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한산도 제승당 유람선을 타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탑승자가 15명 이하라 운행할 수 없단다.
미적거리며 미련 남겨 봤지만 단단히 바람 맞았다.
예약했던 금액은 신속히 환불해 주긴 하나 속상한 마음 감출 수가 없다.
비수기의 불확실성이다.
유람선 바로 옆 통영전통공예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미술관이나 전시물 관람에 예상외로 관심을 보이시는 엄마의 취향을 고려한 선택.
찾는 사람이 없어 한적하다.
통영의 자랑거리인 나전칠기, 자개를 비롯하여 미선(부채), 비연, 누비 등의 작품이 되어 전시되어 있다.
가방, 지갑, 손거울, 액자 등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소품들도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들의 눈길을 끄는 건 자개로 만든 장롱, 서랍장, 문갑들이다.
통영에서 나는 전복은 오색영롱한 빛깔로 나전을 만들기에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단다.
그래서일까. 자개에서 뿜어나오는 빛깔들이 형형색색 참 곱기도 하다.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촬영금지다. 눈에 담뿍 담는다.(사진은 통영시 공식 블로그에서 가져 옴)
엄마는 예전 주택에 살 때 사용했던 자개 장롱이랑 경대 문갑이 생각나셨나 보다.
아파트로 옮기며 두고 왔던 가재 도구들을 내내 아쉬워 하신다.
화조도가 자개로 꼼꼼하게 수놓아졌던 장롱이 내 눈에도 참 고급스럽고 멋져 보였더랬다.
만질 수 없었으나 눈으로 가만가만 쓰다듬으며 찬찬히 둘러 보시는 엄마의 모습이 추억을 돋게하는 시간이었다.
통영 옻칠미술관으로 향한다.
입장료는 성인 3천원, 경로 1500원.
이곳 역시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옻칠은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을 여러 정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친환경 천연재료란다.
작품은 추상화가 대부분이다.
음양, 공간, 수평선 너머 등 작품의 제목을 보고서야 작품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얼추 짐작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작품은 웅비.
비상하는 새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엄마와 함께 한 컷.
기획전시관에는 우리나라 작품과 더불어 중국 일본의 작품도 함께 있다.
두 곳에서 만난 작품들을 보며 전통 공예에 대한 자긍심이 살아나는 느낌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듯해 안타깝고 아쉽다.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더 많이 찾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댓글 사진,,,어머니시죠. 건강하시네요. 언니 같아요. 연세는요. 모녀가 많이 닮았어요. 아버지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