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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사이로 바람이 지나다니며 소통하는 길,
중랑구 여행 서점 ‘바람길’ 박수현 주인장을 만나다
상봉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300m 직진.
코스트코(Costco)와 현대자동차 옆에 ‘바람길’ 이라는 여행 서점이 위치해 있다.
혹시 못 찾는 분들은 푸른 고드름을 찾아보자.
밤에 길을 다니는 사람들도 저쪽에 무언가가 있다는 걸 알 수 있게 24시간 깜박이고 있으니.
서점 안으로 들어가자 아치형으로 둥글게 전시된 책들이 보인다.
‘인도방랑’, ‘이지 남미’, ‘Korean Food 102’ 등 다양한 여행 서적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아기자기한 공간에 이번달 사진 전시와 게시판에 써진 손글씨, 냉장고에 붙여진 엽서 등.
하나하나 정성 담은 주인장의 손길이 느껴진다.
1년간의 세계여행 이후, 상봉역 근처에서 여행서점을 낸지 벌써 2년차.
박수현 주인장의 ‘바람길’ 을 구경해보자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여행을 좋아하는 ‘여행서점 주인’ 박수현 입니다.
바람길은 여행 책만 판매하는 서점인데요. 책이 많진 않지만 제가 읽고 추천 드리는 책을 한 달에 두세권씩 바꿔 가면서 진열하는 서점입니다.
아무래도 주인장의 추천을 받아서 볼 수 있기 때문에 1차로 한번 검증된 책을 사기에 용이한 서점이죠. 그림을 보러 가거나 음악을 들을 때 특정한 그림이나 음악이 있는 것과 같은 서점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Q. 주인장이 읽고 추천한 책만 비치해놓는 서점의 특징은?
손님들과 책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 분이 어떤 종류의 책을 좋아하시는지 파악이 되요.
그럴 때 제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그분과 맞는 책을 추천해드려요.
만약에 그런 책이 바람길에 없다면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는 다른 책을 알려드리기도 합니다.
Q. 책을 추천해드리려면 주인장이 책을 많이 읽으셔야겠어요.
그렇죠. 좋아하는 책과 추천하는 책도 분야가 다를 수 있어요.
그래서 바람길에 오면 웹서핑을 하면서 신간이나 다른 책들의 소개글을 읽어보는게 저의 아침에 일과 중에 하나입니다. 종이책을 판매하는 곳에서 웹서핑을 통해서 책 정보를 얻는 것, 서점의 아날로그한 모습과 디지털이 합쳐진 것이 미래의 동네서점의 모습이 아닐까요?
Q. 서점이 이름이 독특해요. ‘바람길’ 어떤 뜻인가요?
바람길이라는 뜻은 바람이 다니는 길이에요.
도시는 건물로 인해서 공기의 순환이 되지 않는데 그 속에 바람이 지나다니는 길이 있어요.
그런 길을 우리가 바람길이라고 해요. 저는 이 공간이 마을에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바람길’이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어요.
실은 서점 이름을 무엇으로 정할까 고민하다가 ‘바람’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다음에 여행이니까 ‘길’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바람길’ 이라고 정했는데 정말 국어사전에 ‘바람길’이 명사로 나와있더라구요. 거기다 바람길이 소통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는데 정말 제가 생각했던 모습과 딱 맞아 떨어졌죠.
Q. 바람길을 소개해주세요!
바람길은요, 작지만 즐거운 공간이에요.
오셔서 뭐든지 원하시는 것들을 생각하실 수 있고, 보고 가실 수 있는 공간입니다.
더불어 주인장이 직접 내려주는 커피가 진짜 맛있어요.
저희는 4개 나라의 커피를 블렌딩해서 쓰고 있는데요. 보통 투샷은 진하다고 여기는데 저희 커피는 앞맛은 진하지만 목넘김이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다른 곳엔 없는 시크릿 메뉴가 있어요.
이건 메뉴판에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조용히 오셔서 시크릿 메뉴가 뭐냐고 물어보시면 실망하지 않을 메뉴들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종종 주인장에 기분에 따라 시크릿 메뉴가 추가되기도 한답니다.
더불어 차, 세계 맥주, 샐러드, 샌드위치, 계절 메뉴 등도 판매하고 있답니다.
