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책모임 날이 밝았습니다.
모임은 토요일 오후 4시. 낮과 저녁의 중간 즈음.
그전까지 책 속 표시한 구절 읽었습니다.
잠시 책 내려놓고 창가 밖 먼 곳 한 번 바라보고
노트에 끄적여보고. 그렇게 시간 보냈습니다.
이번 5월 모임에서는
반가운 얼굴과 새로운 분께서 함께 해주십니다.
두번째 모임에 함께 해주신 찬양씨. 서울로 직장을 다니시면서 모임 참여가 어려우셨지만,
마침 고향에 오시면서 이번 모임에 함께해 주셨지요.
지난 모임부터 함께 해주신 송이씨.
늘 함께 준화씨.
그리고, 새로 책모임에 오신 동진씨, 은주씨, 숙희씨.
반갑습니다.
책모임 장소인 카페클럽R으로 향했습니다.
"사장님, 오늘은 책모임 함께하는 분들이 많을것 같습니다."
사장님께서 모임하기 좋은 안쪽 공간 내어 주셨습니다.
덥지 않은지 물어봐 주셨고, 모임 하며 먹을 간식 내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경주책모임 소개 드렸습니다.
홍보지 나눠 드렸고,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책모임 동기와 모임방식 나눴습니다.
편안하게 소박하게 하고 싶은 뜻 전했습니다.
서로 인사하고 소개했습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시다 작년 10월에 경주로 내려오신 숙희씨.
자유로이 다니시며 저희 가게 앞까지 오셨답니다. 다음카페 글도 보셨다고요.
북카페 문정헌에 놓여있던 경주책모임 홍보지 보시고 오시게 되었다 합니다.
평소 책읽기를 즐겨하시는 동진씨. 도서관에서 홍보지 보시고 연락 주셨지요.
시립도서관에서 하는 책모임 마치고 경주책모임 오는 길 이라 하셨습니다.
경주에서 있었던 사회복지사 교육에서 처음 뵈었던 은주씨.
책모임 기억하시고 함께해 주셨습니다.
서로 읽은 책 나눴습니다.
저는 책 대화, 피천득 김재순 법정 최인호 소개했습니다.
책모임 전부터 피천득 선생님 <수필>, 최인호 선생님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읽던 차에 작가에 대해 궁금했습니다.
마침, 세상살이 가운데 놓인 물음에 각자의 경험과 시각을 나눈 대담집인 이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김재순] p21. 그저 '신앙이란 홀로 서 있는 것', '신이 찾아오는 발자국 소리를 듣는 것' 이라고 자득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있어 기도는 소원이나 구원을 위한 것이기보다는 감사의 기도입니다.
수프 한 그릇, 빵 한 조각을 놓고 소박한 기도를 드리는 노인의 사진이 함께 있었습니다.
오래동안 시선이 머물렀습니다.
가까이에 오늘 밥상에 차려진 음식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쌀, 반찬, 국, 그릇...
감사할 수록 감사한 일들이 많아지고, 삶이 풍요로워 짐을 느낍니다.
[법정] p147. 나는 베푼다는 말에 상당히 저항을 느껴요. 베푼다는 말에는 수직적인 관계, 주종관계가 따르는 것 같아서요. ... 원조란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고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개인과 개인 사이의 나눔도 마찬가지이고요. 교회에서든 절에서든 흔히 베푼다는 말을 쓰는데, 사실은 나누는 것이지요. 진정한 나눔은 수평적인 관계입니다.
p148. 우리는 '시간이 없다', '가진 게 없다'는 이유로 나눔을 실천하지 못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이 많고 가진게 많기 때문에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있기 때문에 나눌 수 있는 것이거든요. ... 그런 뜻에서 나눔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너와 나'의 관계 회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제를 껴안고.
[법정] p69. 전에는 기침이 나오면 짜증이 나고 심할 땐 진땀까지 흘렸지요. 어떻게 이 병을 떼어낼까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모처럼 나를 찾아온 친구를 살살 달래고 있습니다. 함께해야 하는 인연이니까요. 기침이 아니면 누가 나를 새벽에 이렇게 깨워주겠느냐 생각하니 그것도 괜찮아요. 다 생각하기에 달려 있지요.
깊이 공감했습니다.
가게 준비하는 과정에서 도움 주시는 동네 어른 한분 한분이 떠올랐습니다.
상황에 맞게 손수 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서툽니다.
평생 인테리어업을 해오신 어른께서 보시기에 저희가 얼마나 불안해 보일까요.
손수 고쳐보려는 마음 좋게 봐 주시고, 아낌없이 가르쳐 주시는 어른.
어른께 감사할 일이 많습니다. 당당하신 어른 모습, 참 좋습니다.
동진씨는 책 스콧 니어링의 자서전, 스콧니어링 소개해 주셨습니다.
부유했던 가정과 교수직에서 물러나 당신 뜻한 바 대로 사신 분이라 운을 떼셨습니다.
삶의 원칙대로 순리대로 그리고 일관된 모습으로 살아간 그의 모습을 나눠주셨습니다.
할 수 있는 바 실천하고 싶다 하셨지요.
