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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 재활 치료
글, 그림: 한병인
1. 서론
어지럼증의 수 많은 원인 중에서, 객관적인 검사로 밝혀낼 수 있는 것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말초 전정계에 관련된 검사들은 주로 수평 반고리관만을 검사하고, 중추 전정계에 관련된 검사들은 병변의 위치를 정확하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정재활치료의 개념은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2. 전정재활치료의 역사
최초의 전정재활치료는 1945년에 물리치료사인 Cawthorne와 신경과 의사인Cooksey 박사가 고안한 “Cawthorne-Cooksey 운동”이다. 이 운동은 머리만 움직이기, 머리와 시선을 함께 움직이기, 몸 전체를 움직이기, 서서 균형 잡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러 명이 함께 운동하였다. 이 운동은 환자 개개인에게 맞춰진 것이 아니라, 모든 어지럼증 환자들이 똑같은 운동을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Cawthorne-Cooksey 운동
Cawthorne-Cooksey 운동
A.침대에 누워서
1, 안구 운동- 처음엔 천천히, 그 다음엔 좀 더 빨리
a, 눈을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돌리기
b, 수평으로 좌우로 눈을 돌리기
c, 손가락을 얼굴 앞에 두고, 90 센티 거리에서부터 30 센티 거리까지 다가 오는 손가락을 보기.
2, 목 운동 - 처음엔 천천히, 그 다음엔 좀 더 빨리, 나중에는 눈감고.
a,고개를 끄덕이기
b, 고개를 좌우로 돌리기
B. 앉아서 (여럿이 함께)
1, 위의 1번과 같이
2, 위의 2번과 같이
3, 어깨를 으쓱하고 돌리기.
4, 허리를 숙여서 바닥에 있는 물건을 집어 들기.
C. 서서 (여럿이 함께)
1.A1, A2, B3 동작 하기
2.앉은 자세에서 일어서기. 눈을 뜨고, 눈을 감고.
3.손에서 손으로 작은 공 던지기(눈 높이보다 위에서)
4.무릎 아래에서 손에서 손으로 공 던지기
5.앉은 자세에서 일어서서, 한 바퀴 돌기.
D. 걸어 다니기 (여럿이 함께)
1, 한 사람이 중앙에 서고, 다른 사람들은 주위에 원을 그리며 서 있는다. 공을 서로 주고 받는다.
2, 눈을 뜨고 방안을 가로질러 걷고, 그 다음엔 눈을 감고 걷는다.
3, 경사를 눈을 뜨고 올라갔다 내려오고, 그 다음엔 눈을 감고 올라갔다 내려온다.
4, 계단을 눈을 뜨고 올라갔다 내려오고, 그 다음엔 눈을 감고 올라갔다 내려온다.
5, 허리를 굽히고, 몸을 펴고, 눈으로 물체를 겨냥하는 운동을 한다. 볼링이나 링 던지기와 같은 놀이가 좋다.
Cawthorne-Cooksey 운동이 소개되면서부터 전정재활운동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Igarashi 등(1975)은 운동을 시킨 원숭이가 운동을 시키지 않은 원숭이보다 안구진탕이 빨리 소실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Horak 등(1992)은 환자마다 다르게 고안된 개별적인 재활운동치료를 시작하였다. 개별적인 운동은 치료사의 인력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Horak은 meclizine이나 diazepam과 같은 약물을 투여 받은 그룹에서는 어지럼증이 느리게 회복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Shepard와 Telian(1995)은 맞춤 전정재활운동이 어지럼증의 회복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밝혔다. Herdman 등(1995)은 전정재활 운동이 다른 일반적인 근력강화운동보다 어지럼증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3. 전정 손상 후 회복의 기전
전정 손상이 회복되는 기전으로는 (1)자연적 회복, (2)적응, (3)대체, (4)습관화 등이 있다.
(1) 자연적 회복은 전정핵 뉴런의 휴지기 전위가 회복되는 것으로, 탈신경성 과민 또는 축삭의 재생이 관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2) 적응(adaptation)은 자극에 대한 전정계의 반응이 장기간에 걸쳐서 변화되는 것이다. 시각적 자극과 몸과 머리의 움직임이 많을수록 적응이 촉진된다.
