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言의 연습 〉
참선법사
한 세상 한 일 없이
살지도 않은 듯하여
그저 있었다는 말만 자꾸 되뇌인다
중세음
스민 어둠 속에
안도마저 묻혀온다
산 것도 산 게 아냐
버틴다는 그 말처럼
비틀대며 견딘 날을 품고 오늘 왔다
생이빨
빠지듯이 스쳤다
문득 문득 그 전율이
태어난 기억조차
희미하게 사라지고
남은 건 그냥 있었다는, 숨결 하나뿐
조용히
등 돌리는 바람결
아무 말도 묻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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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言의 연습 〉......자유시
참선법사
한 세상
아무 일도 하지 않았고
살지도 않은 듯했다
그저
있었을 뿐이라는 말만
습관처럼 떠오른다
중세 음악에 스며
어둠 속에 앉아 있으면
안도마저 느껴졌다가
불현듯 사라진다
산 것 같지 않았다
버티는 삶,
그것도 삶이라면
나는
비틀거리며
그 시간을 건넜다
어떤 순간은
생이빨이 빠지듯
몸서리치게 스쳐갔다
태어난 기억조차
조금씩 사라져간다
남은 건
숨결 하나
그마저도
내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조용히
돌아서가는
바람이 있다
그 바람은
아무 말도 묻지 않는다
첫댓글 훌륭합니다.
시조 창작하신 질량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열심히 읽어 가겠습니다.
다만 3 연 중장에서 '숨결 하나 뿐' 이 부분의 음보가 불완전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숨결' 다음에 쉼표를 찍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자유시를 시조로 하다보니 시가 미지근 한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