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벌써 시간이 흘러 9월 중순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벌써부터 한국으로 돌아갈 날짜를 세며 호주에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떠들고 웃던 시간을 뒤로 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몇 주 남지 않아, 벌써부터 무척이나 아쉬운 모양입니다.
부모님들은 하루하루 아이들이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실텐데…
(표현 안 하지만 한국에 돌아가서 부모님을 볼 수 있다는 기쁨도 있긴 하겠죠? ^^;)
지난 주 월요일은 30도까지 기온이 올라가 수업시간에 덥다고 부채질을 하더니,
수요일 이후엔 비가 와서 기온이 떨어져 약간 싸늘했습니다.
토요일까지 서늘하다가 일요일 어제부터 다시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초여름의 날씨를 보여주고 있네요.
지난 주 금요일부터 이번 주 일요일까지 10일 동안 Adelaide show가 개최됩니다.
Adelaide show는 매 년 9월에 열리는 Adelaide의 가장 큰 축제로 아이들이 손꼽아 이 날을 기다린답니다.
주말에 사람들이 너무 붐비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 학교마다 주중 다른 요일에 show holiday가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수요일이 Show holiday라서, 이번 주 주말 대신 학교 휴일인 수요일에 Adelaide show 에 가기로 했답니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으면 심심하겠죠?
그래서 토요일엔 City에 나왔습니다.
먼저 Central market에 갔습니다. 한국 남대문 축소판 같은 큰 시장입니다.
호주 사람들이 ‘떨이’라고 외치며 과일들을 싸게 파는 모습도 인상적이고, 각가지 종류의 치즈가 있는 치즈가게,
지나만 가도 향기가 좋은 커피원두 가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캔디가게,
쇠고기부터 악어고기까지 갖은 육류를 파는 정육점등. 볼거리가 많은 시장이랍니다.
마켓은 일요일은 문을 열지 않고 토요일엔 일찍 문을 닫습니다.
저희가 찾아간 토요일 오후엔 남은 청과물을 팔기 위해 상인들이 큰 소리로 저렴한 가격을 부르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Central market이 호주에서 호객행위와 시식이 있는 유일한 곳이죠.
사람이 너무 많아 시장 안에서 사진은 많이 남기지 못했습니다.
차이나 타운에 가서 친구들에게 줄 기념품도 구입했습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차이나타운에 있는 기념품 가게가 몇 배 저렴하여 다른 곳에서 기념품을 구입하지 못하도록 했었답니다.
친구선물이나 기념품은 부모님이 주신 용돈 사용하여 구입하도록 했는데 합리적인 소비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습니다.
보통 아이들이 쓰는 돈은 제가 매 주 5불씩 주는 용돈을 모아 절약하며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따로 주신 용돈은 제가 보관하고 있구요.
지난 번 쇼핑몰에서 남자아이들의 레고 장난감과 여자아이들의 옷 구입 외에
이번 주 차이나타운에서 호주 기념품을 사는 데 적게는 10불~많게는 40불 정도씩 사용하였답니다.
부모님들이 부탁하신 선물 물품과 아이들 구입용품에 대한 영수증, 남은 돈 모두 봉투에 넣어
공항에서 직접 전달해 드리도록 할께요.
마지막으로 괜찮으시다면 한번 더 부모님 들이 따로 주신 용돈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Adelaide show에 가면 show bag이라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하나에 백에 넣어 파는 곳이 있습니다.
여러 회사에서 Adelaide show를 후원하며 50불, 100불짜리 상품을 한 가방에 넣어 20불 30불에 파는 거죠.
벌써부터 학교에선 신문광고를 가지고 온 아이들이 사고 싶은 물건을 고르느라 매일 쇼백 이야기만 한다고 하네요.
이 날을 위해 지금까지 용돈을 한번도 안 쓰고 모은 Ryan 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사고 싶은 물건을 구입하려면
적게는 2~3불, 많게는 17불씩 부족하다고 해요.
각자 부족한 금액만큼 용돈을 보태주면, 사고 싶은 물건 안 사며 모은 Ryan은 억울하겠죠.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같아, 똑같이 15불 혹은 20불 동등한 금액을 지원해 주려고 합니다.
괜찮으시죠?
쇼 백은 영수증 발급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주는 이 금액에 대한 영수증은 첨부가 안 될 것 같아요.
다음주에 똑같이 얼마를 나누어 주었는지 다시 한번 공지해드리고
공항에서 돌려드릴 봉투에 다시 한번 메모해 드릴께요.
