.
♣ 왜그런가하고 가보았더니 전혀 모르는 타 산악회 여자회원이 쥐가 나서 풀어지지않는다고 쓰러져있었다.
그러자 미스터후가 아스피린을 먹으면 쥐가 풀리다며 온 배낭을 뒤져서 약을 찾아주고 있었다.
마음이 정말 훈훈한 미스터후였다.
♣ 다리가 쥐 난 타 산악회 여성을 뒤로 하고 우리는 다시 백록담을 향해서 전진또 전진을 하였다.
♣ 이제 저 멀리로 높이 솟은 한라산 정상이 나무가지 사이로 어렴푸시 보였다.
♣ 그런데 내가 다리가 많이 아파서 점점더 뒤떨어지자 같이가던 우리4인일행이 멈추어서 같이 쉬었다가 가자고하여 잠시
또 쉬었다.
♣ 한라산 정상까지는 나무계단이 놓여있었는데,계단을 오르면서 보니까 산아래에 구름이 걸쳐 있어서 마치 비행기를 타고
구름위를 나는 듯한 기분이 들며 그 광경은 이루 말로 다할수없을 만큼 아름다운 운해의 풍경이었다.
아마도 천국도 저런 아름다운 풍경이리라!
♣ 그런데 한라산 정상으로 올라갈수록 점점더 구름이 또 끼는 게 아닌가!
♣ 구름사이로 한참을 올라가니까 이제는 구름이 또 걷히기 시작했다.
♣ 얼른 올라가서 백록담 맑은 모습을 사진에 담아야한다는 욕심에 계단을 열심히 오르고 또 올랐다.
# 드뎌 한라산 정상 백록담!
♣ 드디어 백록담에 도착하였다.
♣ 다행히도 한라산의 정산 백록담에는 맑은 모습이었다.
그래서 얼른 2분 분량의 백록담 정경의 비디오를 찍고 다시 주변을 사진에 담았다.
♣ 한라산의 정상모습은 서쪽 하늘은 맑은데,동쪽과 북쪽그리고 남쪽에는 바다처럼 길게 하이얀 운해가 깔려있었다.
특히 동쪽과 북쪽의 운해는 태풍불때 밀려오는 파도처럼 운해가 일렁거리고 있었다.
한라산 정상에서의 운해는 가히 말로 표현을 다 못할정도의 찬란한 아름다움의 극치었다.
♣ 한라산 정상에는 언제 어디서 오셨는지 많은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가끔씩 외국인도 모습이 보였다.
한라산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외국에도 많이 알려진 홍보 덕분이리라.
♣ 나는 목일산악회 회원몇분과 우리일행의 사진을 찍어드리고 여기저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 그러나 아직 목일산악회 회원과 목동산악회 회원그리고 양목산악회 회원들의 사진도 많이 못찍어드렸는데...
더우기 우리 목일산악회 회원들의 사진도 꼭 찍어드려야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는데 파주에 사시는 분이
관음사로 내려갈려면 시간이 없으니 빨리 하산하자고 하였다.
♣ 나는 뒤따라가면서 이번에 내려가면 언제 다시올지도 모르고 구름걷힌 맑은 백록담의 모습은 조상이 4대가 공을 쌓아야 볼수
있다니까 마음껏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 이별은 언제나 슬프고 가슴아프다.
보내는 사람이나 떠나는 사람!
모두에게 가슴아프고 슬픈일이다.
차마 서로에게 못 할 일이다.
처음 만날때는 쉽게들 만난다.
그러나 헤어지는 것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동안 만났을때 담은 추억을 하나씩 하나씩 마음속에서 비워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다.
그래서 어른들은 "세월이 약이다"라는 말을 한다.
♣ 이젠 한라산과도 이별이다.
짧은 만남 긴 이별~~~~
이제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수있을지 기약도 할수없는 이별!
그래 우리는 널 영원히 잊지않을게!
잘가!목일산악회.
그래 잘있어!~~~안녕!