(3) 대체(substitution)는 시각과 체성감각이 전정기관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시각과 체성감각의 역할이 아무리 커져도 전정기관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어지럼 환자가 이 기전으로 회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단, 양측 전정기능이 소실되었을 때에는 어쩔 수 없이 대체 기전을 이용하여 회복할 수 밖에 없다.
(4) 습관화(habituation)는 반복적인 자극에 대한 반응의 크기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어지럼을 유발하는 움직임을 계속 반복함으로써 습관화가 이루어진다.
4. 예후
초기에 어지럼이 덜 한 경우나, 치료를 일찍 시작환 경우에 회복이 빠른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 손상으로 인한 어지러움은 빨리 호전되지 않는다. 중추 전정계 질환은 말초 전정계 질환보다 회복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일한 회복률을 보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나이에 따른 예후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양하다. Shepard NT는 회복기간과 회복 정도에 있어서 나이별로 아무 차이가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Norre 및 Beckers는 60세 이상의 환자들이 젊은 환자들보다 천천히 회복된다고 하였다. 전정 억제제는 회복을 느리게 하지만, 회복을 완전히 방해하지는 않는다.
5. 재활 치료의 목표
전정 재활의 목표는 (1) 보행시 균형을 향상시키고; (2) 어지러움을 경감시키며; (3) 머리를 움직일 때 똑똑히 볼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고; (4) 일상생활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6. 재활 치료 전 평가
(1) 주관적인 병력
환자의 병력을 통하여, 어떤 자세나 움직임이 어지럼을 악화시키는가를 평가한다.“양성돌발성체위성 어지럼증”에서 어지럼은 주로 아침에 일어나면서 자세를 처음 변화시킬 때 잘 나타난다. 잠을 자는 동안에는 이석(耳石)이 반고리관의 바닥에 가라앉아 뭉쳐져 있다가, 머리가 움직이면 이석이 움직이기 때문에 어지럼이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에, “전정 신경염에서 어지럼의 특징은, 서 있을 때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어지럼은 누우면 덜 해진다. 눈을 감고 있을 때 에 병변의 반대 쪽으로 회전하는 것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병변쪽으로 누우면 안진이 심해지고 더 어지럽고, 병변의 반대 쪽으로 누우면 덜 어지럽다.
어지럼의 주관적 증상을 객관적인 방법으로 정의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Dizziness Handicap Inventory(DHI) 및 Disability Scale 이 있다.
(2) 임상적 검사
현훈과 불균형이 있는 환자의 임상적 검사는 안구운동 및 전정-안구 반사 검사, 움직임 감지 검사, 정적 균형(예; 눈을 뜨고 감고, 쿠션 위에서 수행하는 Romberg 검사), 동적 균형(예; Fukuda 발디딤 검사), 그리고 보행 평가(예; 일렬 걷기, 고개를 측면으로 향하고 걷기)가 있다.
(1) 안구운동 및 전정-안구 반사 검사
가장 먼저, 자발적이거나 유도된 안구진탕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Video Frenzel 안경은 안구진탕을 관찰하기에 아주 좋은 기구이다. 그 다음에는, 두진검사(head-thrust test)를 하여, 급속한 머리 움직임에 따라 corrective saccade가 나타나는지 확인한다.
전기안진검사(Electronystagmography, ENG)와 비디오안진검사(Video Nystagmography, VNG)는 단속성 안구운동, 추종시 및 주시 검사, 시운동성 안진검사, 그리고 온도안진검사에 이용된다. 그런데, 이 검사들은 전신성인지 혹은 중추 전정계의 병변인지는 감별할 수는 있지만, 정확한 병변의 위치를 나타낼 수는 없다.
(2) 움직임 감지 검사 (Motion sensitivity tests)
움직임 감지 검사는 증상을 유발하는 자세나 움직임을 찾아내기 위한 것이다. 몇몇 동작은 Frenzel 안경을 사용하여 검사하기도 한다. 움직임 감지 검사는 앉았다가 바로 눕기, 바로 누워 머리를 양쪽으로 돌리기, 바로 누웠다가 앉기, 두 가지 Dix-Hallpike 조작, 앉아서 머리를 양 무릎 쪽으로 기울이기, 앉아서 머리를 가로로 5번 돌리기, 앉아서 머리를 세로로 5번 돌리기, 그리고 서서 양쪽으로 180도 돌리기를 포함하는 일련의 자세 검사이다.