기념품가게에서 기념품 구입을 마치고 Victoria square으로 향했습니다.
Victoria square는 Adelaide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장입니다.
평일 점심시간엔 직장인들이 잔디밭에서 점심을 먹거나 태닝을 하기 위해 잔디밭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저희도 잔디밭에 앉아 Mom이 싸주신 도시락을 맛있게 먹었답니다.
아직 기온이 쌀쌀한데 한껏 멋을 부린 Sophia와 Amy 가 춥다며 재촉하여 빨리 식사를 마치고
City의 번화가 Rundle mall에 갔습니다.
Rundle mall은 시티중심에 있는 한 블록을 차량통제하고 쇼핑거리로 만든 우리 나라 명동쯤 되는 쇼핑가입니다.
가장 먼저 지난번에 가지 못한 Candy shop을 다녀왔습니다.
1884년에 오픈 한 blackeby’ old sweet shop은 시판되는 각가지 초콜렛, 사탕외에도
30,40년 전에 즐겨먹던 간식거리들, 신기한 맛의 신기한 모양의 군것질 거리가 가득한 Candy shop입니다.
아이들은 한 두 개씩 먹고 싶은 상품을 구입하고 전 아이들을 위해 아주 아주 신맛의 사탕을 구입하였습니다.
한입 물면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이는 레몬의 수백 배 아주 강력한 신맛의 사탕입니다.
한입 문 아이들의 표정이 제 각각입니다.
Eddie는 ‘별로 안 신데…’ 라며 장난을 치더니 참다 참다가 벤치에 앉아 입 속 가득 담겨있는 침을 뱉어 내고,
다들 손에 들고 어쩔 줄 모르며 찡그리며 먹는 아이들 때문에 한참 웃었습니다.
Rundle mall 거리의 상징인 돼지 동상과 사진도 찍었습니다.
4마리의 돼지동상이 있는데 Adelaide 시민들은 이 돼지들을 사랑하여 이름도 붙여 주었답니다.
쓰레기통 뒤지는 Oliver, 구걸하는 돼지 Horatio, 서 있는 돼지 Truffles, 걸어 다니는 돼지 Ougusta.
Rundle mall를 구경하다 Sophia가 그렇게 가고 싶던 Smiggle 가게를 발견하였습니다.
(Smiggle 가게는 학용품을 파는 체인점입니다.)
펜과 필통을 좋아하는 Sophia 가 친구들이 사용하는 Smiggle펜을 보고 그렇게 사고 싶어 했는데
Smiggle 가게를 발견하고 뛰어 들어가 쇼백을 위해 모아놓은 용돈을 다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거라며 훌라당 다 쓰더니 하루가 지나서 쇼백도 사고 싶다며 절 조르네요 ^^
그래도 세일 중 이라 필통도 절반 가격에 구입하고 한국에 있지 않는 신기한 학용품을 잘 구입하였답니다.
Rundle mall 구경을 마치고 이민박물관을 갔습니다.
호주 이민 역사에 대하여 아이들이 알기 쉽게 연대별로 잘 꾸며져 있는 박물관입니다.
호주 Sydney와 Brisbane은 영국 죄수들의 유배지로 사용되며 많은 영국인들이 강제로 이주 되었습니다.
Adelaide는 자유롭게 자발적으로 독일인과 영국인들이 새로운 땅을 찾아 이민 온 곳입니다.
Adelaide 시민들은 이 점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
초기 이민역사 외에도 1950년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이민역사에 대하여 자세히 나와있었는데 특히 호주가
백호주의 정책을 써서 50~60년 전만 해도 인종차별이 심했다는 사실에 대하여 가감 없이 설명해 놓은 것이 인상적 이였습니다.
예를 들어 1950년 호주 이민성이 백인 외 다른 유색민족이 이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부당한 방법을
사용했는지 아이들이 알기 쉽게 신호등 모양을 누르며 게임처럼 솔직하게 설명해주고 있었습니다.
박물관 마지막엔 호주가 다문화정책을 펼쳐 여러 다른 문화를 가진 다양한 인종들이 사는 나라라는 설명도 있었답니다.
호주는 인종편견에 대한 법률이 굉장히 강합니다.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나 부당한 대우는 절대 안 된다는 인식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호주에 살면서 한번도 인종차별에 대한 느낌 받지 못했어요. ^^
일요일 오전엔 컵케잌 토핑 꾸미기를 하였습니다.
