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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만 20여년 키워… 꼴 먹이는 정성으로 ‘우수등급’ 유지 비오는 날 찾은 ‘사내골 목장’에는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 분위기가 좋았다. 3305㎡부지에 지어진 축사는 널찍하고 깨끗했다. 라디오를 통해 음악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는 송아지들을 만났다.
이 회원은 한여름 풀이 자라기 무섭게 꼴을 베어다 먹인다. 소들이 좋아하는 것은 물론, 사료 값도 절감되고 한우 등급도 월등히 좋아진다. 땀 흘리며 고생스럽지만 우적우적 꼴을 씹는 소들을 보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그려진다. 이 회원은 “지금은 소값이 떨어져 어렵지만 언젠가는 오를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준비한 자만이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기에 한우도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소를 키우면 연결되는 것이 벼농사다. 옥천은 다랑이 논이 많다보니 손이 많이 가지만 볏짚을 위해서라도 농사는 지어야 한다. 이 회원은 최근 밥맛이 좋기로 유명한 ‘밀키퀸’을 재배한다. 지난해에는 농협 하나로마트에 납품했지만 확정된 판매루트가 없어 걱정이다. 1999년 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된 이 회원은 마을에서 거의 막내다. 함께 일하고 고향을 지켜나갈 젊은이들이 없다는 것이 큰 걱정이다. 그래서 그는 양평에도 인재육성을 위한 대학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인이 되면 외지로 빠져나가는 양평의 젊은이들이 양평을 위해 살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소들과 동고동락한지 20여년. 이제는 가족처럼 느껴진다는 이 회원의 말처럼 그를 바라보는 소들의 눈매가 따뜻하다. 하루라도 빨리 FTA의 높은 파도를 넘어 축산농가에 웃음꽃이 피어나길 기원한다.
(사)한국농업경영인양평군연합회 사무실장 최상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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