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기공수련
靑山 손병흥
명상은 단전호흡으로 입문하여 단을 완성한 뒤에 그 너머에 뻗어 있는 영원한 진리로 통하는 길이기에, 여태껏 수련인 들은 수련에 의해 얻은 체력과 지혜를 바탕으로 명상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계속 수행을 하여 영원한 진리를 얻고자함에 있는데 비해, 기공은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공부(功夫)의 수련을 일컫고 있으며, 좁은 의미 또는 일반적인 의미의 기공이란 말 그대로 기에 대한 공부 즉 원기를 회복 시켜 주는 공부를 말하고 있다.
이러한 기공의 기원은 동양문화가 시작된 4천 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철학과 의학이나 천문학은 물론이요 각종 예술의 이론적인 뿌리이자 줄기로 인식되고 있는 동양 전래의 기공에서는, 지금까지 의가(醫家)나 도가(道家)와 불가(佛家)나 유가(儒家)와 무가(武家) 등의 여러 유파가 현대적인 기공으로 종합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 정설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 수련법으로서는 음과 양의 기운을 상기시키듯이 정좌를 하고서 입은 얇게 다물고 혀끝은 천장에 닿게 해서 앉은 후 또는 가부좌가 가능하면 가부좌를 틀어도 좋은데, 이때 두 손을 포개어 조용히 눈을 감고서 아랫배 깊숙이 호흡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고 하는 단전복식호흡을 약 3분~5분간 여유롭게 반복하여 실행을 하면서, 양 손바닥을 가슴 쪽으로 천천히 들어 올렸다 양 손목을 바깥을 향해 겨드랑이 사이로 원을 그리듯이 내 회전을 시키면서 양손바닥을 세워 앞으로 내미는 반복을 하는 개운기공으로, 체내에 쌓여진 나쁜 기운들을 서서히 내보내는 것이 시작의 일환이다.
이처럼 일련의 명상 기공수련을 하는 목적을 들라고 한다면, 주로 정신적인 깨달음과 개인적인 건강을 돌보기 위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볼 수가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호흡이나 기를 중요시 여기되 더불어 신체적인 수련까지도 병행을 하게 되면 더욱 효과적이다.
아무튼 자신의 의지에 따라 조절을 할 수 있는 수동적인 명상이건 기공이건 간에 그러한 수련을 하는 목적이야 각자 천차만별이겠지만, 궁극적으로 자신의 건강을 돌보고 맑은 정신을 함양하여 보다 행복한 삶을 하기 위해서인데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일부 수련모임이나 단체 등에서 이를 점차 악용하여 마치 만병통치나 영적인 초능력까지도 갖게 된다고들 현혹하거나 과대선전을 하는 경우도 있음은 비록 나만의 지나친 기우일까.
아울러 기공이나 명상 등 대부분의 수련은 일정한 파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동작을 거듭하게 하는 반복적인 수련을 함으로써, 필요한 지속적인 알파파의 생성을 유도하는 자신과 일체를 이루는 오랜 여정의 만남을 갖추도록 하며, 나아가 점차 단전호흡이나 우주기운을 활용한 파장을 낮추는 자신의 내면적인 본성과 참모습을 들여다보는 수행이 뒤따라야만 할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기와 기공이란 무엇인가라고 하는 의문에 대한 좀 더 상세한 답변을 드리자면, 한마디로 기(氣)는 우주만물 작용력의 근원이고, 공(功)은 정성을 다해 기를 단련하는 방법이며, 이 둘을 합친 기공(氣功)은 현재 크게 무술기공과 보건기공 및 의료기공 등의 3가지로 나누어지고 있는데, 특히 중국에서는 기의 흐름을 정상적으로 유도하여 심신의 건강을 도모하기 위한 동양체육학에 대한 집대성으로까지 총체적으로 일컫고 있으며, 그 내용상으로는 성공(性功:정신수양)과 명공(命功:신체단련), 형태상으로는 정공(靜功:서거나 앉거나 누워서 수련)과 동공(動功:체조나 무술처럼 걷거나 뛰며 수련), 작용상으로는 경공(硬功:무공연마나 차력 등 강한 공법)과 연공(軟功:병치료나 체조 등 부드러운 공법)으로 나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무엇보다도 현재 단전호흡이 널리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것은 음양오행의 기를 인체의 단전에 충만 시켜 자연 속의 기와 교감을 꾀하는 수련법이자, 가슴으로 숨을 들이마시는 서양의 흉식호흡과는 다르게 배꼽 5cm 아래의 단전(丹田)에 기를 모으는 양생호흡법으로, 숨을 들이마실 때 단전이 위로 볼록 솟아오르게 하며, 반대로 숨을 뱉을 때에 배가 다시 밑으로 내려가게 하는 호흡법을 말한다.