금요일 저녁 미리 구워놓은 컵케잌에 아이들이 직접 이쁜 모양을 만들어 맛있게 나누어 먹었습니다.
점심엔 오랜만에 한국 분식음식을 먹었습니다.
Sophia가 먹고 싶다던 떡볶이를 고기와 야채 듬뿍 넣고 만들어 배터지게 먹고 한국라면도 끓여 먹었답니다.
따뜻한 초여름 날씨라 집 앞엔 바닷가에 소풍을 나온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저희도 집에만 안되겠죠?
식구들 다 같이 공원에 놀러 가 3시간 동안 맘껏 뛰어 놀았습니다.
다 같이 체조도 하구요. 공놀이, 잔디밭에서 구르기, 태닝 하기등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햇볕 있을 땐 꼭 선 크림 바르고 다니게 하고 있어요 ^^
신나게 뛰어 논 후 일요일엔 일찍 잠이 재웠습니다.
아이들을 재운 후 시끄러운 소리에 다시 남자아이들 방에 들어가니 Kevin과 Eddie 이 씩씩거리고 있습니다.
심하게 둘이 치고 박은 건 아니고 한대씩 때린 모양입니다.
제가 한대씩 등 짝을 ‘찰싹~’ 때려 주었습니다.
형제, 남매, 자매지간에도 매일 싸우고 툴툴거릴 수 있습니다.
말다툼하는 건 괜찮지만 서로 손찌검하며 싸우는 건 무슨 일이던 둘 다 잘못 한 거라며 혼을 냈습니다.
찰싹 등을 때리며 부모님도, 선생님도 때릴 수 있지만 말로 타이르고 이야기하는 건 너희가 소나 돼지처럼 때려야
말을 듣는 동물이 아니기 때문에라고 설명하고 무슨 일이던 이야기를 해서 오해를 풀어야지 손찌검 하는 건
잘못 된 거 라며 호되게 야단을 쳤답니다. 아이들 이야기 들어보니 시작은 아주 시시콜콜한 이야기 입니다.
야단 맞고 둘이 바로 화해하고 1분도 안되어 웃고 장난치는 Eddie와 Kevin입니다.
겨우 아이들을 재우고 나오니 여자아이들 방에서 저를 부릅니다.
이제 Sophia와 Amy의 이야기를 들려 드릴께요.
지난 주 Amy가 Ryan 을 좋아한다고 말씀 드렸는데요.
Amy가 옆에 있으면 Eddie 와 Kevin 이 놀리니 Ryan 은 Amy 옆에만 있으면 괜히 어색한가봅니다.
사실 저녁에 Ryan 이 Amy머리도 자주 빚어주고 사이 좋은 남매인데 다른 아이들보다 덜 친하다고 느끼는지
Amy가 서운한 게 있었나봐요.
Amy가 편지를 써서 Ryan 베게 아래에 두고 잘 때 읽으라고 했는데 취침 인사를 하며 제가 불을 다 끄기 때문에
편지가 어두워서 안 보일 거라며 도움을 청하기 위해 저를 부른 것 이였죠.
Ryan 침대 옆에 벗어 놓은 양말 빨래 통에 집어 넣으라고 방 밖으로 보내면서 베개 밑에 이쁘게 접어 놓은 쪽지도
몰래 전달해 주었습니다.
Sophia 에게 물어보니 그냥 더 친하게 지내자는 그런 내용 이라네요.
순수한 아이들이 너무 귀엽지 않나요?
저는 침대에 누워 아이들이 귀여워 계속 웃음이 나왔답니다.
이번 주 식단입니다.
첫댓글 수민 화이팅!
엄만 언제나 널 응원한다.
^^ 준호 .... 감기는 다 나았나요? 사진상으론 멀쩡하더군요....
아쉽다고.. 벌써 가야하냐고..투덜투덜할 준호가 상상이 마구 되네요...
수민이 귀엽다..^^
감기 깜빡했네요. 일요일 저녁부터 수요일까지 아침저녁에만 콜록거리고 훌쩍였는데 위생에 더 신경쓰고 약먹고 수시로 꿀차 먹였더니 금방 나았어요. 건강한 Ryan입니다 ^^
혜림양은 정말 문구점을 차릴 작정이신지...여기서두 펜이랑 필통만 보면 어쩔줄 몰라 하는데...또....
제 입장에선 구입안했음 하는 품목인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