첫 번째 동작은 누웠다가 앉기인데, Dix-Hallpike maneuver라고도 한다. 이 동작에서 양성돌발성체위성어지럼이 발견 되었다면 이석정복술(canalith repositioning therapy)로 치료하면 된다. Dix-Hallpike maneuver에서는 추골동맥이 압박되어서 어지럼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 때에는 환자를 앉히고, 고개를 숙이고 옆으로 45도 돌리게 하여, 뒤 반고리관이 자극되지 않으면서, 추골동맥만 압박되게 하여 진찰하면 된다. 그 외에도, 누워서 옆으로 구르기, 뒤로 누웠다가 앉기, 서서 허리 굽히고 손을 바닥에 닿기, 그리고 앉았다가 서기와 같은 여러 가지 동작을 행하도록 하여, 어지럼을 유발하는 자세를 찾도록 한다.
그림 1. 움직임 감지 검사. 이 검사는 앉았다가 바로 눕기, 바로 누워 머리를 양쪽으로 돌리기, 바로 누웠다가 앉기, 두 가지 Dix-Hallpike 동작, 앉아서 머리를 양 무릎 쪽으로 기울이기, 앉아서 머리를 양 옆으로 5번 돌리기, 앉아서 머리를 아래 위로 5번 흔들리, 서서 양쪽으로 180도 돌기 등의 동작들로 구성되어 있다.
(3) 정적 균형 검사 (Static balance test)
정적 균형은 시각, 체성감각, 전정기관으로부터 들어오는 신호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정적 균형을 검사하는 방법으로는, 눈을 뜨거나 감고 한 다리 서기(Single Leg Standing), Romberg, tandem Romberg 등이 있다. 전정 기능 이 정상이더라도, 다른 원인에 의한 균형 장애가 있을 때 이들 검사들이 비정상으로 나올 수 있다. 정적 균형 검사 중에서 기립동요(standing sway)는 정적 자세 검사기를 사용하여 측정할 수 있는데, 피험자가 두 발 끝을 25도 벌리고 (八자로 벌린 자세), 두 팔은 자연스럽게 내리고, 편히 서 있는 자세로 측정한다.
Shumway-Cook과 Horak(1986)에 의해 고안된 “평형감각 상호작용 검사”(Clinical test for Sensory Interaction in Balance; CTSIB)는 Romberg 검사를 확대한 것이다. 이 검사는 시각과 체성감각을 그대로 두거나 차단하거나 왜곡한 상태에서 20초 동안 서 있는 동안의 기립동요를 측정하는 검사이다. 체성감각 정보를 차단하는 방볍은 쿠션 위에 서는 것이다. 시각정보는 눈을 감거나 눈가리개를 써서 차단한다. 시각을 왜곡시키기 위해서는 얼굴에 돔(내부에 세로 줄무늬가 있는 개조된 종이 초롱)을 씌웠는데, 최근에는 돔을 사용되지 않고, 스크린에 움직이는 영상을 비추어서 시각을 왜곡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림 2. 평형감각 상호작용 검사(CTSIB). CTSIB는 변화된 감각 조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정적 자세 검사이다.
그림 3. 전정 신경염에서 정적 자세 검사기로 측정한 기립동요. 눈을 뜨고있을 때 보다 감고 있을 때 더 많이 흔들리는데, 양 옆으로 흔들리는 경향을 보인다.
그림 4. 뒤 반고리관 양성돌발성체위성 어지럼증. 대각선 방향으로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4) 동적 균형 검사 (Dynamic balance test)
“Fukuda 발디딤 검사”는 피험자가 처음에는 눈을 뜨고, 나중에는 눈을 감고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균형을 평가한다. 50 걸음 동안에 피험자가 50cm 이상 전진하거나 30도 이상 한쪽으로 돌면 비정상으로 간주된다.
그림 5. Fukuda 발디딤 검사. 이 검사에서 피험자가 50cm 미만으로 전진하고 50 걸음 동안에 30도 미만으로 회전하면 정상으로 간주한다.
(5) 보행 평가
우선, 환자를 걷게 하면서 머리를 좌우나 상하로 흔들도록 한다. 다음 동작은 앞으로 일렬 걷기, 옆으로 걷기, 뒤로 걷기, 그리고 팔자로 걷기 등이다. 또 다른 동작은, 환자가 빨리 걷다가 치료사의 지시에 따라 즉시 멈추게 하는 것이다. 동작의 난이도를 변화시키기 위하여, 환자에게 눈을 감고 같은 동작을 수행하라고 하여 검사할 수도 있다.
