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푸어’ → ‘금깡통아파트’ → ‘하우스 파산자’
- 돈 더 푼다고(DTI) 아파트 시장 살지 않는다 -
송재영(민주노동당 민생희망본부장)
‘하우스 푸어’라는 용어가 있다. 집은 있으나 가난하다는 뜻이다.
아파트 하나 정도는 소유하고 있었지만 과도한 빚을 내어 중대형 아파트를 구입했다가 졸지의 ‘아파트 없는 중산층에서 아파트 가진 하류층’을 일컫는다.
근데 요새 ‘금깡통아파트’라는 신조어가 아파트 매매시장 주위를 뱅뱅 돌고 있다. 금처럼 귀한 아파트가 속을 들여다 보면 깡통처럼 별 볼일 없다는 뜻이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신도시, 뉴타운 지역의 중대형 분양아파트는 금값이었다. 분양가가 아무리 비싸더라도 당장 되 팔아도 수억원의 프리미엄을 남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시세보다 몇 배가 비싼 아파트라도 분양 받는 것이 황금을 포획하는 전략이라고 판단하고 수 억원의 은행 대출을 끼고 분양을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 이러한 공식이 무너졌다.
대출을 끼고 황금이 될 가능성이 있는 아파트를 분양은 받았지만 아파트 매매 시장이 꽁꽁 얼어 붙으면서 황금이 아니라 깡통이 되어 버린 것이다. 국토해양부가 15일 내놓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지난달 신고 된 전국 아파트 거래 건수는 3만454건으로 이는 2006~2009년 최근 4년 동안의 같은 달 평균 4만2847건에 비해 28.9%나 적은 것이고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해 2월 2만8741건 이후 16개월 만에 최저치다. 특히 수도권과 서울은 최근 4년간 같은 달 평균에 비해 각각 60.7%, 65.2%나 줄어들었다.
그래서 금깡통아파트는 분양 받은 아파트의 계약금은 포기하고 거기에다 웃돈까지 얹어 주고 손해 보면서 한마디로 ‘떨이’로 팔아 치우는 집을 말한다. 황금이 깡통으로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깡통이라도 되면 오히려 낫다. 깡통은 그래도 밑지고 팔기라도 하지만 이사가려는 집이 아애 매매가 차단되고 분양아파트의 경우는 계약금을 포기하고 몇 천만원의 프리미엄을 주고라도 넘기려 해도 불능이 된 애물단지, 빚 생산 공장이 된 아파트가 부지기 수기 때문이다.
황금인 줄 알고 어마어마한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샀는데 오히려 빚 암초에서 헤어 날 수 없으니 차라리 죽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요새 자살자들이 더 늘어 난다. 아파트 시장이 꽁꽁 얼어 붙어 있으니 분양아파트건 거주아파트건 매매 자체가 꽉 막혔다. 수 백만원의 대출 이자는 내야 하고 그렇다고 살고 있는 아파트는 매매가 안 되는 바람에 분양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사면초과에 몰린 사람들이 ‘아파트 패닉’ 상황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유일한 방안은 금융기관으로부터의 경매 처분만 기다린 후 남은 부채에 대해서는 개인 파산이나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수 밖에 없다. 요새 민생본부에 이러한 하소연을 하면서 해결을 요구하는 상담자가 늘고 있다. 일산에 7억원 짜리 분양을 받았는데 현재 살고 있는 집이 팔리지 않아 분양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자 부담이 너무 세 그동안 너무 고생해서 죽고 싶은 심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개인 파산이나 회생을 의뢰한다.
방법은 없다. 부동산 소유자의 개인 파산은 불가하고 개인회생을 하려고 해도 이미 담보물건이기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유일한 방법은 두 개 아파트 모두 강제처분을 기다리고 잔존 부채에 대해 개인회생, 파산을 하는 방법 뿐이다.
이번 6.2 지방선거에 대한 참패 원인에 대해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 의원들 ‘부동산 값이 마구 떨어지니 중산층이 분노한 것이다’라면서 총부채상환비율(DTI) 및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와 분양가상환제 등의 폐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곧 이러한 대책을 강구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본질적 원인에 대한 회피이며 최악의 아파트 시장 붕괴와 부동산 소유자를 개인파산, 회생으로 더 몰아 넣는 범죄행위이다. 왜냐하면 ‘하우스 푸어’, ‘금깡통아파트’, 나아가 ‘하우스파산자’의 원인은 공급 과잉에 있다. 이명박 정권이 정치적, 잘못된 경제적 논리로 수요와는 상관없는 투기용 중대형 아파트만 마구 졌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서 특혜 받은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마구 졌다. 신도시뿐만 아니라 정치 공학적 논리와 건설과 동맹을 맺은 이명박 정권은 원주민들은 쫒아 내고 중대형 고급 아파트를 마구 지었고 아직도 계속 짓겠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사람잡는 뉴타운.재개발이다.
