註 : 이 후기는 팅커벨 프로젝트와 미미보호소 후원 카페에 동시에 같은 내용으로 올립니다.
8월 28일(어제) 미미보호소 봉사자 다섯분과 함께 나주 천사의 집을 견학하고, 인근 멋진 카페에서 3시간의 미팅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견학하기 바로 전날까지 전남 지역에는 5일간 폭우가 쏟아졌던 상황이라 자칫 날짜가 하루만 빨랐어도 정상적인 견학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참 다행히도 우리가 간 날은 하늘이 너무도 푸르렀고 구름까지도 예쁘게 보일 정도로 날씨가 맑았습니다. 멀리서부터 견학온 미미보호소의 앞날에 축복의 서광이 비치는 듯 했습니다.
울산에서 차를 함께 타고 온 봉사자 일행 5명과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저와 공항에 마중나온 나주천사의 집 김남순 대표님과 만나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먼저 허기진 배부터 채우고 견학을 하자는데 의기 투합되어 인근에 있는 평범한 식당에 가서 8,000원짜리 백반을 먹었습니다.
호남 지역에 가서 밥을 먹을 때 마다 느끼는건데 어디가서 뭘 먹든지 참 맛있다는 것입니다. 이 집이 특별한 맛집은 아닌데, 역시 맛있더군요. 맛있는 찌개에 밑 반찬도 열댓가지 기본으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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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탕 맛나는 찌개와 16가지의 밑반찬들. 8천원짜리 백반.
식사를 마친 후 본격적인 나주천사의 집 견학을 시작했습니다. 나주 천사의 집은 외곽에 방호벽이 쳐져 있습니다. 밖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만들어서 외부의 침입자로부터 안전하게 지킵니다. 그리고 입구에는 제가 재작년에 권해서 설치한 캡스 카메라가 모두 6대가 설치 되어 있습니다.
마침 오늘 입양보내는 아이가 있고, 그 아이를 애견택시편을 통해서 보내는 상황이어서 좀 바빴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보호소로 들어오자 마자 한 아이를 애견 택시 편으로 입양보냈습니다.
광주, 나주의 애견택시는 아주 예쁘게 디자인된 차에 아이들을 안전하게 이동하는 시스템이 잘되어 있더군요. 오히려 서울 애견택시보다 좀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애견 택시 사진을 못찍은게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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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나주 천사의집 들어가는 입구. 오른쪽 여성분이 김남순 대표. 안고 있는 아이는 오늘 입양보낼 아이.
나천사의집 김남순 대표님 드시라고 김과 먹을 거리를 선물로 사온 미미보호소 봉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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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의 방문객들을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캡스 보안 카메라.
보호소나 입양센터 등 많은 아이들이 있는 공간을 돌보는 대표들(간사들)은 외부에서 사람이 방문하면 늘 신경쓰입니다. 그분들이 설령 우호적인 사람들이라도 개들에게는 역시 낯선 사람이라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김남순 대표님도 방문객들이 들어오면서 보호소의 개들이 흥분할까봐 많이 신경쓰여서 가급적 동선을 간결하게 하면서 견학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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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견사를 방문중인 미미보호소의 봉사자 라이징포스님과 눈솜눈동님 뒷모습
안에 내부 시설을 대표로 살펴보고 온 아루님과 김남순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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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오자 좋아하는 대형견사(잔디방) 백구 아이.
나주천사의 집은 방마다 다 이름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합니다. 견사 앞에 쟁반처럼 생긴 것에 그 방의 이름을 적어놨는데, 이 방 이름이 각각 어떻게 지었는지 물어보지는 못했네요. 개들 이름 같지는 않았는데. 다음에 한 번 따로 물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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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견사인 5번 라일락방 아이들
아이들은 모두 16개 방으로 되어 있습니다. 각 방은 야외인 마당과 잠자는 공간인 실내를 자기들이 알아서 왔다갔다 할 수 있도록 통로과 만들어진 일체형입니다.
16개의 방은 소형견방, 중형견방, 대형견방으로 각각 나눠져 있고, 소형견들 중에서도 힘이 약하고 나이가 많아서 다른 아이들에게 치이는 아이들은 노견방을, 그리고 그 중에서도 더 특별한 돌봄이 필요한 약한 아이들 세 아이는 김남순 대표님 방에서 함께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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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견사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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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견 중에서도 조금 약한 아이들이 지내는 방.
많은 아이들을 돌보다보면 빨래가 무척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빨래를 건조하는 비닐하우스로 만든 전용 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바로 이곳인데요, 햇빛 잘받는 곳에 빨래 건조대 여러대가 설치되어 있고, 이곳에서 빨래를 뽀송뽀송하게 말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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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잘드는 곳에 위치한 넓은 공간의 빨래 건조실.