Singleton 검사는 환자가 빨리 걷다가 치료사의 지시에 따라 즉시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돌게 하는 검사이다. 환자는 가능하면 빨리 지시에 따르게 해야 올바른 평가가 된다. 물건을 다루는 동안 자세 조절을 조정하는 환자의 능력은 다양한 방법으로 검사할 수 있다. 환자에게 걷다가 하나 혹은 그 이상의 물건을 집고 다시 걷게 하도록 할 수 있다. 전정 손상이 있는 많은 환자들은 무릎을 구부리려고 하며, 머리를 숙이거나 허리를 구부리는 것을 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림 6. 보행 평가. 보행 평가의 예는 앞으로 일렬 걷기(좌측 그림), 걸으면서 머리를 좌우로 혹은 상하로 흔들기(우측 그림)이다.
7. 재활 치료법에서 고려해야 할 것
* 전정계는 시각계나 체성감각계보다 반응속도가 빠르다. 그러므로, 시각계나 체성감각계가 전정계를 완전히 대신할 수 없는 것이다.
* 한쪽의 전정기능만 손상된 환자는 “적응”기전으로 치료하고, 양쪽의 전정기능이 손상된 환자는 “대체”기전으로 치료한다.
(적응(adaptation)은 자극에 대한 전정계의 반응이 장기간에 걸쳐서 변화되는 것이고, 대체(substitution)는 시각과 체성감각이 전정기관의 역할을 대신하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 운동 치료는 되도록 일찍 시작해야 효과적이다. 그 중에서, 시야안정 운동을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한다.
* 하루 중에 아주 잠깐만 운동을 해도, 매일 실시하면 효과가 크다.
* 전정 억제제는 구역이나 어지럼이 심할 때에만 사용하고, 그 후에는 중지해야 한다. 오래 사용하면 회복을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 일상생활에서 자주 취하는 동작 중에서 어지럼이나 불균형을 유발하는 동작을 찾아내서 해결하도록 한다.
* 질병의 상태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변하는 상태(ex; 메니에르 병), 불완전한 전정 손상, BPPV, 느리게 진행하는 병변(ex;종양)은 중추신경계가 보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정재활치료의 효과가 없다.
* 밝은 빛으로 시각을 자극해야 전정재활치료가 효과적이다 (ex; 조명을 밝게 하거나 커튼을 열기).
9. 양성 돌발성 체위서 어지럼증 (BPPV)의 치료
전정재활치료는 원래 전정기능저하 환자들을 위하여 고안되었지만, BPPV의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다. BPPV의 운동치료는 이석 정복술(ex; Epley 법), 이석 유리술(ex; Brandt-Daroff 운동, Gufoni법), 습관화 운동(ex; Brandt-Daroff 운동을 비롯한 여러가지 동작) 등이 있다. Brandt-Daroff 운동을 할 때에는 메스꺼움을 줄이기 위해서 눈을 감고 하는 것이 좋다. 원칙적으로 BPPV의 치료에는 약물이 필요 없다. 단, 메스꺼움을 경감시키기 위해서만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BPPV 환자들이 치료가 끝난 후에 때때로 느끼는 불균형은 이석의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 이런 불균형감 때문에 시각이나 체성감각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전정재활치료의 개념으로 치료하면 도움이 된다.
그림 7. Brandt-Daroff 운동. 환자는 침대 중간에 앉은 자세에서 빨리 옆으로 누워 머리를 베개에 부딪히고, 그 자세로 10-30초 유지한 다음, 일어나 앉은 후 즉시 반대편으로 누우면서 머리를 베개에 부딪힌다. 이 운동은 이석유리술과 습관화 운동의 두 가지 역할을 한다.
10.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어지럼증의 치료
어지럼증 환자의 3분의 일 정도에서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럴 때에는 전정재활치료를 시도해 보는 것이 좋은데, 균형 운동이나 습관화 운동을 하도록 하면 어지럼을 완화시킬 수 있다.
