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뉴스통신=
김종일 기자)
"드론(소형무인항공기)"은 독(毒)인가 약(藥)인가?
누군가 우리집을 엿보고 있어요? 해운대해수욕장 추락사고, 영국 누드비치 도촬, 일본 아베 신조 총리관저 "세슘" 투하 사건, 연예인
사생활 몰래 사진 촬영, 해상 추락 등 의도 비의도를 떠나 "드론" 이 얽힌 사건·사고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3시 10분쯤에는 부산시가 1억원을 들여 운영중이던 "드론"이 해운대해수욕장 상공에서 비행 중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문제로 추락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번 추락사고로 인해 부산시가 스마트시티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해상안전 드론 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해운대구가 지난해 드론을 구입했을 당시, 안정성과 개인 사생활 보호 및 보안문제 등으로 많은 논란이 일었었다.
잠재적 문제점을 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운대구가 먼저 드론을 구입해 현장에 투입하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속속 구입할 계획을 갖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계는 이들 지자체들과 계약 준비를 완료해 놓은 상태다. 우선 이번에 "드론" 추락 사고가 난 해운대구와 인접한 부산
수영구가 최근 2대를 구입했고, 강원도 전남도 경남도 등 전국의 지자체들이 산불예방 등의 목적으로 드론 구입을 기정사실화 해 놓은
상태다.
"드론"은 광활한 대지와 산악 등지에서 재난재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역할을 톡톡히 해 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불과 해상안전에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국내 일부 신문사들과 지상파TV 공중파TV 가릴 것 없이 뉴스는 물론 연예프로그램들에 이르기까지 "드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이들 국가 중에서 프랑스의 경우, 면허 없이 무인기를 날리는 것은 불법이며 최대
징역 1년형과 벌금 7만5000 유로에 처할 수 있다. 또 파리 상공은 아예 무인기 비행이 금지돼 있다.
"드론"에 대해 부정적 시각으로 보이게 하는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올 1월에는 상업용 드론이 미국 백악관 건물을 들이받은 뒤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세계 최고의 철통보안을 자랑하는 백악관이 세계적인 조롱 대상이 됐다. 미국 코네티컷주 센트럴코네티컷 주립대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오스틴 호와트(18)는 지난달 10일 유튜브에 버젓히 "플라잉 건(Flying Gun)"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은
테러리스트 혹은 범죄자들이 이를 모방해 제거 대상을 드론으로 원격 조종한 후 정조준 저격 살해 내지는 목표물을 폭파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증거로 꼽히고 있다.
항공안전전문가 A씨는 1일 "부산과 같이 각종 전선과 건물 층고의 높낮이 편차가 매우 심하고 돌풍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에서 "드론"을
띄운다는 것은 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자칫 사생활 노출논란까지 불러 올 수 있어 사용제한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런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부산 수영구는 해운대구에 이어 중국 DJI 테크놀로지사 제품 "드론" 2대를 구입했다. 수영구가
"드론"을 구입한 명분은 "산림보존과 해상안전"으로 기종은 "인스파이어1"과 "팬텀3프로"이다.
이번에 수영구가 구입한 "팬텀3프로"는 지난 7월 21일 중국 관광객이 사진을 찍기 위해 "드론"을 날렸다가 타이베이 최고층
세계금융센터(타이베이101)에 부딪쳐 추락하는 사고를 유발한 기종과 동일하다.
타이페이 사례처럼 아무런 제약 없이 "드론"을 작동시켰다가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드론"을 조종할 수 있는 자격증제도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전문가 A씨는 "드론 활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지 오래"라며 "시대에 맞게 항공기 조종면허와 같은 수준의 조종면허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영구가 구입한 두 제품은 최대 2㎞거리까지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고급기종에 속하는 것으로 마음만 먹으면 여염집 가정까지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 또한 중요시설 보안도 손쉽게 노출될 수 있다.
특히 군사공항인 김해공항을 저공비행으로 정밀 촬영할 수 있으며, 부산 인근 거제 조선소와 울산의 정밀화학단지 등 보안등급이 매우 높은
곳을 손쉽게 고성능 망원경을 활용해 촬영 녹화 후 아무 곳에서나 원하는 메일주소로 전송할 수 있다.
지난해 "드론"을 구입한 해운대구는 전문 드론 운영팀을 만들어 담당 직원이 무선 조종을 하며 촬영된 영상을 스마트폰과 CCTV 관제센터로
실시간 전송받고 있다. 이를 인터넷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에 올려 해운대 홍보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다가 이번에 추락(墜落)했다.
스마트한 도시를 계획하고 있는 부산시는 부산을 "드론의 사업중심지화" 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부산시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와 공동으로 내년 1월 21일부터 23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2016 드론쇼 코리아(Drone
Show Korea 2016)"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전시회에는 국내·외 유명 드론 제작·부품·소프트위어 업체 등 100여 개 기업체와 연구소와 기관이 참가할 예정이다. 산업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측면이다.
한편, 국내는 "드론"에 규제 혹은 교육에 대한 법적 제도 장치가 딱히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