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너는
아이야 너는
창가에 드는 아침햇살에
눈 뜨며 행복했으면 좋겠어
기다림으로 보냈던 시간은
밝은 빛에 사라지고
햇살에 아래서 싹이 트고
잎이 나서 너의 꽃을 피울 수 있게
아이야 너는
바닷가에 밀려드는 파도처럼
노래하며 평화로웠으면 좋겠어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마음은
먼 수평선 밖으로 보내고
순풍이 불어 바다는 잔잔하고
갈매기 날아 너의 배를 띄울 수 있게
목어
눈을 떠야지
녹녹지 않은 세상이
수만리 밖까지 깜깜해도
밝아오는 아침을 보아야지
바다를 지나던 스승이
물고기가 된 제자의 몸을 벗게 하고
등에 자란 나무, 그 몸에서 다시 태어난 몸
밤낮으로 눈을 감고 있을 수는 없어
깨어나 자유로이
일어나 허공을 헤엄쳐.
최명숙
강원도 춘천 출생.
1992년 시와 비평 신인상, 2002년 구상솟대문학상, 2018
년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2021년 시집 『심검당 살구꽃』이 한국불교출판협회의 올해
의 10대 불서로 선정.
시집 『심검당 살구꽃』 『인연 밖에서 보다』 『마음이 마음에
게』 『따뜻한 손을 잡았네』 『산수유 노란 숲길을 가다』 『저
버린 꽃들이 가득했던 적이 있다』 『버리지 않아도 소유한
것들은 절로 떠난다』 등.
현재 보리수아래 대표, 한국뇌성마비복지회 이사, 도서출
판 도반의 편집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