겨울철 찬바람에 추워도 감기걸리지 말고 봄이 되면 어서어서 풀과 나무를 키워서 따뜻하게 옷을 잘 입고 항상 잘 지내
한라산!
나도 너를 잊지않을께! ....... 너도 나를 잊지마!......... 알았지?
그래 너와 나사이 이렇게 헤어진데도 이생에서 한번 만났다는 그추억으로 우리 오래오래 서로를 잊지말고 영원히 간직하고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살자!
우리가 이렇게라도 만나지못했음 어쩔뻔 했니?
그래 참 다행이야!
그래도 너를 만날수 있었던 게!
그래 우리 이별이란 말은 하지말자!
그냥 언제나 너와 함께 있는 것처럼 이별이란 말은 하지말고 이별없는 이별을 하자꾸나!
한라산!
나도 너를 안 잊을께~ 영원히 너도 나를 잊지마렴!
잘있어 한라산!
그래 먼 길 조심해서 잘가! 목일산악회!
♣ 하늘도 우리와 한라산의 헤어짐을 슬퍼하는 듯이 하늘에서 구름이 내려와 애절해 하는 한라산을 마치 달래기나 하듯이
한라산 머리끝부터 백록담까지를 자욱히 구름품속으로 덮어갔다.
♣ 그래도 말야!
혹여 내가 너를 잠시잠시 깜빡깜빡 잊어도 그러려니 하려므나!
이렇게 너를 한시도, 잠시도.아침부터 저녁까지 너를 잊지못할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고 또 세상에 내려가 속세 일을 보다보면 혹여 내가 너를 잠시잠시 잊어도 섭섭해하지는 말아라!
내 너를 잠시 잊드래도 내 마음속엔 항상 영원히 네 모습이 있을테니까....
♣ 한라산과 이별을 하고 있는사이에 핸드폰을 해도 연락도 잘 안되고 나를 기다리다 못한 미스터후는 그냥 관음사쪽으로
내려가버리자 걱정스러워 기다리다 못한 우리일행인 여성회원들은 나를 데리러 다시 내려갔던 길을 올라오고 있었다.
♣ 그래서 너무 미안한 마음에 사진찍기를 그만두고 관음사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 관음사로 하산길
♣ 관음사로 하산하는 길은 느낌상 한라산 북쪽방향인 것 같았다.
그래서 햇빛이 차단되어서인지 눈또한 올라올때에 비해서 눈도 많이 쌓여있었다.
아마도 녹지않고 밤에는 기온이 더 떨어져서 계속 쌓이고 쌓여서 그런듯 보였다.
거의 1m정도의 눈이 쌓여있었다.
눈이 너무 쌓여서 나무가 형체만 나무일뿐 가지는 거의 보이지않는 거의 눈나무 형태였다.
어찌보면 나무모습아니라 모두들 북극 흰곰처럼 보이기도 했다.
모두들 같은 모습이아니라 다양하고 제각기 다른 모습에 조물주가 만들어 놓은 최대의 걸작품 같았다.
♣ 철없이 그사이 사진을 찍느라고 늦어지니 또 저 앞에서 나를 기다리시는 우리일행 회원이 보이내요.
그래서 또 찰칵!
♣ 또 내려가니 외국인 둘이서 스틱으로 장난으로 칼싸움을 하고있었다.
그 모습도 찰깍!
♣ 양쪽에 눈덮인 나무숲사이로 걸어들어가니 마치 영원히 나올수없는 설국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 이제는 하산길이라 경사가 점점더 기울어진다.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는 등산객들이 여기저기서 철퍽 철퍽 미끄러워 넘어지면서도 그래도 좋다고 그냥 깔깔 거린다.
여기는 맨땅과는 달리 넘어져도 그다지 아프지도 않고 눈때문에 충격이 덜한것같았다.
맨땅에서 넘어졌다면 골절이 염려되어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을테지만요.
♣ 한참을 내려가니 하산줄이 길게 줄이어져 있었다.
