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 풀을 체험했을 때 놀랐었답니다.
어떻게 그 하고 많은 것 중에 '자동차 타이어냄새'를 내는 것이냐~~
노란 꽃모양이 신기하고 귀엽기는 하지만 냄새때문에 다가가지를 못했던 염주괴불주머니.
그런데 오늘은 이 녀석 이야기를 해 볼랍니다.
5월 중순에는 길가에 아주 지천이었는데 지금은 열매를 맺고는 수그러들었고, 내년을 기약해야 하네요.
노랑 노랑 꽃을 달고, 먼저 꽃이 핀 가지엔 염주같은 열매를 달고 있는 나는 염주괴불주머니랍니다.
괴불이라고는 본 적도 달아본 적도 없지만서도,
옛날 여자들의 한복에 달았던 작은 주머니(괴불주머니)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혀를 치켜 든 뱀이 입을 벌린 모습이 자꾸 연상이 되지만, 이것은 곤충을 기막히게 사용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멋드러진 꽃입니다.
꽃을 한개씩 따서 늘어놓아 보았지요. 초록색의 꽃자루는 꽃의 끝에 달리지 않고, 꽃의 배 부분에 달려있어요.
맨 뒤에 편편하고 동그란 부분은 달디 단 단물이 들어있는 꿀주머니랍니다.
곤충이 꽃을 찾아와 꽃에 앉아서 꿀을 먹으려고 끝까지 들어갈 때 꽃이 까딱 까딱 흔들리면,
곤충이 균형을 잡으려고 마구 마구 움직이겠지요?
이 때 꽃은, 곤충의 몸에 묻은 다른 꽃의 꽃가루를 받고, 곤충의 몸에 제 꽃가루를 묻히는 겁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건지.. 어떻게 이런 기술을 알아내는 걸까요?
꽃이 피어있을 때 위쪽 꽃잎을 떼어보았습니다.
긴 씨방이 얇은 막에 싸이듯이 안겨있고, 씨방 뒤로 동그란 꿀주머니가 자리하네요.
열매가 길어지고 커져감에 따라 꽃은 열매끝으로 밀려 오그라듭니다.
갈색의 말린 꽃이 암술머리에 달려있어요.
열매를 까 보았어요. 검은 씨앗에 하얀 덮개가 있는 씨앗이 조롱종 달려있습니다.
씨앗하나를 보면, 하얀 투명 덮개에 싸여있는 듯이 보입니다. 이것이 뭘까요?
바로 개미들이 좋아하는 젤리'엘라이오좀'이랍니다.
씨앗을 멀리 보낼 전략을 짜기 않고 식물 바로 아래 떨어드려 놓아도, 개미들이 줄줄이 와서 이것을 여기저기로
퍼트려준답니다. 그럼 개미들이 이것을 물고 집으로 가서 젤리만 떼어 두고 씨앗을 버리지요.
개미들이 모이는 것을 보고 있으면, 하나씩 물고 가는 모습이 참 귀여워요.
엘라이오좀을 만들어 개미를 부르는 식물들이 참 많지요.
제비꽃의 씨앗, 금낭화의 씨앗, 괭이밥의 씨앗....
왜 많은 곤충중에 개미일까요?
개미집이 볕도 잘 들고 습기도 적당해서 식물들이 잘 살 수 있는 조건이기에,
많은 식물들이 개미를 이용해 자손을 퍼트린다고 합니다.
개미는 젤리만 먹고 씨앗은 손도 안대고 바로 집밖으로 버리고요,
젤리를 뜯느라 조금 상처를 주면 발아가 더 빨리 된다고 하네요.
참 재미있는 식물세계입니다.
염주괴불주머니잎의 뒷면입니다. 구멍이 보이시나요?
이 구멍은 자동차타이어냄새가 나도록 하는 냄새샘이랍니다.
꽃피고 안정적으로 열매맺을 때까지 동물의 손을 타지 않으려고 손을 쓴 것이지요.
냄새때문에 만지지 않으려고 하지만,
씨앗이 너무 사랑스러워 너무 많이 손을 대었던 5월의 식물입니다.
첫댓글 염주괴불주머니에도 치밀한 생존전략이 있네요.
까만 씨앗의 젤리 엘라이오좀은 더욱 더~
그저 놀랍습니다.
그런 전략을 알아내는 님은 더욱 놀랍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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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이오좀을 미끼로 개미들을 종의 번식의 일군으로 쓰도록 계획? 한 자는 누구 일까요.?
한치의 오차도 허용치않는 화엄법계가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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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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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