그 외에도 독서모임, 전시회 등도 진행하고 있어요.
또 제가 1년 간 세계 여행을 하면서 한 곳에 깊게 머무르지 못했지만 다양한 경험을 했으니까 혹시 여행을 가시기 전이나 또는 긴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은 오셔서 저와 이야기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더불어 제가 서점 겸 출판사도 같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책을 써보고 싶거나 글을 남기고 싶다면 저와 한번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획과 책의 방향, 각종 아이디어로 얻어 가실 수 있답니다.
참고로 서점에서 판매하는 책은 2권 이상 구매한 고객님께 서비스음료 1잔을 드리고 있어요!
바람길 내부1. 아치형의 서점
바람길 내부 2. 카운터
Q. 서점에서 ‘여행’ 을 컨셉으로 잡은 이유는?
처음에 여행이라는 주제로 서점을 운영한다고 계획했을 때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너무 한정적인 건 아닐까 하는 의견을 주었어요. 그런데 닫힌 시선에서 보면 한정적이지만 실은 여행이라는건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올해 3월에 ‘마음여행’ 이라는 주제로 봄눈별의 책을 전시를 했었어요. 만약 주제가 음식이라면 음식 여행이 될 수 있고 술이라면 술여행이 될 수도 있겠죠.
Q. 여행 서점을 차리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직장 생활을 18년 정도 하고 남편과 세계여행을 1년 정도 다녔어요.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동일한 업무로 복귀할 것인지 색다른 일을 할 것 인지 생각했을 때는 후자를 선택하고 싶은 마음으로 여행을 했어요. 제가 딱 떠나기 전에 동네 서점들이 생겨나고 있어서 돌아오면 테마가 있는 서점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죠.
각 나라별로 서점을 다니면서 서점에 어떤 책들이 있고 어떤 행사들이 있는지 구경하면서 다녔어요.
여행 서점을 다니면서 다양한 행사들을 봤죠. 서점 내에 카페트에 아이들이 열댓명 앉아있고 한분이 책을 읽어주는 모습도 보았어요. 아이들이 편안하게 책을 접하는 모습이었죠. 요즘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사람이 없어서 오디오북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가진 여행이라는 자산을 살려서 아날로그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여행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도 했었죠.
Q. 현재 바람길에선 독서 모임을 진행한다고 들었어요.
현재 독서모임을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요.
서점을 오픈하고 나서 한달도 빠지지 않고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어요.
목요일 아침에 진행되는 독서모임 같은 경우에는 3개월 정도 꾸준히 참석하시는 분이 4분 정도 되세요. 저희가 다양한 책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각 사람들의 성향을 알게 되면서 저분에게 이 책을 추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해요.
실은 독서 모임은 바람길 주인장 마음이에요. 주인장 마음에 드는 책을 선정해서 그 책을 읽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죠. 이번달 독서 모임의 주제는 ‘가족, 사람의 관계’ 라는 주제인데 아빠와 딸, 잃어버렸던 아들을 찾은 아빠와 엄마의 에피소드가 담긴 책을 선정 선정했어요. 가족이 꼭 혈연관계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확장 된 여러 가지 가족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어요.
7월의 독서 모임 : ‘가족 그리고 사람’
Q. 독서 모임을 하면서 인상 깊은 순간이 있다면?
어떨 때 독서모임을 하다보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예전에 저는 이렇게 행동했는데 요즘은 이렇게 하고 있어요” 라고 고백하며 모임 내에서 치유를 느끼는 시간들이 있어요.
지식으로써가 아니라 감정적으로 해방을 느끼는 시간이 좋은 것 같아요.
때로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잘못 된 해석을 할까봐 무섭기도 하지만 모임을 통해 좋았던 감정들을 나눠 주시면 감사해요.
Q. 서점 내 전시 활동도 진행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전시는 조형물, 사진, 글, 그림도 있고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어요.
작년 5월에는 가족들이 그린 그림을 전시했었어요. 엄마, 아버지, 아들 세가족이 그린 그림이었는데 아들 작품의 천재성을 높이 평가하는 분들이 많았고 구매 문의도 들어오기도 했어요. 그림 전시, 필사 전시, 시 전시 멕시코와 우유니 사진전 등 다양한 전시 내용들은 바람길 블로그에 올려놓았습니다. 작년에는 한달에 한번씩 전시 주제를 바꿔가면서 진행했는데 올해는 두 달에 한번씩 주제를 바꿔서 전시를 진행하고 있어요.
