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임진강 동이리에 이사를 온지 9일째가 되는 날이다.
그 동안 외식은 어유지리 <李家>네 집에 가서
고추장삼겹살뚝배기를 점심으로 먹은 한끼가 전부이다.
찾아오는 사람도 없는 무인도 같은 동이리마을에서
아내와 이마를 맞대고 매일 밥을 먹는 것도 다소 지리해진다.
그래서 오늘은 왕징면에 있는 <귀빈각>이라는 곳에 가서
홍합짬봉을 먹어 보기로 했다.
소문에 의하면 그 집 홍합짬뽕 맛이 보통은 넘는다고 했다.
바닷가도 아닌데 웬 홍합짬뽕?
그러나 추운 날씨에 얼큰한 홍합짬뽕은 말만 들어도 구미가 당긴다.
귀빈각은 동이리에서 약 10분거리인 왕징면사무소 소재지인 농협 앞에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귀빈각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아주 허름한 집이다.
귀빈각 옆에는 엄마순대국이란 순대국 집도 있다.
다음에는 이집 순대국도 한번 먹어 보아야지...^^
그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런! 자리가 없다.
식탁이 딱 5개밖에 없는 탓도 있지만
사람들이 난로가에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메뉴판에는 짜장면과 우동 등 다른 중국음식도 있으나
사람들은 거의 홍합짬뽕을 시켜 먹고 있다.
홍합껍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사람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짬봉을 맛나게 먹고 있다.
우리도 한참을 순서를 기다려 자리에 앉으니
비닐 장갑을 끼어야 한다고 한다.
짬뽕을 먹는데 왠 장갑?
그러나 그 의문은 곧 풀렸다.
반찬도 심플하다.
먼저 크고 흰접시에 반찬과
후식으로 요구르트가 나왔다.
그 접시 하나 크네!
그런데 이 큰 접시는 어디에다 쓰지?
그것도 금방 답이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홍합이 배달되었다.
그런데 짬뽕국수는 어디에 있지?
그것도 곧 답이 나왔다.
비닐장갑은 홍합을 들고
젓가락으로 빼먹는데 쓰였고,
큰 접시는 홍합껍질을 버리는 데 쓰였다.
그리고 홍합을 다 먹고 나니
짬뽕 국수발이 드러났다.
홍합짬뽕을 먹으면서 궁금증이 다 풀려나간 셈이다.
홍합을 먹고나니 벌써 배가 불렀다.
국물맛이 기가 막혔다.
국수발도 쫄깃쫄깃 했다.
그래서 국수발도 국물도 거의 다먹어치우게 되었다.
남는 것은 산더미처럼 쌓인 홍합껍질 뿐이다.
계산을 하면서 물어보니
국수발은 직접 손으로 뽑아내고
홍합은 주문을 받을 때 한 팀씩 따로 끓인다고 했다.
가격은 6,000원 인데
가격대비 맛이 훌륭하다.
오늘이 마침 왕징 장날이라고 했다.
밖으로 나오니 거리에는 제법 물건들을 늘어 놓고 있었다.
왕징면 3.8장이라고 하는데 우연히 구례 장날이 같다.
뻥튀기는 기계도 있고
과일 노점도 있다.
이불을 파는 곳도 있다.
굴비와 마른 생선을 파는 노점도 있었는데,
생선가게와 야채가게는 너무 추워서나오지 않았다고한다.
홍함짬뽕도 맛있게 먹고
시골 장날도 구경하고...
오늘은 참 재미있는 날이었다.
아내와 나는 일주일에 한 끼 정도는
임진강변의 맛집을 찾아
외식을 하기로 했다.
맛집 탐방도 하고
주변 구경도 하고 바람도 쏘일 겸.
(2012. 1. 8)
첫댓글 저 지금 침 두 번 꿀꺽 삼켰어요. 저도 오늘 홍합짭뽕 사먹어야 겠어요. 우리동네에도 강둑을 따라 도서관 가는 길에 홍합짬뽕집이 있는데 기름지지 않고 칼칼하니 정말 맛있거든요. 근데 홍합이 저리 산처럼 쌓여있진 않아요.
아녜스님 제 멜 보셨나요? 스카이프로도 네세지 보내ㅆ는데...
네 1월 3일 보내신 메일은 받았어요. 아직 못 받으셨죠? 재발송 했는데 2월 5일까지도 안 오면 연락 주세요. 스카이프 메세진 안 보이는데요?
신나는 일 없을 땐 홍합 국물과 얼큰 한짠뽕에 소주 한잔 카! 추위 다 물러가는 것 같군요.
왜 이리 침이 질질 나오는 글을 자꾸 쓰시는 겁니까아~~
하면.... 연천 하고도 임진강 왕징으로 오셔요 ^^
저 그날 저녁 짬뽕 시켜 먹었는데(강둑에 있는 홍합짬뽕 집에 갈 수가 없어서....) 맵기만 하고 홍합은 몇 개 있지도 않고... 내내 아쉬웠답니다. 금가락지까지 가야 하나요? ㅎㅎㅎ
저하고 같이 한번 가요..~~
오늘 목포에서 처남 조카들이 와서 안보 관광시켜주고, 다시 갔더니 귀빈각 홍보 해주었다고 해서 홉합짬뽕 3그릇, 자장면 1그릇 공짜로 먹었어요. 여긴 안 매운 홍합짬뽕, 홍합자장면도 있어요... 홍합은 산더미처럼 많고요. 이거 약올리는 건감? ㅋㅋㅋ
왕징면의 장날풍경이군요 장구경도하고 홍합 먹는 것이 다소 불편할 것같지만 먹는 재미가 쏠쏠 하셔겠네요
대도시에서도 맛보지 못할 귀빈각표 홍합짬뽕 급 당기는 것같습니다^^*
열흘만의 외식
네, 장날 풍경치곤 매우 한가롭지요?
제주에서 먹으러 왔는데 홍합양이 어마어마 하더군요,,, 물론 맛도 환상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