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호숫가의 윤슬
윤 덕 명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어
야호라고 외치는 메아리
마치, 여호와의 이름처럼
장엄하게 울려 퍼지는데
아 당신은 당신의 몸이다.
정상을 향하는 당신의 뜻
정정당당한 것은 옳은 것
가시는 그 길 험난하여도
어찌할 수 없는 령이시니
죽을 때 살아나는 섭리다.
시금도 전폐한 지성의 길!
나의 뜻이 아닌 것인 것을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면
그것은 태양이 있는 반증!
계룡(鷄龍)호 윤슬이 곱다.
~2편~
흑석동의 성지에서
윤 덕 명
우리들 셋은 열시 반 정각에
사당도 칠 번 출구에서 만나
당신께서 남하해 처음 정하신
흑석동의 성지로 발걸음 옮겨
한 시간 여 걸어 도달 하였다.
영한(英韓) 커플인 그들인데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나온
그녀의 부군은 훤칠한 키에다
지성미가 묻어나는 젠틀맨으로
육천 쌍의 국제가정인 것이다.
부군은 두 번째, 그녀는 첫 번
관악산의 친환경 브리지 지나
까치산 산등성일 줄 곧 따라서
한 시간 여 가면 흑석동 성지!
당신이 밤 지새운 곳인 것이다.
계룡산의 사십일 분립의 정성과
해와 달의 궁궐로부터 부여받은
그 승리의 운기를 접목하는 순간
내일의 남산을 떠올리면서 우린
당신 중심한 사위기대 이루었다.
~3편~
눈물과 빗물
윤 덕 명
뜻 깊은 날에 오는 봄비!
기쁨 혹은 슬픔의 눈물
어느 쪽이든 그것은 오직
그것을 대하는 사람들의
관점과 해석의 몫인 것을
해바라기와 달맞이꽃들도
밤낮의 섭리에 민감한데
빗물과 눈물 견준다는 것
인간만이 가능한 특권이고
육십년도 음력 삼월십육일
육십사 주년이 되는 날의
그 의미를 곱씹어 보노라.
~4편~
치석(齒石)
윤 덕 명
육 개 월 단위로 검진하는 날
용산의 굴다리를 따라 내려와
대로변에 위치한 일미치과에는
늘 겸손이 몸에 베인 사람들이
예쁜 미소로 날 반기는 것이다.
세 대의 임플란트도 튼튼하다고
관리를 잘 했다는 원장님 말씀!
짧은 시간의 대화는 정겨웠었고
치아상태 엑스레이 촬영 했었고
삼십여 분에 깔끔하게 끝마쳤다.
이빨 사이사이에 낀 치석제거는
자칫하면 잇몸을 상하게 하는데
간호의 숙련된 손놀림 얼굴 위의
눈가림 종이사이로 상상의 나래
남사타워 꼭대기까지도 올라갔다.
~5편~
청맹과니
윤 덕 명
눈뜬장님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나도 그런 부류의 한 사람이고
한 치의 앞도 못 보기 때문이다.
생일은 기억하고도 남겠지마는
기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기고만장해도 언젠가는 죽는다.
정치가 실종된 나라의 의원나리
제발 제 정신 차리고 찬물 마셔
청맹과니에서 뛰쳐나오길 바란다.
독선, 독단, 독주라는 삼독(三毒)
그 자만과 교만과 오만에서 탈피
겸손과 겸허와 겸양으로 사시오!
~6편~
사진첩 뒤척이며
윤 덕 명
박스 속 잠자고 있는 사진첩
느닷없이 그 추억이 그리워
앨범 뒤척이다 삼십 대 후반
나의 족적들을 챙겨 보았다.
승공연합 서울시지부장으로
사년 간 주야로 미쳐 날뛰던
그 내 젊음의 열정을 보았다.
그 후 선문대학으로 전보되어
그곳에서 불혹, 지천명과 이순
그 중반 예순 다섯에 정년 해
그간에 촬영한 무수한 사진들
내 가슴속에 파노라마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