7월 달 전시는 사진입니다. 작가님이 빛을 쫓다가 그림자를 발견하신 분인데 사진의 전체를 채우지 않는 작가님이죠. 제가 좋아하는 사진이랑 잘 맞아서 즐겁게 진행을 하고 있어요.
Q. 바람길의 전시 기준이 있나요?
바람길 전시는 전문적이기 보단 전시를 하고 싶으신 분이 갖고 있는 것을 언제든지 전시하실 수 있는 게 모토입니다. 만약 전시 내용이 저희 공간과 맞는 다고 판단이 된다면요. 전시 하시는 분들은 공간 대여비와 전시 기간이라 던지 전시 비용을 가지고 고민을 많이 하시는데 저희는 따로 비용을 받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전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이것도 전시 해볼 수 있을까요?” 라고 많이 물어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바람길 모토는 같이 커가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서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방향으로요. 전시는 저와 같이 이야기 나눈 후에 기획해서 휠씬 좋습니다. 참고로 바람길에서는 전시 도록도 제작하고 있어요. 올 해 3월에는 마을 청년 봄눈별이 쓴 책의 글들을 전시했었는데 저희가 작품을 전시하면서 판매도 같이 진행해서 전시를 보신 분들이 봄눈별의 책을 많이 사가기도 했었죠.
Q. 여름 피서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바람길에는 다양한 행사가 있지만 우선 이곳은 제가 문을 닫을 때까지 전기와 에어콘이 켜져 있어요. 제가 블로그에 처음 쓴 서점일기라는 코너에 보면 ‘어떨때는 나 혼자 밤늦게까지 전기를 혼자 쓰는게 미안하다’ 라는 글이 있어요. 바람길에 큰 행사가 없더라도 더울 때 편하게 오셔서 에어콘 바람을 쐬는 것도 피서의 한 방법 일 것 같아요.
Q. 바람길의 피서행사 ‘책맥데이 & 은하철도999 & 와인데이’는 무엇인가요?
저희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책맥 데이’ 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번달은 7월 27일 금요일에 준비 되어 있습니다. 시간은 밤 8시부터 10시까지구요. 이때는 맥주를 마시면서 혼자 편하게 책을 읽는 시간이에요.
7월 28일 토요일에는 저희 오후 5시부터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를 상영할 예정이에요.
왜 이 영화냐고 물어보시면 제가 좋아해서죠. 어릴 때 제가 굉장히 좋아했던 만화인데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철도’와 ‘여행’과 ‘기계’와 ‘인간’의 주제가 저희 서점의 아날로그와 디지털과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저희의 첫 번째 상영 영화로 선정했습니다.
8월 4일 토요일 오후 5시에는 ‘와인데이’ 가 있어요. 책을 읽으면서 혼자 편안하게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는 날입니다. 제가 진행에 노하우가 쌓이면 와인을 마시면서 술과 관련 된 책 이야기도 나누면서 함께 진행할 예정이에요.
모든 행사의 참가비는 각각 1만원씩 이구요. 내가 특별히 시간을 내서 정해진 약속처럼 먹고 간다는 의미로 티켓을 함께 드릴 예정입니다. 저희 행사가 휴가 피크 기간에 진행 되는데 이 때 집에서 피서를 보내시는 분들은 바람길에서 시원한 피서를 즐기시길 바래요!
< 바람길 120% 즐기기 일정 >
책과 함께 시원하게 한잔! “책맥데이”
7월 27일 금요일 오후 8시~10시
추억의 그 만화! “은하철도 999” 상영
7월 28일 토요일 오후 5시~7시
상큼한 스파클링 와인과 함께 “와인데이”
8월 4일 토요일 오후 5시~7시
참가신청
02-434-6449 (바람길)
바람길 블로그
https://blog.naver.com/baramgilbooks
Q. 주인장은 카페와 서점 업무 외에 또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신가요?
저는 카페와 서점을 운영 하면서 동일한 이름으로 ‘바람길 출판사’ 도 진행하고 있어요.