건설과 스폰서 동맹을 맺은 정권은 돈 부자들의 투기 장단에 맞추면서 유동성을 확대하였고 아파트 시장은 ‘돈나와라 뚝딱 황금시장’이 되었지만 공급 과잉과 중산층 몰락으로 인한 소득하락으로 수요층도 대폭 감소하면서 아파트 패닉에 빠진 것이다.
그런데 투기 붐을 일으킨 후 투기꾼들은 쏙 빠져 버린 상황에서 거품이 자연스럽게 빠지는 경제학적 현상을 역진시키려는 것이 바로 DTI를 완화하는 것이다.
사상 최대의 부동산 담보 대출액 350조 원의 과잉 유동성 상황에서 반 경제적 투기적 요인으로 하늘 모르게 치솟았던 아파트 값의 거품이 빠지는 지금의 현상을 은행에서 돈을 좀 더 푼다고 재 거품이 일으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시중에 너무 많은 돈이 풀리는 바람에 아파트 값이 오르다가 더 이상 오를 수가 없어서 떨어지는 현상을 시중에 돈을 더 푸는 방법으로 막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직장 잃고 소득 떨어져서 돈이 없어 전,월세 혹은 임대아파트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에서 돈을 더 꿔 준다고 아파트 시장이 활성화되겠는가? 어제는 중산층이 었지만 몰락한 자영업자들이 은행 돈을 꿔서 집에 투자 한다? 전문적 경제 지식이 없어도 상식적으로 충분히 판단되는 부분이다.
DTI를 완화하여 시중에 돈을 더 풀면 자영업자 등이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려고 하기 때문에 매매가 살아날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몰락해 가는 자영업자들이 자신들의 생존권도 지키기 벅차서 나가 떨어지고 있는 판에 은행에서 돈을 대출해 준다고 그 돈으로 집을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설사 시중에 더 풀린 돈으로 사더라도 똥값이 되어 버린 미분양아파트를 사지 분양된 아파트를 살리도 없다. 금깡통아파트 보다 더 깡통인 산더미 처럼 쏟아져 나올 미분양 ‘돌깡통아파트’가 있는데 말이다. 하반기에만 분양 아파트가 16만 가구라는데 말이다. 결국 현재 부동산 거품이 꺼지는 것은 자연적인 것이고 중병을 앓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치유하는 과정이기 한다. 방법은 한가지다. 황금처럼 치솟은 아파트값을 시멘트 값 내지 실 주거 가치 만큼의 값으로 떨어 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기반해서 해결책과 구제책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돈 벌자고 가리지 않고 투기해 놓고 막차를 타는 바람에 부채더미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국가 차원의 구제책을 논의하는 것에 불만을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들이 폭삭 망해야 한다고 한다. 쫄딱 망해 봐야 앞으로 더 이상 ‘시멘트 투기’가 한국 사회에 발 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정권의 무능과 약탈행위를 너무 용인하는 것이다. 하우스 푸어, 금깡통아파트, 하우스 파산자 모두 무능한 경제 정책과 건설사와 결탁한 정권의 잘못으로 희생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방법은 이명박 정권의 무능과 약탈행위로 인해 재난적 피해를 당한 하우스 푸어, 금깡통아파트, 하우스파산자들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당장 살고 있는 아파트가 매매되지 않는 바람에 분양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더라도 분양가를 재 산정 대폭 인하한 가격으로 입주하도록 하고, 대폭 할인한 대출금 이자 부담까지 장기적인 지급유예를 통해 일상적 소비생활을 유지토록 하는 것 밖에 없다.
이명박 정권은 4조원을 풀어 미분양 아파트를 대거 매입하는 동맹 건설사에 대한 특혜 대신 이 돈으로 아파트 시멘트 사이에 끼여 죽을 날만 기다리는 국민들을 위해 입주 분양가 대폭 하향과 원금, 이자 지급유예를 위한 공적 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 금값은 시멘트 값으로 변할 것이고 경제는 정상화될 것이다. 그리고 ‘하우스 푸어’ → ‘금깡통아파트’ → ‘하우스 파산자’라는 죽음의 골짜기에서 신음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