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설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가1883년(59세)에 작곡한 일곱 번째 교향곡이다.습작 교향곡 두 곡을 포함했을 경우 열 한 곡의 교향곡 중 아홉 번째 교향곡이다. 안톤 브루크너가 작곡한 교향곡 중 메이저 무대에서 성공을 거둔 최초의 교향곡으로 작곡가로서의 그의 명성을 확고하게 해준 작품.교향곡8, 9번과 더불어 후기3대 교향곡으로 꼽힌다.
■ 작곡 배경 1855년, 31살 때 처음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가 지휘하는 공연을 보았던 브루크너는 1863년 오페라 《탄호이저(Tannhäuser)》를 보고난 후 바그너의 열렬한 신봉자가 되었다. 이후 브루크너는 바그너의 음악을 심도 깊게 연구하는 한편 그의 공연을 보러 다녔고, 1865년부터는 교류를 하게 되었다.그 결과 두 사람 사이에는 상호 유대감이 생겼는데,브루크너만 일방적으로 바그너를 존경했던 것이 아니라 바그너도 젊은 브루크너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며 격려했다. 그는 브루크너에게 교향곡 작곡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브루크너는 이미 바그너의 영향이 느껴지는 두 편의 습작 교향곡을 쓴 경험이 있었으나 바그너의 격려 이후 본격적으로 교향곡 작곡에 착수하게 되었다. 1866년 완성한 교향곡 1번에서부터 바그너의 선율을 차용하며 바그너를 향한 존경을 드러냈고, 1872년 작곡한 교향곡 2번과 1873년 작곡한 교향곡3번을 모두 바그너에게 헌정하려고도 했다. 실제 바그너는3번만을 헌정받았는데,그래서 교향곡3번은‘바그너 교향곡’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브루크너의 기대와는 달리 그가 작곡한 일련의 교향곡들은 대중들이나 평단으로부터 싸늘한 반응을 얻었다. 또 바그너와 리스트의 혁신에 반대하는 음악적 보수주의자 그룹은 브루크너가 바그너의 신봉자라는 이유로 적대감을 드러내며 비난을 퍼부었다. 특히 빈 음악계에서 커다란 세력을 형성하고 있던 평론가 에두아르트 한슬릭(Eduard Hanslick)의 집요한 비판은 브루크너를 위축시켰고,그의 음악 활동에도 제약을 가져왔다.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교향곡을 비롯한 여러 작품들을 써내려갔으며,바그너에 대한 존경심도 거두지 않았다. 1881년 브루크너는 노쇠해진 바그너를 만나고 돌아와 상심에 빠졌지만 9월 23일부터는 새로운 교향곡인 7번의 작곡을 시작했다. 이후 2년간 창작 시간의 대부분을 이 곡의 작곡에 할애했다.작곡 도중인 1882년7월에는바그너의 오페라 《파르지팔(Parsifal)》의 초연을 보기 위해 바이로이트에 가서 다시 한 번 바그너를 만났는데,이것이 두 사람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 작곡과 초연 브루크너가 ‘바그너 전문 지휘자’였던 펠릭스 모틀(Felix Mottl)에게 보낸 편지에도 나타나 있듯이 바그너가 곧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교향곡 7번 아다지오의 C#단조 주제가 떠올랐다. 얼마 후인 1883년 2월13일 바그너가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들은 그는 슬픔 속에 아다지오 악장을 완성했다.그리고,작곡에 전념해 1883년 9월 5일 곡을 완성하였다.
초연은 1884년 12월 30일 라이프지히에서 당대의 거장 아르투르 니키슈(Arthur Nikisch)가 지휘하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Leipzig Gewandhaus Orchestra)의 연주로 이루어졌다. 이날 공연에서 청중들은15분 동안이나 박수를 보냈는데,이는 브루크너가생애 처음 느낀 짜릿한 성공이었다. 이어 1886년 3월 21일에는 브루크너의 지지자였던 명지휘자 한스 리히터(Hans Richter)가 지휘하는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빈 초연이 성사되어 갈채를 받았다. 이 공연을 지켜 본 요한 슈트라우스2세(Johann Strauss II)도 극찬을 했다.이후 브루크너의 교향곡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고,덩달아 이전의 작품들도 재조명을 받게 되었다.
■ 음악 구성 전4악장으로 구성. ▲ 제1악장 Allegro moderato 브루크너의 전형성을 보여주는 장엄하면서도 광대한 스케일의 악장이다.현악기의 잔잔한 트레몰로로 시작해 하나둘 악기가 더해지면서 고결하면서도 우아한 선율을 들려준다.이어 분위기가 고조되어 웅장한 장관을 연출함으로써 브루크너 특유의 전형성을 보여준다.호른과 첼로가 연주하는 제1주제는 인상적인데,이 선율에 대해 브루크너는 꿈에서 친구가 휘파람을 불며 들려준 선율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고 밝혔다.
▲ 제2악장 Adagio :매우 장중하게 그리고 아주 천천히(Sehr feierlich und sehr langsam) 바그너의 죽음을 애도하는 장송곡이자 바그너에게 바치는 헌사와도 같은 악장이다.여기서 브루크너는 바그너가 제작했던 호른 류의 금관악기인 바그너 튜바(Wagner tuba)를 사용했는데,이 악기와 비올라가 빚어내는 제1주제는 깊은 슬픔과 탄식을 자아낸다.이어 후반으로 가며 브루크너의 종교곡인〈테 데움(Te Deum)〉의 5곡 ‘주여,당신께 바라오니(In te,Domine,speravi’의 선율이 나타나 종교적인 정화를 표현한다.
이어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교향곡을 연상시키는 선율이 교묘하게 등장하다가 트럼펫과 호른,팀파니에 이어 심벌즈와 트라이앵글 등의 타악기가 클라이맥스를 연출한다.이를 통해 바그너의 파란만장하고 위대했던 삶을 강조했다.한편,이 악장은 브루크너 본인의 장례식에서도 연주되었다.
▲ 제3악장 스케르초(Scherzo):아주 빠르게 (Sehr schnell - Etwas lasangmer) 전곡 중 가장 간결하면서 화려한 악장이다.민속풍의 독특한 리듬이 전개되는 가운데 브루크너가 수탉의 울음소리에서 힌트를 얻었다는 트럼펫의 날카로운 선율이 등장한다.이어 클라리넷과 바이올린이 응답하다가 서정적이고 목가적적인 선율도 나타난다.그러다 다시 트럼펫이 화려한 연주를 들려주다가강렬하게 마무리된다.
▲ 제4악장 피날레(Finale):약동하듯이, 그러나,너무 빠르지 않게 (Bewegt, doch nicht schnell) 전곡에 나타난 다양한 감정들을 모아 희망과 환희에 찬 세계를 완성해보이는 악장. 1악장의 우아한 제1주제를 리드미컬하게 펼치고, 2악장과 3악장의 주제들도 어우러지면서 점점 분위기를 상승시켜나간다.그리고,마침내 신에게 도달한 듯 환희에 찬 세계를 보여주며 끝을 맺는다.
<출처: 두산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