그 밖에 올 여름 폭염속에서도 아이들이 덥지 않게 수시로 틀어주는 스프링쿨러 시설, 실내의 각 방마다 설치된 에어컨과 난방시설, 각 방마다 설치된 수도 시설, 아이들 미용실, 목욕실, 입양 상담실 등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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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방에 설치된 수도시설(Copyright by 카페지기 분이씨님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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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Copyright by 카페지기 분이씨님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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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실 ((Copyright by 카페지기 분이씨님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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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방. 이런 공간이 3개. ((Copyright by 카페지기 분이씨님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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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정리된 물품 보관실 ((Copyright by 카페지기 분이씨님 촬영)
보호소 견학이 끝난 후 김남순 대표와 미미보호소 봉사자와 저는 인근의 영산나루라는 멋진 카페에 가서 티타임을 가지며 3시간에 걸친 미팅을 했습니다. 사실 김남순 대표님은 보호소 일이 너무너무 많고 바빠서, 잠도 보호소에서 잘 정도로 1시간 이상 보호소를 비운 일이 없는 분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미미보호소 봉사자들을 위해 귀한 시간을 내줬습니다.
이왕에 귀한 시간을 갖고 미팅을 하는 만큼 일정한 격식을 갖춰서 내용성 있는 미팅 시간이 되기 위해 제가 사회를 보며 진행을 했습니다. 먼저 미미보호소 봉사자들의 나주 천사의 집 방문 소감을 돌아가면서 한 명씩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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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 시간에 간식으로 먹은 팥빙수.
■ 인근 나주시내 카페에서 진행된 3시간의 미팅 후기
1) 미미보호소 봉사자 견학 소감
① 분이씨(카페지기)님 : 그저 모든 것이 다 부러울뿐이다. 아이들이 가정견처럼 관리가 잘 되어 있다.
② 아루와 꼬돌이님 : 미미보호소 봉사하면서 개선됐으면 하는 점이 나주 천사의 집에 다 있다. 천정에 거미줄도 없고, 아이들이 그렇게 많은데 마당에 변이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다. 마당에 마사토가 깔려 비가 와도 질퍽하지 않아서 좋다. 아이들이 가정으로 입양가기 전이라도 이런 시설에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
③ 꼴까닥님 : 우리 미미보호소도 빨리 나주천사의집 처럼 됐으면 좋겠다. 냉난방시설, 수도시설, 스프링쿨러 시설 모두 다 부럽다.
④ 라이징포스님 : 아이들의 빨래를 말리는 빨래건조실이 넓게 있는 것이 부러웠다.
⑤ 눈솜눈동님(후원담당 운영자) : 에어컨이 많은데 그 전기세는 어떻게 감당하는지 궁금하다.
답변 : 농촌 지역에 있는 보호소라 농업용 전기시설로 신청해서 그렇게 전기세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p.s. 농업용 전기시설의 위력 : 아이들을 훨씬 적게 돌보는 팅커벨 입양센터보다 전기세가 더 안나옴.
2) 나주 천사의 집 김남순 대표님 말씀
① 대한민국의 모든 유기견 보호소장님들은 다 고생이 많으신 분들이다. 봉사자가 더 열심히 도와야 한다.
② 가급적 미미보호소도 많은 아이들이 있는 만큼 한시라도 빨리 재정을 튼튼히 하여 상근 직원을 채용해서 소장님이 아프거나 일을 못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
③ 나주천사의집을 10년 동안 이끌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다. 아이들을 보면 예쁘지만 밖에 잠깐 외출했다 들어갈 때 그 수많은 일들을 생각하면 마치 불구덩이에 다시 들어가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월급쟁이가 아닌 내 일처럼 일하는 직원 채용이 절실하다.
3) 나주천사의 집 재정자립도를 높이게 된 후원 시스템에 대하여.
미미보호소 봉사자들은 불과 6년 전만 해도 1년에 100만원이 안된 나주 천사의 집이 어떻게 지금은 한 달에 1천만원 이상 후원이 들어올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했다. 이에 대에 나주천사의집 김남순 대표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① 네이버 해피빈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실제로 현재 나주천사의집 후원금의 절반 가량이 해피빈을 통해 들어온다. 50%
② 대모 후견 제대를 최대한 적극적으로 이끌어냈다. 아이들마다 대모를 매칭하여, 그 대모들이 후원을 적쟎게 한다. 40%
③ 기타 회원들의 일반 후원은 적은 편이다. 10%
4) 미미보호소 향후 마스터플랜에 있어서 외부의 조력과 도움, 내부의 자구 노력.
