贈別宣水使居怡 (증별선수사거이)
- 선거이 수사와 작별하며 드림
北 去 同 勤 苦 (북거동근고) 북쪽 국경에서는 함께 고생하였고
南 來 共 死 生 (남래공사생) 이 곳 남쪽에 와서 생사를 같이 해
一 杯 今 夜 月 (일배금야월) 오늘 달밤에 나누는 이 한 잔의 술
明 日 別 離 情 (명일별리정) 내일에는 작별하는 이별의 정되리
(감 상)
충청수사였던 선거이 장군께서 이충무공과 함께 바다에서 왜적들과 싸우다가
다른 곳으로 보직을 옮기면서 두분은 서로 헤어지게 되었다. 작별하기 전날에
떠나가는 분과 마주 앉아 이별주를 나누면서 '석별의 정' 을 토로하는 詩이다.
과거의 소중한 추억과 작금의 국난 상황에서 서로 의기투합하여 수군 지휘관의
책무를 잘 감당했던 사이라 이별은 더욱 아쉽다. 구국의 간성(干城)으로서의 두
명장이 나라와 수군(水軍)을 걱정하며 가슴 깊이에서 우러 나는 이야기를 나누
었으리라.
짧은 5언 절구에 충무공의 안타까운 석별의 정과 함께 宣수사의 무운(武運)을
비는 간곡한 마음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이렇게 헤어진 두 분은 장차 그 운명이
어찌 전개되었을까.
선거이 수사는 이후에 육전(陸戰)에서 맹활약을 하시다가 1598년 초에 울산성
전투에서 그만 장렬하게 순국하셨고, 이순신 장군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1598년
동짓달 열 아흐렛 날에 저 노량바다에서 역시 장렬한 최후를 마치셨으니....^^
이 후에 두 영웅께서는 천상에서 재회를 하셨을지 모르겠다.
장부의 가슴을 울리는 이 시 한 구절이 오가는 세월 속에 후세 인들의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지길 빌어 본다. 머잖아 이순신 장군의 탄신일이다. 생전에 그리도
사랑하셨던 이 나라와 이 백성들에게 빛이 되고 길이 되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