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여행기 - 넷째날
여행코스 : 상해출발-항주도착(점심)-육화탑-서호-송성가무쇼-저녁(동파육)-할리데이호텔 1박
오늘은 여행 4일째로 항주를 관광하는 날이다.
모자라는 잠을 느끼면서 상해를 출발(07:30)했다. 시원스레 뚫린 고속도로, 주변 풍경은 한마디로 ‘중국은 개발 중’이라 표현할 수 있다.
휴게소에 잠깐 들리고 곧장 달려 항주에 도착(11:00)했다.
상해-항주 이동중(버스로 3시간)
현지식이었지만 한식에 가까운 오랜만의 푸짐한 점심이었다. 아침식사가 아직 소화가 되지 않았다. 이른 점심시간인 것이 아쉬웠다.
거지닭 요리를 처음 맛봄
바깥은 그늘 안에서도 푹푹 찐다. 공식발표는 39도지만 실제 온도는 42-3도가 된단다.
육화탑을 관람했다. 탑에 올라가 항주시를 조망했으면 좋을텐데.....
항주시내 남부를 흐르는 전당강(중국 5대강에 속함)과 전당대교를 굽어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전당강은 폭이 넓고, 물도 많이 흘러 시원스런 느낌을 주었다. 전당대교는 2층으로 되어 있는데, 1층은 철교, 2층은 자동차가 다니는 다리이다.
육화탑
동인당에 들러 여행에 지친 몸들을 진맥했다. 모두들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나이가 나이인만큼 약간씩은 약한 부분을 지적받았지만 큰 병은 아닌 듯.
나흘째 강행군인데도 탈이 없으니 다행이다. 특히 JM이가 무사히 견디어 주어 그저 고마울 뿐이다.
서호 유람선 예약시간이 빠듯해 버스에서 내려 제방을 정신없이 뛰었다. 무더위에 인파 속인데도 큰 장애(?)는 되지 못했다. 등산 실력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유람선 맨 꼭대기에 올랐다. 전망이 시원하고, 바람도 좀 불었으나, 햇볕이 워낙 강렬해 찜통 더위는 피할 수가 없었다.
서호
삼담인월(서호 10경의 하나로 중국 화폐 도안에 사용되었음)을 눈으로 보면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호수에 달이 뜨고, 3개의 석등에 불이 켜지고, 연인과 함께 이 풍경에 몰입하면 달이 37개나 된다나.
서호의 풍경들은 계절에 따라(눈내리는 서호, 안개에 쌓인 서호가 특히 아름답다 함), 장소에 따라 한없이 아름다워 역사적으로 백낙천, 소동파 등 많은 시인들을 배출했단다.
사방으로 멀리 또는 가까이 탑들이 많이 보인다. 저 탑들은 각자 사연을 지니고 있을텐데...
호수의 주변은 - “도심지의 고층 건물, 푸른산, 짙푸른 숲들, 또 다른 호수” 등등 -사방이 각기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호수 위에는 크고 작은 많은 유람선이 떠 있다. 사람들도 엄청 많고.
하나 뜨거운 태양아래 유람선을 타고 후딱 둘러보는 여행객의 눈에는 평범한(?) 호수로만 보인다. 이름있는 호수를 둘러보았다는데 의의를 두고 40분간의 유람선 관광을 끝냈다.
서호 관광을 끝내고 버스에 오르기 직전에 한 동상을 발견했다. 소동파의 동상이란다. 한 시대를 풍미한 유명한 시인이지만 지금은 그저 사진 배경에 지나지 않는다.
송성가무쇼(宋城.항주는 남송시대의 도읍지임)를 관람했다.
대형 극장에 인파가 가득했다. 가이드의 기지로, 앞좌석에 앉은 것은 행운이었다.
현대식 시설과 장비로, 역사적인 내용을 실감 있게 연출해 내었다.
무대의 장대한 규모와 어마어마한 수의 출연진이 우리들을 압도했다. 쇼의 한 장면에 집중하고 있으면, 다른 곳(천장과 무대 좌우)에서 배우들이 나타나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천정에서 물이 쏟아지는 장면을 눈여겨 보았는데, 그 많은 물들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다.
1시간 동안의 공연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느낌이다. 한국의 장고춤과 아리랑도 내용 속에 포함되어 있어 더욱 좋았다.
저녁은 중국식을 했다. 동파육(東波肉)에다 초어(草魚)구이까지 맛보았다.
덤으로 주는 반찬이 하나도 없어, 웃돈을 주고 반찬을 시켰는데도 일부는 맨밥을 먹을 정도였다. 중국의 인심을 보는 것 같아 좀 씁쓰레했다.
피곤하지만 느긋한 마지막 밤이다.(내일 사찰 관람을 취소했기에 더욱 느긋하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801호에 모였다.
침대 두개를 붙여 그 위에 신문지를 깔고, 탁자와 의자를 적당히 배치해 근사한(?) 술판을 만들었다.
환전해 온 위엔화가 모자라 맥주를 조금밖에 살 수 없어 안타까웠다.
각자가 준비해 온 소주, 조촐한 술안주에 귀한 맥주를 보탰다.
맥주가 모자라 궁여지책으로 만든 ‘소맥주’이었지만, 맛이 괜찮았다.
술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고, 왁짜지껄 웃음판이 이어졌다.
낮의 관광이 여행의 겉맛이라면, 밤의 행사는 여행의 속맛이라 할 수 있다.
JS의 제안으로 이번 여행에 대한 소감을 한마디씩 하기로 했다.
“이번 여행을 준비한 BH 내외에 대한 고마움, 일상생활에 활력을 더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중국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 조화로운 팀웍, 가이드에 대한 칭찬” 등등의 이야기들이 나왔다.
유쾌한 이야기 속에 유익함이 듬뿍 묻어 있었다.
가위 바위 보를 통해서 여행기 쓸 날짜를 정했다. 5일간의 여행기를 릴레이식으로 쓰기로 했는데, 개성이 들어나 재미있을 것 같아 벌써 기다려졌다.
완벽한 팀웍을 스스로들 대견스러워하며, 이구동성으로 “내년에도 꼭 여행을 가자”고 약속하면서 각자의 객실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