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광채 나는 지엄한 얼굴이라면 나 같은 사람은 얼씬 못했을 터인데 오다가다 정이 드니 막걸리 잔을 나누는 날도 있습니다.
부처와 편하게 가까워져 보니... 세상의 우러름이라는 것은 제 욕심을 먹고 피어난 화사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빛나는 존귀를 바라보는 동안 쉽사리 지나쳤을 보잘 것 없는 사람 빼어난 문장에 심취하는 동안 주변으로 새어났을 어눌한 바램
부질없는 우러름을 제하고 나면 부처가 저자에서 술을 마시고 성모가 시장에서 국밥을 파는 나라인데 찬바람 부는 허름한 길목을 도니 못생긴 얼굴 하나 오늘도 환하니 웃습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취한 듯 함빡 밝아진 막걸리 부처님, 안녕 하세요. (2014.12)
새해 덕담을 주고 받다가 문득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년마다 정초마다 부자 되시라고 대박 나시라고 기원은 이어졌건만 그 말 듣고 부자 되거나 대박 난 사람은 거의 없어서 정치인의 공약 이행률 보다 훨씬 실현 가능성이 적은 새해 덕담이 기분전환용 이상의 의미가 있을까 고민 했는데 따지고 보면 새해 덕담이 문제가 아니라 실현 가능성이 적은 덕담이 문제였습니다.
2014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세월호와 함께 침몰해버린 대한민국의 밝은 미소와 십상시와 함께 부활해버린 대한민국의 어둔 치부를..
진리는 정의를 바탕으로 존재해야 하며 존엄은 인간을 기준으로 설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정의롭지 못한 진리가 대한민국을 어둡게 하고 지위를 기준으로 설정된 존엄이 대한민국을 슬프게 하였습니다.
새로운 꿈들은 지난날의 성찰위에서 비로소 싹을 틔울 것입니다. 세월호 아이들 앞에서 촛불을 드는 마음과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이웃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마음은 인간의 존엄이라는 측면에서 같은 마음입니다.
땅콩회항을 무심코 나무라지 말고 나보다 못한 사람을 업신여긴 적이 없는지 우리가 스스로를 먼저 돌아본다면, 존엄이 지위나 권력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오롯히 인간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차린다면 진리는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와 새롭고 기쁜 희망으로 자라날 것입니다.
삶이 아름다울 수 있는 조건은 인간이 진리와 존엄을 품은 자유를 누릴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실현 가능성 높은 덕담 한마디 전하겠습니다. ‘새해에는 진리와 함께 존엄의 자유를 품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부자까지 되면 더 좋구요.. ^^‘
글 - 구윤상
2015년 1월 마실길 안내입니다. * 일시 : 2015년 1월 10일 (토) 오후 2시 * 장소 : 모악산 안덕길 (구이 반월마을 버스 정류장 집결) * 뒤풀이 : 안덕 건강 체험마을 식당 * 참가비 : 1만원 * 기타 : 방한의류착용, 스틱과 아이젠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