제가 여행을 하면서 서점을 다니다 보니까 한국을 소개하는 책들이 없거나 있어도 옛날 백과사전 같은 옛날 버전의 책들만 있더라구요. 그런 부분이 아쉬워서 한국을 외국인에게 소개하는 책을 내보자 라는 생각에 출판사도 같이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출판 업계에서 판매한 책들을 꾸준하게 사보는 소비자였는데 어느덧 생산자로 바뀐지가 만 1년이 넘었네요. 그동안 그림과 음식에 관련 된 책이 나왔고 8월말이나 9월 초에는 궁에 관련 된 책이 세 번째 책으로 나올 예정입니다. 원래는 저희가 영어판으로만 책이 나왔는데 이번 책은 한국어판과 영어판이 같이 수록 됩니다.
1) 집순이 Julia의 “ENJOY YOUR STAYCATION”
글, 그림 : 보라콩 / 출판사 : 바람길 / 가격 : 15,000원
책소개 : https://blog.naver.com/baramgilbooks/221212467070
2) 내 외국인 친구에게 선물하는 한국 음식 여행기 “Korean Food 102”
글 : Adrianne / 그림 : 보라콩 / 출판사 : 바람길 / 가격 : 12,000원
책소개 : https://blog.naver.com/baramgilbooks/221212570973
3) 내 외국인 친구에게 선물하는 한국 궁 여행기 “Korean Palace”
책소개 : 서울 시내의 5개의 궁의 역사를 표현 한 책.
출간예정 : 8월 중순 ~ 9월초
Q. 여행 서점, 카페, 전시, 프로그램, 출판사, 혹시 또 하시는게 있나요?
아직 하나 남아있어요.
제가 1년 동안 세계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에 여행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 바람길에 오셔서 여행 이야기를 하거나 여행 컨설팅을 받고 가기도 하세요. 주로 ‘몇일짜리 여행을 하고 싶다’, ‘누구와 갈껀데 어느 지역이 좋은가’ 등등 이런 것들을 물어보세요.
만약에 여행을 갈 지역이 정해져있다면 어떻게 이동했으면 좋겠는지도 물어보시는데 주로 저는 여행관련 질문을 듣고 질문에 맞는 답변을 해드리죠.
세계여행이나 장거리 여행을 계획 하시는 분들은 바람길에 전화를 한번 주시고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올해 계획 했던 부분이 세계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이 두달에 한번 초대해서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거든요. 8월 중순이나 9월 쯤 세계여행을 가시고 싶은 중랑구 분들이 오셔서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세계 여행은 한 두개 나라를 다녀오는 거랑은 다른 것 같아요.
준비해야할 모습도 다르고 마음가짐도 다르고요. 9월 1일 토요일에는 오후 4시부터 ‘바람길과 함께 하는 세계여행’ 이라는 주제로 제가 PPT 발표와 보여드리고 싶은 지도를 가지고 이야기 할 계획이에요. 세계여행에 관심이 있는 중랑 청년들 바람길에 미리 신청해주세요!
“바람길과 함께 하는 세계여행”
1년 동안 세계여행을 다녀온 바람길 주인장의
세계여행 + 세계맥주 이야기
일시 : 9월 1일 토요일 (오후 4시)
참가비 : 1만원
참가신청 : 02-434-6449 (바람길)
Q. 주인장에게 바람길이란 무엇인가요?
바람길이 뭐냐고 물어보시면 ‘제 자신’ 이라고 대답하게 될 것 같아요.
실은 바람길은 제가 좋아하는게 다 들어있어요.
노래도 제가 좋아하는 것만 틀고 책도 제가 좋아하는 책만 진열하고, 커피랑 맥주랑 와인이랑 제가 좋아하는 것만 있어요. 사진이나 그림도요.
깊게 알지는 못하지만 조금씩 좋아하는 것들이 이 안에 있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은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랬기 때문에 이 안에 전시도 있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게 된 것 같아요.
저는 바람길이 사랑방같이 서로가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살롱 같은 개념처럼 책도 있고 음악도 있고 문학도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다양한 것들을 동네 서점에서 할 수 있고, 그것이 나와 가까운 곳에 있다면 가장 좋지 않을까요.
