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순례 - 12
◆ 열반의 장 - 열반지 쿠시나가르Kushinagar
우타르 프라데시주(주州)의 북동부에 위치합니다.
석가모니가 숨을 거두고 열반에 이르렀다고 알려진 곳이며,
인도의 4대 성지 가운데 한곳입니다.
많은 불교 유적들이 남아있으며,
특히 3세기에서 5세기 사이에 지어진 불교 사원과
사리탑이 다수 보존되어 있습니다.
굽타 왕조의 쿠마라굽타 1세(Kumaragupta I.)의
재위 기간에 건설된 열반탑Der Nirvana-Stupa은
1867년에 발굴되었으며,
버마 불교에서 1927년에 복원하였습니다.
열반탑에 인접해 있는 열반 사원에는
6m 길이의 금박을 입힌
석가모니 부처님이 누워있는 동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우리 일행은 이곳에서 금란가사를 어깨에 이고 입장하여
3회 돌고 부처님께 금란가사를 덮어 드리고 정근으로 친견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파바 성의 쟈두원에 주석하고 계신 때
대장장이 춘다가 부처님을 찾아 와서 설법을 듣고 크게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과 비구들을 공양에 초대하였습니다.
춘다는 부처님께 드리기 위해
진귀한 전단향 나무의 버섯으로 음식을 만들어 공양하였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춘다에게,
“이 독버섯 음식을 다른 비구들에게 주지 말아라.”라고
당부하셨습니다.
그 버섯 음식은 독버섯으로 만들어졌으며,
이를 춘다는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공양을 마치자
춘다는 부처님 앞에 자리를 펴고 앉아서 설법을 들었습니다.
춘다의 집을 나온 부처님께서는 갑자기 등뼈의 통증을 느끼셨습니다.
“아난아,
갑자기 등뼈가 아프구나,
자리를 펴라.
쉬어가도록 하자.”
아난이 자리를 펴자
부처님께서는 자리에 누워 아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난아,
아까 춘다에게 뉘우치는 마음이 있었느냐.
만일 그러한 마음이 있었다면 무슨 이유냐?”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을 사뢰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춘다가 비록 공양을 올렸으나
그것은 아무런 복도 이익도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여래께서 마지막 공양을 받으시고
곧 열반에 드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아난아,
그런 말을 하지 말아라.
춘다가 바친 공양은 여래의 마지막 공양이 되었지만,
그것 때문에 춘다가 후회할 필요는 없다.
여래가 성도하여 처음으로 받은 공양과
입멸에 앞서 최후의 공양은 그 공덕이 가장 큰 것이다.
“아난아,
그대는 지금 춘다에게 가서
당신은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기 때문에
이제 큰 이익을 거두고 좋은 과보를 받을 것이라 말하여라.”
부처님께서는 조용히 최후의 설법을 하시었습니다.
“비구들아,
내가 열반에 든 뒤에는 계율을 존중하되
어둠 속에서 빛을 만나듯이
가난한 사람이 보물을 얻은 듯이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계율은 너희들의 큰 스승이니
내가 세상에 더 살아있다 해도 이와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 청정한 계율을 지닌 비구는 장사를 하지 말며,
◆ 하인을 부리지 말며,
◆ 짐승을 기르지 말며,
◆ 불구덩이를 피하듯이 재물을 멀리하여라.
◆ 또 사람의 길흉을 점치지 말며,
◆ 주술을 부리거나 선약을 만들지 말라.
◆ 또 권세를 가진 사람과 사귀어 서민을 괴롭히지 말고
◆ 바른 생각으로 남을 구제하여라.
◆ 또 자기의 허물을 숨기거나
◆ 이상한 행동과 말로 사람들을 미혹하지 말라.
◆ 음식과 의복 등을 보시 받을 때는
알맞게 받고 축적해서는 아니 된다.
비구들아,
계는 해탈의 근본이니라.
이 계를 의지하면 모든 선장이 이로부터 나오고
괴로움을 없애는 지혜가 나온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는 청정한 계를 범하지 말라.
청정한 계를 가지면 좋은 법을 얻을 수 있지만,
청정한 계를 지키지 못하면 온갖 좋은 공덕이 생길 수 없다.
계는 가장 안온한 공덕이 머무는 곳임을 알아라.
모든 것은 쉴 새 없이 변하니
망상과 밖의 여러 가지 대상을 버리고,
한적한 곳에서 부지런히 정진하라.
부지런히 정진하면 어려운 일이 없을 것이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방일함을 원수와 도둑을 멀리 하듯이 하여라.
나는 방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정각을 이루었다.
마치 낙숫물이 떨어져 돌에 구멍을 내는 것과 같이
끊임없이 정진하여라.
비구들아,
이것이 여래의 최후 설법이니라.”
우리 일행은 부처님 와불 앞에 쪼그리고 울부짖습니다.
진즉 오지 못함에 애통에 하며,
우리 곁에 계심을 오늘 더욱 진실하게 믿음으로 환희로 다짐합니다.
세상에 오시어 우리 중생에게 머물러 주심에 기뻐합니다.
오늘 이곳 열반지 쿠시나가르Kushinagar에서
부처님이 생존하신 생을 돌아봅니다.
우리들의 인도 순례는 이렇게 열반지에 회향하게 되었습니다.
바라나시, 사르나트, 보드가야, 마하보디 대사원, 보리수 나무,
정안탑, 경행처, 라트나그라하, 반얀나무 아래서 선정 드셨던 곳,
무칠란 연못, 라자야따나 숲에서 선정 드셔 계실 때
타풋샤와 발리카라는 상인이 부처님께 공양 올린 것,
라즈기르, 밤비사아왕 감옥터, 1600계단, 영축산, 죽림정사,
바이살리쿠시나가르, 아소카 스투파의 대열반 탑, 녹야원
열반당, 대반열반탑(라마브라하 스투파)와, 스라바스티,
기원정사, 사위성, 룸비니, 마야데비 사원,
아소카 석주 등을 순례하면서 ,
금생에서 부처님 탄생지를 순례함에 무량한 공덕에 감사합니다.
이번 북인도 순례를 하면서
부처님에게 더 가까이 앉아 있음에 실감합니다.
지난 시간 동안 글로써만 불제자에게 불법을 얘기했지만
이번 순례에서 가는 곳 마다 부처님의 위대하심에 감응하여
진즉 찾아오지 못함에 더욱 죄스러웠습니다.
인도 순례는 이렇게 마치고
내일은 네팔로 입국하게 된 이야기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네팔 이야기를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