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롯데칠성 음료 지분을 전량 처분했습니다.
이로써 신동주 회장은 지난해 말 갖고 있던 롯데지주, 롯데쇼핑에 이어 롯데칠성음료를 팔면서 롯데그룹 계열사 주식을 모두 팔았습니다.
신동주 회장이 보유 주식을 처분한 것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함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롯데그룹 계열사 주식을 상속받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그동안 신동주와 신동빈은 7년 동안 형제의 난을 다투어왔지만 신동주 회장이 한국의 롯데 주식을 모두 처분하면서 형제의 난이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신동주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 지분을 50.2%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물산 등 한국 롯데 주요 계열사 지분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의 본인 지분과 우호 세력인 종업원지주회 지분을 모두 합칠 경우 신동주 회장과의 표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만큼 과거와 같은 경영권 분쟁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형제의 싸움은 신동빈 회장이 우세한 편입니다.
그러나 신동주 회장은 롯데홀딩스의 경영 복귀를 시도하고 있으며, 최근 일본 롯데 계열사와의 소송에서 또다시 패소했습니다.
일본 도쿄지방법원은 신 전 부회장이 롯데서비스 대표 재직 당시 벌였던 이른바 '풀리카' 사업에 대해 "사업 판단 과정에 현저하게 불합리한 점이 있었다"며 이사로서의 주의 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보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이와 함께 법원은 신 전 부회장에게 4억 8000여만 엔, 우리 돈으로 약 47억 원을 회사에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풀리카 사업은 소매점에서 상품진열 상황을 촬영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으로, 신 전 부회장은 이 사업과 관련해 지난 2015년 1월 일본 롯데와 롯데상사, 롯데물산, 롯데부동산 이사직에서 해임됐습니다.
이후 신 전 부회장은 해임이 부당하다며 2018년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습니다.
당시에도 일본 법원은 풀리카 사업에 대해 해임의 정당한 이유가 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신동주 회장이 한일 양국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재판에서 연이어 패소하며 명분 없는 싸움을 걸면서 쉽사리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자신의 일본 이름인 '시게미츠 히로유키'를 딴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활동하는 동시에 '롯데 경영정상화 촉구 모임'이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운영 중입니다.
해당 블로그에는 본인의 일상 및 치바 롯데 마린즈(롯데의 일본 야구팀) 응원글도 있지만 동생인 신동빈 회장 체제의 롯데그룹 경영을 비판하는 글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신동주 회장은 국내 일부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롯데그룹의 경영진이 지난해 계열사 등으로부터 받은 보수액에 대해 한국 언론이 보도하고 있다. 특히 신동빈은 한국 재벌과 유통기업 회장 사이에서도 높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내고도 고액을 받는 것 자체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롯데지주의 이사 후보로서 신동빈의 연임에 반대를 권장하고 있다는 뉴스도 나온다"면서 "신동빈이 유죄 판결을 받아 집행유예 중인 것, 경제 관련 범죄에 의해 중대한 기업 가치 훼손의 이력이 있는 것, 그룹 회사에서 상근의 이사를 많이 겸직하고 있는 것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는 논의할 필요도 없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지적 받는 것이)당연한 내용"이라며 신동빈 회장을 직접적으로 저격하기도 했습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장남 신동주에게 일본 롯데를, 차남 신동빈에게 한국 롯데를, 장녀 신영자에게 롯데면세점을 물려줄 예정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신동주를 롯데홀딩스 부회장으로, 신동빈을 한국롯데 회장으로, 신영자를 롯데쇼핑 사장으로 임명했습니다.
하지만 롯데를 분할하기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었고 적극적으로 경영승계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아들은 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롯데를 운영하게 됩니다.
그리고 2015년에 갑자기 장남인 신동주가 그룹의 모든 보직에서 전격 해임당면서 신동주는 복수의 칼날을 갈게 됩니다.
신동주는 2015년 7월 27일 아버지 신격호를 데리고 일본으로 가서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를 모두 해임시켰고 이에 신동빈 회장은 즉각 임시 이사회를 열어 해임 결정이 정식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불법 규정이라고 못 박으며 아버지 신격호를 롯데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해임시키며 허울뿐인 자리, 명예회장직에 명합니다.
그리고 2015년 10월 14일, 신동주가 기습적으로 광윤사의 주주총회를 열고 신동빈을 광윤사 이사직에서 해임하면서 자신이 광윤사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광윤사와 본인의 지분을 합쳐 롯데홀딩스의 지분 29.7%를 확보한 신동주는 한국에 SDJ코퍼레이션이라는 본인 소유의 법인을 설립했고, 본격적인 법적 대응과 지분 싸움에 들어갈 것을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신동주의 바람과는 다르게 동생 신동빈에게 더 많은 지지가 이어지면서 2016년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친 주주총회에서도 신동빈이 승리를 거두었고 신격호의 건강 문제가 도마 위로 오르면서 2017년 6월 2일 대법원이 신격호에 대한 한정 후견인 지정을 최종적으로 확정 지음에 따라 승기가 거의 신동빈 쪽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신동빈이 2018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 뇌물 공여 혐의가 유죄 선고되어 징역형 및 법정구속에 처해지면서 신동주는 다시 한번 전쟁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2020년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하고 일본 도쿄의 롯데홀딩스 사무실 금고에서 발견된 유언장은 2000년 3월에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내용은 "롯데 후계자는 신동빈"이라고 명시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형제의 난은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신동주 회장이 일본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광윤사' 지분 50%+1주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만큼 경영권 다툼 행보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싸움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