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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守分難
居身克己難
徑世施仁難
恒心惟有苦
楣至多難
處身에 自身을 克復하기 어렵고
世上살이 仁베풀기 어렵구나
恒心을 지키려니 오직 괴로움이 있고
道理를 들으려니 지극히 어려움이 많구나
臨事昏迷易
對人謙讓難
安分能知足
何如豈患難
일에 臨하려니 昏迷하기 쉽고
사람을 상대함에 謙讓이 어렵고
분수 지켜 능히 만족함을 아는데
무엇 때문에 어려움을 걱정하리요
想/39
22. 想
丈夫立志先
然後德仁先
安機恒分守
近道每禮先
丈夫가 뜻을 먼저 세우고,
그런 뒤에 德과 仁을 먼저 한다
기미를 편안히 하고 항상 분수를 지켜
道에 가까울수록 禮를 먼저 한다.
爲國能邪斥
愛民可義先
去世多岐路
宜當謙讓先
나라 위해 능이 사특함을 배척하고
愛民에 義를 먼저 한다.
세상살이 岐路가 많으나
마땅히 겸양을 먼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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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叢 菊
淡白黃花老圃開
癒然含笑不知催
凌霜高節如寒竹
脫俗函香髣雪梅
담박한 누런꽃은 포전에 피고
유연히 함소하고 재촉 할 줄 모르네
릉상하는 높은 절개 찬대와 같고
탈속한 그윽한 향기 설중매화 방불하다.
林湖院落成祝賀韻/41
24. 林湖院落成祝賀韻
爲國精忠貫碧空
尊賢慕聖古今同
雲門屹立林湖院
錦水常淸鄒魯風
偉跡能輝千載裡
芳名可遺萬年中
開來繼往宜當事
是故佳公永不窮
나라 위한 精忠이 하늘을 관철하니
聖賢을 존경하고 사모함은 古今이 똑같구나
雲門이 높이 솟은 林湖院이요
錦水는 항상 맑아 鄒魯의 風俗이네
偉大한 業跡 능히 千世토록 빛이 나고
꽃다운 이름은 가히 萬年까지 傳하리라
앞날을 개척하여 이어감은 마땅한 일이라.
이러므로 公의 업적 永遠토록 다함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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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初 秋
靜觀鱗雲覺到秋
凉風起處老炎收
鷗眠砂渚淸閑得
燕去茅屋寂寞流
고요히 비늘 구름 바라보니 가을임을 깨닫고
서늘바람 부는 곳에 늦더위가 사라지네
갈매기 砂渚에 자유로우니 淸閑한 모습이요
제비 없는 띠집에는 고요만이 흐르는구나
聖水公園/43
26. 聖水公園
欲彩黃花尋菜圃
爲吟紅葉上詩樓
四時佳興何踈忽
可愛林泉豈不悠
菊花를 따려고 논수밭을 찾으며
丹楓을 읊으려고 詩樓에 오르노라
四時의 佳興 어찌 소홀히 하리요
林泉을 사랑하니 참으로 한가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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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雨後卽景
雨後日尤晴
嫋嫋蟬聲晴
雲齊南山晴
風靜漢水晴
비온 뒤에 날씨 개니
요요한 매미소리 맑기도 하다.
구름도 거처가니 남산도 맑게 보이고
바람 소리 고요하니 한강수도 맑아지다.
鱗雲浮片片
玉露結晴晴
河上黃浪起
萬樹翠煙晴
鱗雲도 조각조각 떠있고
玉露도 맑디맑게 맺혀있다.
河上에는 누런 물결 일어나고
萬樹는 푸른 안개 개였구나
偶 吟/45
28. 偶 吟
雨後蟬聲起雅風
松間溪曲更淸風
何晴喜對康衢月
奈處復尋太古風
覇漢弄權又亂世
腐儒從勢盛蠻風
天人共怒多異變
治道爲先德義風
비온 뒤에 매미소리 雅風이 일어나고
솔 사이 골짜기엔 淸風이 부네
어느 때에 기쁘게 康衢煙月대해
어느 곳에 다시금 太古風을 찾을거나
패한이 권세를 휘두르니 또한 亂世요
썩은 선비 勢 좇으니 蠻風이 선하구나
天人이 共怒할 異變이 많으니
治道는 첫째가 德義風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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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飮 茶
禪慧大師正相坐
淸新澁苦茶味助
昔鼎院中蘂吐梅
笑喜微香觸鼻來
禪慧大師와 바로 보고 서로 앉아
淸新하고 떫고 쓴 차 맛으로 위로한다.
昔鼎院엔 梅花가 꽃술을 吐해내니
웃으며 기뻐하는 가운데 微香이 코를 찔러 오는구나
吟金剛山/47
30. 吟金剛山
重重疊疊峯
各有特異風
間間松看鶴
往往寺聞鍾
摩天能鎭北
臨海復無東
絶妙神奇處
詩情豈盡窮
重重하고 疊疊 쌓인 봉우리들
各各이 특이한 형태로다
간간이 소나무의 鶴을 보고
잇다감 절에서 鍾소리 들리구나
하늘을 어루만져 능히 北쪽을 진압하고
바다를 굽어봄에 다시 東이 없어라.
