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노벨상 수상에 고무…중의학 현대화 범정부 지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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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 양한방 갈등…중국은 60년째 중의학 글로벌 전략 추진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투유유(屠<口+幼><口+幼>·85·여) 중국전통의학연구원 교수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으로 중국 전통의학계가 크게 고무된 가운데 중국 정부의 중의학 진흥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국에선 한의학이 양방과 한방 의학계의 오랜 갈등으로 정체돼 있는 사이에 중의학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민간의 활발한 이용으로 크게 활성화되며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투 교수 수상에 고무된 중국 정부는 최근 중의학 현대화를 목표로 또다른 진흥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신쾌보(新快報) 등 중국 언론이 8일 보도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중의학 발전 연구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천치광(陳其廣) 연구원은 "중의학은 중요 국가전략 사업의 하나로 머지않아 중의학 진흥과 의료서비스 관리를 강화하는 법안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에는 중의 품질 평가, 신약 승인 등 절차와 함께 외국의 다국적 제약사들이 입수하려 혈안이 되고 있는 중의학 처방과 치료법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 방안도 포함될 예정이다.
중의학계는 또 초중고 교과과정에 중의약 관련 수업을 필수, 또는 선택과목으로 삽입하는 것도 요구하고 있다.
중서 의학 공동발전을 위한 5개년 계획을 세워 60년째 중의학의 글로벌화 전략을 추진해왔던 중국 정부는 또 지난 5월엔 중의학 의료관리 서비스 발전을 위한 5개년 계획을 마련하고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중의학 전문 병·의원에 대해 세금감면과 재정 보조와 함께 시장진입을 완화해주는 한편 토지사용을 보장하고 이들 의료사업에 대한 투자 지침을 규정하는 내용이다.
중국은 이미 미국에 연구개발 협력을 위한 연구소를 세우고 중약(中藥)이 암세포에 미치는 영향 등 6개 과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중국 위생부 산하의 국가중의학관리국에 따르면 중국내에는 2013년 현재 4만4천474개소의 중의학 병·의원 및 연구기관이 있는데 이는 전체 의료기관의 4%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의학 의료기관이 현재 중국 전체의 의료서비스에서 15%를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민간의 중의 이용률이 높지만 국가 전체 의료보건 예산의 2.65%에 불과하다는 자성에서 비롯된 진흥책이다.
중의학 의료기관으로 지정돼 있지 않은 중국 대도시의 대형 병원들은 대부분 중의학 진료과목을 개설해 치료에 나서는 등 협진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중의학계는 투 교수의 이번 노벨상 수상이 중의학에 대한 것이라고 단언하며 크게 고무돼 있다.
투 교수는 수상 소감을 통해 "전통 중의약이 세계 인민에 준 선물"이라며 "중의학 연구과학이 국제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투 교수는 서기 340년 동진(東晋)의 갈홍(葛洪)이 쓴 '주후비급방(주<月+寸>后備急方)에 처음 언급된 개똥쑥의 항학질 기능에 영감을 얻어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
라오이(饒毅) 베이징대 생물학과 교수는 투 교수의 수상이 "고대 문헌에 기반을 두고 개발된 말라리아 치료제에 대한 세계의 찬사"라며 "이번 성과는 중의학이 아직도 개발될 여지가 많은 의학의 보고로 인식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노벨 위원회는 투 교수에 대한 상이 중국전통 의학에 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절대 아니다"며 "중국전통의학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은 치료제의 의학적 연구에 대한 상"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일찌감치 중의학 연구발전에 매진하는 사이 한국에서는 양방과 한방간에 입씨름이 여전하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최근 "이번 중국의 노벨상 수상은 말라리아 치료에 중의학을 이용한 것이며 중국 헌법에 중의학을 육성·발전시키라는 조항이 있을 정도로 중의학에 애정을 쏟은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양방 의학계가 중심이 된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은 "이번 노벨상 수상으로 한의학 효과가 입증됐다는 주장은 틀렸다"며 "노벨상은 한의학이 아니라 식물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해내 약으로 쓰일 수 있게 해준 과학과 말라리아의 병리를 밝혀내고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엄밀히 평가해낸 현대의학에 대한 수상"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국내 양·한방 의료계는 한의사들이 X레이나 초음파 등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해 진료하는 문제로 찬반 논쟁을 벌이고 있다.
한의사들은 낙후한 한방진료 환경을 개선하고 한의학 연구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현대 의료기기 사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의사들은 한의사들의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오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