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문화의 거리에 문화가 없다"/ 신대식

"순천 문화의 거리에 문화가 없다"/ 신대식 "순천 문화의 거리에 문화가 없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들로 몇 가지 상념을 문예미학적 분석으로 적어본다. 이 말을 순천 사람들의 입에서 들은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나에게 들려졌던 말들을 분석하기 위해 몇 가지 언어들에 구조를 달리하여 왜? 라는 자문을 하면서 그 이면에 언어와 심리까지도 들여다 본다. 문화의 거리에 상주하는 공방의 작가들이나 주민들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은 기억이 더 많았다. "문화의 거리로 가주세요" 했더니, 택시기사님이 "거기가 어디다요?" 하더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문화의 거리에서 순천을 누구보다도 잘 안내해 줄 만한 택시기사님들에게서 쉽게 듣게 된다는 말이었다. 거대한 대륙의 중국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만리장성 가 주세요" 하였던 기억이 있어 웃음이 난다. 만리장성의 일부분 '팔달성'이라도 지정해야 택시기사가 출발을 한다. 순천에서는 "문화의 거리 가 주세요" 했다면, 기사님이 모르고 남파 오거리 아무데서나 내려 줘도 몇 걸음 걸으면 문화의 거리에 걸어 들어 올 수 있다. 그런데 이 작은 옛 부읍성터 주변에서 문화의 거리를 몰라서 못찾는 택시기사가 많다는 것은 한심한 문화정책 10년의 허송세월이었구나 생각한다. 이는 "순천문화의 거리에 문화가 없다"는 말보다 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문화의 거리 입주자들이 순천시문화예술과에 10여년 동안 요청해 왔던 것인데, '문화의 거리 입구 표지판 서너 개'는 언제쯤 준공식 가질 수 있을까! ...... 며칠 전에 매곡동 아동미술학원 일로 지인이 밥먹으러 가자고해서 운전을 하였는데, 매돈식당으로 가자고 했다. 밥을 먹고 나와 걸으면서 여기가 문화의거리라고 했더니, 몇 번 이곳에 왔는데 여기가 문화의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청소년 수련관이 있는 거리라고만 생각했다고 했다. 그만큼 문화의 거리가 특별하거나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없는 곳이라는 얘기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문화의 거리에 가면 거기에 뭐가 있어요?" 라고 묻는 이가 있다면, 뭔가 다른 개별적 관심사의 물음인 것이라고 생각됀다. 무언가 보고 듣고 맛보고 예술과 오감과 추억을 느낄만한 요구와 열망이 담긴 말일 수 있다고 생각됀다. 문화의 거리에 찻집들이 몇 있고, 밥집들이 몇 군데 있고, 골동품 가게가 몇 개, 은행나무가 길가에 심어진 거리가 문화의 거리라 인식되어 알려질 수 있지만, 외부인들은 관심없이 지나쳐서 그렇지라고 탓해버리고 넘긴다면 문화의 거리에 문화는 범인들의 문화로 만족할만한 정도에 그친다. 그런데 문화의 거리에 "뭐가 있어요?" 라는 물음에, 관심사가 다르게 묻는 이에 따라서는 원하는 그 어떤 '문화가 있느냐?' 를 묻는 물음이 될 수 있다. 어떤 이들이 생각과 대답으로, "여기에 문화가 왜 없어, 이렇게 즐겁게 가게 지키면서 일하고 밥먹고 술먹고, 이것도 우리의 문화야!" 한다면, 그런 범인의 문화는 어느 곳에나 있으니 '여기가 문화의 거리다'고 특별히 내세워 지정하고 지원할 이유까지는 없다고 생각 할 수 있다. 한편, 누군가 문화의 거리에서 몇 년간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나의 마음과 열정을 투자한 문화의 거리'라고 해도 그건 개인의 주관적 자평에 만족할 일이라 생각한다. 새마을사업추진과 국가경제발전의 주관적 성취와 성공사업이 시민의 열망과 서민의 삶의 질과 소득과 상관없이 특정 소수의 성공 대기업이 있을 뿐, 노동자와 서민은 성공자들의 들러리요 하인들 취급을 받는 불평과 소외감의 갈등은 더 큰 문화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결과를 보여왔지 않은가? 쉽게 말해서 문화예술의 핵심이 빠진 도시재생 사업의 행정적 지원이 지역거주민 특정지역 택지와 건물 전월세 상승으로 이어지는 실적이 있지만, 문화예술인 입주자들은 지역 사업가들의 들러리로 불려다니는 '가짜 문화와 예술(키치아트 키치칼춰)'의 거리라면, 이런 상업성 문화와 예술은 어디에 가든지 있다는 반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문화의 거리에 문화"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서 있는 존재의 위상이 흔들리듯 화가 나지만, 미학적 감성의 깊이와 넓이를 갖게하는 고마운 질책의 말로도 들어야하는 문화예술 정책입안자와 예술인들이 되어야 할 것이란 깨우침이 되기도 한다. 우리 순천 문화의 거리는 어느위치 어느공간에 머물러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