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의 불빛은 꺼지고
제4화
암흑 속에서 별을 찾아
공원
리미
하아.... 하아.... 사아야 짱....!
사아야
리미링....
리미
사아야 짱, 집에 안 돌아가....?
사아야
응.... 이 상태로 돌아가도
결국 아무 말도 못할 것 같고....
....이대로 계속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리미
그러면, 같이 가출할래?
사아야
어?
리미
후후, 농담이야.
사아야
아하하, 깜짝 놀랐잖아.... 그치....
하아~.... 왠지 미안하네,
이런 일에 끌어들이게 해서.
리미
아니, 전혀. 사아야 짱이 이렇게
고민한 적 거의 없는걸.
게다가 항상 사아야 짱한테
도움 받고 있으니까....
이런 때라도 힘이 되고 싶어.
사아야
....리미링은 대단하네, 학원 다니면서
장래를 위해 조금씩 쌓아 올리고 있어.
나는 장래에 대해서 아무것도 안 정해져 있거든.
꼭 이걸로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없어서.
왠지 내가『가게를 잇는다』라고 말하면
아빠가 기뻐하실 줄 알았어....
그렇게 하는 게 집에 대해 생각했을 때도
좋을 것 같아서.... 근데 이을 필요가
없다고 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게 됐어....
갑자기 땅이 사라진 느낌인 것 같아....
지금까지 있었던 게 갑자기 사라지는 건
굉장히 무서운 일이네....
이렇게 불안해진 적은 처음인 것 같아....
그래서 빵집 이외의 길을 생각했는데
자신 있다거나 하고 싶어하는 게
역시 아무것도 찾지 못했어....
그런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
리미
사아야 짱....
있잖아, 나 전혀 대단하지 않아.
나도 실은 아무것도 찾지 못했어.
장래의 자신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자신이 무엇에 적합한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발버둥치는 중이야.
사아야
발버둥친다고....?
리미
응.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
빛 같은 게 살짝 보일 것 같다가
사라져가지만 그래도 자신에게는
뭔가 있는 거 아닐까 하고 발버둥치고.
언니처럼 자신이 믿는 길을 똑바로
나아갈 수 없어서 그런 내가 싫지만....
그렇게 발버둥치면서....
아무것도 아닌 자신과
계속 마주하고 있으면....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게
보이는 것 같아.
사아야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것....
리미
분명 다들 그럴 거라고 생각해.
길에서 자신만이 볼 수 있는 별을
찾아다니며 걷고 있을 거야.
사아야는 정말 빵집에서 일하고 싶어?
사아야
....모르겠어, 모르겠어....
빵집을 돕는 건 좋아하는데, 근데....
리미
.......
사아야 짱. 그『근데』부분을
좀 더 아끼는 편이 좋을 것 같아.
아마도 그곳에 진짜....
사아야 짱의 대답이 있을 테니까.
어쩌면 아버지도 그『근데』부분을
아껴줬으면 하지 않았을까?
사아야의 아버지
사아야, 너는 깊게 생각하고
이 가게를 잇고 싶다고 결정한 거야?
사아야
아.....
....나.... 제대로 마주보고
있지 않았던 것 같아....
집 일도 중요하지만 집 일을 핑계삼아....
마음 속 어딘가, 다른 곳에서....
『근데』의 앞길을 보려고 하지 않았어.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 게
두려워서 진심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어.
리미
....사아야 짱이 캄캄한 길을 걷는다고 하면
가장 두근거리는 길은 어느 쪽이야?
사아야
내가 가장 두근거리는 길....
(나의『근데』의 앞길....
아마 그건....)
카스미
사~야!
사아야
카스미....!? 게다가, 아리사,
오타에도.... 다들 어떻게....
카스미
리미링한테 사~야가 집에 안
돌아갔다고 연락이 와서....!
그보다 사~야, 이거!
사아야
이건....
카스미
그.... 다 같이 사~야와의 추억이랑
포피파에서 있었던 일이랑 좋아하는
마음 같은 그런 것들을 종이에 써서....!
아리사
그걸 카스미가 이어서....
가사로 만들었어.
사아야
가사....
타에
카스미, 사아야가 창고에서 나간 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쓰고 있었어.
카스미
아직 곡도 아니라서 이런 걸로는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뭔가를 하고 싶어서....!
사아야
얘들아....
타에
사아야, 분명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거야.
CHiSPA 노래를 만들었을 때,
그렇게나 대단한 가사를 썼는걸.
사아야
....이거, 방금 막 쓴 거....
카스미
미안, 급하게 가져왔어....!
아리사
사실은 완성된 것을 채팅으로
보낼 생각이었는데 사아야가 공원에
있다는 걸 알고 어떻게든 지금 당장
가져가고 싶다고 카스미가 계속 부탁해서....
카스미
여백투성이고 다시 쓰느라
엉망이 된 부분도 많지만
그, 읽을 수 있는 부분만이라도....
사아야
....아니, 이게 좋아.
아리사
어....?
사아야
(번진 펜 자국으로부터.... 취소선으로부터....
몇번이고 고쳐쓴 말로부터....)
(....다 전해져.)
(제대로 형태가 되지 않았다 해도,
모두의 기분이 제대로 전해져.
이 가사에 전부 담겨 있어.)
(그렇구나. 미완성이어도 되는구나.
일단 부딪혀야 해.)
후후, 고마워. 이제 괜찮아졌어.
모두의 마음 제대로 전해졌으니까.
지금부터 아빠랑 얘기해볼게.
어중간해도 좋으니까
지금 솔직한 마음 다 부딪혀볼게.
카스미
사~야....!
사아야
그러고 나서 다 끝나면
이 곡 이어서 만들자. 다 같이!
카스미 • 타에 • 리미 • 아리사
응!! 그래.
사아야
그럼, 다녀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