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동막해변 여행
희영 실습생과 아침 일찍부터 복지관에 모였습니다.
희영 실습생도 저처럼 여행에 대한 설렘에 아침 일찍 눈을 뜬 듯합니다.
다행히 서울에는 조금의 비 예보가 있지만, 강화도에는 바람만이 분다고 합니다.
집합시간에 맞춰 1층으로 내려가니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행 날 설렘에 일찍 눈을 뜬 건 저희뿐만이 아닌 듯합니다.
아이들에게 각자 챙겨오기로 한 준비물을 다 가져왔는지 묻자
예원이가 프라이팬을 집에 두고 와, 선생님께 어떻게 해야 할지 물으러 올라갔고
예원이를 제외하면 모든 친구들이 준비물을 빠짐없이 챙겨왔다고 합니다.
프라이팬은 여행지로 가는 길에 예원에 집에 잠시 들려 챙기기로 했습니다.
짐을 모두 실어 넣고 복지관 선생님들의 배웅을 받으며 동막해변으로 출발했습니다.
“분명히 챙긴다고 챙겼는데 나올 때 깜빡했어요.”
멋쩍은 표정의 예원이가 프라이팬을 두고 온 게 마음에 걸리는 눈치입니다.
“예원이가 규빈이 김치전까지 받아 왔다며 손이 무거워서 깜빡 잊었나 봐. 괜찮아~”
예원이 집 앞에 차가 서자 예원이가 순식간에 집에 들러 프라이팬을 챙겨 내려왔습니다.
여행지로 가는 차 안에서는 해원이의 블루투스로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나눠 듣고
비밀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창밖이 어느새 바다 풍경으로 가득 찹니다.
“우와 바다다!!”
해웅 선생님의 외침에 창밖을 보는 아이들의 눈 속으로도 바다가 가득 들어찹니다.
바다에 도착했습니다. 아이들과 차에서 내려 어디에 돗자리를 펼칠지 고민했습니다.
아이들의 선택은 바다가 잘 보이고 손발을 닦을 수 있는 공간이 가까운 자리입니다.
딱 좋은 명당을 선택한 듯합니다.
예보에 맞게 바람이 많이 불지만, 여름 날씨처럼 전혀 느껴지지 않아 오히려 좋습니다.
탁 트인 바다를 보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여름맞이 피서에 온 것 같아 마음이 붕 뜹니다.
자리를 잡은 후 가장 먼저 바다에 발을 담그기로 했습니다.
가지런히 신발을 벗어두고 바다로 뛰어듭니다.
벌써부터 아이들의 웃음이 여기저기 터져 나옵니다.
다 같이 손을 마주 잡고 물장구를 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저까지 동심으로 되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바다에서 나와 여행팀 규빈이의 아이디어로 정해진 ‘모래성 예쁘게 쌓기 대회’를 열기로 합니다.
세 개의 팀으로 나뉘어 10분간 모래성을 쌓아야 합니다.
저는 유미 그리고 사랑이와 함께 1번 팀을 맡았습니다.
사랑이 말에 따라서 아이들이 성곽을 쌓는 동안
저는 인터넷 검색으로 쌓기 쉬운 모래성 모양을 검색하기로 했습니다.
모래성은 생각보다 잘 쌓아내기 쉽지 않습니다.
한쪽을 토닥이며 단단하게 만들면 다른 반대편이 무너집니다.
모래성에 금이 가고 부서질 때마다 우리는 서로를 나무라지 않고 괜찮다고 말하며
부서진 모래성의 부분을 함께 토닥이며 메꿨습니다.
덕분에 부서졌던 부분은 다른 어떤 부분보다 강하고 단단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모래성을 쌓아 올리는 과정이 마치 우리의 관계가 맺어지는 모습 같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려워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서기 망설였지만,
이제는 가까이 꼭 붙어 같은 풍경을 보고 같은 행복을 느낍니다.
모래성 대회 종료 전 마지막 몇 초를 남기고
유미와 사랑이의 아이디어로 피카추 귀까지 만드니 그럴듯한 2단 모래성이 완성되었습니다.
모래성을 다 쌓은 후 어떤 모래성이 가장 멋진지를 묻는 투표를 올려두고 이제 밥을 먹기로 합니다.
