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대10국(907~970)과 북송시대(960~1127)때 활약한 서자평(徐子平)이 정립한 현재 통용되는 명리학은 자평명리학(子平命理學)이다. 자평명리학은 북송초까지 주로 년주와 일주를 위주로 간명하던 명리학에 일대 변혁을 가해 태어난 생일을 기준으로 간명하는 방식을 택해 사주감정법에 ‘코페르니쿠스적인 대전환’을 가져온 신법사주(新法四柱)이다.
신법사주는 사주팔자의 기준점을 일주의 천간인 일간(日干)에 기준을 두고 간명(看命)한다. 따라서 생일인 일간의 특성은 그 사람의 특성과 주체성을 알리는 매우 중요한 자리이다. 조용필은 일간이 부드러운 을목사주이다. 을목은 갑목을 계승하여 봄기운인 목기운의 본래의 사명을 완성시키는데 사명이 있다. 즉 갑목의 기(氣)로서 나무를 자라게 하며 을목의 질(質)로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이다.
갑목이 인체의 대동맥이라면 을목(乙木)은 인체 구석구석에 뻗어나간 모세혈관과 같은 것이다. 또한 골격·근육·혈관·신경세포·관절 등이 을목에 해당한다. 갑목이 대로(大路)라면 골목길은 을목(乙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을목은 정신과 물질을 전달·유통·운반하고 통신과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을목은 갑목과 달리 유연한 연골이나 관절과 같이 시대적인 상황에 굽힐 줄도 아는 유연함이 숨겨져 있다. 이번에 조용필이 자기의 고집을 접고 외국인에게 곡을 맡긴것도 시대적인 상황에 맞추어 음악에 변화를 준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것이 결국 대박을 터뜨리고 말았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말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을목은 ‘휘어질지언정 부러지진 않는다’는 표현이 적절한 십간(十干)이다. 갑목은 너무 시작하는 힘이 강해서, 비바람 같이 강한 힘이 오면 부러지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러나 을목은 이런 힘의 조절을 해나갈 줄 안다. 기운을 계속 이어가는 방법이 갑목처럼 한 방향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좌우로 움직이면서 상황을 돌파해 가는 민첩성과 순발력이 좋다. 그것을 동양에서는 굴신(屈伸)이라고 한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담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을목이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온갖 재주를 부리는 것이 을목이다. 갑목처럼 기운차 보이지는 않고, 유연하고 부드러운 모습이지만 모든 장애를 극복하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해 간다.
주변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자신의 목적을 향해 가는 을목의 성질을 가진 사람은 정면대결을 잘 하지 않는다. 주변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자신의 목적을 향해 끝까지 이루어 가는 것이다. 어쩌면 보기와 달리 을목이 갑목보다 훨씬 무서운 사람이다.
정치권의 안철수, 손학규, 문재인, 심대평 등이 을목일주이며 현실을 위해 아픔을 견디는 능력을 타고난 것이 을목이다. 매우 실용적이고 실속적인 인물이 을목으로 현모양처가 가장 많다. 따라서 을목의 힘은 실질적인 힘이며 구체적인 힘이다. 세찬 바람에도 나긋나긋하게 눕는 풀이지만 갑목을 감고 타고 오르는 넝쿨식물, 벽에 기대어 자신의 세력을 펼치는 담쟁이 등이 을목의 힘을 잘 보여주는 생명체들이다.
이번 조용필의 부활은 이런 을목의 생명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한 사례로 조용필과 같은 가왕과 같은 시대를 사는 우리는 진정 행복한 사람들이다. 앞으로 계속 조용필은 조용필로 살아 있을 것이다. 을목일주의 생명력이 조용필이다.
▲ 류동학 원장 |
류동학 원장 프로필
△혜명동양학아카데미 원장(현) △대전대 철학과 외래교수(현)
△전 안동정보대학 교수 △고려대 한국사학과 박사과정 수료
△대전대 철학과 박사과정 △단국대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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