말씀 속에서 책 대화 속 피천득 선생님께서 오랜세월 만년필을 고집스레 사용하신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생각이 함부로 손을 따라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지요.
남을 변화시키려 하기보다 스스로 깨어서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것. 스콧니어링의 삶에서 동진씨의 다짐에서 느껴졌습니다.
준화씨는 책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 소개해 주셨습니다.
한 사람이 파멸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몇 번의 자살시도와 상처가 커다란 사건에서 비롯되었다기 보다, 사소한 일로부터 어긋났던 과정을 생생히 준화씨께서 나눠주셨습니다. 책 한편을 읽은 느낌이었습니다.
상처를 받고 자살을 시도하면서도 또 사람을 믿는 젊은이.
끝내 믿었던 사람마저 젊은이를 데려간 곳은 정신병원 이었습니다.
정신병원에서 나온 이 젊은이는 이후 누군가를 믿을 수 있을까요?
은주씨께서는 책 레미제라블에서 장발장을 한 사람으로 보아준 미리엘 신부의 모습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사람으로, 끝까지 믿어주는 단 한사람만 있어도. 라는 말씀에 깊이 와닿았습니다. 저또한 그러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송이씨는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신영복 나눴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이 감옥에 계신 것이 맞나 싶었어요." 책을 읽는 내내 위로받고 용기를 얻게하는 글이었기 때문이겠지요.
송이씨는 선택과 관계 부분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용기는 선택이며 선택은 골라서 취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쪽을 버리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준화씨는 관계에 대해 신영복 선생님의 또다른 책인 담론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수용번호 대신 이름을 물어 '~네 장남'이라 알 수 있듯이, 예전 이름에는 개인보다 가족과 관계 속에서 이름을 짓고 알 수 있다 덧붙여 주었습니다.
찬양씨는 책 엄마 내친김에 남미까지, 태원준 나눴습니다.
어머니와 아들이 배낭여행한 내용이 담긴 여행 에세이 입니다.
여행 중간 아들이 묻습니다.
"엄마 여행 힘들지 않아?"
"태어나서 내일이 기대되긴 처음이야."
어머니는 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아들 태원준씨는 엄마를 여행했다 말합니다.
어머니에 대해 나눴습니다.
어제 공원에서 열렸던 김종서 콘서트를 보며 머리를 신나게 흔드셨던 저희 어머니가 떠올랐습니다.
숙희씨께서는 약 2년간 어머니 병간호를 하시며 어머니가 아닌 한 사람을 알게 되었다 말합니다.
희생이 아닌 숙희씨 본인이 최소한 할 수있는 선택이니 만족한다 하셨지요.
숙희씨는 책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은희경 소개해 주셨습니다.
신형철의 문학이야기 팟캐스트에서 소개받고, 두어번 이 책에 관한 이야기 들으셨다합니다.
6편의 단편 내용 중 '고독'에 관한 글귀 나눠주셨습니다.
p40. 고독한 사람에 대해서 사람들은 늘 오해한다. 그들은 강하지도 않고 메마르지도 않았으며 혼자 있기를 전혀 좋아하진 않는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해도 사람은 늘 자기만의 고독을 갖고 있다. 우리 모두는 코코슈카의 잠 못드는 연인처럼 서로를 껴안은 채 각기 푸른 파도의 폭풍우 속을 떠내려 간다. 누구나 다 슬프다는 인지에서 고독은 나쁜게 아니다 말씀하셨습니다.
더불어, 책 속 <로맹가리-새벽의 약속> 이야기 나누셨습니다. 슬퍼하는 소년에게 한 고양기가 다가가 얼굴을 핥아줍니다. 소년은 큰 위로를 받습니다. 사실 고양이는 아이 얼굴에 붙은 과자부스러기를 먹기 위함이었지요. 그 사실을 뒤늦게라도 안다 하여도 소년의 위로는 깊이 남아있을 겁니다. 위로를 해줘서가 아니라 그 상황에서 충만한 공감을 받았기 때문이지요.
한분 한분 읽은 책 잘 나눠주셨습니다.
책을 소개하거나 덧붙이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시고 공감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책모임 소감 나눴습니다.
각자 읽은 책은 다양하지만 공통된 지점을 발견하신다는 송이씨.
책방을 준비하며 여러 책을 소개받을 수 있어 기쁘다 하신 준화씨.
하고 계신 책모임 소개하시며 해보면 좋은 방법 제안해주신 동진씨.
경주책모임 기록 읽어주시고, 기쁜마음으로 시간이 맞을 때 함께하고 싶다 말씀하신 찬양씨.
소개해 주시는 책 내용을 잘 모르니 어려움 이야기 해주신 숙희씨.
나누는 구절 속에서 단어를 기억하고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경험을 나누니 편안하다 말씀하신 은주씨.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배려와 섬김으로 책모임 잘 만들어가고 누리려는 모습 보고 느꼈습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경주책모임,
앞으로도 지금처럼 하고 싶습니다.
첫댓글 풍성했네요.
고맙습니다. 경주 책모임.
네 선생님.
경주책모임 응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