앞의 상황을 안봐서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미끄러운 급경사가 있는 모양이었다.
대기줄이 거의 출근시간 올림픽대로의 정체구간 같았다.
♣ 그러자 이미12시반정도 되었으니 여기서 기다리지말고 점심식사를 하자고 하여서 하이얀 눈밭위에서 여행사에서
제공한 도시락을 꺼내었다.
여행사에서 도시락과 생수1병씩을 준비하여 제공하여 주었다.
♣ 배도 고팠지만 도시락이 제밥 알차고 맛있었다.
흰밥에 반찬은 배추김치,계란말이 부침,게맛살 고치,오뎅말이,동그랑땡,고추2개,생선튀김,짱아치,오징어 젓갈,멸치볶음,
소고기 장조림,고추장등...이만하면 한라산에서의 맛있는 상차림이었다.
♣ 점심을 먹은후 우리는 다시 관음사를 향해서 출발하기 시작했다.
♣ 아까 등산객들이 정체되어 밀렸던곳에 도착해보니 경사진 미끄러운 길이었다.
미스터후가 중심잃고 미끄러져 넘어지면서도 나무에 부딪히지않고 다시 나무를 손으로 잡으면서 중심을 잡고
일어서서 우리 모두의 가슴을 쓸어 내렸다.
♣ 모두들 조심조심 급경사의 미끄러운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뒤어 오던 어떤이는 아예 비료푸대를 깔고 미끄럼을 타면서 내려갔지만,이 역시도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급경사에 미끄러운 눈길이라 속력이 장난이 아니었다.
잘못하면 넘어지는 것보다도 크게 다칠위험도 있었다.
바위같은 위험물이 눈에 덮여 서 마치 양의 탈을 쓴 늑대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나 할까!
♣ 하산하면서 한라산 정상쪽을 뒤돌아보니 하루 온종일 구름이 꼈다가 게었다가를 반복하였다.
♣ 우리일행도 이미 나를 포기한듯 보였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아마도 사진을 찍으면서 뒤 따라오겠지 하면서 먼저 가버렸는지 모습조차도 보이지않는다.
이제는 내가 마음이 급해졌다.
♣ 관음사에 도착하여 성판악휴게소까지 갈려면 콜택시를 불러서 4명이서 같이 가야하는 데 나때문에 못가고 기다리면
얼마나 민폐의 미안함이랴!
그래서 사진을 줄이고 열심히 뒤따라 갔다.
카메라숫자를 보니까 고화질 540장의 사진 잔여매수가 5를가르켰다.
어제 출발에서 오늘까지 거의 530여장의 사진을 찍었다는 계산이다.
카메라의 디스켓과 밧데리를 교체하였다.
♣ 한참을 내려가니 한라산 산장 용진각 대피소가 사진속에 있었다.
용진각 대피소는 한라산 해발1,500m에 1974년에 30여년동안 산악인들의 대피소겸 쉼터의 역할을 해왔는데
2007년 태풍 "나리"로 인한 폭우로 한라산 북쪽에서 형성된 급류로 흔적도없이 사라지고 그자리엔 사진만이 용진각대피소를
기억하고있었다.
♣ 잠시후 흔들거리는 구름다리가 나타나고 얼마동안 걸어가니 삼각봉대피소가 나타났다.
우리일행은 냉정히 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거기서 또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부부는 인생길을 마주보며 같이 가는 사이이다.
그러나 산에서는 산악회원들이 부부처럼 같이 가는 사이이다.
마치 인생길을 같이가는 부부처럼 산에서는 산악회원들끼리 서로를 이해해주고 도와주고 기다려주고 그런 마음이
산악인들의 마음이 아닌가 싶다.
그런마음으로 나도 미안해서 이제는 하산길이라 사진찍을 일도 별로 없으니 열심히 뒤따라가겠다고 말을하고 실천할려고
노력했다.
♣ 그런데 관음사까지의 하산길은 아직도 6.3km나 남아 있다는 표지판을 보고 온몸의 힘이 쭉 다 빠져버렸다.