11. 개별화된 전정 재활 치료
(1) 주시 안정을 증진시키는 운동
전정기관이 손상되면 전정-안구 반사의 획득이 감소되기 때문에, 머리를 움직일 때 시야가 흐려진다. 전정 재활 운동 중에서 전정-안구 반사를 증진시키는 동작을 선택하여 운동하여 주시 안정성을 획득하도록 한다. Horak이 주시 안정성을 증진시킬 목적으로 1992년에 고안한 운동은 다음과 같다;
1. 고정된 목표물을 지정한다. 환자는 일 분 동안 머리를 가로로 움직인다 (0.5 Hz 정도의 속도로 고개를 도리도리 하는 동작).
2. 머리를 세로로 움직이며 이를 반복한다 (고개를 끄덕이는 동작).
3. 책꽂이나 커튼과 같은 큰 목표물을 지정하고, 일 분 동안 머리를 가로로 움직인다.
4. 머리를 세로로 움직이며 이를 반복한다.
각 운동은 하루에 세 번 이상 반복하여야 한다.
그림 8. 주시 안정성을 위한 운동의 예. 환자는 목표물을 보면서 머리를 가로로 그 다음에는 세로로 움직인다.
그림 9. 주시 안정성을 위한 운동의 예. 집에서는 벽에 걸린 달력을 보면서 수행할 수 있다.
그림 10. 주시 안정성을 위한 운동의 예. 걸으면서 수행하면 더 효과적이다.
(2) 이석(Otolith) 재활 운동
공을 던졌다가 받는 동작은 이석-안구 반사와 이석-자세 반사를 강화시킨다.
그림11. 이석 재활 운동. 비치 볼을 던졌다가 받는 동작은 이석-안구 반사와 이석-자세 반사를 강화시킨다.
(3) 자세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운동
제자리에 서 있을 때나 걸을 때에 자세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몸의 균형이 흐트러질 때 발목이나 고관절을 움직여서 균형을 잡는다. 정상인은 몸이 앞뒤로 약간 흔들 릴 때에는 “발목 운용(Ankle strategy)”을 이용하고, 좌우로 흔들릴 때에는 “고관절 운용 (Hip strategy)”을 이용한다. 많이 흔들릴 때에는 큰 범위의 “고관절 운용”을 이용한다. 고관절 운용 방식은 발목 운용으로 자세를 유지 하지 못할 경우에 사용된다. 이 보다 더 크게 흔들릴 때에는 “발디딤 운용(stepping strategy)”을 이용한다.
이 세 가지 운용 방식을 훈련하면, 자세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시각 신호나 체성 감각 신호가 없는 상태 (눈을 가리면 시각신호가 없어지고, 쿠션 위에 서면 체성 감각신호가 없어진다)에서 운동을 하면, 전정기관을 많이 자극하게 되어, 기능회복이 촉진된다.
그림 12. 자세를 유지하는 세 가지 운용 방식. 앞뒤 방향에 대한 발목(1), 고관절(2), 발디딤(3) 운용 방식. 좌우 방향에 대한 발목(1), 고관절(2), 발디딤(3) 운용 방식.
<a> 발목 운용 방식 (Ankle strategy)의 개발
몸을 똑바로 세우고, 고관절과 무릎을 구부리지 말고, 앞뒤로 그리고 좌우로, 작은 범위 내에서 발목을 이용하여 몸을 흔들도록 연습한다. 단, 넘어질 때를 대비하여 뒤에는 벽이나 침대를 두고, 앞에는 테이블이나 의자를 두고 연습하도록 한다. 치료사가 환자의 몸을 여러 방향으로 밀면서 연습하면 더 효과적이다.
그림 13. 발목 운용 방식. 몸을 똑바로 세우고, 고관절과 무릎을 구부리지 않고, 앞뒤로, 작은 범위 내에서 발목을 이용하여 흔드는 동작이다.
<b> 고관절 운용 방식 (Hip strategy)의 개발
발목 운용 보다 더 큰 범위로 앞뒤 또는 좌우로 몸을 흔드는 동작이다.
그림 14. 고관절 운용 방식. 고관절을 구부리며 앞뒤로 흔드는 동작이다.
<c> 발디딤 운용 방식 (Stepping strategy) 의 개발
환자를 한쪽으로 밀어, 환자로 하여금 무게가 실리지 않은 다리로 체중을 재빨리 옮기고, 발을 들어 걸음을 뗄 수 있도록, 치료사가 손으로 보조하도록 훈련한다. 넘어질 때를 대비하여 벽 가까이에서 훈련하도록 한다.
그림 15. 발디딤 운용 방식. 치료사는 환자의 무게를 한쪽으로 옮기고 환자가 발을 들어 걸음을 뗄 수 있도록 손으로 보조한다.
