翌日乙丑 過順興邑 路傍有辛夫人 施惠碑閣 至九皐洪進士 家主人 卽進士壂氏孫應善也 昨秋 斯人之來 龜巖時 有相面之分 携入款待 仍留此 而宿泰壯至於此 未滿二十里也 野濶土沃 但水土不利云
다음날(19일) 順興邑을 지나는데 길옆에 辛夫人(신부인) 施惠碑閣(시혜비각)이 있었고, 九皐(구고)의 洪進士 댁에 다다랐다. 주인은 進士壂氏(진사 전씨?) 孫應善이다. 지난 가을에 이 분이 九來(龜巖, 窟巖)에 왔을 때 相面하였다. 손을 잡아 이끌고 친절히 대하기에 여기에서 잤다. 泰壯에서 여기까지 20리가 조금 안 된다. 들판은 훤하고 땅도 기름지나 기후와 풍토가 좋지 못하다.
※壂당집터 전, 앙금. 宮殿. 濶은 闊(트일 활)의 俗字
二十日丙寅 與應善 又作伴行 過梨木洞 訪洪致謙 從兄弟 是人卽應善堂叔云 而皆文士少年 至安東發陰里 金姓家午飯 金友卽洪友表從也 歷乃城市 暮抵 杜洞入 洪棘人 而建家投宿 而建乃外從兄 生庭十三寸叔也 自九皐至此 五十里
20일 應善과 또 동행하기로 하여 梨木洞(이목동)을 지나 洪致謙(홍치겸) 사촌 형제를 찾아갔는데, 그는 應善의 堂叔(당숙)이라 하며 모두 文士 소년들이다. 安東 發陰里에 이르러 金氏 집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金씨 친구는 洪의 친구 이종 형제이다. 성안을 지나니 저물었기에 杜洞(두동)에 喪中(상중)에 있는 洪而建의 집에 투숙했는데, 而建은 외사촌 兄으로 生家의 13촌 숙부가 된다. 九皐에서 여기까지 50리 이다.
※文士: 文學에 뛰어나 선비, 文筆에 從事하는 선비. 棘人: 즉 喪制를 뜻하며, 父母나 承重 祖父母의 居喪 中에 있는 사람. 棘맷대추나무 극. 生庭: 生家를 높이어 일컫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