미미보호소는 이번에 팅커벨 프로젝트의 시설 개선 도움을 계기로 하여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5년 이내에 '내 땅에 내 건축물을 짓과 아이들이 살기 편한 환경을 만들고, 후원 인프라도 새롭게 구축하여 재정자립도를 높여서 자력으로 보호소를 운영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은 추후 미미보호소장님과 후원카페 운영진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시행해나가기로 하고 요점만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무엇보다 그동안 적체된 아이들 입양을 활성화시키고, 그 과정에서 입양자가 자연스럽게 정기 후원자가 되게 한다. 이 것이 가장 중요하다.
② 현재 170마리의 유기견과 20마리의 고양이에 대한 사진이 포함된 프로필과 구조 스토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③ 나주천사의 집처럼 보호하고 있는 아이들의 대모 제도를 적극 활성화시킨다.
④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가 동물단체, 보호소내의 빈부 격차를 해소하고, 지방의 열악한 보호소와 단체의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시설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중장기 플랜으로 '동물복지 공동모금회'를 통한 재정 자립 및 시설 개선 지원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다.
⑤ 법인 기업 후원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후원 시스템을 구축한다.
■ 견학 및 미팅 총평
: 제가 이번에 미미보호소 봉사자들에게 우리나라 사설 보호소 중에서 가장 잘 관리되고 있는 '나주 천사의 집' 견학을 주선한 이유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이 생각으로 진행한 것입니다.
먼저 사진을 봐서 잘 관리된 시설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이번에 실질적인 견학을 통해 보고 듣고 대화를 나누면서 미미보호소 봉사자들의 가슴에 무언가 '뜨거운 열망' 하나씩을 갖고 돌아오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을 통해 이번 견학이 미미보호소의 미래 발전에 희망의 씨앗이 되었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끝으로 이번에 미미보호소 견학단을 초청해주고 또 맛있는 점심식사까지 사주신 나주천사의집 김남순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울산에서 나주까지 꽤 먼길이었을텐데 차로 10시간을 왕복 운전하며 오가느라 고생하신 미미보호소 견학단 여러분께도 수고하셨다는 말씀드립니다.
특히 유일한 남성 봉사자이자, 운전하느라 고생 많이 하신 아루와 꼬돌이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미미보호소 여성봉사자들의 든든한 지킴이 오빠가 되어시기 바랍니다.
과거와 지금까지의 미미보호소는 늘 하루를 견뎌내기 힘든 희망과 비젼을 낼 수 없었던 곳이었지만, 지금부터의 미미보호소는 보람과 미래비젼으로 희망이 함께하는 '행복한 보호소'로 함께 만들어나갑시다.
그 것을 확신하며, 그 날을 앞당기기 위해 흔들리지 말고, 함께 힘을 모아 최선을 향해 나아갑시다. 힘내라 힘. 화이팅!!!
이상으로 미미보호소의 나주천사의 집 견학 및 미팅 후기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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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교감을 하는 라이징 포스님.
견학하던 날 하늘에 깨끗한 구름이 인상적이어서 한 컷 더.
첫댓글 천사의 집처럼 몇 년 후에는 미미보호소도 자립형이 꼭 될거라 믿습니다.
대표님 수고 하셨습니다. 미미보호소 봉사자분들도 시간을 믿고 가시다 보면 좋은 날이 꼭 올거라 믿습니다.
저렇게 체계적이고 청결하게 운영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요? 보면서 정말 존경과 탄성이 절로 나오네요.
나주 천사의 집이 마치 한국의 리틀 티어하임 같다는 느낌을 받아요~
아이들이 흙땅을 밟으며 마음껏 자연을 호흡하고 제한된 규격 공간이긴 하지만 그 안에서도 자유를 누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물론, 저 아이들 집밥행 가는게 더 좋겠지요~
이런 공간을 만드신 김남순 대표님도 너무나 존경스럽습니다
어제 우연히 유튜브를보다 천사의집 복순이스토리(새끼를 개장수에뺏긴)를봤어요.YTN유기견이야기에 대표님댁아이들이야기까지..
미미보호소 봉사자여러분~ 좀더 힘을내주세요^^
먼길 다녀오시고 가시느라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미미보호소도 몇년후에는 나천사처럼 될겁니다.
김남순대표님~ 나주천사의집을 저렇게 만들고 운영하시느라 정말 고생많으셨겠습니다.
불쌍한 아이들을 위해서 저렇게 고생하시는분들 보면 존경심이 저절로 나옵니다
울산 미보 봉사팀들에게 너무 유익하고 가슴뛰게하는 견학이었습니다. 지기님과 팅프 회원님들의 뜻이 모아져 이 먼곳까지 생각해주시니 그저 감사할따름입니다.. 나주천사의집은 미보팀에게는 정말 꿈의 보호소입니다. 5년전에는 미보처럼 많이 열악했다고하시니 저희도 희망을가지고 힘을내서 한생명이라도 더 살릴수있는 보금자리를 만들수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우리도 견학가보고 싶네요 롤모델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