보라콩님이 그린 바람길 주인장의 일러스트
Q. 바람길을 운영하면서 좋은점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좋은점은 짜여진 직장 생활과 다르게 주인장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점이죠.
이번 월드컵 때 “한국이 스웨덴을 이기면 커피를 공짜로 드리겠어요” 라는 말을 다분히 뱉을 수 있는 위치가 되었다는 점. 실제론 새가슴이라 모든분에게는 말씀 못 드리고 자주 오시는 분들에게만 말씀을 드렸어요. 그랬는데 한국이 졌죠. 그래서 독일전에는 “비기기만 해도 공짜 커피를 드리겠다” 라고 딱 한분에게만 이야기 했는데 이번에 한국이 이겼고 다행이 그분이 소문을 안내셔서 그분만 공짜 커피를 드시고 가셨어요. 또 소소하지만 작게 글쓰는 시간의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있어요.
Q. 바람길을 운영하면서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아쉬운 점은 출판사가 하는 일들이 기획도 하고, 그에 맞는 작가도 섭외하고 글도 쓰고, 편집 디자인도 하는 일이라 보다 전문적인 분과 함께 일을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텐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쉬워요.
또 하나는 직장생활을 했을 때는 사람들과 좋은 방향으로 나가기 위한 회의를 하게 되는데 저 혼자 일을 하니까 의견을 나누지 못해서 자꾸 이야기할 사람을 갈구하게 되는게 속상해요.
혼자여서 좋아서 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혼자여서 힘들어서 못하는 일도 생기죠.
요즘은 도서 시안이 나오면 카페 손님들에게 보여드리면서 조사를 한 후 다음 그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결정하곤 해요.
그리고 가장 걱정되는 건 커피를 편하게 마시러 오시는 분도 계신데 저희 공간이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다보니까 제가 자꾸 출판 세미나도 가게 되고 다른 일을 보러 가면 문을 닫는 경우가 종종 생겨요.
그럴 때 마다 커피를 제공하는 기능적인 한 부분이 빠지니까 커피를 찾는 손님들에게 죄송하죠.
저희 일을 이해해주시는 손님들도 계시지만 이런 일이 쌓이다보면 결국 찾지 않는 손님도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대해 요즘 고민이 많은 편이에요.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랑구에서 바람길을 꾸준히 운영하는 비결이 있다면?
비결이 따로 있을까요. 뭐든지 혼자 하는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준비해도 함께 와서 즐겨주셔야 하는데 늘 다양한 느낌으로 바람길에 와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해요.
저희 단골 손님은 코스트코 직원분들, 짐에 있는 헬스트레이너 분들.(요즘은 샐러드는 매일 11개씩 배달가고 있어요) 이구요. 이외에도 서점을 순례하신 분과 레고 조립을 좋아하는 아드님, 물 만드시고 가시는 분, 두 번째 방문이셨는데 회사 업무 관련 이야기를 하시는 분, 예쁜 아기 손님들도 엄마랑 같이 왔다가 다음에 또 오기도 하죠. 입소문을 타고 책모임에 찾아주시는 분들. 카페에 들어왔을 때 밖이랑은 분위기가 다르니까 신기해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전시물을 보면서 커피만 판매하는 공간은 아니구나 하면서 전시나 책에 관한 일들을 물어 보시는 분도 계세요.
생각해보면 바람길을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네요. 마을 밖에 있을 법한 공간이 마을을 안에 있다고 느끼며 이 생소한 공간을 좀 지켜주고 싶은 분들 덕분에 저는 오늘도 바람길에 갑니다.
Q. 바람길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손님들이 바람길에 편하게 오셔서 본인 속에 있는 것을 편하게 표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책이든, 작은 글이든, 웃음이든.
저는 글이 자기 치유의 도구라고 생각해요.
글쓰는 것에 대해 막연하고 어려워하시는데 글만큼 자기 자신을 정돈할 수 있는 도구가 있을까요.
바람길에 오셨을 때 가능하시면 잠시 쉬면서 다이어리에 글도 쓰고 본인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공간이라고 해서 집이라는 공간과 집외의 공간은 다른 것 같아요,
바라보는 시각이 집에서는 덜 객관적이고 감정적으로 보이는 것이 밖에 나와서 볼 때는 객관적인 측면에서 자기를 바라보게 되고 어느새 정리되는 순간이 있더라구요.