더군다나 이미 조선조에 ‘바라문 도인법’이 있었다고들 하지만 지금까지 줄곧 전승되지가 않았으나, 그나마 이황(李滉)의 ‘활인심방(活人心方)’이 1992년도 들어 체육학계에 의해 민속건강체조로 발굴이 되었고, 이어 선(禪)호흡과 단학이나 단전(丹田)호흡을 통한 건강 도인법으로까지 크게 사랑을 받아 1970년대부터 대학가를 중심으로 하여 널리 대중화에 성공을 꾀하였으며,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해외 기공 수도자들이 잇따라 귀국을 하게 되면서 더욱더 기공의 붐이 거듭 일어나기 시작하였는데, 사람의 오관을 통해 감촉하는 형태인 넓은 의미의 기와 의지력, 그리고 영감과 심체로써 느끼는 좁은 의미의 형태인 기로 존재하는 이 두 가지가 서로 간섭 교차하여 변화를 꾀하는 것으로써, 진정으로 인체 내의 경락(經絡)을 열어주는 기공의 삼조(三調)를 통해 인체 내외의 기를 잘 조화시켜준다고 한다면, 분명히 심신 긴장완화와 진기 촉진 및 수양이나 지력인 특수능력개발과 질병예방을 통한 무병장수까지도 꾀할 수가 있을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이와 같이 쉽게 말해서 한마디로 숨을 쉰다고 하는 것은 모든 생명의 근본 활동이기에, 들숨과 멈춤 날숨을 배꼽 아래 하단전에서 의식적으로 하는 기공호흡을 단전호흡이라 하기도 하는데, 무의식적으로 하는 폐호흡이 아니라 의식적인 하단전으로 숨을 쉰다는 생각을 갖춰 하단전을 부풀리고 꺼지게 하는 것을 말하며, 이를 점차 조금씩 습관화하다보면 어느새 단전에 기가 생기고, 아래뱃살도 빠지게 되며, 그만큼 자신감과 배짱도 생겨나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언제 어느 곳에 있든지 간에, 들숨 10초, 멈춤 10초, 날숨을 10초만 하는 방식으로 수련을 하다가 점차 시간을 늘려서 연습을 하다보면, 서서히 단전으로 숨을 쉬게 되고 태식과 피부호흡을 하는 경지에까지도 이르게 되므로, 기공명상은 기공호흡 중 무념무상 속에서 무한한 정신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가 있고, 기공체조는 누구든지 좁은 방이나 사무실에서도 간단히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나 요가와도 비슷하거나 무용과도 유사하다고 할지라도, 얼마든지 기공체조를 통해 몸의 유연성을 길러낼 수가 있다고 보아진다.
그렇지만 너무나 아쉽게도 서구에서는 오래전부터 기(氣) 분야에 대한 다양한 임상실험을 통한 무려 수천 건의 논문들이 발표되어있을 정도인데다, 심지어 이미 미국 뉴욕대학에서는 1974년도부터 석사과정에 기 치료라고 하는 분야가 포함되어 있고 석학들의 연구논문발표도 뒷받침 되고 있는 것에 비해,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정도로 내세울만한 실험 논문들이라든지 전문가들의 발표가 없는 실정이기에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이쯤에서 그동안 도대체 일반적이나 통상적으로도 다소 생소한 기공명상에 대해, 어떠한 연유가 있어 개인적으로 많은 관심과 열정을 갖게 된지에 대한 그간의 사정에 대해 몇 마디를 첨언하자면, 아주 오래전인 청소년시절부터 접해왔던 여러 운동 중 이와 관련된 합기도(合氣道)의 수련과정을 통해 처음으로 입문을 하여 조금씩 관심과 열정을 갖게 되었으며, 그 후 유단자로서 나 자신을 위한 심신수련과 평소에 다소 다혈질이고 성급한 품성과 기질을 완화시키고 순화시키기 위한 수행의 일환으로 개인적인 수련을 의욕적으로 거듭해 나왔던 데다, 점차 여기에 빠져들게 되면서 주역이나 명리학 등의 참맛이나 이치를 터득하고 깨닫게 되면서 부터는, 나의 문학적인 모티브와 좌공 수련에 몰두하고 심취하기 위해 거소에서 가까운 백양산 중턱 산자락에 직접 돌탑과 돌담을 쌓은 수행처를 마련하여 명상기공의 황홀경속에서 무아와 몰아를 반복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삼십여 년 간 우주와의 조우에 온통 환희와 희열에 온 몸을 펼칠 수 있게끔 전국의 명산과 지리산 도인들의 수행처인 삼성궁을 찾아가는 등 아직까지도 그야말로 기를 쓰고 나름대로 깨우쳐 즐기면서 매진 중이기에, 종국에는 나의 아호까지도 늘 푸른 산이 되길 원한다고 하는 뜻이 담겨진 청산(靑山)이라고 명명하기도하였다.
아무튼 명상기공이나 기공명상은 기를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에게 필요하고 소중한 기공건강법이자 자신의 에너지 파동을 높여 더욱더 자신을 보호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어떠한 피 술자의 병든 기나 탁한 기마저도 신속하게 완화시켜주고 극대화시켜주는 일련의 치유자라고 하는 경지나 혜안을 갖추게 된다고는 하지만, 나의 아둔함으로 인해 미처 그러한 경지에 다다르지는 못하여 많이 부족하고 미흡하지만, 앞으로도 부단하게 노력하고 열정을 기울여야 할 나에게 주어진 영원한 화두이자 과제임에는 틀림이 없으리라고 보아진다.
하지만 잠재된 의식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관찰하고 돌아보는 깊은 명상법과 기공법의 수련을 통해, 한없이 영과 육의 경계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나 자신의 참 나를 관찰하면서, 더불어 명상과 기공의 구분을 떠난 의식의 대상마저도 배제하여, 수행과 개인성찰 및 기의 흐름과 사고의 확장에 최대한 몰입을 하기위해, 앞으로도 변함없이 늘 사욕과 마음을 비우고 절차탁마를 거듭하는, 보다 한 차원 높은 이상을 향한 선정과 깨달음으로 가는 의식의 변화를 추구하되, 지극정성으로 호흡과 의식을 완화시켜 관조를 해보는 진면목을 찾아 어떠한 경계나 막힘이 없게 될 참모습을 드러내는 그날 그 순간까지, 그침이 없는 구도자와 수행자의 길을 가고픈 마음 간절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