더우기 기분 나쁜건 마치 내가 쓰러지면 덤벼들것처럼 까마귀가 계속 까악까악거리면서 주위를 맴돌았다.
택도 없다!
나는 열심히 걸어서 쓰러지지않고 까마귀 너의 밥은 절대로 되지않으려니 저리가라!
♣ 계속된 경사길에 미끄러워 다리에 힘을 주고 걸으니 한라산에 올라갈때와는 달리 다리에 근육이 땡기면서 이제는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정말 나 혼자 갖은 풍악을 다 울리고 있었다.
다리가 멀쩡할때에는 사진찍느라고 늦게오더니 사진을 안찍으니 다리가 고장이 난 것이다.
♣ 얼마나 잊고서 산을 내려왔을까?
거의 평지에 다달은 것 같았다.
조금더 내려가자
"구린굴"이 나타났다.
"구린굴"은 넓이가 3m,길이가 442m로 선조들이 얼음을 저장하는 석빙고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 "구린굴"입구에서 다리가 아파서 눈위에 주저앉았다.
그러니 미스터후가 운동하는 요령을 가르켜주었다.
파주에서 오신분은 아이젠을 벋으면 다리에 충격을 덜 주어서 괜찮을꺼라고 하여 나는 아이젠을 벋고나니 한결 다리가
좋아졌으나 나는 여전히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우리일행의 맨뒤를 뒤따라가고 있었다.
♣ 오전 8시반부터 한라산 등산을 시작했는데 우리는 오후4시가 되어서 관음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약7시간 반동안 약 18.3km정도의 산행을 한것이다.
# 성판악 휴게소로 합류
♣ 우리는 성판악 휴게소 관광버스에 있는 여행가이드에게 전화를 걸어서 아직도 버스가 거기에 있는지를 확인하고
또한 성판악휴게소에는 우리처럼 마음을 먹은 사람들을 많아서인지 기다리는 택시들이 많아서 콜택시를 부를필요가
없어졌다.
우리는 4명이서 택시를 타고 성판악으로 출발했다.
♣ 관음사 주차장에서 성판악까지의 거리는 약 15km정도이고,메타없이 일만오천원을 지불했다.
♣ 그런데 성판악휴게소에 도착해보니 버스에는 몇몇분만 타고 계시고 일부 기다리다 지치신 회원은 용두암
해수 싸우나로 직접 가시는 분도 계셨다.
이럴줄 알았으면 우리도 관음사에서 용두암 해수싸우나로 직접 갈껄하는 후회가 생기기도 했으나 이미 성판악으로
와버린 걸 되돌릴수는 없었다.
문제는 지금이라도 가느냐?아니면 기다리느냐?인데 결국 기다리기로 결정을 했다.
♣ 나는 하산후에 호텔을 들렸다가 옷을 갈아입고 해수사우나로 가는줄 알고 또 한라산 등산할때 조금이라도 베낭의 무게를
줄여볼 요량으로 갈아입을 옷을 호텔에 두고 안가지고 왔다.
♣ 더구나 관광버스는 연료를 절약하느라고 히터도 안틀어 주어서 한시간동안 버스안에서 덜덜 떨면서 기다리다가 피곤해서
깜빡 잠이 들정도였다.
♣ 이윽고 오후 5시가 조금넘자 한라산 정상에 올라갔던 회원들이 되돌아와서 우리는 버스를 타고 용두암 해수사우나에서
1시간반정도 사우나를 하고 호텔로 돌아와서 저녁8시경에 늦은 저녁식사를 어제와 거의 비슷한 메뉴의 한식부페 먹고
각자 방으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었다.
# 제주도에서 마지막 밤
♣ 오늘은 다리도 아프고 피곤해서 쉬고 싶은데 우리 미스터후와 우리일행중 여성회원들이 발동을 걸었다.
