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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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한 번도 가지 못한 사막을 나는 장소를 달리하여 여러 번 갔었다. 30여 년 전 인도 여행 중에도 갔었고, 10여 년 전 이집트에서도 찾았고, 2019년 남미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에서는 해 빠지는 놀 풍경에 오랜 시간 멍 때릴 수밖에 없었다. 이집트 바하리야 사막에서 묵을 땐 숙소 천막 밖 모래 위에서 잠을 청했다. ‘옆자리에 아내가 있으면 좋았을 텐데’란 생각도 했다. 으레 그랬지만 풍경의 아름다움으로 동행하지 못한 아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천막 밖에서 잠자리를 청한 이유는 자면서까지 하늘의 별을 끌어안고 싶은 단순한 이유였다. 낡고 냄새나는 침낭 안에서 쳐다보는 천상의 하모니는 아름다웠고 온도는 3도 가까이 떨어졌다. 밤이 깊을수록 무수한 별들도 추위에 떨었다. 모래를 담요로 별을 이불로, 어느 순간 별 세례를 받으며 잠에 떨어졌다. 새벽 추위에 눈을 떴을 때 동편 하늘은 환해지고 서편 하늘에는 큰 별 몇 개가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밤새 하늘에 머물던 내 영혼을 당기느라 힘든 그야말로 아름다운 풍찬노숙(風餐露宿)이었다.
- 오래 전 미완으로 썼던 산문을 다듬어 연재 형식으로 올립니다.
- 2022년 카페 ‘시월(詩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