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0~4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의 줄거리] 평범한 소시민이었던 권 씨는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우다가 불합리한 정부 정책의 개선을 요구하는 주민 대책 위원회 간부로 시위 현장에 휩쓸린 뒤 전과자가 된다. 초등학교 교사로 셋방살이 끝에 어렵게 집을 마련한 ‘나’의 집 문간방에 세를 얻어 사는 권 씨의 아내가 아이를 낳기 위해 병원에 갔다가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권 씨는 아내를 입원시켰지만 수술 보증금이 없어 집주인인 ‘나’에게 돈을 빌리러 ‘나’의 직장인 학교에까지 찾아온다. ‘나’는 현금이 없다는 이유로 권 씨의 요청을 거절했다가 마음을 바꾸어 동료들에게 돈을 빌려 보증금을 마련한다. 보증금 덕분에 권 씨의 아내는 무사히 수술을 마쳤는데, 그날 밤 ‘나’의 집에 강도가 든다.
우리 집에 강도가 든 것은 공교롭게도 그날 밤이었다. 난생 처음 당해 보는 강도였다. 자꾸만 누군가 내 어깨를 흔들어 대고 있었다. 귀찮다고 뿌리쳐도 잠자코 계속 흔들었다. 나를 깨우려는 손의 감촉이 내 식구의 그것이 아님을 퍼뜩 깨닫고 눈을 떴을 때 나는 빨간 꼬마전구 불빛 속에서 복면의 사내를 보았다. 그리고 똑바로 내 멱을 겨누고 있는 식칼의 서슬도 보았다. 술 냄새가 확 풍겼다. 조명 빛깔을 감안해서 붉은빛을 띤 검정 계통의 보자기일 복면 위로 드러난 코의 일부와 눈자위가 나우(1) 취해 있음을 나는 재빨리 간파했다. / “일어나, 얼른 일어나라니까.”
나 외엔 더 깨우고 싶지 않은지 강도의 목소리는 무척 낮고 조심스러웠다. ㉠나는 일어나고 싶었지만 도무지 일어날 수가 없었다. 멱을 겨눈 식칼이 덜덜덜 위아래로 춤을 추었다. 만약 강도가 내 목통이라도 찌르게 된다면 그것은 고의에서가 아니라 지나친 떨림으로 인한 우발적인 상해일 것이었다. 무척 모자라는 강도였다. 나는 복면 위의 눈을 보는 순간에 상대가 그 방면의 전문가가 못 됨을 금방 알아차렸던 것이다. 딴에 진탕 마신 술로 한껏 용기를 돋웠을 텐데도 보기 좋을 만큼 큰 눈이 착하게만 타고난 제 천성을 어쩌지 못한 채 나를 퍽 두려워하고 있었다. 술로 간을 키우지 않고는 남의 집 담을 못 넘을 정도라면 강력 범행을 도모하는 사람으로서는 처음부터 미역국이었다.
“일어날 테니까 칼을 약간만 뒤로 물러 주시오.”
강도는 내가 시키는 대로 했다. / “내놔, 얼른 내놓으라니까.”
내가 다 일어나 앉기를 기다려 강도가 속삭였다.
“하라는 대로 하죠. 허지만 당신도 내가 하라는 대로 해야만 일이 수월할 거요.”
잔뜩 의심을 품고 쏘아보는 강도를 향해 나는 덧붙여 말했다.
“집 안에 현금은 변변찮소. 화장대 위에 돼지저금통하고 장롱 서랍 속에 아마 마누라가 쓰다 남은 돈이 약간 있을 거요. 그 밖에 돈이 될 만한 건 당신이 알아서 챙겨 가시오.”
강도가 더욱 의심을 두고 경거히 움직이려 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시험 삼아 조금 신경질을 부려 보았다.
“마누라가 깨서 한바탕 소동을 벌여야만 시원하겠소? 난처해지기 전에 나를 믿고 일러 주는 대로 하는 게 당신한테 이로울 거요.”