絶妙하고 神奇한 곳에
詩情이 어찌 다하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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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扇
開陳半月城
擧動可風生
蔽日同齊力
消炎竭至誠
펼치면 半月城이요
擧動하면 바람이 생기네
해를 가리는데 힘을 같이 하고
더위 식히는데 지성을 다하네
薔薇花/49
32. 薔薇花
翠融紅綻渾無力
斜倚欄干似詫人
深處最宜香惹蝶
摘時兼恐焰燒春
當空巧結玲瓏帳
著地能鋪錦繡裀
最好凌晨和露看
碧紗窗外一枝新
푸르름 속에서 빨갛게 터져나와 흐린 듯이 힘없으나
비스듬히 난간에 기대어 사람에게 자랑하는 듯 하구나
깊은 곳에 있으나 향기로 나비를 유혹하고
딸 때에 몸을 불태울까 두렵구나
空中에 巧結하니 영롱한 장막이요
땅위에 깔아 놓으니 비단의 겸옷이네
가장 좋은 것은 새벽에 이슬 젖은 꽃을 볼 것이니
푸른 비단 창 밖에 한 가지가 새롭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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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登天冠山遊覽
每登天冠不在天
我愛此山又今臨
日昇得糧水波綠
落照蘇山瑞雲紅
九龍怪巖千丈佛
金浦歸帆萬里人
羅唐戰跡尋何處
連臺無旗雜草生
매양 天冠山에 오르나 하늘에 있지 않고 땅에 있어
나는 이 산을 사랑하여 또한 이제 오르노라.
得糧바다에 해오르니 水波는 푸르르고
蘇山의 夕陽볕은 瑞雲이 붉구나
九龍의 怪巖은 千길의 부처요
금포의 歸帆은 萬里人이네
羅唐의 戰跡을 어느 곳에 찾을런가
깃대 봉엔 깃발 없고 雜草만 무성하구나
聖水菊圃/51
34. 聖水菊圃
重陽池邊載酒行
黃昏猶自遶黃英
晩秋以後頻來此
甚覺不勝歲無情
重陽節에 술을 싣고 못 가를 行하니
저물도록 오히려 黃花에 쌓여있네
늦은 가을 이후론 이 곳에 자주오니
참으로 無情한 세월 이기지 못함을 깨닫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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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江邊梅
春去春來無限春
今朝始覺江花開
久始畵圖今未成
願與梅花俱自新
봄은 갔다 봄은 오니 限없는 봄이 것만
오늘 아침 처음으로 江花 핌을 깨달았네
오래도록 그림 구상 아직도 이루지 못했으니
梅花 함께 스스로 새롭기를 원하노라
柳川齋作畵/53
36. 柳川齋作畵
柳堂在岩下
卜居聊自適
菊香滿階庭
松陰生臥床
遠觀惟鳥度
旁信無人跡
此中一畵翁
專心動筆墨
바위 아래 柳堂있어
卜居하여 自適 하네
菊香은 섬뜰에 가득하고
松陰은 臥床에 서늘구나
고개 들어 새 나는 것 쳐다보니
곁에는 人跡없어 적적하네
이 가운데 한 사람 그림 그린 늙은이가
專心으로 筆墨을 움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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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古稀吟
忽覺古稀辰
回頭萬感新
居身唯有德
經世莫如眞
偕老天恩賴
繁孫祖蔭因
江湖時釣月
醉墨遠風塵
문득 古稀의 生辰임을 깨닫나니
머리 속엔 萬感이 새롭구나
處身에는 오직 德이 있어야 하고
세상살이 正直함이 제일이라
偕老하니 天恩에 힘입었고
繁孫하니 祖上의 蔭德이네
江湖에서 떠도는 달을 낚고
먹에 취해 風塵을 멀리하네
菊竹圖/55
38. 菊竹圖
凌霜高節秀
幽香寒士欽
空心能守直
卓節可常靑
서리를 능멸하니 높은 절개 빼어낫고
그윽한 향기 寒士가 공경하네
속은 비었으나 능히 곧음을 지키니
높은 지조 항상 푸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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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卽 景
靑山何不老
大海豈無窮
綠樹常存德
細流長在功
靑山은 어찌 늙지 아니하며
大海는 어찌하여 끝이 없는고
綠樹는 항상 德이 담겨있고
細流는 길이 功이 남아 있네
散步有感/57
40. 散步有感
白鶴高飛不逐群
不要榮達讀昭哲
無心漫步未歸宿
天下人間一片雲
白鶴은 높이 나니 群鳥가 쫓지 못하고
榮達을 구하지 않고 聖賢 글을 읽는 구나
無心히 부질없이 거르면서 돌아가 잘 줄 모르니
하늘 아래 人間 한 조각 구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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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春山房
風靜日暖照春光
戱蝶舞蜂翻入房
三枝門柳彽客手
一片山花落人襪
바람은 고요하고 날은 따뜻하여 봄볕이 비치는데
戱蝶과 舞蜂이 房으로 날아드네
세 가지 門柳는 나그네 손에 머뭇거리고
한 조각 山花는 사람 발등에 떨어지네
金湖江邊曉景/59
42. 金湖江邊曉景
城堤楊柳江港煙
呼客船主心急行
鴨鳩麥田日日綠
吹笛牧童朝霧中
城두둑엔 楊柳요 江港에는 안개가 자욱한데
손님 부른 뱃사공은 마음 급히 行하구나
鴨鳩정의 보리밭은 날마다 푸른데
아침 안개 속에 牧童은 피리를 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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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偶 想
誰覺大慈悲
姿婆喜又悲
愆憎人不惡
生重事勿悲
大悟能作樂
空然莫作悲
浮雲飛沫髴
朝露夕煙悲
누가 大慈悲를 깨달았나
세상살이 기쁘고도 또한 슬프도다
허물을 미워한 사람이 악하지 아니하고
사는 것이 重한 일 슬퍼하지 말라
크게 깨달으면 능히 즐거움이 생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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