어제는 한라산등산때문에 그냥 잤지만 오늘은 제주도에 왔으니 술을 한잔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 우리일행은 호텔주변을 구경삼아 한바퀴돌아보기로 했는데 한라산도 그러더니 제주도역시 우리와의 이별을 슬퍼하는 듯이
부슬부슬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다.
♣ 사실 음식은 지방마다 다 다르고 또한 식당마다 또 다르다.
낯선 곳보다는 익숙한곳이 더 좋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결국은 어제 가서 괜찮았던 집에 제주도 오겹살집에 또다시 갔다.
주인도 우리를 얼른 알아보고 반가워했다.
오늘은 식당에도 손님이 제법 있었다.
♣ 우리는 신발을 벗고 온돌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렇다고 문이 있는 방은 아니고 그냥 앉아서 먹을수 있는 그런곳이였다.
♣ 메뉴또한 어제와 동일한 것이지만 오늘는 막걸리가 4병이고 오겹살이 4인분으로 달라졌다면 달라졌다.
♣ 피곤하니 술또한 취기가 많이 올라왔다.
♣ 술자리가 파하고 우리는 식당의 소개를 받아 소리샘이라는 노래방에 가서 맥주와 음료수를 마시고 노래를 하다가 호텔로
돌아왔다.
♣ 호텔방에 돌아와보니 우리방문은 잠겨있고 대신 메모지에 "프론트에 열쇠를 맡겨놓았다"는 쪽지가 끼어있었다.
어제밤 침대맨은 다른 방으로 잠자러 떠난것이다.
나는 프론트에서 열쇠를 받아가지고 미스터후에게 침대에서 주무시라고하니 싫다고하셔서 내가 침대에서 자기로 했다.
♣ 이제는 방의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었다.
나도 피곤한지라 미스터후의 코고는 소리를 언뜩언뜩 듣기는 한것 같은데,아주 멀리서 들려오는 자장가소리처럼
방해받지않고 새벽녁에 화장실에 갈때까지 푹자고 잠에서 깨었다.
시장이 반찬인 것 처럼,피곤또한 단잠의 원인이 되었다.
♣ 평상시에 집에서도 나는 잠을 초저녁에 잠을 자고 새벽3시나 4시경에 일어나서 주식그래프등을 보며 주식분석을 한다.
제주도에 오니 호텔방에 컴퓨터도 없으니 잠이 안와서 오전5시부터 TV를 켜고 소리를 조그맣게 낮춰놓고 보았다.
♣ 오전6시에 세수를 하고 1층 식당으로 가서 아침식사를 하고 오늘은 호텔에 돌아오지않고 곧바로 공항으로 가니 각자베낭을
가지고 나오라고 해서 베낭을 가지고 오전 8시에 버스를 탔다.
# 제주도 시내관광
♣ 해피타운에서의 써커스 공연
써커스공연에서 사진촬영을 금지하는 바람에 사진은 못찍었으나 어린중국 소년소녀들의 공연이 재미있었다.
어린중국소녀들이지만 중국 써커스학교의 우등생들로 대접도 VIP로 받으니 "짠해하지 말라요"라고 여행 가이드가 말했다
♣ 녹차밭구경
써커스 공연을 관람한후에는 태평양에서 운영하는 21만평의 녹차밭을 구경하고 녹차도 시음하였다.
♣ 제주10코스올래길
바다를 낀 제주도 10코스올래길은 송악산이 있는 코스로 1시간가량 걸어봤다.
제주올래10코스옆엔 대장금을 촬영한 장소도 있었고 제주도에서 잠수함관광을 하는 곳도 옆에 있었다.
그런데 나는 왼쪽 다리가 너무 땅기고 아파서 반쯤가다가 포기하고 돌아오면서 사진만 찍었다.
♣ 제주도에서 마지막 만찬
올래길 탐방을 마친후 가정집같은 식당에서 점심을 역시 한식부페식으로 먹었다.
점심을 먹은후 목일산악회 회원들이 다 모이자 단체로 카페메인에 올릴 사진을 촬영하였다.