한차례 길게 심호흡을 뽑은 다음 강도는 마침내 결심했다는 듯이 이부자리를 돌아 화장대 쪽으로 향했다. 얌전히 구두까지 벗고 양말 바람으로 들어온 강도의 발을 나는 그때 비로소 볼 수 있었다. 내가 그렇게 염려를 했는데도 강도는 와들와들 떨리는 다리를 옮기다가 그만 부주의하게 동준이의 발을 밟은 모양이었다. 동준이가 갑자기 칭얼거리자 그는 질겁을 하고 엎드리더니 녀석의 어깨를 토닥거리는 것이었다. 녀석이 도로 잠들기를 기다려 그는 복면 위로 칙칙하게 땀이 밴 얼굴을 들고 일어나서 내 위치를 힐끔 확인한 다음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터지려는 웃음을 꾹 참은 채 강도의 애교스런 행각을 시종 주목하고 있던 나는 살그머니 상체를 움직여 ㉢동준이를 잠재울 때 이부자리 위에 떨어뜨린 식칼을 집어 들었다.
“연장을 이렇게 함부로 굴리는 걸 보니 당신 경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 만합니다.”
내가 내미는 칼을 보고 그는 기절할 만큼 놀랐다. 나는 사람 좋게 웃어 보이면서 칼을 받아 가라는 눈짓을 보냈다. 그는 겁에 질려 잠시 망설이다가 내 재촉을 받고 후닥닥 달려들어 칼자루를 낚아채 가지고 다시 내 멱을 겨누었다. 그가 고의로 사람을 찌를 만한 위인이 못 되는 줄 일찍이 간파했기 때문에 나는 칼을 되돌려 준 걸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식칼을 옆구리 쪽 허리띠에 차더니만 몹시 자존심이 상한 표정이 되었다.
“도둑맞을 물건 하나 제대로 없는 주제에 이죽거리긴!”
“그래서 경험 많은 친구들은 우리 집을 거들떠도 안 보고 그냥 지나치죠.”
“누군 뭐 들어오고 싶어서 들어왔나? 피치 못할 사정 땜에 어쩔 수 없이 ….”
나는 강도를 안심시켜 편안한 맘으로 돌아가게 만들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 “그 피치 못할 사정이란 게 대개 그렇습니다. 가령 식구 중에 누군가가 몹시 아프다든가 빚에 몰려서 ….”
그 순간 강도의 눈이 의심의 빛으로 가득 찼다. 분개한 나머지 이가 딱딱 마주칠 정도로 떨면서 그는 대청마루를 향해 나갔다. 내 옆을 지나쳐 갈 때 그의 몸에서는 역겨울 만큼 술 냄새가 확 풍겼다. 그가 허둥지둥 끌어안고 나가는 건 틀림없이 갈기갈기 찢어진 한 줌의 자존심일 것이었다. 애당초 의도했던 바와는 달리 내 방법이 결국 그를 편안케 하긴커녕 외려 더욱 더 낭패케 만들었음을 깨닫고 나는 그의 등을 향해 말했다.
“어렵다고 꼭 외로우란 법은 없어요. 혹 누가 압니까,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을 아끼는 어떤 이웃이 당신의 어려움을 덜어 주었을지?”
“개수작 마! 그 따위 이웃은 없다는 걸 난 똑똑히 봤어! 난 이제 아무도 안 믿어!”
그는 현관에 벗어 놓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 구두를 보기 위해 전등을 켜고 싶은 충동이 불현듯 일었으나 나는 꾹 눌러 참았다. 현관문을 열고 마당으로 내려선 다음 부주의하게도 그는 식칼을 들고 왔던 자기 본분을 망각하고 엉겁결에 문간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의 실수를 지적하는 일은 훗날을 위해 나로서는 부득이한 조처였다.