발을 깨끗하게 닦고 자리로 모여 버너를 세팅하고 프라이팬을 올렸습니다.
한쪽 프라이팬에서는 고기를 굽고 나머지 한쪽에서는
예원이가 챙겨와 준 규빈이 할머니 표 김치전을 부쳐 먹었습니다.
규빈이는 학원 일정 때문에 함께 하지 못했지만
규빈이의 김치전, 규빈이가 낸 게임 아이디어, 규빈이가 좋아하는 소스 등
여행 중에 계속해서 규빈이를 떠올리고 함께 미소지었습니다.
다음번에는 규빈이도 여행에 함께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이번에는 여행팀이 준비한 두 번째 게임인 스피드 노래 맞추기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의 순발력과 최신가요에 대한 지식을 따라잡을 수 없어 완패했지만
웃음 가득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밥을 다 먹을 때 쯤 되니 어느새 바다풍경이 사라지고 갯벌이 나타났습니다.
물때를 잘 알아봐준 여행 조사팀 덕분에 멋진 풍경을 모두 보고 갈 수 있습니다.
밥을 먹고 게임을 하며 아이들이 무언가 다짐을 한 듯합니다.
절대로 들어갈 일 없다던 갯벌에 모두 함께 들어가겠다고 합니다.
40분 동안 갯벌체험을 하며 친구들의 찐 웃음을 담은 사진까지 찍기로 약속하고 나니
아이들 모두 박장대소하며 서로의 사진을 찍느라 바쁩니다.
아이들에게 물으니 갯벌에 들어가 핸드폰을 꺼내기 어려울 것 같아
미리 찐 웃음 컨셉사진을 찍어 둔다고 합니다.
시작은 가짜 웃음이었지만 함께 마주 보며 웃기 시작하니
어느새 웃음은 찐 웃음으로 변하고 쉽게 멈춰지지 않습니다.
아이들 카메라 속에 담긴 친구들의 미소가 궁금해집니다.
갯벌에서 나올 아이들의 찐 웃음은 선생님들에게 맡긴다고 합니다.
소명을 다해 열심히 아이들의 찐 웃음을 찾아야겠습니다.
갯벌에 들어가자 여기저기서 괴성이 터져 나옵니다.
“선생님 느낌이 이상해요!”
“이상한 게 막 밟혀요!!”
아이들이 서로 서로의 손을 잡아주며 늦어지는 친구를 챙기고 넘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걸어갑니다.
서로의 걸음걸이를 보며 웃고 날아갈 듯한 모자를 잡아주며 또 웃습니다.
걸어 들어가는 길 동안 갯벌이 발에 익었는지 나오는 길이 들어갈 때 보다 쉽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단계, 오늘의 사진을 공유하고 소감을 나눌 시간입니다.
여행팀이 여행지 조사 중 찾아두었던 캠핑 컨셉으로 꾸며진 카페에 들어가
시원한 음료를 시키고 둘러앉았습니다.
아이들 모두 갯벌이 상상 이상으로 즐거웠고,
실습생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여행이라 아쉽고 의미 있었다는 소감을 나눠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담은 친구의 찐 웃음 사진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삐져나옵니다.
오늘의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되지만, 우리에게는 31일 전시회라는 중요한 과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멋진 전시회를 만들기 위해 내일 1시 15분 아이들과 복지관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유미는 가족 여행이 예정되어 있어 내일 회의와 전시회에는 함께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유미의 소중한 작품과 그 안에 담긴 마음을
필카추 친구들이 대신 잘 챙겨줄 것입니다.
오늘 여행에서 얻은 에너지를 전시회 준비에 쏟아부어 잊지 못할 마지막을 장식하려 합니다.
첫댓글 아이들이 준비한 여행으로 함께 웃고 떠들며 즐겼습니다.
아이들이 준비한 놀이를 함께하며 즐겼고, 바다와 갯벌에 들어가 뛰어놀기도 했습니다.
기록을 통해서도 아이들이 얼마나 여행을 잘 즐겼는지 느껴집니다.
아이들이 이번 여행을 '우리'의 여행으로 잘 준비했기에 더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의 찐 웃음을 담는 모습도 아름다웠습니다.
이번 여행이 아이들 서로에게도 친구들과 함께한 기분 좋은 추억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전시회와 수료식 활동까지 잘 마무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