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육아란?
어떤 생활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 건강한 아이, 자기의 삶을 주도하고 즐길 줄 아는 아이
- 평등한 부부, 평등한 가족
- 이웃과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생활공동체
공동육아는
공동육아는 ‘탁아’ 혹은 ‘보육’으로 부르는 제도적 집단 양육방식을 말합니다. 탁아, 보육, 공동육아는 각각 다른 시대의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여 만들어진 말로서, 서로 다른 세계관과 인간관에 바탕을 둔, 지향점이 본질적으로 다른 개념입니다.
우리 사회는 1990년 영유아보육법 제정으로 살피고 기른다는 ‘보육’의 개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영유아를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보호하기 어렵게 된 사회와 삶의 변화가 낳은 결과이나, 여기에는 사회적으로 함께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은 없습니다. 또한 보육을 ‘보호와 교육’으로 풀어쓰고 있는데, 우리 사회의 교육에 대한 고정관념을 어린아이들에게까지 그대로 적용시키는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취학 전 아동에 대한 ‘교육’은 ‘머리가 좋아지는’, ‘남보다 빨리하는’ 조기교육이 되기도 하고, 학교 같은 공식적 조직체의 구성과 표준적 교육시설, 표준적 교과과정에 대한 강조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것은 바로 이기적 경쟁과 기계론적 세계관을 더 효율적으로 더 어린 연령층에게 내면화시키는 새로운 반생태적인 교육체제의 확산이란 결과를 불러 올 수 있습니다.
공동육아는 말 그대로 ‘아이들을 함께 키우자’는 뜻입니다. 여기서 ‘아이들’은 ‘내 아이’를 맡기거나 ‘남의 아이’를 보호해줄 때의 ‘아이’가 아니라, 처음부터 ‘우리 아이들’을 함께 키우자는 뜻의 ‘아이들’입니다. 여기서 ‘함께’란 나뿐 아니라 이웃, 지역사회, 국가 모두가 우리 모두의 아이들을 함께 책임지고 키워보자는 뜻입니다. 즉 육아에 대한 어른들의 인식 변화와 동시에, 육아를 통한 어른들의 생활 변화, 그리고 크게는 사회문화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특히 형제자매가 적은 요즘 현실에서 아이가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부모들도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인 삶을 경험할 수 있는 공동육아는 ‘내 아이 바라보기’가 아니라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기’입니다.
공동육아 역사와 철학은?
공동육아가 우리 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94년. 그 배경에는 1970년대 말부터 빈민 탁아운동을 해온, 대학생 집단이 중심이 되어 만든 ‘해송어린이 걱정모임’과 ‘공동육아 연구회’라는 모체가 있었습니다. 1978년 ‘해송어린이 걱정모임’에서는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1980년 ‘난곡 해송유아원’을 설립했습니다. 유아원을 운영하면서 교육이 교육이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지지나 노력과 동시에 교육 내부의 장기적 안목과 자기 혁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 이후 1984년에 설립한 ‘창신동 해송 아기둥지’는 자연과 일과 놀이가 결합된 생활을 강조하는 교육관에서 출발하여, 교사와 부모를 교육의 주체로 보는 인식을 바탕으로 교육내용을 구성했습니다. 해송아기둥지는 현재 ‘해송 지역아동센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1990년 영유아보육법 제정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던 때 ‘해송어린이 걱정모임’은 ‘탁아제도와 미래의 어린이 양육을 걱정하는 모임’으로 재발족 되었습니다.
1991년 계층 차별적인 보육정책과 사회적 육아의 영리화․관료화의 문제가 근간을 이루는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되자 걱정모임은 ‘공동육아연구회’로 개칭하고 직접 구체적인 공동육아 터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방향은 계층 통합을 실현하는 보편적인 보육제도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육아환경의 기준을 높이고 대안적 삶의 방식을 열어갈 수 있으리라고 전망하며, 부모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공동육아 터전을 만들고, 서로의 기대와 가치관을 나누고 절충하며, 함께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협동조합 방식이 고안되었고, 그 결과 1994년 신촌 우리 어린이집이 문을 열었습니다.
처음 공동육아를 만들 때 사람들은 ‘생활’ 속에 교육이 녹아들어 표현된다고 보았습니다. 생활리듬은 어른이 아니라 아이들이 주도하는 곳, 자연이나 사람과 만나면서 배우는 곳, 획일적이지 않고 모든 것을 통합하는 교육을 경험하는 곳, 성별․연령․장애․계층․인종 따위의 차별을 넘어 모두가 함께 사는 삶을 배우는 곳, 인간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를 버리고 자연 속에서 건강한 인간이 되는 생활문화를 만들어가는 곳, 그것이 당시 교육방침이었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공동육아연구회’는 1996년 ‘(사)공동육아연구원’으로 정식 발족했고, 2001년 10월 ‘(사)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으로 개칭했습니다. 보육만이 아니라 자라나는 아이들을 공동체적으로 키우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 꿈꾸는 어린이집은 1998년 1월 14일 현 터전에서 개원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동육아운동의 사회적 의미는?
공동육아는 아이의 성장을 돕는 일을 부모만이 아니라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지고 수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부모는 물론 육아에 관련된 각종 사회조직과 집단이 육아의 책임 담당자가 되어 우리 사회의 미래 성원을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양육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로 공동육아 개념의 핵심입니다.
여기에서 ‘공동’이란 추상적이 아닌 ‘구체적’인 공동이고, ‘협동’도 기계적인 분업이 아닌 ‘참여적’ 협동을 뜻합니다. 가족과 사회가 공동으로 육아의 책임을 지며, 양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통해 미래사회의 주인공들을 양육하는 것입니다.
공동육아운동은 육아를 통해 ‘우리’가 ‘함께’ 하는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가능성이며, 바로 오늘부터 이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길입니다. 우리의 현실이 이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기에 그 방향을 바로 잡기 위한 ‘운동’이 더욱 절실히 필요합니다.