“대문은 저쪽입니다.”
문간방 부엌 앞에서 한동안 망연해 있다가 이윽고 그는 대문 쪽을 향해 느릿느릿 걷기 시작했다. 비틀비틀 걷기 시작했다. 대문에 다다르자 그는 상체를 뒤틀어 이쪽을 보았다.
ⓐ “이래 봬도 나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오.”
누가 뭐라고 그랬나. 느닷없이 그는 자기 학력을 밝히더니만 대문을 열고는 보안등 하나 없는 칠흑의 어둠 저편으로 자진해서 삼켜져 버렸다.
㉤나는 대문을 잠그지 않았다. 그냥 지쳐(2) 놓기만 하고 들어오면서 문간방에 들러 권 씨가 아직도 귀가하지 않았음과 깜깜한 방 안에 어미 아비 없이 오뉘만이 새우잠을 자고 있음을 아울러 확인하고 나왔다.
-윤흥길,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주) (1) 나우: 조금 많이.
(2) 지쳐: 문을 잠그지 아니하고 닫아만 두어.
40. 윗글의 서술상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서술자의 요약적 제시를 통해 사건이 전개되고 있다.
② 인물의 대화가 깊어지면서 극적 긴장감이 심화되고 있다.
③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켜 사건을 입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④ 토속적 어휘를 사용하여 생동감이 드러나게 서술하고 있다.
⑤ 인물의 행동 묘사를 통해 성격을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41.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술에 취한 상대를 보며 강도가 예기치 않은 사고를 일으킬지 몰라 주의하고 있군.
② ㉡: 강도의 소심함을 파악하고 그의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도발하고 있군.
③ ㉢: 당황하는 강도의 실수를 틈타 반대로 그를 위협하고자 하는 행동이군.
④ ㉣: 상대를 안심시켜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에서 비롯한 말이군.
⑤ ㉤: 강도에 대한 연민으로 그가 돌아오길 바라는 의도가 담겨 있군.
42. (보기)를 참고하여 이 작품을 이해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3점)
(보기)
평범한 소시민의 삶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는 것이 70년대 소설의 중요한 흐름이다. 이 시기 들어 정부 주도의 경제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고, 개발에 따른 부작용이 표면화되기도 하였다. 경제 개발과 정치적 권위주의, 거기서 소외당한 인물들의 일상적 삶이 70년대 소설의 중요한 주제라고 한다면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역시 그러한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작품이다. 그러면서도 이 작품은 소시민을 생산하는 환경(철거의 폭력성, 개발의 난맥상(1))만을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소시민들의 의식(희망과 몰락, 무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주) (1) 난맥상: 이리저리 흩어져서 질서나 체계가 서지 아니한 일의 양상.
① 평범함을 꿈꿨던 인물이 삶의 곤궁을 타개하기 위해 강도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며 몰락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② 자기 의지와는 무관하게 폭동의 주동자가 되어 버린 권 씨는 경제 개발 과정 속에서의 소시민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③ 정부 주도의 경제 개발과 권 씨의 경제 상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70년대 현실을 잘 반영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④ 서술자인 ‘나’는 따뜻한 시선으로 권 씨를 바라보지만, 결국 그의 희망이 좌절되는 현실에 결정적인 도움은 주지 못하고 있다.
⑤ 권 씨 입장에서는 ‘나’ 역시 셋방살이를 통해 어렵게 집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사회 현실 속에 소외당한 소시민으로 간주할 수 있다.
43. 문맥을 고려하였을 때, ⓐ를 가장 잘 나타낸 것은?