(4) 전정 기능 강화시키기
<a> “시각”에 의존하는 상태일 때
어지럼증이 회복된 후에도 약한 어지럼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눈을 감을 때 불균형이 심해진다는 것은 시각에 의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눈을 감고 서는 훈련을 하도록 한다. 바셀린을 바른 안경이나 프리즘 안경 등으로 시각을 교란시키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터널로 들어갈 때 어찔하다거나, 옆 차가 움직일 때 어찔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세로 줄무늬를 보면서 시선을 고정하지 않은 채 머리를 도리도리 하는 식으로 훈련하도록 한다. 책꽂이나 커튼과 같이 세로 줄 무늬가 있는 물건을 이용할 수 있다. 머리를 움직이지 않는데도 시야가 흔들려서 글을 읽기가 어려운 상태를 진동시(oscillopsia)라고 한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읽으려는 글자에 시선을 고정하고 머리를 천천히 흔들면서 글자를 읽도록 훈련한다. 진동시를 덜 느끼게 되면 점차 머리 흔드는 속도를 증가시켜서 습관화를 유도한다.
그림 16. 시각 의존을 극복하는 운동. 책꽂이 앞에서 시선을 고정하지 않고 머리를 돌리는 것은 시각 의존을 극복하는 운동이다.
<b> 체성 감각에 의존하는 상태일 때
경사면 걷기나, 쿠션 또는 침대 위에 서 있는 훈련을 한다. 비뚤어진 바닥이나 푹신한 바닥은 체성 감각을 왜곡시키기 때문에, 전정기관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
그림 17. 체성 감각 의존을 극복하는 운동의 예. 경사면 걷기
<c> 체성 감각과 시각에 모두 의존하는 상태일 때
전정기관을 최대한 자극하기 위하여, 쿠션이나 경사면 위에 서서 눈을 감고 오래 있거나, 눈을 감고 제자리에서 걷는 훈련을 한다. 눈앞에 스크린을 두고 움직이는 영상을 보게 하면 시각 정보가 교란되므로, 전정기관을 더욱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
그림 18. 전정 기관을 자극하는 훈련 1단계. 눈을 감고 한쪽 다리로 오래 서 있기.
그림 19. 전정 기관을 자극하는 훈련 2단계. 눈을 감고 쿠션 위에 서 있기.
그림 20. 전정 기관을 자극하는 훈련 3단계. 눈을 뜨거나 감고 쿠션 위에서 걷기.
(5) 습관화 운동
습관화 운동이란, 어지럼을 유발하는 자세나 동작을 반복함으로써 어지럼을감소시키는 방법이다. Dix-Hallpike 자세를 반복하기, 머리를 좌우로 돌리며 걷기, 한 손을 쭉 뻗은 채로 서서, 손끝에 시야를 고정하며 제자리에서 천천히 돌기 등이 있다.
그림 21. Dix-Hallpike 자세를 반복하는 습관화 운동. 고개를 앞뒤로 움직일 때 느끼는 어지럼을 경감시키는 방법이다.
그림 22. 허리를 숙이면서 머리를 돌리는 습관화 운동. 머리를 앞뒤로(pitch 방향) 비스듬하게(diagonal 방향) 움직일 때 어지럼을 느낀다면, 이 운동이 효과적이다.
11. 전정기능이 완전히 손상된 환자인 경우
양쪽의 전정기관이 완전히 손상되었을 때에는 전정기능이 회복되기가 어렵다. 그래서, 시각이나 체성 감각이 전정기관을 대신하도록 훈련해야 한다. 이렇게 회복되는 것을 대체(substitution)라고 한다. 완전 전정기관 손상의 초기에는 시각에 많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효과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체성 감각을 훈련하는 운동프로그램을 계획해야 한다.
<a> 주시 안정성 향상시키기
양쪽의 전정기관이 완전히 손상되었을 때에는, 중추 전정계의 “예측 기능”이 주시 안정성에 기여한다. 머리를 천천히 움직이는 경우에는 예측 기능으로써 주시를 안정시킬 수 있지만, 머리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는 경우 (예: 걸을 때)에는 그렇지 못하다.
