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경흥사 목조석가삼존불좌상
보물 제1750호(지정일 2012.02.22)
소재지 : 경북 경산시 남천면 모골길 196-55, 경흥사 대웅전
조성시기 : 조선 인조 22년(1644)
경흥사 목조석가여래좌상은 좌우에 보살좌상이 협시하고 있는 삼존불이다. 불상 내부에서 발견된 조성발원문과 대좌 묵서명 기록에 따르면 1635년부터 선승들이 동학산(動學山) 남쪽 기슭에 새로운 사찰을 창건하고자 도모하였고, 1644년 영규(靈圭)에 의해 경흥사가 중건되었다고 한다. 같은 해 수화원 청허(淸虛)를 중심으로 영색(英賾), 현욱(玄旭), 정혜(淨惠), 신웅(信雄), 나흠(懶欽), 영이(榮伊) 등 7명의 조각승이 석가삼존상을 조성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석가여래삼존좌상을 살펴보면 등신대의 규격에 전체적으로 단정하면서도 위엄있는 형상을 보여준다. 양식적인 면에서는 본존불과 보살상의 도상적인 차이는 있지만 불신의 비례와 얼굴, 옷주름 표현 등의 요소에서는 매우 유사하다. 특히 어깨와 무릎이 넓어 당당하고 안정된 자세를 보여주며, 방형의 얼굴에 표현된 작은 이목구비와 꽃잎모양으로 접은 승각기 및 단정하면서도 간결한 옷주름 등이 특징이다. 우선 석가불을 보면 변형된 편단우견식 법의를 착용하였다. 수인에서는 오른손은 항마촉지인을 결하였고, 왼쪽 손의 엄지와 중지를 구부렸다. 머리에는 낮은 육계에 반달형의 중간계주와 원통형의 중앙계주로 장식되어 있다. 얼굴 표정은 엄숙하면서도 온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좌우 보살상들은 화려하게 장식된 큰 보관을 쓰고 어깨에 늘어뜨린 머리카락(보발), 편삼을 입은 변형통견식 법의에 수평의 승각기로 석가여래와 차별화되었다. 수인에서는 두 손은 무릎에 대고 엄지와 중지를 구부렸는데, 우협시 보살은 손바닥을 밑으로 향한 반면 좌협시는 손바닥을 위로 향하여 다른 형식을 보인 점이 독특하다.
조각승 청허는 원오(元悟)의 차화승 출신인데, 1605년 경상남도 김해 선지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충청남도 논산 쌍계사 대웅전 목조삼존불좌상, 전라북도 익산 관음사 목조보살입상 등을 제작하였다. 또한 각민(覺敏)의 차화승으로 1606년 충청남도 공주 동학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1614년 전라남도 순천 송광사 대웅전 불상에 참여하였다. 즉 청허는 17세기 초엽 충청도, 전라도 지역을 거점으로 원오와 각민에게 불상의 조각 기술을 배웠다고 할 수 있다. 이후 1640년 경상남도 거창 심우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보물 제1690호) 제작에 수화승으로 등장하며, 경흥사 불상과 1645년 경상북도 상주 남장사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보물 제1635호) 등 주로 경상도 지역에서 많은 작품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경흥사 불상 조성발원문에는 청허를 전라도 금산사 화원이라고 밝혀 전라도 지역에서 활동하였음도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