① 호가호위(狐假虎威)
② 망연자실(茫然自失)
③ 전전반측(輾轉反側)
④ 적반하장(賊反荷杖)
⑤ 허장성세(虛張聲勢)
2014 7030 Final 실전 모의고사 A형
[실전 모의고사 3회]
[40~43] 윤흥길,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해제: 이 작품은 1977년에 발표된 중편 소설로, 당시 산업화의 흐름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급격한 사회의 변화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양산했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 권 씨는 그런 사회 변화의 희생자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소설은 소외된 이웃의 모습을 통하여 1970년대의 당대 사회가 지닌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작품이다. 산업화로 인해 경제 대국의 기반을 마련했으나, 인간 소외 현상도 나타났고 이에 따라 여러 방면의 변화를 드러냈던 시기였다. 작가는 시대의 비극적 현실을 인지하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방안을 탐색하고 있다. 본문에 수록된 부분은 상심한 권 씨가 ‘나’의 집에 강도짓을 하기 위해 침입한 내용이다.
주제: 산업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의 어려운 삶
전체 줄거리: 초등학교 교사인 ‘나’(오 선생)는 고생 끝에 집을 마련하게 된다. ‘나’는 셋방을 내놓고 그곳에 권 씨 일가를 들인다. 권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출판사 직원으로 살아가다 시위 사건에 휘말려 전과자가 된 후 일용직으로 어렵게 생활해 온 사람이다. 그럼에도 권 씨는 “이래 봬도 나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오.”라는 말을 습관처럼 반복하고, 늘 구두를 반짝이게 닦으면서 자신의 자존심을 세운다. 어느 날, 권 씨는 ‘나’에게 아내의 출산을 위한 수술비를 빌리러 온다. ‘나’는 권 씨의 부탁을 거절하지만 이내 잘못된 선택임을 깨닫고 권 씨의 아내의 수술 비용을 대 준다. 이를 모르는 권 씨는 그날 밤 강도로 변장하여 ‘나’의 집에 침입한다. 하지만 무기를 아무렇게나 방치하거나 손을 바르르 떠는 등 서툰 그의 행동에 ‘나’는 그가 권 씨라는 것을 짐작하게 된다. ‘나’는 권 씨를 잘 달래서 내보내지만 자존심이 상한 권 씨는 “이래 봬도 나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오.”라는 말과 함께 아홉 켤레의 구두만 남긴 채 사라진다.
40. 서술상 특징 파악
답: ⑤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⑤ 확인: 인물의 행동 묘사를 통해 성격을 간접적으로 제시
권 씨가 강도짓을 하기 위해 들어와서 실수로 아이의 발을 밟기도 하고, 대문으로 나가지 않고 자신의 방쪽으로 가는 등의 행동을 통해 그의 어리숙함을 드러내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확인: 서술자의 요약적 제시를 통해 사건 전개
이 소설은 인물의 대화와 행동이 주를 이루고 있어 서술자의 요약적 제시를 통해 사건이 전개된다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② 확인: 인물의 대화가 깊어지면서 극적 긴장감이 심화됨.
인물의 대화가 깊어지면서 권 씨는 당황해하고 있지만, ‘나’는 점점 안정을 찾아간다. 따라서 이를 통해 극적 긴장감이 심화된다는 것은 알 수가 없다.
③ 확인: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켜 사건을 입체적으로 드러냄.
이 글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켰다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④ 확인: 토속적 어휘를 사용하여 생동감이 드러남.
토속적 어휘는 이 글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토속적 어휘를 통해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41. 구절의 의미 파악
답: ③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③ 확인: 상대방에게 돌려주기 위한 의도임.
떨어뜨린 식칼을 집어 든 것은 상대방에게 주기 위함이며, 자신에게는 나쁜 의도가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기에 위협한다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확인: 지나친 떨림으로 인한 실수를 걱정하고 있음.
강도가 당황해서 지나친 떨림으로 자신의 목이라도 찌를까 봐 걱정하는 것으로 보아 우발적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② 확인: 소심한 강도에게 행동을 촉구하기 위함.
신경질을 부린 것은 어느 정도 마음에 안정을 찾은 ‘나’가 어리숙한 강도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한 의도적인 행동이다.