♣ 석부작 테마공원
점심은 먹은후 우리는 제주도 농민들이 귤농사를 대체할 사업으로 설립한 석부작테마공원에서 현무암에다 야생 풍란과
화초를 착근시켜만든 석부작과 산삼근을 배양을 해서 약용식품만드는 작업실과 팬션과 감귤체험장등을 둘러보고 나무에서
귤을 직접따보고 산삼주도 한잔씩먹어보는 체험을 하였다.
귀가 얇은 나는 배양산삼을 사고싶어 옆지기에게 전화하니 만약 산삼을 사가지고 오면 문을 안열어준단다.
그러니 그냥 올수밖에.....
♣ 제주도에서 마지막 제주올래7코스
이번여행의 마지막 하이라트인 제주올래7코스길은 총길이 13.5km로 우리는 1시간정도만 탐방하였다.
나는 다리가 너무 아픈 나머지 관광버스를 타고 목일산악회 회장님,이재홍씨그리고 회원한분과 같이 종착지에
도착하여 역으로 목일산악회 회원들이 오는가를 보면서 사진을 찍으면서 갔다가 회원들을 만나서 되돌아왔다.
♣ 어딜가나 나같은 회원들이 한명씩은 있다.
모두들 도착지에 도착하였는데 한명이 안 왔다면서 난리가 났다.
조금있으면 비행기를 타러 제주공항으로 가야하는데....
전화를 해보니 한분이 처음 출발했던 지점으로 다시 갔단다.
마치 다리아팠던 나처럼......ㅋ
우리 버스는 다시 처음 출발지로 다시가서 그회원을 데리고 제주공항으로 갔다.
# 김포공항 도착
♣ 제주공항으로 가는 길목에서 우리는 마지막으로 선물가게에서 약간의 쇼핑을 하고 제주공항에 도착하였다.
베낭은 휴대가 가능하나 스틱과 칼은 수화물로 부쳐야한다고 하여서 그렇게 하였다.
그런데 우리일행회원중에 미스터후의 비행기표의 이름이 잘못기재되어 난리가 났다.
공항측에 물어본즉 국내선이므로 주민등록증과 비행기표를 대조해서 통과시켜준단고 하였다.
만일,말이 안통하는 외국이었다면 아마도 미스터후는 외국에서 떠돌고 아직도 한국에 못왔을지 싶었다!ㅋ
우리는 비행기표와 운전면허증을 공항보안요원에게 제시하고 이스타 항공에 탑승하였다.
♣ 잠시후 굉음과함께 이륙한 비행기는 우리가 지난 1월 9일 아침8시에 출발하여 밤8시에 도착한 목동아파트에서 제주항까지의
12시간 거리를 1시간만에 주파하여 무사히 김포공항에 도착하였다.
김포공항에서 수회물을 찾은 다음 우리는 각자 지하철을 이용하여 지하철5호선과 2호선을 바꾸어 타고 무사히
집에 도착하였다
♣ 끝으로 이번 제주도 한라산 백록담 등산및 제주도 여행을 기획하신 목일산악회 회장님그리고 목동산악회 문형수
회장님또 양목산악회 회장님의 노고에 대하여 깊은 감사를 드리고,운영위원대신 수고하신 이재홍위원과 목일산악회에서
임시 여총무님으로 수고하신 분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우리를 서울에서 목포그리고 제주시내를 안내해준 기사님들 그리고 여행사 가이드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도 힘든 한라산 정상까지 등산을 하시고또는 관광을 하시며 대과없이 여행을 마치신 우리 목일산악회 회원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회원여러분!
저는 체력이 부족한 탓에 현재 한라산에서 가지고 온 감기몸살때문에 일주일동안 아파있습니다.
아무쪼록 건강에 유의하시고 늘 직장과 가정에서 좋은일과 행복이 넘치기를 바랍니다.
그럼 2월 산행때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요!
서울목일산악회 카페지기 "너랑나랑"(김재홍)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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