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어느책에서 선암사에서 송광사 가는 길은 늦가을에 가장 좋은데
억새의 서걱임과 그 고즈늑함이 어느길에 비할 수 없다는 글을 읽은적이
있었습니다.
그 글을 읽고 언젠가는, 아니 빠른 날에 한번 가고 싶었는데 전라도 길이
상주에서 워낙 먼지라 뜻대로 되지 않더군요.
소원하면 이뤄진다고 했던가요.
명실상주 테마여행팀이 그 길을 간다기에 얼마나 반가웠는지요.
설렘을 가지고 일요일만 기다려 무양청사에 도착하니 어둠속에 버스가 여행팀을
기다리고 있고, 지각생 연욱이 시야가 15분이나 늦게 와서는
버스가 출발을 안하니까 하시는 말,
"누구 기다리기에 출발 안하는 기라?" 묻대요. ㅋㅋㅋ
자기 기다린다고 기다렸는데 시치미는!! 우쒸!
그래저래 출발을 하고, 비몽사몽간에 순천 도착하여 선암사에서 송광사까지
떠밀리듯 걸었지요.
늘 생각해왔던 그 길에 대한 이미지는 늦가을의 정취도 제대로 느끼지 못할 만큼
수많은 등산객들에 의해 퇴색되고
그저 어디에나 있는 그런 고갯길이었습니다.
다만 그 길 처음에, 그리고 끝에, 역사를 간직한 아름다운 절집이 있었다는 것으로
좋았습니다.
길이 멀다보니 마음도 급하여져 장뚱어 음식점으로 향하는 길도 서둘러졌지요.
맛깔스럽고, 삼삼한 남도 음식을 먹으며 정신없이 산행을 하였지만
잘 가지지 않는 순천땅을 밟아 본것만으로도 좋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길위에 짜임새있고, 알차게 프로그램 진행하시는 테마여행 간부들이 있어 든든했고,
오랜만에 함께 산행한 영미랑 승미, 그리고 그들의 자상한 신랑들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길위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그러하므로 "명실상주 테마여행" 모임 여러분들은 정해진 날짜에
늘 만나니 참 좋은 인연들이십니다.
그 인연 소중히 간직하여 늘 새롭고, 늘 행복한 여행들 되시길 바랍니다.
- 제가 원래는 글을 이래 정중하게 안 쓰는데 처음이라 ~ 다음부터는 재미 위주로
글을 쓰겠습니다.^^
첫댓글 정담이 많은 산행후기 잘 읽었습니다,
항상 좋은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