④ 확인: 빨리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도임.
바로 앞부분을 보면 강도를 안심시키기 위한 대화라는 것을 알 수 있고, 강도가 편안한 마음이 되면 자신 또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므로 적절하다.
⑤ 확인: 정체를 조금은 짐작한 ‘나’의 의도된 행동임.
대문을 잠그지 않은 채 권 씨가 살고 있는 문간방에 다녀온 것으로 보아, 강도의 정체를 조금은 짐작한 듯 보이며, 대문을 잠그지 않은 것은 그가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행동이라 생각할 수 있다.
42.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답: ⑤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⑤ 확인: ‘나’ 역시 소외당한 소시민
‘나’는 초등학교 교사로 셋방살이를 하다가 돈을 모아 어렵게 집을 마련한 것으로 보아 서민 계층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보기)에서 제시된 정부 주도의 경제 개발로 인해 소외당한 인물로 보기는 어렵다. 대단히 풍족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의 부를 일군 사람으로 볼 수 있기에 소외된 소시민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확인: 평범함을 꿈꿨던 인물의 몰락
권 씨는 지식인으로 평범한 삶을 꿈꿨던 인물이었으나 의도하지 않게 시위 사건에 휘말려 전과자가 되고, 이로 인해 아내의 수술비 마련을 위한 강도짓까지 하는 행동을 통해 (보기)에서 제시된 소시민의 몰락이라는 부분과 연결이 가능하다.
② 확인: 경제 개발 과정 속 희생자
주도적이고 의도적인 행동이 아닌 우연히 휘말린 시위 사건으로 인해 전과자가 되고, 이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통해 이 소설에서 권 씨는 그러한 소시민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볼 수 있다.
③ 확인: 정부의 경제 개발과 권 씨의 경제 상황의 불일치
경제 개발과 소외당한 소시민이 70년대 현실에서 중요한 흐름으로 나타난다고 (보기)에 제시되어 있고, 경제는 개발되었으나 권 씨의 경제적 상황은 나아진 것이 없으므로 적절한 설명이다.
④ 확인: ‘나’는 결정적인 도움을 주지 못함.
권 씨의 아내를 위해 돈을 마련해서 도와주는 등 서술자인 ‘나’는 권 씨를 따뜻하게 대해 주지만, 결국 강도 행위 후 집을 나가 버린 권 씨의 모습에서 ‘좌절’을 찾아볼 수 있다.
43. 인물의 성격, 태도 파악
답: ⑤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⑤ 확인: 허장성세(虛張聲勢)
문맥을 고려했을 때 강도(권 씨)는 자신이 본래 강도짓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님을 ‘나’에게 알리고 싶은 상태이다. 현재 자신의 처지가 강도짓을 할 수밖에 없는 가난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존심을 세우며 허세를 부리는 모습이므로, ‘허장성세(虛張聲勢)’가 적절하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확인: 호가호위(狐假虎威)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威勢)를 빌려 호기(豪氣)를 부린다’는 뜻으로, ‘남의 권세를 빌려 위세(威勢)를 부림’을 뜻하는데, 강도(권 씨)가 호기를 부린다는 점은 맞지만 강한 누군가의 권세를 빌린 것은 아니기에 적절하지 않다.
② 확인: 망연자실(茫然自失)
‘멍하니 정신을 잃음’을 뜻하는 말로, 현재의 상황은 이 단계를 지난 상황이기에 적절하지 않다.
③ 확인: 전전반측(輾轉反側)
‘누워서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함’을 이르는 말로, 현재 상황이 뒤척이는 모습을 뜻하는 것은 아니기에 적절하지 않다.
④ 확인: 적반하장(賊反荷杖)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든다’는 뜻으로,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잘한 사람을 나무라는 경우를 이르는 말인데, 강도(권 씨)가 ‘나’를 나무라는 상황은 아니므로 적절하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