이곳은 에어콘도 빵빵하고 조명도 좋고 노트북도 되고 고속충전도 된답니다.
더불어 바람길 블로그에 ‘독자의 서재’ 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어요. 자신이 본 책 중에 추천하고 싶은 책을 소개하는 글도 받고 있으니 블로그[독자의 서재] 를 보시고 글을 작성하셔서 바람길 메일로 보내주시면 주인장이 맛있는 음료를 드립니다.
바람길 블로그 : https://blog.naver.com/baramgilbooks (독자의서재 참고)
참여 문의 : : 02-434-6449 (바람길)
Q. 중랑 마을에서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저는 다문화 가정에 있는 분들과도 독서모임을 하고 싶어요.
다문화가정의 아버지나 어머니들이 쉬운 책들을 통해서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본인의 자녀와 그 친구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서점 밖에서 보면 많은 외국 분들이 망우 지역에 다녀요.
그분들이 한국에 살면서 궁금한 점이 있을 때 바람길에 잠깐 들려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포메이션 같은 마크를 만들어서 바람길에 붙이면 외국인들이 그 마크를 보고 찾아와서 물어볼 수 있는 공간들을 마련하는거죠.
제가 모든 언어를 말할 수 없으니까 많은 언어를 할 수 있는 사람들과 매개체과 되어 외국인들이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소외될 수 있는 외국분들을 위해 운영하는 그런 공간 중에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Q. 바람길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
저는 청년 분들과 공감대를 갖고 싶어요.
이 주변에 보면 1인 가구가 굉장히 많아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서로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는 서클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2인가구인데 아침에 한분이 출근하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혼자 계신 분들이 많거든요. 그럴 때 어렵거나 외로워서 연결의 고리가 필요할 때 나올 수 있는 공간을 마을 분들과 함께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요즘 유행하는 밀프랩처럼 같이 요리하고 장봐서 그 주에는 똑같은 반찬으로 밥을 먹는다거나. 서로 살아있다는 것을 카톡으로 확인할 수 있는 우리의 미래에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구체적인 활동에 대해서는 같이 모인 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Q. 박수현 사장님에게 ‘마을’ 혹은 ‘공동체’란?
장이정수님이 저에게 고마운 말씀을 해주셨어요.
바람길에서 무언가 일이 있을 때 단톡방에 올리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제가 이곳에서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바람길의 행사를 중랑마을넷 카톡방에 올릴 수 없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아무도 바람길을 이윤 추구 업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씀 해주셨죠.
마을 공동체라는 것은 내가 사는 마을이 생활공간이 되고, 서로의 생존을 확인할 수 있는 관계이자 생활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그분에게 마음적으로 공감을 받았던 것처럼 다른 분들도 마을 공간이나 마을 사람들을 통해 공감을 받고 생활방법을 제시할 수 있길 바랍니다.
더불어 마을공동체에 안에서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보다 나은 마을이 된다고 생각해요. 마을 밖에 있는 사람들이 공동체로 들어올 수 있는 것도 필요하죠.
망우에 있는 마을 밥상 ‘평상’ 과 같이 마을 안에서 상생하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고 마을 안에 여러 거점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상봉의 거점은 여행서점 바람길, 망우의 거점은 마을밥상 평상처럼 말이죠.
자연의 시원한 바람이 중랑 도시의 꽉 막힌 빌딩 사이를 지나 마을로 들어간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저 멀리 종로나 신촌을 가지 않아도, 내가 사는 공간에서 조용하게 여행과 전시, 그리고 커피와 책을 즐길 수 있는 곳, 우리 동네 핫플레이스가 상봉역 2번 출구 근처에 있다.
‘주변에 있는 것들을 알아가는 것이 여행’ 이라는 주인장에 말처럼, 지금 무언가를 알고 싶다면, 혹은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다면, 가까운 바람길에서 커피 한잔하며 주인장과 이야기를 나눠보는건 어떨까.
바람길 운영시간
오전 10시 ~ 오후 10시
전화번호
02-434-6449
바람길 블로그
https://blog.naver.com/baramgil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