“단속(saccade) 안운동” 및 추종(pursuit) 안운동”을 훈련하여 주시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전정기능이 완전히 손상된 사람들은 목표물로 시선을 옮길 때에 “단속 안운동”을 이용하고, 목표물이 시야에서 멀어지면 다시 “단속 안운동”을 이용하여 목표물을 따라간다. (닭이 목을 움직이는 동작이 단속 안운동과 비슷하다. 조류는 안구를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대신에 목을 움직여서 움직이는 물체를 바라본다.) 한편, “추종 안운동”은 1 Hz 이하 또는 초당 30도 이하의 속도로 움직이는 목표물에 한하여 시선을 고정시킬 수 있다. 그 보다 빨리 움직이는 물체는 추종 안운동으로 바라보는 것은 불가능하고, 전정-안 반사로써 가능하다. 전정기관이 손상되면 전정-안 반사가 약해져 있기 때문에 빨리 움직이는 물체에 눈의 초점을 맞출 수 없는 것이다.
양쪽의 전정기관이 완전히 손상되었을 때에는 전정-안 반사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급속 혹은 추종 안운동과 “중추성 전정계의 예측 기능”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그림 23). 두 개의 목표물을 준비한다. 먼저, 한 쪽의 목표물을 직시한다. 그 다음, 다른 목표물로 시선을 옮긴 후에, 그 목표물로 머리를 돌린다. 이 때 시선을 옮기는 메카니즘은 “급속 안운동”이다. 이 운동을 양쪽으로 반복한다. 중추 전정계의 “예측 기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운동을 한다. 목표물 하나를 준비하고, 그 목표물을 직시한다. 눈을 감고 계속 목표물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머리를 약간 돌린다. 눈을 뜨고 시선이 여전히 그 목표물을 향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그림 23. 완전한 전정 손상 환자를 위해 주시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운동. (1) 한 가지 목표물을 직시한다. (2) 다른 목표물을 눈으로 본다. (3) 그리고 나서 그 목표물로 머리를 돌린다.
그림 24. 주시를 위한 중추 전정계의 예측 기능을 향상시키는 운동. (1) 한 가지 목표물을 직시한다. (2) 눈을 감는다. (3) 계속 목표물을 보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머리를 약간 돌린다. (4) 눈을 뜨고 시선이 여전히 그 목표물을 향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b> 자세 안정성 향상시키기
보행이나 기립 시에 자세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운동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발을 모으고 서서 두 손으로 벽을 짚고 선 후에, 한 손이나 양 손을 벽에서 떼면서 점점 긴 시간 동안 균형을 유지하는 연습을 한다. (2) 전정기관 대신에 시각적 신호를 이용하여 자세를 유지하게 하는 것을 대체(substitution)라고 한다. 대체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눈을 뜨고 두 발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서서, 눈 앞에 있는 목표물을 바라본다. 목표물에서 얻어진 시각정보를 이용하여 균형을 잡는 훈련이다. 그 다음에는 두 발의 벌린 넓이를 점차 좁혀가서, 두 발끝을 모은 자세로 훈련하고, 그 다음에는 뒤꿈치와 발가락을 거의 일직선으로 (semi-heel-to-toe) 하여 훈련하고, 그 다음에는 뒤꿈치와 발가락이 일직선으로(heel-to-toe) 하여 훈련한다. 초기에는 균형을 잡기 위하여 팔을 밖으로 뻗고 연습한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팔을 몸에 가깝게 붙이거나, 점차 가슴 위에 팔짱을 끼는 자세로 운동을 한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운동들을 만들어서 연습해도 된다.
그림 25. 완전한 전정 손상 환자에서 자세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운동. 발을 모으고 서서 두 손으로 벽을 짚는다. 그리고, 손을 밀면서 벽에서 떼고 바로 선다.
그림 26. 시각적 신호로 대체하는 운동. 눈을 뜨고 두 발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서서, 벽의 한 목표물을 향해 앞으로 직시한다. 발을 벌린 넓이를 점차 좁혀서 두 발을 모으고 semi-heel-to-toe 자세로 발꿈치가 거의 발가락 바로 앞에 오게 한다.
12. 결론
전정재활치료는 안전하고 저렴하며 효과적인 방법이다. 어지럼 환자가 움직임이지 않고 누워만 있거나, 시각적인 자극이 없는 어두운 곳에 있는다든지, 전정 억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어지럼의 회복을 지연시킨다. 전정재활치료는 전정 기능저하 가 있는 모든 환자들에게 시행되어야 하며, 가능하면 일찍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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