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처럼 든든한 엄마가 되어 줄게
<학교에 간 사자> 필리파 피어스 글/ 햇살과나무꾼 옮김
2024.09.05 13기 양아름
<학교에 간 사자>의 감상글을 준비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려 했지만 표지에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 수록 도서”라는 문구를 보고 망설임 없이 책을 구매했다. <학교에 간 사자>는 아홉 편의 각각 다른 이야기가 담긴 단편 동화집으로 우리가 경험하거나 상상할법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이야기마다 나름의 교훈이 담겨 있어 표지에 적힌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 수록 도서”라는 문구가 무색하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 세 번째 이야기인 학교에 간 사자도 마찬가치로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일상에서 겪을 만한 상황을 잘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이야기 속 내용처럼 누구나 다 피하고 싶은 사람이나 상황이 있을테니까. 눈앞에 갑자기 사자가 나타나 함께 학교에 간다는 것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동화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주인공인 작은 여자아이 베티 스몰은 어느 날 등교길에 사자를 만난다. 사자와 함께 학교에 가게 되고 사자와 함께 수업을 듣고, 점심을 먹고, 운동장에서 놀기도 한다. 그러던 중 베티를 괴롭히는 덩치 큰 남자아이 잭 톨을 만난 사자는 잭을 혼내준다. 잔뜩 겁을 먹은 잭은 달아나고 베티는 내가 다시는 저 녀석을 무서워하나 봐라 하며 당당해진다. 베티는 사자에게 또 보자고 했지만, 사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잭이 베티에게 사자가 다시 오냐고 묻자 베티가 “언젠가는 올 거니까 조심해”라고 답하며 이야기가 끝난다. 베티의 이 마지막 대답이 내가 다 통쾌하고 속시원한 마음이 들었다.
학교에 간 사자를 읽은 뒤 최근에 있었던 아이의 일이 떠올랐다. 아이가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했는데, 그 상황에서 상대친구에게 방어하지 않고 같은 공간에 함께 있었던 부모인 우리에게도 어떻게 괴롭힘을 당했는지 끝까지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던 아이가 너무 답답했다. 여름방학이 되기 전 아이의 학교 담임선생님과 상반기 상담을 받을 때 였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우리 아이는 항상 미소를 장착하고 다녀서 친구들과 갈등 상황도 잘 없지만 어쩌다 그런 상황이 생길 때면 항상 먼저 웃어버리면서 안좋은 상황을 넘긴다고 했다. 그래서 반 친구들이 아이를 편하게 느끼고 좋아한다고 했다. 상담 후에 우리 아이가 친구 관계도 원만하게 잘 유지하고 처음 하는 학교생활을 잘 하는 거 같아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한편으론 웃고만 다니는 아이의 모습이 어쩌면 친구들에게 만만하고 쉽게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걱정도 되었다. 그 와중에 최근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걸 내가 직접 보게 되었고 그 상황에서 상대에게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던 아이가 너무 답답해서 다그쳤던 일이었다.
그 순간 아이가 자기 감정을 억누른 것일까? 왜 본인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할까? 어린 아이들은 아직 자기 감정이 어떻다라고 정확히 표현하는 게 잘 안된다고는 하지만 그때 나는 아이가 많이 답답했다. 걱정되고 속상했지만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아이에게 말했다. 참는 것도 좋을 때가 있지만 자기의 감정을 잘 나타내는 것이 자신을 지킬 수 있고 상대방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그때 그 괴롭힘이 아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우리 아이가 나중에라도 피하고 싶거나 괴로운 일이 있을 때 베티처럼 학교에 가기 싫은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아이는 자신을 괴롭히는 그 무엇인가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누군가를 생각하고 필요로 할 것이다. 사자를 통해 용기와 자신감을 얻은 베티처럼 우리 아이도 어려운 상황을 마주했을 때 그에 맞설 지혜와 담대함을 가지고 잘 극복해내는 아이로 성장하길 바란다. 더불어 나도 베티가 만났던 사자처럼 아이에게 용기를 주고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든든한 부모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