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대 국회의원 총선거 정책협약을 체결하고 당면한 총선에서 ‘민주진보 세력’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다.” 4.11총선 3일 전에 민주통합당과 민주노총이 국회에서 정책협력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선거연대를 확인하였다.
총선거 7일전에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시민사회단체와 민주통합당 간의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정책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4월 3일에는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대위도 민주통합당과 ‘올바른 공공부문 개혁과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19대 국회의원 총선 정책협약’을 체결한 사실도 있다.
물론 한국노총 각 지부는 각 지역의 민주통합당 총선후보들과 노동정책 관련 정책협약을 경쟁적으로 맺어온 터였다. 내용은 노동문제해결, 사회민주화 실현을 위한 정책협의기구 구성,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한반도 평화 국가균형발전 정책 지지 민주 진보진영의 원내 제1당 의석확보 및 교섭단체 구성협력 약속 등으로 민주통합당과 민주노총의 정책협약과 한국노총의 정책협약의 내용은 다르지 않고 시민단체의 경우 복지문제(의료비, 반값 등록금, 기초노령연금, 주택, 보육 등)를 특화했을 뿐이다.
파탄난 “휴가철 피서지 파업”
일본의 경우, 국철민영화가 관철된 1990년대 이후 총평체제의 자진해산과 함께 출발, 기업노동조합의 모임인 렌고(당시 조합원 660만명)는 민주당이라는 부르주아지 정당과 결탁했다. 이 후 일본 렌고의 노동조합운동은 ‘노사협조’이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로 기업의 손발 역할을 하는 자본의 위기극복의 수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리고 노동을 제물로 바친 관료들은 ‘자신의 길’을 가게 된다.
민주노총은 노동조합들의 연합체로서 일사불란한 집행체가 아닌 명확히 한계가 있는 조직이지만, 그 조직 건설의 성격과 위상과 역할을 볼 때 노동자 계급의 정체성을 견결하게 유지하면서 자본과 권력에 대한 명확한 전선을 치고 노동자들의 독자적인 정치 세력화를 위한 ‘투쟁하는 조직’이어야 한다. 그러나 민주통합당과의 정책협약이 명백히 보여주는 것처럼, 민주노총은 조합원을 ‘의회입법 해바라기’로 전락시키고 있으며 한국노총과 전혀 변별점 없이 경쟁적으로 조합원들의 정치적 각성이나 자생적인 투쟁을 마취시키고 관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국참당이라는 노동탄압 신자유주의세력과 화학적 결합을 하더니, 급기야 정리해고와 비정규악법을 튼실하게 세우고 공공사업장의 손발을 묶는 필수유지법을 통과시킨 부르주아 정당과 손을 잡고 총선을 치러냈다. 민주노총 관료들이 격에 맞는(?) 의원들 과반수를 확보하여 한여름 ‘휴가철 피서지 파업’으로 의회를 만지작거리려던 시도는 파국으로 끝났다. 조합원과 유권자들은 단순무식한 거수기가 아니었음에 노동관료들은 허탈해 한다.
혁신의 노력이 민망할 따름
조합원들은 이제 ‘노동’이라는 계급성을 버리라 하고 의회와 시민단체로의 투항을 강제하는 민주노총 관료들과 노동계급을 배신한 명망가 정치인들 틈에서 정체성의 분열에 불편해하고 있다. 이러한 노총을 수년간에 걸쳐 ‘혁신’의 링거를 주사하려 했던 노력들이 민망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