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쓰고 나니..... 난 언제 하늘을 보았지? 하는 물음을 갖게 됩니다.
그냥 하늘도 아니고 '참하늘빛'이라......
'참하늘빛'이란 오늘 소개해드리고자 하는 《페르코의 마법물감》에서 주인공 페르코가 수레국화를 따다 만든 마법물감이 갖고 있는 색깔입니다.
책표지에도 그려져 있는 이 마법물감의 색, 그것이 "참하늘빛"입니다.
20세기 헝가리를 대표하는 예술가이자 사상가인 벨라 발라즈의 몇 안 되는 동화인 《페르코의 마법물감》은 동유럽 성장동화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아마도 작가인 벨라 발라즈는 아이들의 삶과 사랑이 마법과 같이 신비롭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요!
벨라 발라즈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는 등 혼란스러운 세계를 경험했던 바였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가난하지만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고 성실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동일하게 이 《페르코의 마법물감》 에서도 주인공 페르코는 부잣집 친구 칼리와 대비되는 생활환경으로 늘 엄마가 작업한 세탁물을 배송해 주는 일을 열심히 하며 학교를 다니는 아이였습니다.
그런 페르코의 재능은 그림그리기였고, 물감이 없는 페르코에게 어느날 칼리는 자신의 물감세트를 빌려줍니다. 하지만 그 중 파란색 물감을 잃어버리고 그 물감때문에 거짓말도 하고 드디어 마법물감 재료가 되는 수레국화밭을 찾게 됩니다.
꽃잎을 따다가 물감을 만든 페르코는 이 물감으로 하늘 그리기를 즐겨하였습니다. 그야말로 그 마법물감으로 그려진 하늘빛은 "참하늘빛"이었습니다.
이 마법물감으로 페르코는 칼리와 주지와는 '비밀친구' 약속도 하게 되고 신비한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물감을 칠한 선생님 모자속에서 천둥이 치고 비가 쏟아져 내리고, 주지에게 준 그림에서는 불이 나고, 주지와 함께 갇힌 지하실에서 등불을 켜고 문을 불살라 태워 탈출을 하고, 물 위를 걷는 어린 성자로서 칭송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사실은
열려진 공간에서 자연이 선사한 하늘보기보다, 주인공 페르코는 닫혀진 상자속에서 마법의 참하늘빛 물감으로 칠해진 하늘 보기를 더 즐겨했다는 것입니다. 보다 즐겨했다기보다는 동화 어느 곳에서도 진짜 하늘 보기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물감의 이름도 왜 '참하늘빛'일까 ..... 하는 의문은
아마도 고난과 역경속에 있는 어려운 환경에서 누구나 바라볼 수 있는 하늘은
페르코에게 인생의 염원을 고할 참하늘과는 다른 각도에서 볼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 봅니다.
페르코는 결국 여자친구 주지의 눈에서 다시금 "참하늘빛"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어린시절이 묻어있는 반바지를 벗어던지고 긴 바지를 새롭게 갈아 입습니다.
페르코의 성장과정에서 "참하늘빛 마법물감"이 역할을 톡톡히 해 보인 듯 하지만
오히려 페르코의 성장으로 마법물감의 역할이 더욱 돋보이도록 한
작가 벨라 발라즈의 창작동화 《페르코의 마법물감》 은
'마법물감' 이란 소재로 아이들의 삶의 구현능력을 확장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또한 아이들이 자연의 하늘을 마음껏 바라보고 신나게 뛰어놀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참하늘빛 마법물감'을 만들어 볼 요량도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러러면, 어른인 저 먼저 하늘을 마음껏 누려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