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菜根譚) -
전집 제18장 - 세상을 뒤엎을 만큼 큰 공로도 자랑을 하면 허사가 된다.
蓋世功勞 當不得一個矜字, 彌天罪過 當不得一個悔字.
개세공로 당부득일개긍자, 미천죄과 당부득일개회자.
세상을 뒤덮는 공로일지라도 '뽐낼 긍(矜)'자 하나에는 당하지 못하고,
하늘에 가득차는 허물일지라도 '뉘우칠 회悔' 자 하나를 당하지는 못하느니라.
[해설]
공적은 어디까지나 공적이요,
죄는 어디까지나 죄가 아니겠느냐고 보는 것이 현대인의 사고방식이다.
즉 당사자의 심정이야 어찌되었든 그 결과만을 가지고 논하는 것이 현대인이다.
그러나 좀 더 긴 안목으로 보면 이 당사자의 의식이라는 것이 뜻밖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
'승리에는 행승(幸勝)도 있을 수 있지만 패배에는 우연한 패배가 없다'는 말을 한 장수도 있거니와,
성공의 참된 요인은 뜻밖에도 당사자 눈에는 잘 띄지 않는 법이다.
따라서 성공의 결과만을 놓고 자랑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 볼 때 위험하기 짝이 없고 무의미한 것이라 하겠다.
양명학(陽明學)의 창시자인 왕양명(王陽明)도 '인생에 있어
가장 큰 병폐는 오만할 오(傲)란 자(字)이다
.人生大病只是一傲字' 라고 말했다.
사람이 오만하면 우선 이유 없는 적을 많이 갖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